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는 단어를 아름답고 깨끗한 것만 나누는 사이로 정의한다면 아마 우린 친구 사이는 아닐 것이다. 우리 사이는... 그래, 내밀하고, 어둡고, 복잡하고, 하여튼 제일 더러운 밑바닥을 까뒤집어 내밀면 손가락 끝으로 훑어 묻은 것을 확인하고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변치 않을 추함에 안심하는 사이였으니. 우린 함께 먼지구덩이를 구를 것이다. 너도, 나도 어느 쪽도 빛을 보지 못하게 추하게 발버둥치며 서로를 끌어내릴것이다. 이렇게 사는 우리는 서로가 있는 한 결코 진보할 수 없겠지. 다만 나는 너를, 너는 나를 결코 놓지 않을 것이다. 이 진창만이 우리를 잇는 증표.
내가 집으로 돌아온 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헨리의 방은 비어있었다. 리처드는 내게 헨리의 방을 사용하라고 권했지만 3층에 남는 빈 방을 쓰겠다며 완곡히 거절하였다. 헨리와 나는 형제였지만 청소년기가 되어서야 서로의 얼굴을 마주본 우리들 사이에 서로에 대한 깊은 우애나 이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사이가 아주 나쁜 것도 아니어서 말하자면 서먹한 관계로 남아있던 것이다. 헨리는 집안의 이방인이었다. 그가 가장 험하다는 변방의 관리를 도맡게 된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헨리가 내리 방을 비워두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비롯된 것일지 몰랐다. 그런 위치에 놓여있는 헨리의 자리를, 내가 돌아왔다는 이유로 없애버린다면 그야말로 그를 내치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이런 실낱같은 배려를 차라리 동정이라 이름하고 싶었다.
생명체의 망가진 심장이란 영 처리하기 귀찮다. 내가 다른 차원에 심장 두 개 가진 악마의 몸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귀찮아졌을지 상상도 하기 싫다. 어쩔 수 없이 악마의 몸을 불러와, 심장 하나를 갈아치웠다. 아, 악마의 심장은 인간에게 맞지 않더라. 거부 반응이 좀 쎄. 그래도 버틸만은 하더라. 아, 어서 인간의 심장이 고쳐져서 돌아왔으면 좋겠어. 현 완결웹툰인 소울카르텔 기반 캐릭터. 꿀잼이니까 여러분 한 번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