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깊은 순혈가문의 직계로 태어나, 남들이라면 겪지 못했을 숱한 경험을 맛보았다고 해도 아직 납치까지는 처음인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살살부탁해. 레이나는 뻔뻔하고 장난스럽게 츠카사의 어깨를 톡 두드렸다. 티타임이라. 간만에 포근하고 여유로운 오후가 되겠다. 움직이는 츠카사를 뒤따라 걸으며 으음, 고민하는 시늉을 한다.
"비밀장소라, 글쎄에.."
티타임이라면, 자고로 너무 시끌벅적한 장소에서 이루어져서는 안되지. 학교에 그런 곳이 어디 있으려나. 고개를 갸우뚱하다 툭 내뱉는다.
"빈 강의실 하나 무단점거 해버릴까?"
...에엥, 이게 학생대표가 할법한 말이냐, 싶지만 레이나는 다분히 진심이었다. 뻔뻔하게도, 그녀는 혹여나 지나가던 교수님께 들켜 꾸중을 들을 상황이 와도 적당히 애교나 부려 꿀밤 한 대 맞고 넘어갈 심산이다. 어때? 어때 츠카사? 좋은 생각이지? -라는 자막이 반짝이는 레몬색 눈동자 위로 두둥실 떠오르는 듯하다.
1. 멈뭄멈뭄멈뭄미체로만 말하게 되는 술 2. 무지개를 토하게 되는 술(?) 3. 멍뭉이로 변할 수 있는 폴리쥬스 4. 유포리아 묘약(마시면 행복감에 취하게 됩니다. 독특한 진줏빛.) 5. 윤기나는 마법 머리약(feat.엘라스~틴) 6. 펠릭스 펠리시스(행운의 물약. 황금색) 7. 한 가지의 행복한 꿈을 꾸게 해주는 약 8. 그저 평범한 음료수
다시 들이킨 잔에서는 잠의 맛이 났다. 그저 눈을 감고 떴을 뿐인데, 시곗바늘이 저 멀리로 움직여 있었다. 시간이 꽤나 오래 흐른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 잔에 든 것은 대체 뭐지? 사이카는 내리깐 눈을 좁히며 잔을 노려보았다. 기분이 조금, 좋지 않다. 눈을 뜬 직후부터. 사실 잔 안의 든 것의 정체는 대략적으로라도 알 수는 있었다. 행복한 꿈을 꾸었다. 분명 그리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뤄지지 않을 꿈이 행복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히려 더욱 원망스러워질 뿐이다.
꿈결 속의 그는 상처 없이 말끔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지금과는 다른 이름으로, 여전히 빛나는 모습으로. 그가 그것을 포기할 이유 역시 없는 채였다. 곧잘 솟구쳐 오르곤했던 높은 하늘에서, 창천을 휘저으며 빠르게 날던 그가 이쪽을 돌아본다. 그리고 외친다.
1. 멈뭄멈뭄멈뭄미체로만 말하게 되는 술 2. 무지개를 토하게 되는 술(?) 3. 멍뭉이로 변할 수 있는 폴리쥬스 4. 유포리아 묘약(마시면 행복감에 취하게 됩니다. 독특한 진줏빛.) 5. 윤기나는 마법 머리약(feat.엘라스~틴) 6. 펠릭스 펠리시스(행운의 물약. 황금색) 7. 한 가지의 행복한 꿈을 꾸게 해주는 약 8. 그저 평범한 음료수
1. 멈뭄멈뭄멈뭄미체로만 말하게 되는 술 2. 무지개를 토하게 되는 술(?) 3. 멍뭉이로 변할 수 있는 폴리쥬스 4. 유포리아 묘약(마시면 행복감에 취하게 됩니다. 독특한 진줏빛.) 5. 윤기나는 마법 머리약(feat.엘라스~틴) 6. 펠릭스 펠리시스(행운의 물약. 황금색) 7. 한 가지의 행복한 꿈을 꾸게 해주는 약 8. 그저 평범한 음료수
제발 나 좀 봐줘. 나 지금 굉장히 급해. 지금 내가 어떤 상황인지 알아야겠다고. 혼신의 힘을 다해 짖으며 폴짝거리며 뛰었다. 드디어 자신을 향해 눈을 돌리자 가베는 자리에 얌전히 앉아 히노키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런데, 뭘 보는거지? 눈을 깜빡인 가베는 신경 쓸 일이 아니겠지, 라고 넘기며 자신을 바라보는 히노키와 눈을 마주쳤다. 아우프가베예요? 라는 말이 들리자마자 가베는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짖었다. 그리고 고개를 치켜들어 저 높이(....) 있는 만찬의 음료잔을 바라보고 짖었다.
저게 원흉이지.
자신의 동생같은 존재를 만났건만 꼬리를 흔들 자신은 나지 않았는지, 가베는 한참동안 히노키를 바라보며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곤 앞발 하나를 들어 자신을 가리키고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나, 지금 어떤 모습이야?
라고 묻는 듯한 눈은 묘하게 떨리는 듯 싶었다. 하기사, 자그맣고 새하얀 솜뭉치가 되어선 수난을 겪었는데 그 단단한 멘탈을 가진 가베조차 떨리지 않을수가 있으랴. 세이는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 없는 상태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댕댕가베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가베 영고엿습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이 이상하게 나오지 않는걸 확인하고 안심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도대체 음료수에 무슨 장난을 걸어둔건지. 강아지로 변하지 않나, 말이 이상하게 나가지를 않나. 곤란했다. 다행히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다는게 큰 행운이었다. 전에 마셨던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니 경계심이 낮아진 건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옆에 있던 잔에 있는 액체를 들이켰다.
"윽!"
이게 도대체 뭔 맛이야. 빨간맛, 노란맛등등이 섞인 거 같다. 입맛을 버렸다. 손등으로 입을 박박 문지르던 승하는 욱, 하는 순간에 바닥을 보고 부에에엙하며 무지개를 토해냈다. 승하의 얼굴엔 물음표가 가득했고 그걸 본 뱅은 놀랐는지 검은색으로 변하고 두 눈을 자신의 손으로 가렸다.
소년은 사이카의 말에 대답을 하려고 입을 열었던 찰나였다. 그 아주 짧은 순간, 이번에는 멈뭄미체로 말하고 있던 자신과 같은 기숙사이자 같은 침실을 쓰는 친구가 소년의 긴 머리카락을 뒤에서 덥석 잡더니 이번에도 순식간에 소년의 입에 음료수를 던지다시피 넘겨버렸다. 뒤로 휙 젖혀진 목의 뻐근함보다, 일을 저질러 놓고 멈뭄미체로 낄낄거리면서 도망치는 친구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저 아이를 침실에서 꼭 가만두지 않아야할것 같다는 묘하게 울컥하는 기분을 느꼈다.
목으로 넘어간 음료수에, 소년은 반사적으로 제 모습을 꼼꼼하게 살폈다. 아아, 하고 말하니 ㅇ 발음도 제대로 된다. 시야가 낮아지지도 않았으니 다시 개로 변하지는 않았을 거 같고. 다만, 소년은 더욱 무거워진 자신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소년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걸 티도 내지 않고, 혼란스러움이 담긴 검은 눈동자에도 티도 내지 않고 소년은 마치 목도리처럼 머리카락을 둘둘 목에 감고 있는 여학생을 바라보다가 짧게 헛기침을 했다.
"꽤 괜찮은 모습이십니다. 더이상 길어지지만 않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길어졌습니다만. 소년은, 제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가 이걸 마법으로 잘라버려야할까 하는 고민을 잠시 했다. 이 모습을 누님들이 본다면, 특히 셋째 누님은 숨이 넘어가게 웃으시다가 호흡곤란이 오실지도 모른다. 소년은 결국 자신의 머리는 내버려두고, 사이카의 머리카락이 풀리지 않도록 제 손수건을 조금 더 단단하게 묶어준다.
제 물음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짖은 강아지(...)는 제 앞의 강아지가 아우프가베라는 것을 확인사살시켰다. 아마도 잔에 든 음료수가 원인이었을 터였다. 일단 이 지도는 품 속에 넣어놔야겠다. 지도를 고이 넣어둔 후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아스타는 흥미가 있는건지 제 어깨 위에서 그를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다.
그가 앞발로 자신을 가리키듯 발짓을 하고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는 모습은 강아지라서 그런지 몰라도 귀엽기 짝이 없었다. 아마도 그는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모르는 모양이었다. 아무리 귀엽다고 해도 일단 알려주기는 해야겠지.
“음, 이걸 볼래요?”
주머니에서 손거울을 꺼내 그의 눈앞에 그가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듯 비쳐주었다. 아마도 그가 자신이 이런 모습이라는 걸 안다면 기절까진 아니더라도 혼란스러워하지 않을까. 그러던 말던 아스타는 신나보였지만.
"납치는 아니고 유괴 정도? 롤링스톤 가문에에 레이나의 몸값으로 300갈레온 정도를 요구할 생각이었는데~ 아쉽네."
그녀의 장난스러운 대답에 자신 또한 가볍운 어투로 장난스레 대꾸해주었다. 생각해보니 그녀와 함께 티타임을 가지는 것도 정말 오랜만인데. 무슨 얘기를 하면 좋을까. 벌써부터 이야기의 주제를 고민하던 츠카사는 무언가 좋은게 떠올랐는지 저 혼자 고개를 끄덕이곤 힐끗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워낙 오랫동안 보아왔던 사이라 그런가? 예나 지금이나 그녀는 바뀐게 없어 보인다. 물론 키는 조금 자란 것 같긴 하지만. 레몬빛 섞인 코랄빛의 머리카락도 그대로고, 레몬빛 눈동자 또한 여전히 그 색채 띄고 있었다.아! 예전에 비하면 조금 예뻐지긴 했나? 비슷한거 같은데~ 피식 웃으며 그녀를 빤히 쳐다보던 시선을 거두었다.
"난 가끔씩 막나가는 네 모습이 정말 마음에 들어. 잠시만 기다려봐. 대강 준비해서 나올테니까~"
그녀의 말에 동의하듯 두세번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 학교에 다니다 보면 빈 강의실에서 차도 좀 마실 수 있는 거지. 혹시나 교수님께 들킨다면 당연히 그녀의 탓으로 돌려버릴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먼저 이야기를 꺼낸건 그녀잖아? 좀 무책임한 발상이긴 하지만 난 책임회피가 특기니까. 백호 기숙사 앞에 다다르자 잠시 기다려달라는 말을 건네곤 얼른 안으로 들어가 필요한 것들을 준비했다. 뜨거운 물이 가득 든 주전자와, 잘 빚어진 일본식 찻잔, 그리고 자신이 먹을 모찌와 혹시 몰라 준비한 다른 종류의 디저트들이 담긴 작은 상자를 선반에 올리곤 다시끔 기숙사를 나섰다.
"무단점거할 강의실을 생각해뒀어? 난 이왕이면~ 아까 레이나쨩이 수업을 들었던 강의실이 좋은데."
1. 멈뭄멈뭄멈뭄미체로만 말하게 되는 술 2. 무지개를 토하게 되는 술(?) 3. 멍뭉이로 변할 수 있는 폴리쥬스 4. 유포리아 묘약(마시면 행복감에 취하게 됩니다. 독특한 진줏빛.) 5. 윤기나는 마법 머리약(feat.엘라스~틴) 6. 펠릭스 펠리시스(행운의 물약. 황금색) 7. 한 가지의 행복한 꿈을 꾸게 해주는 약 8. 그저 평범한 음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