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부끄러운가?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하는 소녀의 반응에 사이카가 어깨를 으쓱했다. 뭐, 제 정체에 대해 실망했다며 막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평범하게 수치스러워(?) 하는 사람에게 굳이 당당하게 굴라고 닥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사이카는 소녀의 말이 끝날 때까지, 담담하게 듣고만 있었다.
기분 나쁘실까 봐. 소녀도 남의 기분을 먼저 생각하는 성격인걸까. 지난번 하운드 사건 때의 현호라는 학생과 느낌이 조금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 그렇지?"
이어지는 격한 긍정에 사이카가 손가락으로 제 코 밑을 쓱하고 훑었다. 크으, 사람이 이렇게 솔직하고 친절하면 얼마나 좋아. 제 주변에는 하나같이 언어 폭력적인 사람이 많아 이런 반응은 서른 번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었다.
>>799 아 아니 잠깐 아직 덜썼어 올리지 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ㅜㅠㅠㅜㅜㅠ
많이 부끄러운가?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하는 소녀의 반응에 사이카가 어깨를 으쓱했다. 뭐, 제 정체에 대해 실망했다며 막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평범하게 수치스러워(?) 하는 사람에게 굳이 당당하게 굴라고 닥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사이카는 소녀의 말이 끝날 때까지, 담담하게 듣고만 있었다.
기분 나쁘실까 봐. 소녀도 남의 기분을 먼저 생각하는 성격인걸까. 지난번 하운드 사건 때의 현호라는 학생과 느낌이 조금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 그렇지?"
이어지는 격한 긍정에 사이카가 손가락으로 제 코 밑을 쓱하고 훑었다. 크으, 사람이 이렇게 솔직하고 친절하면 얼마나 좋아. 제 주변에는 하나같이 언어 폭력적인 사람이 많아 이런 반응은 서른 번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었다.
"음. 그런데 아직 잘 모르나 봐?"
음료 말이야. 사이카가 짧게 덧붙였다. 물론 자신 역시도 평소 기숙사에 틀어박혀 있는 탓에 소문에는 밝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2시간 간격으로 제 몸에 적용되는 현상이었으니 알고 있을 수밖에 없는 예외적인 경우지만. 소식이 늦을 수도 있기는 했다. 소녀가 자신같이 잘 나다니지 않는 사람이라면.
1. 멈뭄멈뭄멈뭄미체로만 말하게 되는 술 2. 무지개를 토하게 되는 술(?) 3. 멍뭉이로 변할 수 있는 폴리쥬스 4. 유포리아 묘약(마시면 행복감에 취하게 됩니다. 독특한 진줏빛.) 5. 윤기나는 마법 머리약(feat.엘라스~틴) 6. 펠릭스 펠리시스(행운의 물약. 황금색) 7. 한 가지의 행복한 꿈을 꾸게 해주는 약 8. 그저 평범한 음료수
>>783 어.... 보통 신사들은 귀여운 걸 봐도 후웈후웈 흥분하지 않잖아요...?(흠칫ㅅ
>>797 아앗ㅅ 안돼 이 무슨 현실적인 고통ㅇ....(우럭ㄱ
초고급 한정판이고 다시 구하기 힘든ㄴ 물건이니만큼 흑ㄱ...... 이걸 못 사다니 학교 죽ㄱ어...(쭈글) 상태로 있던 사이카한테 그 물건을 주거나 팔아준다면.... 멀리서도 세연이가 보일 때마다 손 흔들면서 폴짝폴짝 인사하는 나름의 정성(??대체)을 보이면서 세연이에 대한 인상이 확 좋아지게 될 것 같네요. 그 뭐냐 세연씨 워후 만세!!!! 라고 생각을 하기는 하는데 막상 발닦개 수준으로 공경하지는 않고 호감은 갖고 있는 그런ㄴ 관계.....((무슨ㄴ 말이지))
갸아아으악 굿즈 안돼 잔ㄴ인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ㅜㅜㅡㅡㅡㅠㅜㅜㅠㅡㅡㅡㅠ 음ㅁ.... 굿즈를 들고 나올 일이라면 역시 중고판매인가!!!!! 중고로 굿즈를 구매해서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굿즈가 와장창되고... 절망한 사이카에게 같은 물건을 새로 구매해주겠다고 말하는ㄴ 세연이.. 이것도 좋을 것 같아요!!
소녀는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확실히 그 모습은 귀여웠다. 물론 세상 모든 강아지들 중에 안귀여운 강아지 없다지만 그때 그 코기가 귀여운 건 사실이니까. 그게 사실은 사람이라서 문제지... 어쨌든 불쾌해하지 않는 것 같으니 다행이다. 소녀는 생각을 갈무리하고 다시 고개를 든다. 뭔가 눈치가 많이 보이긴 하지만 이런 모습이 싫다고 나무라던 사람도 있었으니까.
그나저나 저 사람은 대단하다. 어떻게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까? 향은 그러지 못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자존감이 너무도 낮아 제 매력조차 깎아먹을 성격이었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어... 향은 눈을 반짝였다. 저 학생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네... 네? 음료요?"
저 사람이 저렇게 된 것도 음료 때문인가? 문득 향은 자신과 이전에 마주쳤던 한 학생을 떠올렸다. 그 사람 머리도 지나칠 정도로 길었지. 혹시 그 두 사건을 일으킨 원인이 이것인가? 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다면야... 향은 뭔가 알 것도 같단 생각을 떠올렸다. 아마 그 음료인가 뭔가 때문에 그 사단이 난 것이었다. 자신도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강아지로 변하거나 머리가 길어지는 것 외에도 다른 효용이 있을 터였으니까.
계속 들려있다 드디어 바닥에 발을 딛게 되니 기분이 새로웠다. 설마 내가 인간인 걸 알게 됬나? 허나 이 생각은 이어지는 그의 말에 보기 좋게 조각났다. 그럼 그렇지, 이 남자는 나를 확실히 패밀리어로 보고 있다. 누가 가출했다는 건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남자의 말에 회답한 뒤 난 기숙사 쪽으로 방향을 틀려 시도했다. 숲으로 가면 곤란해, 바로 기숙사로 가야 해. 무엇보다, 슬슬 어지러워서, 약효가 떨어지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게 아니면 돌연 이럴리가 없다.
다음 음료. 어째서 계속 당하는데도 음료를 마시는가에 대해서는 이것 말고 별 다를 마실것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잔을 쭉 들이키...고 싶지만 솜뭉치마냥 작은 개가 되었기에 잔에 아둥바둥 매달려 음료를 핥았다. 다시금 인간으로 변하자 이번 음료는 평범한 것 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테이블에 머리를 처박았다. 자의는 아니었고, 타의도 아니었다. 음료를 마시자마자 잠이 쏟아진것이다.
"....뭔가..."
이상한 걸 마신 것 같은데. 그 생각을 끝으로 잠에 빠지고 말았다.
-
자고있던 가베를 깨운 손길은 낯설었다. 부스스, 눈을 부비며 잠에서 깨어난 가베는 자신을 깨운 사람을 바라보았다. 막 잠에서 깨었던 터라 비몽사몽한 정신이 눈 앞의 사람을 알아맞추기 위해 발버둥쳤다. 누구지? 익숙한데....당연히 익숙하지. 아무리 봐도 나 잖아. 그런데, 내 머리가 검었나?
정신은 비명을 질렀다. 단말마의 기억이 그를 찔렀다. 검은 머리, 온화한 표정의 너는.
"니플헤임?"
이 세상에 존재할리가 없는 내 반쪽. 너는 자신을 바라보며 웃었다.
"니베스가 깨워도 안 일어난다길래 죽은줄 알았잖아." "그야, 방금 전 까지 나..학교...에..." "당연하죠 오라버니! 여긴 학교니까요. 연회장에서 갑자기 잠들어서 얼마나 놀랐는지 아세요? 무슨 꿈을 꾸셨길래 그런 말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곁에서 낯이 익은 교복을 입고있던 제 여동생은 어느새 제 형의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단단히 토라진 표정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미안해, 내가 피곤했나봐. 라며 자리에서 일어선 가베는 자연스럽게 수긍했다.
이건 꿈이 맞다.
하지만 너는 살아있고, 니베스 또한 동화학원의 학생이다. 어찌 이리 완벽할 수 있을까. 어릴적의 자신처럼, 그리고 지금, 그동안 불러보고 싶었지만 꺼낼 수 없었던 단어 하나를 입에 담았다.
별, 별인가? 그래, 저녁을 먹었으니 밤이지 지금. 솔직히 말하면 지금 여기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다. 희미한 끈이 끊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몸이 아프다. 전에 강아지가 되었을 때도 그랬다. 사람에서 개로 변할때와는 다르다. 돌아오는 것이 고통이다. 펑 하고 쉽게 돌아올 수 있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게 현실이다. 서서히 높아지는 시야로 보아하니 돌아오고 있는게 확실했다. 더이상 높아지지 않을 무렵에야 나는 돌아보았다, 저보다 훨배 컸기에 또렷이 올려볼 수밖에 없었다.
"갈 필요 없어, 가출 안했어요 나. "
왜 나 가출한 사람으로 생각해요. 조곤조곤 대답하였으나 무미건조한 목소리였다. 흰자가 거의 다 드러났으니 어쩌면 무섭게 보이기도 하겠다.
그러면 콜라보를 한 걸 사이카가 어떻게 아느냐..인데. 분파원이 기르는 부엉이가 그 상자를 들고 온다던가.. 로 알려나요. 아 이건 위험한가. 아니면 방학 때 그 머글 문화를 즐기는 사이카를 우연히 만나서(그 문화 즐기는 곳이 콜라보까지 했으니 세연이네 기업이 만든 곳이라던가도 나쁘지 않겠네요.) 이야기 나누다가 그 한정판이야기가 나와서 ㅜㅠㅠ 하는 사이카에게 집에 3개 있는데. 가질래요? 라고 한다던가..
뚜렷히 말하기가 어려우나 이 남자, 둔한 느낌이 없지않아 있다. 허나 확실한 건 연회장의 그 음료의 존재를 모르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게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고개를 도리저은 뒤 유심히 손을 내려다보았다. 팔 다리 멀쩡히 달렸다. 좋아. 멀쩡히 돌아왔다. 그러니 이제 기숙사로 돌아가 볼까.
친구 하나가 재미있는 물건이 손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백향은 그걸 영문도 모르고 들이켰다. 그리고 지금, 화장실엔 무지개색 액체로 가득찼다. 끝! 더 이상 말해둘 게 있나? 향은 화장실 변기에 고개를 쳐박다시피 했다. 우웨에엑 하는 거친 음성과 함께 뭔가가 제 몸에서 빠져나왔다. 무지개색 토사물이었다. 난생 이런 건 처음봤다. 아마 그 약물의 부산물이겠지.
"으... 우... 너무해... 게에에엑!"
불쌍하게도 동화학원의 신입생은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변기와 함께 추는 살사댄스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오 불쌍해라. 하지만 방법은 없었다. 왜냐? 이제 갓 마법을 배운, 그것도 배운 마법마저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 못하는 학생에게 그런 걸 해결할 재간은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