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의 생활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아니, 나쁘다. 이곳은 넓고 편하며 사람들은 친절하지만 결국 이곳에 있는 이유는 내 친구의 병 때문이니. 여행다닐적, 매일같이 달라지던 천장의 풍경도 익숙해졌듯이 로도스에서의 생활도 이젠 익숙하기 그지없었다. 일어나며 침대를 정리하고 간단하게 옷가지를 차려입고는 로도스 내부의 운동시설로 가서 가볍게 40분정도를 뛰고 씻는다. 그 후 옷을 갈아입은후 부터가 제대로 된 하루의 시작이었다.
"안녕하세요, 아슬란씨. 오늘은 어떤가요?"
"매일같이 꾸준하시네요 타샤. 언제나 처럼 이상 없답니다."
가장 먼저 이스티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 스탭을 찾아가 오늘은 어떤지를 물어본다. 이상이 생긴다면 굳이 내가 찾아가지 않더라도 나에게 연락이 오긴 하겠지만 그래도 확답을 받음으로서 안심하고 싶었다. 확답을 받고도 사라지는 일이 생기는 세상인데 이정도는 나쁘지 않은걸.
"ㅡ런데 타샤양. 이스티양과는 친구사이 맞죠?"
"....? 네 친구죠. 정말 소중한 친구."
소중한 친구. 그녀를 떠올리자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지금의 상황이 같이 따라오게되면 그 미소도 사라지지만
"....아, 아. 그렇군요 음, 서로 보이는 반응이 참.....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반응? 내가 뭐 어떻길래 그러는걸까. 잘 모르겠다. 그런데 서로 라는걸 보면 이스티도 내 이야기를 했던걸까 이따가 점심먹을때 가서 한번 물어보도록 할까.
하고 어느정도의 일정을 정해 둔뒤 이번에는 연마장으로 향한다. 일어나서는 체력단련 겸 몸풀기였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된 단련이니 적어도 점심때까지는. 할 생각으로 검을 잡고 휘둘렀다. 끊임없이 자세를 교정하고 내려치고. 조금더 간결하고 힘있게, 조금더. ─너를 지킬수 있게.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검을 멈추었다. 검이 떨린다. 하지만 다시금 휘두른다.
예전에는 확신이 있었지만 지금은 안개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검을 들게된 계기인 내 친구는 이 로도스가 없었다면 분명 2년전의 그때 죽었을테지. 아니, 어쩌면 더 오래전에.
"........"
검을 멈추지는 않는다. 몰려오는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예전에는 지키기 위함이었다면 지금은 곁에 남아있기 위함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
점심시간, 몸을 씻은후 점심을 가지고 이스티의 병실에 찾아간다. 보통 이렇게 찾아가면 아츠로 장난을 치고있던 친구의 모습이 보였지만 오늘은 어쩐 일인지 책을 아주 집중해서 읽고 있었기에 조심스레 점심은 옆에 두고 그 모습을 지켜봤다.
"어라, 타샤 왔었어?"
"응, 그 책 재미있었나봐?"
"아츠를 쓸때 참고해 볼꺼야. 그런데, 벌써 점심 시간이야?"
"정말 집중하고 있었구나. 벌써 점심시간은 절반은 지났는걸"
"으엑, 그럼 이야기 하지 그랬어. 다 식었겠다."
"집중하는걸 깨고싶지는 않았어 미안해 이스티."
"괜찮아 이런걸로 뭘."
밝게 웃으며 양팔을 벌리는 이스티를 가볍게 껴안고 떨어진후 아까 적당히 놔둔 점심식사를 책상위에 올려두고 먹기 시작했다. 간단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오늘은 뭘 했어, 어제는 어땠지. 그러고보니 이때의 일들은 좋았었지. 그러다 문득 오늘 아침의 일이 생각났다.
"이스티, 하나 물어봐도 될까?"
"응? 어떤거?"
"아슬란씨가 오늘 아침에 뭔가 물어본적 있어?"
"타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였었지. 정말 친하고 소중한 친구라고 답해줬었는데 그건 왜?"
"나한테도 물어보더니 서로 반응이 비슷했다고 하길래 궁금했거든."
"별걸 궁금해하네 그 아저씨."
나이로 따지면 얼마 차이나지는 않을테지만 여러모로 신체적 성장이 없다싶이한 친구를 보면 딱히 어색하지도 않아서 태클은 그만두기로 했다.
***
점심을 정리해서 식당에 가져가고 나는 도서관에 찾아가서 책을 읽었다. 옛날에도 그럭저럭 읽는 편이었지만 고등학생이 되고나서 친한 선배의 추천이후 예전보다도 꽤 자주 책을 읽게됬었던 탓인지 여행을 다니면서도 틈틈히 책을 읽었고 지금에 와서는.....하루에 적어도 한권정도는 읽게 되었다. 시집이나 단편집같은게 주를 이루지만 이것도 나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아, 정리 도와드릴게요."
"ㄱ, 괜찮. 아니 고마워요 타샤씨...."
책을 읽다가 한숨 돌릴때면 이 직원분이 나를 멍하게 쳐다보던걸 알게된다. 가끔이긴 하지만. 그때마다 살짝 손을 흔들어 주고는 기지개를 편 다음 다시 책을 읽곤 하는데 가끔 시선이 노골적일때 빼고는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았기에 이야기를 나눌 적에는 별 개의치 않고 넘겨버렸었다. 지금에서야 뭔가 무방비했던건가 싶어 그러고있지는 않지만. .....그런데 동성인데 무방비고 뭐고 그런게 의미 있나?
.............................어쩌다 보니 저녘시간까지 책을 읽어버렸다. 평소처럼 시집이나 단편 모음집 따위의 것들이 아니라 꽤 두께가 되는 책을 고른 탓임이 분명하다 다음에는 조심해야겠다 생각하면서 저녘을 먹고 다시금 이스티에게 갔다온 뒤 연마장으로 들어선다. 오후에 못한 몫도 함께 해야할테니 여러모로 무리를 해야겠지.
***
죽을것 같다. 검술에 꽤나 관심있어 보였던 오퍼레이터씨와 대련을 했는데 나도 몇대 맞추긴 했어도 내내 열세였었다. 악으로 겨우 몇번 이긴 느낌이라 그렇게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함이나 친구의 곁에 남기 위함이 아니라 순수하게, 그 오퍼레이터씨를 이기고 싶다는 호승심이 들끓었다. 다음번에는 반드시 이긴다. 그런 다짐을 하고 나서야 겨우 잠에들수 있었다.
마리골드에게서 나온 머리카락은, 방 하나를 빈틈없이 뒤덮을 정도로 방대한 양이었다. 그만한 양은 숨긴다고 해서 숨길 수 있는 게 아니고, 간단한 체조직 검사만으로도 머리카락의 주인 같은 건 쉽게 알 수 있는 바. 심지어 소녀는 - 적어도 여태까지는 - 거짓말에 인연이 없었으므로─
"너는 의사라는 애가 생각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혼났다. 그것도 엄청.
"심폐소생술도 아이와 어른의 차이가 있는 건 알지?!"
"네…."
"하물며 약은 체내에 작용하니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지는 더 잘 알겠고?!"
"네…."
"그걸 아는 녀석이 그래?!!!"
"죄송합니다…."
알케미스트는 그렇게 화내는 매그를 처음 봤다. 물론 변명할 생각은 없다. 어찌됐건 메리는 환자였고, 자신은 의사로서 환자에게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약을 먹인 거나 다름이 없으니까. 그래도 작정하고 만든 게 아니면 부작용이래봐야 그 때 나타났던 정도가 전부라고 살짝 푸념해 본다. 물론 마음속으로만. 알케미스트는 일몰은 봐도 일출은 딱히 보고 싶지 않았다.
"후우…, 일단 별 일 없었으니까 이 정도에서 끝내는 거야. 다음부턴 조심해."
"네…."
알케미스트는 한껏 시무룩해진 모습으로 복도로 나왔다. 불려갔던 시간이 시간이어서인지, 하늘은 이미 달이 중천이었다. 부지런한 이들은 벌써 잠에 빠져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시각.
"오늘 일진 사납네…. 응?"
방으로 돌아가려던 알케미스트는, 복도 끝자락에서 한 사람을 발견했다. 인영은 금방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으나, 그 분홍빛의 장발은 쉬이 잊을 수 있는 녀석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번 임무에서 보여준 라이트-세이버가 제법 인상 깊었기도 했다.
"저긴 왠지 익숙한 길인데…."
단련, 간호, 단련, 사이사이에 밥이랑 잠. 초등학생이 여름방학 숙제로 대충 그린 듯한 스케쥴을 당연하다는 듯이 소화해내는 그녀다. 그런 성실함의 표본이, 이런 시간에 잠도 자지 않고 어딜 가는 건지. 흥미가 생긴 알케미스트는 그녀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인영은 이미 한참 전에 발소리도 없이 사라졌으나, 상관 없다. 그녀의 시야에 엄폐물은 존재하지 않으니.
"오, 찾았다."
찰랑거리는 분홍빛 장발은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가끔 휘적이기만 할 뿐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알케미스트는 로도스의 지도를 머릿속에 띄워 올렸다. 자신이 있는 위치를 기점으로, 그녀가 있는 위치를 어림짐작했을 경우 나오는 곳은─
새파란 하늘이 모습을 보여오는 아침. 어제는 여러모로 일이 많아서 정오는 지나야 일어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이른 시각이 일어날 수 있었다. 그 대가일까, 몸이 찌부드드하고 영 무겁긴 하지만. 너무 피곤하면 잠도 안 온다는 것이 이런 걸까.
"결국 호출은 없었나…."
그 말인즉, 기약이 딱히 없는 연금술 금지기간은 아직 지속됨을 의미한다. 사람 마음이란게 간사하기 짝이 없는 것이, 이럴 거면 차라리 그 때 부숴버리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했다. …아니, 지금의 여유도 비석 조사 때문에 대부분의 일이 전부 멈춰버렸기 때문이 생긴 것. C의 성격을 생각했을 때, 어쩌면 쉴 틈도 없이 연속적인 임무를 나가게 됐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사람은 지난 일에 연연하기보다는 앞을 보는 게 중요하지."
그러고보면, 이른 아침임에도 벌써부터 몸이 허기진 게 느껴졌다. 하긴, 어제는 밥도 못 먹고 빈 속에 술만 왕창 채웠으니.
알케미스트는 시계를 확인했다. 식사시간이라기엔 좀 이르나, 식당 문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대개 열려있다. 냉장고를 뒤져본다면 뭐라도 좀 나오겠지. 정 안 되면 직접 해먹으면 될 일이다. 간단한 요리는 자신도 제법 하는 편이니.
"아, 그러고보면 지금쯤 다 치웠으려나."
터스크. 임무는 같이 한 번밖에 뛰지 않았으나, 이미 알케미스트의 머릿속에선 타케미카즈치 다음 가는 문제아가 된 남자. 대화를 나눠보면 평범한 사람이지만…, 그가 만드는 것들은 하나같이 생화학 무기가 따로 없다. 임무 때도 그것 때문에 해프닝이 있었고, 당장 어제만 해도 그것 때문에 식당이 폐쇄됐지 않았던가. 심지어 본인은 그걸 전부 맛있다고 싹싹 긁어먹는다. 아마 최루탄이 눈앞에서 터져도 멀쩡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생각하며 알케미스트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과연 어제의 영향이 남아있는지 조금 매콤한 냄새가 났으나, 그 이상으로 안쪽에서 고소한 냄새가 흘렀다. 설마 선객이 있는 걸까, 그녀는 냄새를 따라 주방으로 향했다.
치이익 하며, 무언가를 프라이팬에 달구는 소리. 적절히 뿌려진 기름은 하나의 향기가 되어 재료 속으로 스며든다. 무엇을 만드는지 보이지 않아 조금 가까이 다가간 순간, 돌연히 조리사의 앞쪽에서 불길이 천장에 닿을 듯 솟아오른다. 플람베(Flambé). 기화된 알코올에 불을 붙여, 음식의 잡내를 잡음과 동시에 특유의 불맛을 만드는 기술.
오감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상대의 식욕을 폭력적으로 자극하는 조리. 누굴까 싶어 좀 더 가까이 다가가자, 드디어 실루엣이 걷히고 그의 모습이 드러났다.
특유의 별이 잔뜩 박힌 옷과 비니, 그리고 이마 부분에 장식처럼 달린 편자. 그 모습은 분명히, 어젯밤 식당을 폐쇄시킨 범인이자 그녀가 잘 아는 사람.
"맵기를 줄이다보니, 점점 내가 아는 마파두부하곤 맛이 틀려져. 그건 나에게도, 마파두부에게도 모욕이라 생각해서 말이야. 그냥 과감히 빼버렸어."
"마파두부에 진심이구나, 너…."
"이봐, 내가 진심으로 열과 성을 쏟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데. 그 대상이 한낱 음식이라도 누군가에게 폄훼될 이유는 없어."
터스크는 살짝 불쾌하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아무래도 그에게 마파두부란 단지 좋아하는 음식 수준이 아닌 모양이었다. 알케미스트 자신으로 따지자면, 의술과 연금술을 합한 무언가와 비슷한 느낌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확실히 경솔한 발언이었다.
"으음, 내 생각이 짧았어. 사과할게."
"알면 됐어."
사과를 하자 터스크는 풀어진 표정으로 조용히 허브티를 들이켰다.
그러고 보면, 그는 어쩌다가 로도스에 오게 된 걸까? 자신처럼 의학이나 약학 쪽을 아는 것 같지도 않고, 스베노쉬처럼 로도스에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다. 타케미카즈치는…, 사례가 너무 특이하고. 아무래도 타키온과 비슷한 쪽일까. 하지만 그렇다기엔, 그는 「정의감」과는 무언가 다른 것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터스크는, 어쩌다가 여기 오게 된 거야?"
언젠가 말했던 적이 있던, '호기심을 가진 연금술사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공신력 있는 발언에 의거하여 알케미스트는 돌아가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질문을 들은 터스크는 허브티를 마시다 말고 안쥬를 살짝 쳐다보았고, 다만 그게 다였다. 동요하는 모습은 일절 보이지 않은 채, 그는 그저 나지막이 말했다.
방 밖이 소란스러웠다. 수많은 스탭과 오퍼레이터들이 불규칙적으로 내는 발소리, 제각각 친한 이들끼리 뭉쳐 만드는 대화소리. 잠에 들 때도 자신의 장비랑 헤어질 줄 모르는 이들이 로도스엔 제법 있었기에, 둔탁한 쇳소리 또한 가끔 들렸다.
알케미스트는 시계를 확인했다. 과연, 벌써 점심 무렵이었다. 방에 있어봐야 침대 위에서 얌전히 시간이나 보내고 있는 게 다였지만, 그렇다고 딱히 저들과 같이 식당으로 향하고자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침에 터스크가 만들어준 스파게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면 터스크도 지금쯤 식당에 있을까. 아무렴 하루 온종일을 그 곳에서만 지내진 않겠지만, 지금은 점심시간이니 있을지도 모른다.
"흐음…."
알케미스트는 터스크가 말해준 과거사를 떠올렸다. 하반신 마비인가, 지금은 나았다고 한들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었을텐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이야기하는 걸 보면, 아마 알케미스트 이외에도 여러번 이야기 한 적이 있는 모양이다. 아니면 단순하게 정신이 무척 견고하다던지.
"생각해보면, 그 과거사랑 취직 경위는 별 관련이 없었잖아…."
뭐, 이미 시간이 제법 지났기도 하고. 자신과 별 상관은 없었으므로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알케미스트가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고 있을 때였다.
알케미스트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드론의 카메라에 빨간 불이 켜졌다. 그녀가 뭘 하면 좋을지 몰라 허둥대고 있을 적에, 갑자기 풍수사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저는 이데아를 믿고 따르는 사제. 자연만물교의 교주 카이 민 런이라 합니다."
"어, 뭐, 뭐?"
평소와 판이하게 달라진 언행. 진지한 듯이 눈을 감고 있는 모습에선 곧잘 보였던 장난스런 모습은 조금도 찾을 수가 없다. 정말 그 풍수사가 맞긴 한 걸까 의심이 될 지경이다. 늘 입에 달고 살던 풍선보다 가벼운 언동은 어디로 가고, 어떻게 한순간에 득도한 선인 같은 분위기를 풍길 수 있는지. 그런 알케미스트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풍수사는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자연만물교가 믿는 것은 신이 아닙니다. 좀 더 단순하게, 자연과 이 모든 세계를 구성하는 섭리. 이데아라는 존재를 믿으며 해석해나가는 것이 저희의 교리입니다 이데아는─"
사이비라도 과연 교주는 교주. 저 긴 문장을 조금도 막히지 않은 채 읊고 있다. 허나 저렇게 혼자서도 잘 하는 모습을 보면 역시 따로 도움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그리 생각하던 차였다.
"─그래서-! 진지한 척은 이 쯤 하고, 오늘 자연만물교의 홍보를 도와줄 게스트를 모셔왔습니다-!"
"어, 어?!"
풍수사가 갑자기 뒤로 빠지더니, 알케미스트를 앞으로 내세웠다. 갑작스레 눈 앞에 닥친 카메라. 평소라면 별 생각 없었을 텐데,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전부 영상으로 남는다 생각하니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 난 애초에 거기 안 들어갔다니까…. 어, 음. 안녕하세요…?"
"자, 자. 조장님, 소개를 하셔야죠, 소개를-."
"어…, 연금술사를 하고 있는 알케미스트라고 합니다…? 잘 부탁…."
"에헤이, 그게 아니지. 좀 더 패기를 넣어서 해 봐. '내 약을 처먹고 뒤지지 않은 녀석은 없었다!' 같이."
"그런 약 안 만들거든?!"
"워우-, 방금 그 기세 좋았어!"
"너 말이야…."
"아무튼, 오늘 게스트로 나와주신 테라 최고의 연금술사-! 그 이름하여 알케미스트-! 박수-!"
박수소리가 잠시 알케미스트의 방 안을 울렸다. 풍수사는 드론을 조작해, 방을 찍도록 카메라를 돌렸다. 의학과 약학, 또는 생물 도감 등으로 빼곡한 책장, 형형색색의 시약이 담긴 플라스크가 늘어선 진열장, 그리고 공방을 올릴 수 있게 주문 제작한 넓다란 책상까지. 그 중 풍수사는 진열장 쪽에 관심을 보이는 듯 했다.
"자아, 그럼 어디 자그맣게 소개를 한번 해 봅시다-! 여기가 우리 알케미스트 씨의 방인데, 연금술사 답게 뭔가 많네-. 자자, 이건 어디에 쓰는 거야-?"
"아니 뭐…, 보는 대로인데. 자주 쓰는 것들을 미리 만들어둬서 보관하는 곳이야."
"오오, 그럼 이건?"
"함부로 만지지 말고…. 흡혈초 시약이야. 자상, 찰과상, 열상, 창상 등에 써.
"이건?"
"하늘꽃 시약이야. 웬만한 해독제는 다 그거 필요해."
"설마 이거 전부 치료할 때 쓰는 거야-?"
"그럼 그거 말고 뭘 자주 써야 해?"
풍수사는 명백히 실망했다는 표정으로 돌아왔다.
"에이- 그럼 뭔가 재밌는 약은 없어?"
"재밌는 약이라…."
잠깐 생각하던 알케미스트는 가방을 열었다. 책상 위에 순식간에 공방이 완성되고, 풍수사가 그걸 흥미롭다는 듯 지켜봤다.
"오호- 지금은 확실히 좀 연금술사 같네."
"뭐 인마?"
먼저 에어록의 껍질을 빻고 그걸 한 줌 쥐어 넣는다. 거기에 구름꽃의 꿀을 한가득 담아주고, 라테라노동굴거미의 독을 한 방울 넣은 뒤 잘 섞어주면.
"*부글거리는 초록 빛 액체*가 완성되지."
"그런 약 안 만든다고 하지 않았어?"
"뭐. 네가 재밌는 약 만들어 달라며."
알케미스트는 완성된 약을 풍수사에게 건네주었다.
"흐음- 내가 죽어도 드론이 다 찍고 있다?"
"안 죽는다니까."
풍수사는 약을 받아들고는 마시기 시작했다. 그 외관에도 아무런 느낌을 받지 않는 건지, 물이라도 마시듯 편안한 표정으로 일정하게 약을 비워나갔다.
흔들리는 팔에서는 조금의 감각도 찾을 수 없었다. 상체를 조금만 흔들어도 시계추마냥 흔들거리는 팔. 이건 이제 팔이 아니라 팔 모양의 어떤 줄이다. 완력이 아니라 장력에 의해 붙어있다 말하는 것이 옳다.
"검사 했잖아…. 내 신체능력 알잖아…."
듣는 이 없는 한탄이 허공을 맴돌다가 무의미하게 사라진다. 주먹을 쥐려는 시도만 해도 상완근에서 짜릿하게 머리를 꿰뚫는 통증. 알케미스트의 나약한 신체에 매그의 혹독한 체벌은 마치 재앙과도 같았다. 이대로라면 테라의 여타 지역들이 그러했듯 그녀의 팔은 누렇게 뜬 황무지처럼 되고 말리라.
…아님 말고. 그러나 그런 생각이 들 만큼 팔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심각했다. 의사로서 스스로를 진찰해 볼 때, 이건 분명 근육통이 생긴다. 3일? 5일? 일주일? 글쎄, 중요한 것은 그동안 최소 한 번 이상은 임무에 차출될 확률이 무척이나 높다는 것이겠지. 알케미스트는 다짐했다. 시말서엔 반드시 매그의 이름을 적어넣고 말리라.
"알케미스트 씨?"
흐느적거리며 방으로 돌아가고 있자니, 모퉁이 너머로 어슴푸레한 빛이 밝아왔다. 적지 않은 수의 산크타가 형광등이라 자조하는 광륜. 그 아래 짧게 묶은 은청색의 트윈 테일과 커다란 녹색 눈망울. 기억에 있다기보다는, 애초에 같은 델타의 일원이다. 어찌됐건 함께 임무까지 수행해봤던 사이.
코드네임 블랙 헤븐. 탄소를 조작하는 그 아츠에는 도움을 제법 받았었다. 그 뿐일까,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괴짜들이 많은 델타 내에서 아주 중요한 정상인의 일각이기도 하다. 임무 막바지에 웬 흉악한 배트를 만들어내 휘두를 땐 좀 무서웠긴 한데, 어쨌든간에.
"오오, 블랙 아니야. 마침 잘 됐다. 나 좀 도와줘."
"네? 그러고보니 좀 피곤하신 것 같긴 한데…, 괜찮으세요?"
두 팔이 이 꼴이어서야 뭣도 할 수 없으니 단념하고 있었다만, 협력자가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마침 외상이나 내상 따위를 치료하는 물약은 요리로 따졌을 때 계란 프라이 정도 수준인 기초 중의 기초. 자신이 뒤에서 시키는 대로만 해도 그럭저럭 쓸 만한 품질의 물약이 나올 것이고, 그럼 팔은 움직일 수준까지는 회복될 터. 그 뒤론 알아서 뭐라도 만들어 먹으면 된다.
일단 그렇게 생각하며 알케미스트는 말을 이었다.
"부탁할 일이 있어서. 일단 나랑 같이 내 방좀 가자."
"네에. 혹시 걷기 힘드시면 부축이라도 해 드릴까요?"
"응? 아냐아냐. 나 완전 멀쩡해. 애초에 내 방까지 거리가 얼마나 된다고."
가만히 되짚어 보자, 두 팔을 덜렁거리면서 하기엔 부적절한 이야기였다.
"괜찮아요, 이래 봬도 몸 쓰는 일 하나는 자신 있거든요! 부담 갖지 말고 맡겨 주세요!"
아무리 밝기가 애매하다지면 그렇게 짧은 간격으로 반복해서 번쩍거리면 눈 건강에 해롭다. 화내기도 뭣한데다 애초에 화낼 기력도 없는 바, 알케미스트는 시키려던 거나 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블랙 헤븐은 기어코 마지막까지 사과 한 번을 더 한 후에야 가방으로 다가갔다.
"뭔가…, 많은데요?"
"그거 다 안 써. 부르는 것들만 꺼내서 거기 올려놔."
해프닝은 좀 있었지만, 블랙 헤븐은 차곡차곡 알케미스트가 부르는 것들을 꺼내 올려놓았다. 손가락 세 마디 수준에서 순식간에 두 팔을 벌려도 부족할 길이로 변하는 호스라던가, 재료용으로 가공한 유리라 생각했더니 살살 문질러 펴 주면 제 모습을 되찾는 플라스크라던가. 연금술은 생각보다 신기한 도구가 많다고 블랙 헤븐은 생각했다.
"그렇지, 그 호스는 맨 왼쪽에 있는 거랑 연결하고."
"이, 이렇게요?"
"잘 하고 있어. 아, 그건 중앙에 있는 거기 안에 넣어. 알아서 펴질 거야."
안에 있는 걸 다 꺼내지 않아 평소보다 빈약한 공방이었지만, 그래도 제법 괜찮은 느낌으로 완성되었다. 다음은 재료를 꺼낼 차례다.
"거기 있지? 빨간 거."
"어…. 빨간 게 꽃이랑, 열매랑, 풀이랑, 깃털이랑…? 그리고 이거 산화철 가루 아니예요?"
"풀 꺼내 풀. 나뭇가지처럼 중앙에 곧게 뻗은 거 양쪽으로 이파리마냥 나온 거 있지?"
"이거요?"
"이파리 갈라진 게 세 개잖아. 다섯 개 짜리로."
알케미스트의 말에 따라 블랙 헤븐은 재료를 꺼내 책상 위에 늘어놓았다. 재료들을 넣다 뺐다 하느라 좀 섞인 게 있는 것 같지만, 나중에 자신이 정리하면 되는 일이니까. 필요한 재료가 전부 모인 걸 확인한 알케미스트는 다음 할 일을 지시했다.
"이제 두 번째랑 세 번째 플라스크에 물을 끓여."
"아, 네. 물은 어디서…?"
"? 세면대에서 받아와."
"…그래도 되는 거예요?"
"라면도 대충 수돗물 받아서 끓이잖아. 그런 거야."
"그런 건가요…."
애초에 증류수로 상처 치료 물약을 만드려면 들어가는 재료부터가 다르다. 가방에 있는 도구들도 다 꺼내야 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물약은 재생 포션이라 불러야 할 수준의 효능이 있다. 지금 그걸 쓰는 건 당연하지만 낭비고, 애초에 블랙 헤븐이 그걸 제대로 만들 수 있단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러니 그 환상이 미묘하게 깨졌다는 표정은 그만둬 주었으면 한다.
"그래, 그거 잘 젓고, 호스에 연결하면…, 기체가 타고 올라가는 거 보이지?"
"우와아…."
"됐어. 저러고 한 10분정도 놔두면 돼."
불꽃놀이를 처음 보는 어린아이처럼, 블랙 헤븐의 시선은 기체가 지나다니는 호스에 붙박혀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 정도로 신기한 건가? 어쩌면 알케미스트 자신은 매일같이 보는 광경이라 무뎌졌을지도 모른다.
"그럼 어떻게 해, 나 지금 팔 못 쓰는 거 알잖아. 아니 뭐, 정 그러면 내가 플라스크 입구 이빨로 까드득 문 뒤에 벌컥벌컥 마시는 방법도 있긴 한데…."
"아, 아뇨! 아뇨…."
블랙 헤븐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저번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뭐였더라, 분명 메리에게 장미를 건네줬을 때였나. 좀 당당해져도 될 텐데, 부끄러움이 많은 녀석이라고 알케미스트는 생각했다.
"뭐, 됐어. 남는 시간동안 사적인 이야기나 좀 해 보자. 분명 탄소를 다룬댔었지?"
"아, 네. 저번에도 보셨듯이,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 같은 것들을 만들 수 있어요."
"그러고보면, 저번의 검은 장미도 흑연이었던가…."
"아, 아와와와와와…. 그건 말하지 말아 주세요…."
"흐응, 아무튼간에. 그럼 다이아몬드도 만들 수 있어?"
그러자, 블랙 헤븐이 살짝 조심스러운 기색으로 대답했다.
"어…. 일단 만들 수 있긴 한데요…."
"오오오! 진짜? 진짜지?!"
세상에, 그 다이아몬드가 양산이 된단다. 그것도 일개 개인의 힘으로. 다이아몬드가 무엇인가, 보석 중에서도 명실상부한 최고의 인지도를 가진 보석이 아닌가. 그에 걸맞게 가격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녀석. 고작해야 반지름 6.5mm짜리 돌덩이가 500만 용문폐가량 할 정도다.
"어…. 근데 제가 만드는 건 인공 다이아몬드 취급이라서요."
"어?"
다만, 그건 자연산일 때의 이야기. 인공 다이아몬드는 자연산에 비해 가격이 9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으…. 게다가 광산업은 림 빌리턴 쪽이 사실상 독점인 거 아시죠? 저희가 무작정 만들어서 들고 가 봐야…."
"받아 줄 리가 없구나…. 그래…."
연금술은, 돈이 많이 든다. 그야 실패하면 재료가 합쳐지는 게 아니라 쌍소멸하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재는 비료로도 못 쓴다. 로도스의 월급이 부족한 것은 아니고, 애초에 재료도 비품 신청하면 제깍제깍 나온다만은. 연금술이란 게 원래 그렇다. 작정하면 3시간 안에 로도스 법인카드도 한도초과 시킬 수 있다.
"아쉽네...."
됐더라도 아마 어떤 부분에서 범법일 가능성이 높지 않았을까 하고, 블랙 헤븐은 생각했다. 그야 남들이라고 이런 생각을 한 번도 못 해보진 않았을 테니까. 그렇게 알케미스트가 시무룩해하고 있을 때였다. 10분이 지났는지, 호스에 가득해던 연기가 걷혔다. 그 반대쪽 끝에 연결된 플라스크에는 빨간색 물약이 가득 들어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먹이는 건가. 블랙 헤븐의 머릿속으로 오만 잡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2~3년 전만 해도 여고생이었던 두뇌는 아직 현역임을 과시하듯 마인드맵을 끝없이 확장시켜 나갔다. 해봤자 머리를 받치고 병을 기울여주는 게 다라는 기존의 상식을 스스로 깨부수는 모습이었다. 그옛날 읽은 순정만화의 내용이라던가, 친구와 대화하다 지나가듯 나온 화제 같은 것들이 어쩌면 나름의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야, 정신 차려. 이건 그저 의료 행위일 뿐이야. 블랙 헤븐은 그렇게 스스로를 세뇌하며 뻣뻣한 걸음걸이로 약병을 가지고 왔다. 눈은 빙글빙글 돌아가고 귀에선 스팀이 뿜어져 나와, 그 위에 냄비를 올린다면 잘 끓겠다 싶은 상태였지만 본인은 알아채지 못한 듯 했다.
"이, 이, 이걸 이제 알케미스트 씨에게 먹이면, 되는 거죠오…?"
"그치. 그러니까 한 번만 더 수고해서, 주방 가서 빨대 좀 가져와줘."
블랙 헤븐이 우뚝 굳었다.
"…네?"
"그러니까, 주름진 빨대 있잖아. 저번에 있는거 봤거든? 못 찾겠으면 근처 스탭에게…."
"빠, 빨대 말이죠. 네! 물론 빨대일 줄 알았어요! 네! 금방 가져올게욧!"
영문 모를 소리를 하며 블랙 헤븐은 달려나갔다. 마지막에 혀를 씹은 것 같은데, 괜찮으려나. 가뜩이나 지난 임무에서 불상사가 있기도 했으니 원.
돌아온 블랙 헤븐은 수상할 정도로 심하게 구겨진 빨대를 하나 들고 있었다. 우와, 뭐야 이거. 아무리 빨대라지만 완력으로 이렇게까지 구겨지는 건가? 이래선 거의 커피스틱이다.
"여, 여기요…."
블랙 헤븐은 왜인지 알케미스트하고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이유가 뭘까.
아무튼, 알케미스트는 만들어진 물약을 비웠다. 팔도 심하게 움직이지만 않으면 고통이 없는 수준까지는 회복되었다. 사실상 평범한 근육통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좋아, 됐다. 이렇게까지 도와줘서 고마워."
"아, 아뇨. 그…, 네에…."
"그냥 보내는 것도 섭하니까, 잠시만 기다려봐."
"네, 네?"
가방 속에 있던 나머지 도구들을 연결해 공방을 완성하고.
불은 필요 없으니 치워버리고, 가장 먼저 투하하는 것은 증류수. 그리곤 카스 잎을 꺼내 진액을 주우욱 짜 넣는다. 마지막으로 아사히꽃 가루를 한 스푼 털어 넣은 뒤 잘 섞으면.
"자, 완성이다."
속내를 드러나게 해 주는 약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곤 싶지만, 이건 딱히 대단한 게 아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미성년자도 먹을 수 있는, 먹자마자 취하는 술 정도일까. 애초에 결과적으로 취한 것 처럼 보일 뿐이지, 술도 아니었다. 그냥 취하는 약 정도. 때문에 알케미스트는 딱히 좋아하는 약은 아니었다. 취하고 싶으면 그냥 술을 마시면 된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었다.
"어…, 음…. 감사합니다….?"
블랙 헤븐은 자신에게 건네진 약을 마셨다. 탄산 특유의 톡 쏘는 느낌, 그리고 약을 먹는 듯한 무언가 쓴 맛. 둘 다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기에 그녀는 효과를 궁금해하며 약을 비웠고,
나는 올해로 [데이터 파손]이 되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기록 관리관인 가이노이드입니다. 이름은 안젤라입니다.
기록을 관리하고 있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써본 적이 없어 사람들이 쓴다는 일기를 한번 써 보자 합니다.
오늘은 평소와 같은 날이었슴니다. 갑작스레 기록을 찾아야 했던것만 아니라면요. 보아하니 새로 합류한 오퍼레이터 같았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꽤나 높은 열람 권한을 가지고 있어 꼼짝없이 찾아주어야 하였지요. 그 권한도 궁금하기는 하였지만 무언갈 너무 깊이 파고드는 것은 좋지 않으니 생각은 그만두고 말하는 기록을 찾아주었지만 참 특이한 이였습니다. 오니인데 뿔이 없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찾던 기록이 몇년 전에 퇴사한 이의 기록이었지 뭡니까? 왜그것을 그 사람이 찾았는지 참 알수 가 없었지요. 그러면 나머지는 평소외 같았으니 오늘은 여기서 그만 두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