>>719 아리나의 포지션은 대충 부잣집 아가씨가 기세등등하게 말하면 옆에서 따라하면서 우리 아가씨는~구구절절ㅈ소개하는 포지션정도...? 과연 헨리가 막는게 그 사람이 될지 아리나가 될지 (음흉한 미소) 아리나는 정확히 말해서 시비털리면 무표정으로 그러려니하면서 총을 꺼냅니다.(??) 화는 1도 안나지만 죽어라(???) 정도의 느낌일까요...
언제나, 언제나 한결같아서 변함이 없는 어느 우중충한 이 숲의 어딘가에 한켠에 우뚝 서있는 어느 저택. 그곳이 나의 거처다 매일이 같은 것은 이 장소 뿐 아니라 나의 일상마저도 동일하다. 이렇게 자택에서 부드러운 멋들어진 소파에 않아서는 도자기로 된 찻잔에 담긴 향기로운 커피를 종종 들어서 겯들이며 독서하는 것처럼 적당히 유희(遊戲)롭게 행동하며 삶은 즐기는 것이다. 먹는 것, 마시는 것, 인형을 만드는 것, 새로운 형태의 옷을 만드는 것, 옷을 수선하는 것, 나의 친구들인 인형들의 상태를 돌보는 것, 자는 것... 다양하게 보일지도 의미모두 똑같은 놀이이다. 분명 이것들을 행함으로서 나는 기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것을 무의미하게 반복될 뿐인 상황은 나를 기쁘게 하지 않는다. 나는 이 이미 낡을 대로 낡아 버린 책은 빛이 바래고 강한 힘을 주면 뜯어내질 만한 책에 쓰여진 내용을 대체 얼마나 번복하여 읽는 것일까. 내 서고에는 이미 꽤 많은 책들로 채워진 것 같지만 기나긴 세월에는 그것 조차 부질 없이 익숙해진 것들을 들춰보는 것에 다다르게 된다. 물론, 재미가 없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기쁨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나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지만 그것을 이곳으로, 나의 거처까지 이끄는 것 같은 재주는 갖추지 못했다. 나 스스로 무언가를 초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설령, 내가 그것을 해낸다고 해도 이후는 대체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나는 그것을 제대로 연상할 수가 없다. 그렇게 또 다시 반복되는 일상이 되어버리는 가 했던 참으로 찻잔에 담긴 커피를 전부 비어버렸을 때였다. '친구'들중 한명으로 부터 신호가 내개 다다랐다. 그것은 누군가가 현관을 두드리는 소리. 이것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딱 맞춰 새로운 자극이 와주었다. 일단 그런 것 상관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일이니까. '친구'들로 하여금 지시하여 슬쩍 밖을 확인해 보면.... 익숙한 존재 문앞에 서있었다. 그것으로 이미 충분해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가 현관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미 지시사항으로 현관을 열고는 '그'를 맞이하여 이곳애 들였다. 나는 그저 '그'에 앞에 도달하면 되니까. 이윽고 현관으로 도달한 나는 '그'를 향해서는 잠시 바라보다 이내 상체와 함께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가볍게 인사하며 용무를 묻는다.
"어서오세요, 엘르. 오늘은 어떤 일이신가요..."
사실 딱히 용무같은 것은 없다고 해도, 상관없다. 나름 내색하지 않으려 했지만 들뜬 나의 분위기를 읽어 그가 알아차리진 않을까. 그가 스스로 의미 없이 단순 방분일 뿐이라도 내가 일을 원하니까. 다만... 역시 나 스스로 그를 대하는 하는 것은 어려워서 그가 내개 다양한 것을 해주길을 원한다. 타인을 대하는 것이란 공포를 자아내는 의미이기도 하다. 거부당하는 것은 무섭다. 미움받는 다거나 여타 다른 감정의 대상이 되어 표출 대상이 되버리는 것은 불쾌하다. 그러나 어떨지 다행이라고나 '그'와 나의 관계는 사뭇 달랐다. 지금은 이렇게 편하게 대할수 있게 되었으니까. 내 만들어낸 '친구'들 이외 외부로 부터의 사람을 상대로 부를 그런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대상을 만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니 만큼...나는 이 관계가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 선레를 가져 왔습니다! 엘라리스주 많이 기다리셨지요? 너무 늦은 것은 아닐지 모르겠네요.
오늘도 어제와 다를게 없다. 끝나지 않는 따분한 일상의 반복. 이 짜증나는 감정에서 그만 벗어나고 싶은데, 쉽게 놓아주질 않는다. 이 허무감을 달래줄 뭔가가 나타난다면 남은 인생을 아주 재밌게 살아갈 수 있을텐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옅은 한숨을 내쉬며 피아노를 치던 건반에서 손가락을 떼어냈다. 가끔 기분이 최저일때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연주하면 조금 나아지긴 했었는데. 오늘은 하나도 소용이 없었다. 여전히 짜증나는 기분을 뒤로한채 성큼성큼 연주실에서 빠져나와 저택의 중앙 홀로 내려갔다. 화려하게 빛나는 샹들리에를 보고있자니 갑자기 그녀의 생각이 떠올랐다. 알리시아 에카니아로트, 알리시아와의 첫만남이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건 그녀와의 첫만남은 썩 괜찮은 편이었다. 알리시아 역시 나와 같은 귀족정의 업무를 맡고 있었기에 우리 둘 사이엔 공통점이 존재했다. 처음엔 그저 업무가 있을때만 마주치는 공적인 관계에 불과했지만 만남이 계속되다보니 어느새 상당히 친밀한 관계가 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친밀해질 수 있었던건 잔잔한 그녀의 성격 덕분이라 생각한다. 과거의 그녀는 내 짜증에도 크게 적대감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런 반응을 계속 보고있으니 나중엔 쉽사리 짜증을 부리기 힘들더라. 그리고 그녀가 가지고있던 인형 역시 꽤나 흥미로웠다. 솔직히 그녀가 인형들을 데리고 하는 '역극'은 나로선 아직까진 이해가 불가능하지만. 자기가 하고싶다는데 말릴 필요도 없다.
"생각난 김에 잠시 얼굴이라도 보고 올까."
알리시아 역시 나와 같이 저택에 틀어박혀 있는 경우가 많으니, 곧장 그녀의 저택으로 찾아가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타이밍 좋지 않게 알리시아가 외출을 했다면, 돌아돌 때 까지 기다리다 차라도 한 잔 얻어마시고 나올 생각이다. 내 걸음을 헛수고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검은색 제복 차림을 한채 저택을 빠져나와 알리시아의 저택이 위치한 숲 속을 향했다. 저택을 나오기 전, 정원사에게 장미를 가득 심어놓으란 말 역시 잊지 않았다. 어제 만난 말하는 거울이 보여준 장미 정원은 꽤 인상깊었기에. 나 역시 그런 아름다운 관경을 곁에 두고 싶었다.
오랜 걸음 끝에 그녀가 머무는 저택 입구에 다다르자, 부드러운 손길로 문고리를 톡톡 두드려보았다. 이제 알리시아도 내가 왔다는 걸 알아차리겠지. 제발 외출하지 않고 저택에 있기를. 곧이어 천천히 문이 열리며 현관앞에 서 있는 알리시아의 모습이 내 시야에 비춰졌다. 아, 다행이네 정말.
"내가 널 만나러 오는데 특별한 이유가 필요해? 그냥 보고 싶으니까 찾아온거지. 깐깐하게 굴지말고 어서 안으로 안내해."
알리시아의 얼굴을 마주하자 반가운 마음에 괜시리 툴툴거리며 천천히 시선을 마주보았다. 이내 입꼬리를 씨익 말아올리며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기도 전에 저택 안으로 발을 들였다. 역시나 우중충해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저택 내부는 관리가 꽤 잘 되어있는 모양새다. 이왕이면 외부도 함께 관리했으면 좋겠는데 그녀는 그럴 마음이 없다보다.
“그렇지요, 굳이 이유는 필요 없겠지요.... 자신의 생각에 충실한 것. 그것 만큼면 충분하니까요. 그럼, 부디 이쪽으로... ”
나의 질문에 퉁명하게 반응하는 그에게 나는 그저 무표정하게 태연히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렇게 답한다. 그가 그 시선을 나에게 향하면 나도 그를 바라보아 그 선을, 얼굴을 마주 본다. 사뭇 무례하게 느껴질수 있는 언동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떠한 언질이나 지적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그러한 그의 말에 악의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저 그의 표현이 여과되지 않은 거친 방식을 통하여 표출되는 것일 뿐, 자…. 보면 알 수 있어.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무의식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게도 쉽게 내보이는 저 입가에 미소를 바라본다면. 생각은 생각을 일분 그것도 잠시일 뿐이다, 나는 나의 그 말을 끝으로 금세 행동으로 옮겨 자리를 바꾸기로 했다. 모처럼의 손님을 이렇게 둘수는 없지 않는가. 나는 의사를 전했고 그가 따라주길 바라면서 그대로 몸을 돌려 자택의 내부로 향한한다.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무언가 문제가 있다면 그가 먼저 나를 불러세울 것이다. 그렇게 자택의 실내를 걷는다. 목적지는 당연하게도 그와 함께 접대용으로 꾸며둔 빈 방에 도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