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앉아서 그녀를 바라보던 나는 그녀가 굳이 그렇게 말하며 과장된 몸짓으로 두 손뼉을 마주 치는 것을 대답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본다. 그녀의 손에 끼워진 부드러워 보이는 장갑에도 불구하고 경쾌하게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는 그녀는 여전히 평소에 걸음 거리로 탁자로 다가와 나와 마주보게되는 맞은 편에 자리에 의자를 당겨 앉는다. 그녀는 그 앞에 놓여진 식기에는 전혀 관심없다는 듯이 딴청을 피우며 얼굴에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때 알았다, 그것이 그녀로서는 이외로 언행을 자중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역시 천성인지 아니면 이제 몸에 찌들어 스스로도 잊지 못하게 되었는지.... 아니면, 그저 단순히 생각지 못한 대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일 뿐인가.
"비비안 양ㅡ. 사실, 귀하는 저의 정찬(正餐)에 참석하게 된 것이랍니다... 시간을 때맞춰 오셨으니까요....."
사실이다. 딱히 이 모든 것들이 그녀을 대접하기만을 위해 마련된 것은 아니다. 나는 본래 이미 정규적인 점심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저 친구들에게 지시하며 늘어져 있었을 뿐. 그런 순간에 그녀가 이곳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의도인지 우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현재에 그렇게 되었으니까. 다만 그녀는 내 친구들을 흘깃흘깃 바라보거나 여전히 턱을 괸 상태로 나를 그저 바라볼 뿐으로 종종 웃어보일 뿐이다.
"원하시는 분 만큼 마음 껏 들어주세요."
혹시나, 나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먼저 말해본다. 물론, 그녀가 그만큼 이유로 이렇게나 가만히 있는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저 나는 예절마큼으로만 그렇게 답하고는 먼저 탁자에 놓인 식기를 살며시 손으로 잡고는 들어서는 차려진 식사들을 먹는다.
비비안은 제 머리카락을 꼬던 손의 움직임을 멈추고, 가늘게 뜬 눈으로 알리시아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정찬, 이라는 아주 고풍스러운 단어를 선택하는 알리시아에게 놀란 것도 있지만, 눈 앞에 차려진 지극히 '인간적인' 음식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지도 몰랐다. 음식이라, 그녀는 흥얼거리면서 콧노래를 부르면서 근처에 있는 나이프를 들어 탁자에 대고 이리저리 까딱이며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인간의 음식을 안먹는 이유는 없다. 차와 쿠키, 케이크 같이 간식류나, 담백한 음식들은 즐겨 먹는다. 비비안 그녀가 스스로 흡혈 외의 식사를 잘 챙기지 않아서 그렇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섭취가 아니라 거의 취미에 가까운 섭취다. 입이 즐거우니까. 아무튼, 비비안은 나이프를 까딱이다가 알리시아가 먼저 식기를 들고 식사를 시작하는 걸 보고 나서야 비비안은 나이프로 식사 중 가장 자신이 좋아하는 종류의 음식을 찍더니 제 앞으로 가져왔다.
"시아, 혹시 맨날 혼자 이렇게 차려먹는거에요?"
심심하겠다~ 내가 안찾아왔으면 어쩔 뻔했어요~ 그녀의 손길은 인간일때의 식사 예절을 절대로 잊고 있지는 않았지만 나이프로 장난을 치거나, 제 중절모를 받아든 인형을 바라보거나 하면서 과장스럽게 이야기를 마쳤다. 흐흥 ~ 하는 장난스러운 감탄사는 덤이였다. 그 말을 마치고 그녀는 의자를 당겨서 탁자에 가까이 가져간 뒤 들릴 듯 말듯한 과장스럽고 희극적인 콧노래를 조용히 흥얼거리면서 식기를 능숙하게 다루기 시작했다.
>>918, >>919 그냥 별 건 아니고... 속사포 아무말...? 술이 들어가면 얼굴이 빨개지고, 평상시보다 3배 빠른 속도로 말하지 않을까요. 어딘가의 붉은 혜성이 떠오르지만 기분탓. 사실 이거 확정은 아니에요! 진짜로 술 맥이면 다를수도. 일단 지금 예상하고 있는 건 시이: 초록이들보고싶어요집에잔뜩있는데못가져왔어요주머니속에초록이들을넣고다니면좋을텐데그러면매일매일꺼내서볼수도있겠고언제나내옆에있어주겠지귀여운초록이들이보고싶어요귀여운녀석들이너무나도많은데(주절주절)(3배속)
"...아. 그러니까, 놀란 건 아니에요. 시몬. 정말로요. 불편했던 건 아니고요~ 나라고 해서 불편할리가 있겠나요. 단지, 너무 입에 익어버려서 그런 것 뿐이거든요."
시이는 그렇게 말하곤 살며시 웃더니 주위를 살폈다.
"무리한 건 아니에요. 정말로. 계속 부르면 좀 익숙해지려나... 그러고보니까 시몬, 어제 오늘 합쳐서 7시간밖에 못 잤었다면서요. 이렇게 도망쳐서 잠도 안 자고 이러고 있는 거에요? 차라리 자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데요, 난... 음, 그래도 역시 이 나이대 남자애들은 다들 피곤해도 잠을 자기보다는 돌아다니고 싶어 하는 걸까요?"
시이는 그리 말하더니 시몬을 빠안히, 그저 바라본다. 그러다가 또 한 마디 덧붙인다.
"...정말 그런 거에요? 전 제 나이대에서는 친한 사람이 없어서... 남자는 특히나 더 없던 것 같고요. 아마 시몬이 저랑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 중에서는 가장 친할걸요?"
아니 물론 외모나이만 따지면 더 친한 사람도 있지만... 그 사람은 환상종이라서 외모나이가 아닌 실제 나이로 계산하는 게 맞으니까... 아무튼 시몬이 가장 친하니까 시몬에게 물어볼 수 밖에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