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아아 머리가 안돌아가.
>1596243847> [Fate] 이거저거 AA나 스토리 준비하는 어장. :: 168
소각식◆.8SXd3bCmw
2020-11-12 21:35:00 - 2025-01-26 19:23:34
142 소각식◆.8SXd3bCmw (qaLl6WOKP6)
2022-07-27 (水) 13: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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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기 브리튼.
대륙에서 바라본 해안선이 백악(白堊)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알비온(Albion)이라 불리던 이 섬은, 한때 로마 제국의 속주였다.
세금 문제로 인해 여왕 부디카가 반란을 일으키는 등, 제국 본토와 그리 양호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제국의 위광이 이 백악의 섬을 외적에게서 지켜주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익은 과실은 이내 썩어 떨어지기 마련이라. 로마 제국은 동과 서로 분열되었으며, 국력이 크게 쇠한 끝에 브리튼을 비롯한 갈리아 지방의 통제권을 상실하게 된다.
그리고 로마의 보호를 잃은 브리튼은, 주트족, 색슨족, 픽트족과 같은 이민족들의 침공에 시달리게 된다.
...라는 것은 사실(史實, Historia)의 이야기.
신화(Mythology)의 영역에서 세상은 신대--신화와 전설이 살아숨쉬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인대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브리튼은 사실상 유일하게 신대가 끝나지 않은 땅이자, 세상을 다시 신대로 되돌릴 수도 있는, 신비와 인간의 전쟁이 벌어지는 땅이었다.
「브리튼의 외적」이란 비단 인간뿐만이 아니라, 브리튼에서밖에 살 수 없게 된 신대의 환상종들까지 포함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브리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멸망해야만 했다. 그것이 별과 인류 전체의 의지였다.
그런 종말이 확정된 땅에서, 왕이 되고자 하는 자들이 있었다.
운명에 절망하여 모든 것을 끝내고자 하는 자.
하다못해 평온한 멸망을, 안식을 바라는 자.
왕이 되기 위해 태어났고, 되어야만 하는 자.
--그리고,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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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밤, 망토를 깊숙이 뒤집어쓴 한 여인이 황급히 어디론가 마차를 몰고 있었다.
한참 동안 진흙투성이의 길을 질주하던 마차는 이내 성문에 다다랐다.
궃은 날씨에 경비를 맡게 되어 투덜거리던 병사는 검문을 위해 여인에게 내려오라고 손짓했다.
그러자 여인은 자연스럽게 마차에서 내리며 경비병의 손을 꼬옥 잡았다.
여인의 부드러운 살보다도 좋은 딱딱한 황금의 감촉에 경비병의 입가가 누그러지고, 그는 마차에 실은 짐을 확인하려던 동료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동료 역시 가볍게 웃고는 무성의하게 수레에 실린 짚단을 가볍게 쿡쿡 찌른 후, 검문을 끝냈다.
너무나도 간단히 성문이 열리자, 여인은 지체하지 않고 마차에 올라 말을 채찍질했다.
비바람은 점점 거세져, 이제는 칠흑같이 어두운 하늘을 찢을 기세로 번개까지 치고 있었다.
온 마을이 숨죽여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가운데, 여인은 번개가 번쩍일 때마다 고고히 그 자태를 드러내는 십자가--수도원을 향해 달렸다.
쿵쿵쿵-!
여인은 비바람에도 묻히지 않을 만큼 큰 소리로 수도원의 문을 두드렸다.
끼익-.
"이 밤중에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이내 문이 열리고, 인자한 얼굴의 사제가 여인을 맞았다. 사제를 본 여인은 아무 말 없이 망토를 걷어올려 자신의 얼굴을 드러냈다.
"...! 어째서 이런 위험한 짓을...! 당신을 노리는 무리가 많다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제 아이가 위험합니다. 도와주세요."
여인의 얼굴을 보고 크게 놀란 사제는, 이내 여인의 말에 얼굴을 굳히고는 그녀를 따라 마차의 짐칸으로 들어갔다.
사제가 짚단을 헤치자, 온몸에 부상을 입고 얼굴이 까맣게 변한 채, 마치 죽은 듯이 누워 있는 기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로웨나, 그 마녀의 술수입니다. 일찍이 우서 펜드래곤을 독살한 그 독이에요."
"오, 주여. 그 사악한 것이 또다시 세상에 나와버렸단 말입니까...!"
사제의 머릿속에, 선왕께서 돌아가신 그날의 풍경이 떠올랐다.
우물이 통째로 독에 오염되어, 선왕을 비롯한 수백 명의 사람들이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가,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굳은 채 숨이 끊어지는 참혹한 모습.
그것은 마치, 이 나라가 아무리 발버둥쳐봤자 더 큰 고통이 기다릴 뿐이라며, 사람들의 희망을 짓밟는 듯한 광경이었다.
"...어쨌든, 빨리 안으로 옮깁시다."
사제와 여인은 힘을 합쳐 기사를 들어올려, 수도원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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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 무너지고 드러난 지하의 공동에서, 두 마리의 용은 섬의 명운을 걸고 싸우고 있었다.
붉은 용은 과거부터 이 섬에 살아왔던 자들을 위하여, 하얀 용은 미래에 이 섬에 살아갈 자들을 위하여.
그 모습을 지켜보던 현재를 바라보는 눈을 가진 예언자는 붉은 용을 선택했다.
그리고 남은 하얀 용이 선택한 것은--
"...여기는...?"
당신은 왠지 모르게 불쾌한 기분을 느끼며 눈을 떴다.
주위에 보이는 것은 칙칙한 천장과 간소한 가구, 그리고 벽에 걸린 십자가.
이민족의 침략이 심해지기 전에 종종 방문했던 수도원의 풍경이다.
당신은 문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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