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6472> 너무나도 진부하고 뻔한 용사가 마왕 무찌르는 릴레이 소설 :: 14

이름 없음

2021-02-07 01:40:06 - 2021-04-28 14:04:25

0 이름 없음 (QugZIrpK1s)

2021-02-07 (내일 월요일) 01:40:06

타인에게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인생의 목표로 삼는 사람은 생각 외로 많습니다.
남자는 그 결코 적지만은 않은 사람들 중 하나였습니다. 세계정복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꿈을 진심으로 믿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죠.
그리고 다른 모든 이들에겐 불행하게도, 그러나 그에겐 분에 넘치게 행복하게도 남자는 비현실적인 상상을 이룰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악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남자는 스스로를 마왕이라 불렀습니다.
마왕은 세계의 위협이 되었습니다. 반목을 일삼던 모든 왕국이 힘을 모았고, 서로를 겨누던 창끝을 한 곳으로 돌렸습니다. 그럼에도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세계는 마왕에게 지배당할 것임을 굳이 저명한 예언가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절망과 체념이 역병처럼 퍼져나가던 그 때, 성스러운 검이 구름을 뚫고 세계 중앙에 박혔습니다.
아무런 신탁도 없었으나, 사람들은 이 검이야말로 마왕을 무찌를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검을 아무나 뽑을 수 없다는 것도 함께.
그들의 눈동자에는 다시 한 번 희망이 깃들었습니다. 그리고 마를 무찌르는 검이라 하여, 그 검에 성검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한편, 어느 변두리의 이름 없는 마을에는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2 이름 없음 (4YcornX05I)

2021-02-07 (내일 월요일) 15:30:29

소년은 자신의 손에 꽉 쥐어져 있던 목걸이를 보았습니다. '결코 혼자가 되는게 아니란다. 이게 항상 함께 해 줄거야. 꼭... 살아야 한단다.' 어머니의 마지막 얼굴. 그 마지막 미소. 어머니는 그 순간에도 항상 보이시던 인자한 미소를 짓고 계셨습니다.

소년은 목걸이를 움켜쥔 채, 그대로 무너지듯 주저앉아,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사라진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며, 쓰러진 아버지의 이름을, 보이지 않는 친구들, 어제만 해도 친근하게 말씀을 해주시던 사제 아저씨, 시장거리의 사람들... 소년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그렇게 오열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소년을, 한 남자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회백색의 넝마같은, 옷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거적을 두른, 마치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듯한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남자였습니다.

3 이름 없음 (DMe/oaqN1.)

2021-02-07 (내일 월요일) 15:55:20

그 남자가 소년에게 다가가 소년의 사정을 듣고는 이야기하였습니다. '너는 어떻게 하고 싶은가. 이 마을을 이렇게 만든 마왕에게 복수를 하고 싶은가? 아니면 죽은 너의 마을 사람들을 되살리고 싶은가? 그것도 아니라면 이 모든 기억을 잊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가? 골라보도록 하여라.'

소년은 복수를 통해서는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죽은 마을 사람들을 되살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해달라고 하였고, 남자는 알겠다면서 지금 당장 이루어줄 수는 없지만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하며 떠났습니다.

4 이름 없음 (4YcornX05I)

2021-02-07 (내일 월요일) 16:41:56

여기서 되살려준다는게 알고보니 회귀였고, 또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걸 막을 수 없는 전개로 써보면 너무 잔인한가(아무말)

5 이름 없음 (r86d/JRk72)

2021-02-07 (내일 월요일) 22:17:56

(왕도니까 필요 이상으로 꺾을 필요는 없을듯)

6 이름 없음 (QugZIrpK1s)

2021-02-07 (내일 월요일) 22:42:00

(대충 과정은 상관 없지만 엔딩은 의심의 여지 없는 해피엔딩이면 좋겠다는 말)

7 이름 없음 (I4mAfXT.7U)

2021-02-08 (모두 수고..) 23:52:56

몇 달이 지나고 세상이 더는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 인류는 절망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성검을 들어올린 자가 탄생하였고, 그가 마음이 맞는 동료들을 모아 마왕과 대적했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겹겹히 쌓인 마왕의 군세를 넘어, 민간인들의 피와 뼈로 이루어진 성에 도달하여, 마침내 그들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었던 마왕의 앞에 대면했습니다.
최후의 순간, 모든 동료들을 잃고 마지막까지 마왕과 싸우던 성검의 주인은 마침내 마왕의 몸에 깊은 상처를 내었습니다.
마왕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격통에 절규했습니다. 자신의 몸 밖으로 지금까지 쌓아올린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힘은 충격파가 되어 성을 뒤덮었습니다.
하지만 마왕은 죽지 않았습니다. 절망하지도 않았습니다. 성검에 베인 순간, 그는 성검의 역할에 대해 이해했습니다. 하늘마저 나의 성장을 두려워하고, 이미 기적을 빌지 않으면 땅 아래의 모든 것들은 내게 대적할 수 없음을. 내가 죽지 않는 한 이번에는 하늘마저 자신의 손아귀에 놓을 힘을 가질 수 있음을 이해했습니다.
마왕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 마지막 일격을 낸 순간 이미 죽어있던 성검의 주인과 그 성검을 산산조각냈습니다. 강력한 충격파가 다시금 마왕성을 덮쳤고, 성검의 파편은 대륙 곳곳으로 날아가 박혔습니다. 마왕성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뒤로 한 채 마왕은 그대로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마왕이 실종되면서 마왕군의 결속이 약해지고, 인류는 다시 영토를 수복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평화를 되찾아 준 검의 주인을 용사라 불리며 칭송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왕은 실종되었지만 성검의 파편은 대륙 곳곳에서 발견되어 아직 힘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모두가 뽑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힘은 줄어들어, 대륙 곳곳에서 성검의 파편을 뽑은 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마왕이 살아 있음을, 마왕이 완전히 쓰러지지 않는 한 성검 또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본능적으로 느꼈습니다.

늦게나마 찾아온 병사들에게 이끌려 마을을 뒤로 한 채 떠나게 된 소년은, 두 번 다시 그 남자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용사의 죽음, 마왕의 실종은 대륙 곳곳에 퍼졌습니다. 그들의 모험담이 새로운 마을에 정착하게 된 소년의 귀에도 닿았습니다. 그리고 소년은, 그때 만났던 남자가 용사의 동료 마법사 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법사는 어째서 자신에게 그런 말을 꺼냈던 것일까요? 어째서 모두를 살릴 수 있던 것처럼 이야기해 놓고서는 마왕과 싸우다 죽은 것일까요? 많은 것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가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마왕을 쓰러뜨리러 가는 과정에서 분명 많은 사람들을 살릴 방법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채 쓰러진 것일지도 모릅니다.

소년은, 용사가 되기로 결정했습니다. 용사가 되는 과정에서, 마왕과 다시 대면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알고싶었던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했습니다.

그는 채비를 갖추고 도시의 광장에 섰습니다. 도시에서는, 용사의 힘을 다룰 수 있는 사람들을 선별하고 스카우트하기 위해 용사의 파편을 만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광장의 왼쪽, 용사의 동료 마법사가 배웠다는 마법의 도서관입니다. 성검의 힘을 마력으로 변환하여 강력한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마법이라면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광장의 오른쪽, 용사 외에 유일하게 성검을 들 수 있었다고 전해지는 기사단장의 기사단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성검의 완벽한 복원을 원하고 있기에 가장 성검의 힘을 잘 다룰 수 있는 곳이 분명합니다.

광장 한가운데에서 소년은 잠시 생각한 뒤,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8 이름 없음 (//a2iJ8QGs)

2021-02-11 (거의 끝나감) 11:35:06

소년은 먼저 기사단으로 향했습니다. 이유는 별게 아니었습니다. 성검을 들었다면 결국 가장 용사에 가까운 사람이 아닌가. 그렇다면 거기에서 진짜 용사가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단순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소년은 의문이 들었습나다. 용사의 파편이라니? 소년이 들었던 것은 성검의 파편이 세상에 뿌려졌고, 파편을 다룰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용사만큼은 아니지만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소년이 본 전단지에는 분명히 써있었숩니다. 용사의 파편... 왠지 거리, 아니 도시 전체가 소란스러워 보이던 것은 이 때문이었을까요? 기사단 주둔지에는 한없이 긴 행렬과 그에 붙은 사람들이 뭉치로 있었습니다. 소년은 자신이 거향에서 봤던, 마을을 관통하던 강보다 더 길어보이는 줄은 난생 처음보았습니다. 소년은 주변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에게 이 사람들이 전부 파편을 만지기 위해 온 것인지 물어보았습니다. "너도 용사님의 파편을 만져보려 온 거냐? 뭐? 성검의 파편이 아니냐고? 그래, 보통은 그걸 만지게 하지. 근데 이번엔 달라. 뭐라더라... 좀 많이... *특별*한 거래. 그러니까, 용사님의 힘인가 마력인가 뭔가가 있댔나? 나도 주워듣기만 한거라 자세한 건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특별한 성검의 파편으로 이번에 여기 기사단 주관 하에 선별의 시험을 치루겠다고 하잖아? 그래서 도시에 있던 놈팡이들부터 힘 좀 쓴다는 놈들, 소식 들은 주변 살던 놈들도 다 몰려오고 있어. 뭐... 아직까진 통과자가 한명도 없지만 말야. 낄낄. 원래도 천명에 한명 정도 뽑히던 건데 이번껀 어디까지 갈련지. 그래서 다시 도전해보려는 놈들도 섞여있어서 특히 더 긴거같다. 뭐 나야 사람들이 많아지면 사업이 잘되니 좋다만... 아, 너도 혹시 물건이 필요해지면 내 상점에 들러. 이래뵈도 잡다한 거에서 온갖 도구나 무기류도 취급하니까. 혹시 모르지, 네가 용사 자격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잖냐!" 젊어보이는 아저씨는 소년에게 나무를 깎아 만든 명패 같은 것을 주었습니다. 아마 자신의 사업체의 주소나 이름을 적어둔 것 같습니다.

소년은 아저씨에게 인사한 뒤, 행렬에 섰습니다. 소년은 여기서 얼마나 오래 서있어야 할지 궁금했지만, 다행히 의문이 오래 가진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재시험을 보려다 적발돼 빠졌기 때문입니다. 금빛 태양이 저편으로 넘어가고, 새하얀 달이 하늘에 나타나기 시작하고, 주위에 횃불이 켜질 무렵 마침내 소년은 주둔지의 정문에 설 수 있었습니다.
===
마법사? 결국 용사 아니었잖아? 자 쓰레기죠(아무말)

9 이름 없음 (dETDfz6bnQ)

2021-02-14 (내일 월요일) 12:52:09

"다음은...? 꼬마야, 너 혼자니?"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기사는 그 대답에 난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성인이라기엔 살짝 부족한 소년의 표정은 그 나이대의 아이답지 않게 굳세고 진지했으며, 기사는 그런 아이들을 너무 많이 봐 왔습니다.

파편을 뽑지 못한다면, 어떻게든 창칼을 마련해 모험을 떠날 겁니다. 세상은 비정하니, 백이면 백 비명횡사하겠죠. 그러나 파편을 뽑는다면, 분명 파편을 뽑지 못한 삶을 영원히 부러워할 겁니다. 마왕의 대적자라는 것은 그런 의미입니다.

하지만 어쩌겠나요, 그는 그저 기사이고 문지기인 것을. 한숨소리와 함께 주둔지는 입구를 열었고, 소년은 그 안에서 은은한 무지개빛의 광휘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말 그대로 '파편'이었습니다. 모양새만 놓고 본다면 그냥 평범한 유리조각과 하등 다를 것이 없었죠. 주둔지 내부를 밝히는 다채로움만이 평범한 쇳조각과 성검의 파편을 구분짓는 요소였습니다.

소년이 그 신성함에 감히 발을 내딛지 못하자, 어딘가에서 또다른 기사가 걸어나왔습니다. 얼굴은 기사들이 으레 그러하듯 투구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으나, 참으로 육중한 체구와 범인은 갖지 못할 분위기는 그가 평범한 기사가 아님을 시사했습니다.

그는 생각보다도 더 어린 도전자를 보고선 살짝 당황한 듯 보였습니다. 금방 정신을 바로잡긴 했지만요.

"도구를 쓰지 않는다면 뭘 해도 상관은 없다. 그러나 내가 지시하면 곧바로 손을 떼고 물러나야 한다."

기사는 그 말과 함께 다시금 벽에 붙어 소년을 지켜보았습니다.

소년은 숨을 바로잡았습니다. 그럼에도 심장이 죄이는 이 기분나쁜 감각은 영 가시질 않았습니다.

분명 자신의 앞엔 여태껏 본 적 없는 거대한 행렬이 있었습니다. 소년의 차례가 오기까지 해가 지고 달이 차오를 시간동안 기다려야 했던 길고도 거대한 행렬 말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조리 실패했습니다. 자신보다 강해 보이던 어른도, 똑똑해 보이던 어른도, 수없이 있었으나 결국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렇다면, 그들보다 분명하게 못난 자신이 과연 성검을 뻡을 수 있을까요?

당연히 모릅니다. 소년은 예언자가 아닌, 특별한 능력 없는 평범한 소년입니다. 검도, 완드도, 하다못해 식칼조차 잡아본 적 없습니다.

만약 파편을 뽑는다면, 분명 싸워야 할 겁니다. 검과 얼굴에 피를 묻히는 혈투가 일상이 될 겁니다. 조금이라도 얼을 타는 순간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인들도 죽을 겁니다.

각오가 되어있냐 묻는다면, 소년은 솔직히 확답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주제에 용사가 되겠다며 찾아온 소년은, 누군가가 보기엔 참으로 알량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소년에겐 마음속에 품은 목표가 있었습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발을 한 번 내딛을 때마다 미혹을 하나씩 떨치며 소년은 파편 앞에 섰습니다.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굳힌 소년은 이내 손을 뻗었고,


파편을,
잡았습니다.

10 이름 없음 (RLll7wVD9E)

2021-02-14 (내일 월요일) 13:57:13

(으윽 내가 파편 집는 씬을 쓰면 왕도(사기)가 될거같아서 넘기려고 일부러 끊었는데)

11 이름 없음 (X/URp/xOtI)

2021-02-15 (모두 수고..) 22:14:07

(집어도 왕도고 안집어도 용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도 왕도지만 어찌하면 좋을까)

12 이름 없음 (ngfZtBvW7E)

2021-03-21 (내일 월요일) 01:42:57

빛.
한순간이지만 태양마저 아득해질 정도로 찬란한 빛이 있었습니다.

파편은 수십 수백의 조각으로 나뉘어, 소년을 중심으로 공전했습니다. 그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찬란하여, 마치 거대한 보석상자 안에 들어와 있는 듯 합니다. 사람들이 밤하늘이라 흔히 부르는 바로 그 상자 말이에요.

조각들, 또는 별들은 천천히 소년에게 다가갔습니다. 그것은 본디 하나였던 둘이 다시 하나가 되려는 과정처럼 보였습니다. 천천히, 그럼으로서 확실하게. 부서진 유리구슬의 시간을 되감듯, 조각들은 소년에게 모여 형상을 이루었습니다.

그것은 날개였습니다. 가장 높은 곳을 동경하여 세상의 천장에 닿고자 하는 이들의 염원이 모인 자유의 상징이었습니다.
그것은 왕관이었습니다. 가장 화려한 자리에서 세상 모든 이를 발 밑에 두었노라고 오만하게 선포하는 정점의 상징이었습니다.
그것은 검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이들의 세상을 헤쳐나갈 도구이자 여정을 함께할 친구가 되어줄 모험의 상징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것은 빛이었습니다. 소년의 몸을 휘감은 적색의 빛은 미약했으나 이제껏 있었던 그 어떤 광휘보다 선명했습니다.

역시나 천천히, 빛은 스며들어갔습니다. 광원을 잃은 주둔지 내부가 어둠에 잠기자, 소년은 손을 뻗었습니다.

검이 없어 허공을 쥐었으나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에서 느낄 수 있는 노련함. 아저씨가 말했던 '특별함'이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거였나 봅니다.

경지에 올랐던 전대 용사의 기술은, 그 극히 일부만으로 소년을 능히 일류의 자리까지 끌어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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