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3847> [Fate] 이거저거 AA나 스토리 준비하는 어장. :: 168

소각식◆.8SXd3bCmw

2020-11-12 21:35:00 - 2025-01-26 19:23:34

0 소각식◆.8SXd3bCmw (wDjucsaBls)

2020-11-12 (거의 끝나감) 21:35:00

으아아아 머리가 안돌아가.

128 소각식◆.8SXd3bCmw (Yfq/61g6GY)

2022-03-24 (거의 끝나감) 18: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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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전신 구속구에, 안대와 귀마개까지 씌워진 채, 나는 감옥으로 향하고 있다. 아마도.
쥐도새도 모르게 빼돌려져서 인체실험을 당하거나 변태들에게 농락당할지 어떻게 알아?

나는 입에 재갈이 물리는 순간까지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재판을 받을 권리를 주장했으나,
이 뿅뿅들은 고장난 듯이 아카데미로 오면 모든 것을 덮어줄 수 있다고 말할 뿐이었다.

내가 아카데미에 입학하는 것을 거부한 이유는, 처음에는 진부한 이야기에 대한 거부감이었다.
의식주조차 만족스럽지 못할 때에는 오기로 버텼고, 지금은...그냥 이 세상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아카데미에 입학해라.]

아카데미에 입학하면 이 부조리함이 없어지고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건가?

[아카데미에 입학해라.]

긍정인지 부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젠 절대로 안 간다.
차라리 입학이 의무였다면 이해했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일종의 탈영병이니, 이런 취급에도 약간의 개연성이 생긴다.
하지만 분명 선택지를 줬으면서 거절하면 범죄자 취급이라니, 이건 뭐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된 이상, 평생 감옥에서 썩어주마. 적어도 네 뜻대로는 되지 않아.)

믿을 수 없는 선의보다는, 믿을 수 있는 악의가 훨씬 낫다.
단순한 고통은 익숙해지면 그만이고, 에로게에 나올 법한 쾌락은 뇌 빼고 즐기면 그만이다.
신의 진짜 목적이 나를 망가뜨리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럼, 우선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고통에 익숙해져 볼까...)


===


영겁과도 같던 어둠이 걷히고, 나는 빛의 세계로 돌아왔다. 빛의 세계라고 해 봐야 감옥이지만.

신체검사를 명목으로 여기저기 만져지고, 죄수복으로 갈아입고, 최소한의 보호조치도 없는지, 남자들만 가득한 방에 던져졌다. 이 무슨 인권침해인가.
같은 방 사람들의 면상을 보니 그야말로 살인자에 강간범에 사기꾼의 관상이었다. 그리고 관상에 걸맞게 상황 파악이 끝나자마자 내 옷을 찢으려 들었다.

"정말이지. 손톱을 뾰족하게 길러두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니까."

퉤. 나는 입안에 들어온 살점을 뱉어낸 후, 피투성이가 된 방 안을 둘러보았다.
능력 봉인용 구속구가 채워져 있다고 방심했는지, 팔을 못 쓰게 한다는 아주 간단한 상식도 까먹어줘서 가장 만저 달려든 놈 눈깔에 손톱을 박아 도려내고, 나머지는 이빨이랑 사지가 부러지는 대가로 어찌저찌 전부 죽일 수 있었다.

역시 호랑이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사는 법이지. 오래 고통스러울 뿐이라고? 사지가 뜯어먹히더라도 눈깔을 찌르고 이빨로 XX를 깨물어서 찢어발기면 어떻게든 되겠지!

[아카데미에 들어가라.]

그냥 주인공이나 가지고 놀아...나는 평범하게 감옥에서 썩을 테니까.


===

첫날부터 화려하게 저질러준 덕분에, 나는 독방에 배정되었다.
그리고 강간범의 상이라고 말했던, 나에게 눈깔이 뽑혀서 죽은 녀석은 알고 보니 높으신 분의 망나니 도련님이었다고 한다. 클리셰구만.
내가 남자들이 있는 방에 배정된 것도 정황상 망나니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인권도 없는 여자애 하나를 장난감으로 바친 거려나.

하여튼, 그래서 높으신 분이 제 자식놈이 죽었다는 소식에 빡쳐서 날 고문하라고 한 것 같다.
거꾸로 매달린 채 샌드백이 되기도 하고, 물을 먹기도 하고, 전기 의자에 앉기도 하고...
보통 고문이란 대상에게서 모종의 정보를 끌어내기 위해 쓰이곤 하는데, 나에게는 가령 "아카데미에 왜 안 가려고 하느냐" 같은 질문도 없이 고문만 했다.
그래도 하반신이 못 볼 꼴이 된 채 죽은 망나니가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그쪽" 고문은 없었던 게 다행일까.

원래 몸이 고통스러우면 정신도 약해지기 마련인데, 나는 이상하게도 그런 게 없었다.
오히려 고문에도 조금씩 익숙해져서, 이제는 전기충격을 받으면서도 혀 꼬인 소리로 "변호사 불러 개XX들아!"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아카데미에 들어가라.]

아카데미에 들어가면 변호사 붙여줄 거라고? 아니, 들어가든 말든 변호사 선임의 권리가 있다고요.
이젠 간수들도 나를 무서워한다. 하긴, 나 같아도 무서워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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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라, 각성자들이여! 진화한 신인류로서, 미개한 구인류의 속박을 벗어던져라!"


시대착오적인 우생학 신봉자...생각해보면 여긴 판타지니까 우생학이 옳을 가능성이 존재할지도? 어쨌든 인권에는 어긋나는 사상을 지닌 이상한 놈이 나타나 감옥을 때려부수고 있다.
나 이거 알아. 영화 중후반부 쯤에 악당 보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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