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6472> 너무나도 진부하고 뻔한 용사가 마왕 무찌르는 릴레이 소설 :: 13

이름 없음

2021-02-07 01:40:06 - 2021-04-08 17:05:55

0 이름 없음 (QugZIrpK1s)

2021-02-07 (내일 월요일) 01:40:06

타인에게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인생의 목표로 삼는 사람은 생각 외로 많습니다.
남자는 그 결코 적지만은 않은 사람들 중 하나였습니다. 세계정복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꿈을 진심으로 믿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죠.
그리고 다른 모든 이들에겐 불행하게도, 그러나 그에겐 분에 넘치게 행복하게도 남자는 비현실적인 상상을 이룰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악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남자는 스스로를 마왕이라 불렀습니다.
마왕은 세계의 위협이 되었습니다. 반목을 일삼던 모든 왕국이 힘을 모았고, 서로를 겨누던 창끝을 한 곳으로 돌렸습니다. 그럼에도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세계는 마왕에게 지배당할 것임을 굳이 저명한 예언가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절망과 체념이 역병처럼 퍼져나가던 그 때, 성스러운 검이 구름을 뚫고 세계 중앙에 박혔습니다.
아무런 신탁도 없었으나, 사람들은 이 검이야말로 마왕을 무찌를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검을 아무나 뽑을 수 없다는 것도 함께.
그들의 눈동자에는 다시 한 번 희망이 깃들었습니다. 그리고 마를 무찌르는 검이라 하여, 그 검에 성검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한편, 어느 변두리의 이름 없는 마을에는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1 이름 없음 (r86d/JRk72)

2021-02-07 (내일 월요일) 02:00:18

마왕이 위협이 되고, 국가가 힘을 소진하면서 군사적, 행정적 힘이 닿지 않는 이름 없는 마을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마왕이 꿈을 위해 모은 군세, 마왕군은 그곳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기사단이 찾아오면 이미 폐허가 되어 잔불이 곳곳에서 타고있는 마을의 풍경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을을 버리고 떠나거나, 하늘에게 빌면서 마왕군의 습격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어느 때와 같은 습격, 어느 때와 같은 폐허에서 이미 집의 형체를 띄지 않는 잔해들을 헤치고 소년은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그가 자라오고 봐왔던 마을의 풍경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건물은 하나도 빠지지 않고 무너지거나, 불타고 있었으며 늘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던 일상 속의 사람들은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늘 단란하게 가정을 꾸려오고 가족의 평화만을 챙겨오던 아버지는, 왼쪽 어꺠죽지에서 복부까지 긴 상처 속에서 내장을 보이며 쓰러져 있었습니다.
소년을 숨기고 주의를 끌기 위해 나섰던 어머니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녀의 피묻은 옷만이 여러 갈래로 찢어져 흩뿌려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소년은, 혼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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