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얼리 월드. 그곳은 아직 불지옥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이지만 일단 대피명령이 떨어진 곳이었다. 그렇기에 그곳은 상당히 조용했다. 하지만 만약 귀금속을 노린다고 한다면 틀림없이 이곳으로 올 것은 분명했다. 서하의 전송으로 인해서 그곳으로 온 이들은 그곳에서 대기를 하는 이가 있을 수도 있고 미리 준비를 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각오를 다지는 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그곳이 격전지가 될 것은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그리고 머지 않아 하윤에게서 모두에게 통신이 들어왔다.
"모두들, 경계해주세요. 한올. 그 사람이 그곳으로 오고 있어요. 이제 곧 도착할 거예요!"
이어 강한 폭발소리와 함께 근처 건물 하나가 불꽃에 흽싸였다. 그리고 그 불꽃을 뒤로 한채로 한올. 그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전히 만사가 귀찮은 듯한 눈빛과 걸음거리였다. 그가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바로 귀금속 가게, 주얼리월드였다. 아마 이곳의 보석을 차지하기 위해서 온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무튼, 한올은 그곳에서 진을 치고 있는 아롱범 팀을 확인하고서 멈추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뭐야.. 아까전의 약해빠진 경찰 나으리잖아? 크크큭..여긴 왜 왔어? 또 해보자는 거야? 몇번을 해도 무의미할텐데..? 정말..경찰 나으리들은..왜 이리 귀찮은가 모르겠네. 10년 전에도, 그 이후에도.. 전부 약해빠진 경찰들이 모여서 말이야..크큭...크크큭..."
작게 키득거리면서 그는 손으로 라이터에 불꽃을 붙이는 손동작을 했고, 그의 손에는 붉은색 스파크가 강하게 튀기 시작했다. 이어 그는 아롱범 팀을 바라보면서 키득거리면서 얘기했다.
"있잖아. 경찰 나으리들. 힘이 없으면 꺼지라구. 이 세상...힘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구. 크크큭.. 힘이 없으니까 전부, 전부.. 전부... 내 힘에 무릎꿇고 도망치는 거야. 힘이 강해봐...도망칠 이유가 어디에 있어? 힘이 없엇 도망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게 아니라구 경찰 나.으.리. 하하하하하!!"
광기 가득한 목소리가 잠시 울러퍼지다가 그의 시선이 다시 아롱범팀을 향했다. 그리고 광기 어린 차가운 목소리가 그곳에 이어졌다.
"...약한 이는 죽을 뿐이야. 이 막강한 힘 앞에서, 죽고 싶지 않으면 꺼져주실까? 경찰 나으리들?"
>>757 음..정리 전이라고 해야할까... 이걸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 조금 고민을 하긴 했는데.. 일단 Case 7에서 잠깐 거론된.. 그러니까 렛쉬의 주인을 죽인 범인과 마주쳤다는 느낌이랍니다. 유혜와는 10년전부터 악연이 있는 상대고요. 광장에 불을 지르면서 귀금속을 챙기는 느낌인데..모두의 눈 앞에서 백화점을 박살내버렸고 아주 간단하게 모두의 공격을 받아쳐버릴 정도로 강하죠. 능력은 버닝 스플래시. 열기를 주변에 퍼뜨리는 능력이고 그 열기를 이용해서 불꽃을 마구 생성한다는 느낌이에요.
일단 1차전은 패배하고 2차전인 이곳에서 다시 만났고 지금 곧 대결 바로 직전이라는 느낌이랍니다. 그냥 간단하게 무지막지하게 나쁜 범죄자와 마주쳤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네요.
그녀는 준비를 해보고자 했지만, 적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하는 머리는 없었기에 일단 자신이 있는 자리에 마킹을 해두곤 나이프를 빙빙 돌렸다. 그리고 나타난 범죄자씨. 흐음.. 뭐 확실히 이곳이 디스토피아였다면 저 말이 옳을지도 모르지. 아마.
"그리고 사람이라는건 말이야~ 그렇게 일차원적인 존재가 아니야. 힘이 없으면 도망치는게 좋을지도 모르지. 나도 일반 시민이었으면 그랬을지도 모르고. 그래도 움직이고 있는건 내가 경찰이라서라고. 그 '경찰' 말이야. 힘의 유무따위는 관계없어. 움직여야 하는 사람이니까 움직일뿐이야."
뭐 대화는 이쯤하고,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털더니 나이프 하나를 범죄자씨(아마 무직) 에게 가볍게 던졌다.
앨리스는 한올에게 가벼운 도발을 했다. 꽤나 물에 흠뻑 적셔진 방화복을 중무장으로 입고있었다.. 아무리 방화복이 막을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불꽃이라도 물을 한번 묻히면 어떤 불꽃도 물이 증발할때 까지는 막을 수 있게된다. 물론 물이 어느정도 증발하고 나선 효과가 없지만
"문과들은 알 수 없는 어려운 과학은 때론 생각보다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게 된답니다?"
그녀는 손에서 어떤 독극물을 분비했다.
"어떤 독재자가 자신의 형을 이 독으로 죽었어요. 당신도 곧 그 사람의 형을 만나게 될꺼예요."
고요한 쥬얼리 월드에는 아롱범팀의 미약한 숨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곧, 마지막 결전지가 될 지도 모르는 이 곳에서 유혜는 손에 테이저건을 쥔 채 한올이 나타나기를 조용히 갈망하고 있을 뿐이었다. 고요에 찬 쥬얼리 월드는 삭막하고, 폭풍전야가 몰아치는 중이었다.
하윤의 경고에 몸을 움츠리자, 한올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만사가 귀찮은 듯한 얼굴과 걸음걸이. 유혜가 그 모습을 보며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우리가 잡아야 할 범인, 그리고 이제는 끊어내야 할 과거의 연결고리.
“ 하... “
한올이 내뱉어내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유혜가, 이마를 손으로 짚으며 그의 말을 비웃는다. 10년 전에도- 라는 말이 이리도 와닿을 줄은 몰랐는데. 그녀는 두 눈을 가늘게 뜨더니, 다시금 한올이란 자를 노려본다.
“ 입 좀 다물어. 시끄러우니까. “
힘, 힘이라... 정말 웃기는 말이었다. 힘이 있으면 살아남고 없으면 죽는다라니, 동물들에게나 통하는 약육강식을 외치는 꼴이란.
“ 하윤씨, 저 불. 온도에 약한 거 같아요. 지은씨가 물을 끼얹자 쉽게 사그라들던데... 그렇다면 이 근처에서 이 곳의 온도를 낮게 만들거나, 다량의 물을 공급 받을 수 있을만한 곳이 있을까요? “
저 남자가 불을 쓰지 못하게만 한다면 승률은 올라간다. 다만, 그 방법을 찾기가 어려울 뿐. 유혜는 하윤의 대답이 들려오기 전에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 낸 뒤 분신의 손에 테이저건을 쥐어주고는 한올에게 달려가게 만든 뒤, 그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유혜의 분신이 사정거리 안으로 접근을 시도 했으니, 맞기를 바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