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중 : [1:1/SF/Girls] 𝑪𝒀𝑩𝑬𝑹𝑷𝑼𝑵𝑲: 𝑵𝑰𝑮𝑯𝑻𝑭𝑨𝑳𝑳

0 A caprice for the prodigal ◆h5e760Gq82 (a0Tit.Wr4.)

2024-11-20 (水) 01:26:10

당신의 종착점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터미너스 시티. 예전에는 뭔가 좀더 낭만적인 이름으로 불린 적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이 이름으로 충분하죠. 괜찮은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에 들어오거나 여기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저마다 내면의 어떤 끝을 맞이하게 되니까요.

이전에 다른 이름으로 불렸을 때는, 메가코프들의 연구단지와 휴양지가 같이 들어선 이상하고 재밌는 도시였죠. 연구단지가 위치해 있으면서도 빼어난 자연경관이 깨끗하게 보존되고 있는 터미너스의 해안선은 미국의 앞에 환하게 펼쳐진 미래를 축약해놓은 것만 같았어요.

물론, 그래요, 터미너스 시티의 해안은 여전히 아름답고, 연구단지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제 일을 하고 있어요. 그저 그 전쟁들 이후로, 이 땅의 실질적 통치자가 연방 정부에서 메가코프들로 바뀐 이후로는...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어선 이후로는... 광전자 폭격의 영향으로 미세하게 바뀐 대기 조성이 빚어내는 보라색의 하늘 아래에서는, 더 이상 예전처럼 내일을 명확하고 낙관적으로 내다볼 수 없게 되었을 뿐이죠.

그러나 여전히 터미너스 시티를 원하는 이들은 많아요. 전쟁의 영향을 거의 빗겨간 덕에, 그나마 전쟁 전에 가깝게 살 수 있는 도시는 저 멀리 나이트 시티와 이 터미너스 시티를 빼면 정말로 드무니까요. 두 정부와 메가코프들의 협약으로 인해, 신연방 정부의 헌법과 자유주 연맹의 연맹법 둘 중 어디에도 영향받지 않는 만큼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고, 이 어지간한 카운티만한 도시에는 그만큼 일감도 즐길 거리도 넘쳐나지요. 하지만 주의하세요, 다른 곳보다 더 다양한 일들을 겪을 수 있다는 말은 당신이 더 다양한 방식으로 엿을 먹을 수도 있다는 뜻이죠.

그럼에도 결국, 행운은 과감한 사람에게 미소짓는 법. 그리고 더 이상 물러설 이유가 없는 사람보다 과감한 이는 없는 법이죠.

당신의 종착점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 나레이터

645 타샤주 ◆tncXuTuB1o (w6tGmUp7Qw)

2024-12-29 (내일 월요일) 17:08:09

https://ibb.co/71v3Jzf

>>644 선물이요!!!!!!

646 타샤주 ◆tncXuTuB1o (w6tGmUp7Qw)

2024-12-29 (내일 월요일) 17:11:23

>>643 으엥 우리 마눌고양이 왜 착잡허무했어 8ㅁ8 일루와 내가 잔뜩 껴안아줄게 (복복복 쓰담쓰담 꾸와아아아압)(뽀!)

의도하진 않았는데 어째 선물 타이밍이 괜찮았군... 후후 😌 리엔주의 기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그리고.
어쩔수없어요.
나에게 형사님의 어떤 행동은 곧 기대의 조건반사임 (부담스럽다면자제합니다알랍뷰.)

>>644 아니 왜 리엔주한테 시키시죠!! 🤔 그러고보니 곧 저녁시간이네... 김에 리엔주도 맛난 식사 하고 오자!!

647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17:13:05

648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17:19:06

리엔이 이렇게 회한에 쩔어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이유는 대개 뒷사람 이슈입니다. 원래 리엔서사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을 때 이 𝓢𝓪𝓮𝓴𝓴𝓲를 찍으면 대충 맞는다. 역시나 이번 이야기도 어장 만악의 근원에서 출발한다.
그래도 타샤주와 이렇게 만난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이러니하네.

...당신때문에 형사님이 반띠동갑 애깅이한테 자꾸추근거리게되잔아잇!!!!!

그게말이지 후식은 자기가 쩐주하겠다고 딜을해왔거든
아오

649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17:21:34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이자면... 타샤주는 타샤주가 해야 할 일이 아닌데 남이 뭐 시키면 쓸데없이 잘해주지 마... (파르르)
내가 계란볶음밥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다는 걸 안 이후로 맨날 계란볶음밥 해달라고 땡깡부린다...

650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17:22:16

그림은 차분히 곱씹으면서 저녁먹고 올게. 아 저녁내내 오딱구미소가 얼굴에서 안떠나게 생겼네... 타샤주가 매번 이렇게 예쁜 선물 막 해주는데 난 뭘 해줘야 되려나

651 타샤주 ◆tncXuTuB1o (w6tGmUp7Qw)

2024-12-29 (내일 월요일) 17:28:31

>>647 짤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
이사람 왤케 웃긴짤이 많지 폴더 공유해줘요 (안됨! 스스로 채워라)

>>648 d아니 하 웃 웃긴데울어... 웃퍼... 이잉 8ㅁ8 잔뜩 쓰다듬어줄거야 형사님도 리엔주도... ㄴ아주그냥 완전 행복하게 즐겁게 만들어줘버리겠어요 각오해라 난 사랑의 자제를 모르는 인간이거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뭐 어때~~~ 타샤도 그만큼 추근거리는걸 우헤헤 우헤헤 😏 뭔가 나중에 타샤한테 나이 이야기 하면 그런 말 할지도

리엔: 너랑 내 나이차면...
타샤: 더 좋은 거 아냐? (대충 개꿀이죠 mood로 반문)

이런거
어우 뻔뻔해 어이없어 (딸래미 등짝때림)

아니 그런 딜을
🤔...... 맛있는걸로 잔뜩 사달라구 하자 케이크 아이스크림 다 먹어 (???)

652 타샤주 ◆tncXuTuB1o (w6tGmUp7Qw)

2024-12-29 (내일 월요일) 17:31:13

>>64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 이거...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이네... 새겨듣겠습니다... 아아 학교와 회사에서 통하는 법칙이 집에서도 적용된다니 😇
근데 계란볶음밥 맛있겠다 < ? 탐내는 사람이 늘었음

>>650 에헤헤 마음에 들었다니 기뻐요 🥰🥰🥰 응, 맛있게 먹고 와! 그리고 해줄 거? 지금 나와 놀아주고 있는 것이 뭔가를 충분히 해주는 것이니 그저 받고 행복하시면 됩니다 ☺️

653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18:08:41

편의점에서 하겐다즈 통을 사버리겠어. (효율은 내다버리고 등본메이트 카드에 빡딜을 박겠다는 의지로 가득참.)

놀라운 사실 뭔지 알아? 나는.. 짤폴더를 실시간으로 채운다
얼마 전에 한번 싹 비워내버리기도 했고.. 새로 찾을 때마다 뭔가 전에 못본 걸 찾는 재미가(이사람 짤폴더로 포켓몬해요;;)
아니 근데 타샤주도 이걸 탐내면 어떡해. 타샤한테 대신 먹이세요 헤이란이 해준다

타샤주 나이차커플 엄청좋아하는구나. (쑤다다다담)

654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18:09:09

...진짜 통아이스크림을 사버리겠어. (멀리 대형마트까지 갔다와야될 심부름 추가됨.)

655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18:11:12

나가기 직전에 밍기적대다 개쩌는거 찾음.

656 타샤주 ◆tncXuTuB1o (w6tGmUp7Qw)

2024-12-29 (내일 월요일) 18:18:15

>>653 >>654 하 왤케웃프지 이건 하겐다즈 3통 사도 이해합니다... 이 날씨에 대형마트 심부름???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사도 ㅇㅈ 호텔케이크 주문해도 ㅇㅈ
맛난걸로다가 싹싹 긁어오자 😏 리엔주는 무슨 맛 아이스크림 제일 좋아해? 나는 딸기랑 녹차랑 바닐라가 좋아 ☺️ (너무 많이 좋아함)

근데 실시간으로 채워지는 거였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짤폴더로 포켓몬한대 재밌겠다 나도 할래 (??) 짤줍 재미들리면 헤어날 길이 없지... 이해한다... 나도 한때 짤 줍는다고 인터넷을 돌며 별 희한한 짤 다 찾고 다녔는데ㅋㅋㅋㅋㅋ

하지만 계란볶음밥. 맛있게하기힘든걸. 흥미.
그려 내가 못먹으니 타샤에게 먹이겠다 가서 먹고 와라! (타샤: (디저트거리를 주섬주섬 챙겨간다...))

😏
히히 히힣 히...
응 맞아... 나이차커플. 연상연하. 최고.

>>655 이것뭐에요
개귀여워

타샤 지금 폰도 딱히 없고 칩 통화도 막혀있는데 (갱단이랑 수신 가능한 무전기 비슷한 것만 있음) 이건 워치형 전화기를 사라는 계시군... 가보자고 (?)

657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20:58:23

본질적으로, 사이버웨어 안구라는 것은 인간의 원래 안구를 최대한 모방하여, 그 모방체에 더욱 진보한 기술을 덧붙여나가는 것을 그 기초로 삼고 있다. 또한 사람의 안구, 특히 홍채는 사람의 감정 혹은 정신상태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기관들 중 하나이며, 또한 그런 반응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기관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터미너스 시티에서 화려하고 삭막한 멸망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약점이기에, 상당수의 사이버웨어 안구 모델은 '최적화'라는 명목 아래 감정 및 정신상태에서 기인하는 전기신호를 차단하고 오로지 광학적인 피드백만을 받아 조리개 및 렌즈 간격을 조정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특히 솔로들이나 테키들이 사용하는 것은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하며, 이런 감정에서부터의 피드백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사이버웨어 안구를 사용하는 것은 대개 로커보이나 언론인, 서비스업 종사자 등의 사람과의 교류를 중시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뿐이다.

그러나, 닥터 칼리노프스키는 그 기능을 살려두었다.
자신의 딸에게 물려준 유산이 딸을 기계로 만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었을까?

# 답레 쓰다가 머리글이 마음에 들게 나와서 플레이버 텍스트 겸 슬쩍 맛뵈기

658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21:39:40

(리엔 체격 정커퀸st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묘하게 자리야st 돼가는 중...)

659 타샤주 ◆tncXuTuB1o (w6tGmUp7Qw)

2024-12-29 (내일 월요일) 21:42:52

(글이 너무 예뻐서 산화.)

조금 눈 붙이고 왔다 😴 리엔주 식사 맛나게 했어?

>>658 (좋음)(?)

660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21:54:39

어라 타샤주 떡대 좀 있는 편이 좋구나...?! (황급히ctrl+z연타)
응, 거기다가 통아이스크림을 (작은거지만) 혼자 하나 다 먹는 몹시방탕나쁜짓까지 저질렀어. (흡족)

661 타샤주 ◆tncXuTuB1o (w6tGmUp7Qw)

2024-12-29 (내일 월요일) 22:08:45

>>660 뭣 아니 둘다 좋아!!! 어느 쪽이라도 좋다는 뜻이었다 🤭 나는 딱 그 중간쯤으로 생각중이었는데 슬렌더 (비교적) 도 좋아요 👍

헉 그거 최고잔냐!!!
맛있었겠다!! 🥹 주말 최고의 일탈을 즐겼구나... 무슨 맛으로 먹었어? 브랜드는 하겐다즈?

662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22:50:08

파스퇴르였어. 우유맛. 체격은... 후후후, 그려지는 대로 그려볼게.
그보다 타샤주의 파편화된 수면패턴이 걱정인데... 몸 괜찮아? 누적된 데미지 훅 온다?

? (후일담격으로 쓰는 hr 아래의 글이 몹시 센서티브.)
(이래도 되나?)

663 타샤주 ◆tncXuTuB1o (w6tGmUp7Qw)

2024-12-29 (내일 월요일) 23:05:52

우유맛!! 맛났겠다 🤤 파스퇴르 맛있지... 는 그린다고?? (놀란 상태로 멈추다) 크아아악 크아아악 크아아악 8ㅁ8 두근두근이야!

몸은 괜찮다! 조금 졸린 것만 빼면 다른 건 말짱해~ 한번 잘 때 제대로 자야하는 게 맞긴 한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다 (??)

(팝콘 미리 튀겨놓기)
(센서티브 글 오히려 좋아 GABOJAGO)

664 헤이란 - 타샤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23:09:10

본질적으로, 사이버웨어 안구라는 것은 인간의 원래 안구를 최대한 모방하여, 그 모방체에 더욱 진보한 기술을 덧붙여나가는 것을 그 설계의 기초로 삼고 있다. 또한 사람의 안구, 특히 홍채는 사람의 감정 혹은 정신상태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기관들 중 하나이며, 또한 그런 반응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기관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터미너스 시티에서 화려하고 삭막한 멸망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종종 약점의 노출로 직결될 수 있기에, 상당수의 사이버웨어 안구 모델은 '최적화'라는 명목 아래 감정 및 정신상태에서 기인하는 전기신호를 차단하고 오로지 광학적인 피드백만을 받아 조리개 및 렌즈 간격을 조정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특히 솔로들이나 테키들이 사용하는 것은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하며, 이런 감정에서부터의 피드백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사이버웨어 안구를 사용하는 것은 대개 로커보이나 언론인, 서비스업 종사자 등의 사람과의 교류를 중시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뿐이다.

그러나, 닥터 칼리노프스키는 그 기능을 살려두었다.
자신의 딸에게 물려준 유산이 딸을 기계로 만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었을까?

헤이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언가 말을 하려면 입에 뭘 올릴 수는 있었다. 너 그렇게 살다가 사람 잘못 만나면 뒤통수 호되게 맞고 가진 거 다 털리고 어디 팔려간다. 이 신이 버린 도시에서 뭘 믿고 나한테 책임감이니, 다행이라느니. 왜 그렇게 말하냐느니.

그야 나는 밑빠진 독이니까. 망가진 그릇이니까. 절정부에서 연재가 중단된 웹소설이니까. 완결되지 못하고 죽어버린 이야기를 끌어모아 사람 모양으로 빚다 만 것이고, 끝맺지 못하고 어그러지고 망가진 것들로 이루어진 컴플렉스 덩어리니까. 무엇 하나 제대로 마치지 못하는, 아무것도 아닌 실패자이니까. 그렇기에 네가 나에게 하나둘씩 건네어주려다 보면 정말로 한도 끝도 없을 거라고. 그리고 결국 너도 나를 떠나가겠지. 그러니까... 조만간에 네가 나를 떠나갈 때, 네가 내 속에 뿌리를 너무 깊이 내리고 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헤이란은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팍을 매만져보았다. 아직도 불똥이 군데군데 묻어 타오르는 시커먼 구멍이 뻥 뚫려있는 것만 같았다.
"사과라던가, 책임진다는 말은... 범주를 명확히 정해두고 신중하게 해야지. 너 그러다 큰코다친다."

그러나 그 말이 타샤에게 닿았을런지는 모르겠다. 한계용량을 초과한 취기를 견디지 못한 타샤가 그대로 의식을 꺼뜨려버렸기 때문이다. 헤이란은 팔을 내밀려 했다. 아니, 팔이 너무 딱딱한 것 같아서, 대신 품으로 받아안았다. 자신이 가진 부분 중에서 그나마 아직 조금이라도 인간답고, 조금이라도 따뜻한 부위로. 어깨를 붙잡아줄 팔이 이 모양 이꼴인 건, 어쩔 수 없었지만.

헤이란은 알코올 악취가 섞인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자신이 항상 쓰고 있던 익숙한 가면을 거머쥐려 했다. 그리고 대놓고 타샤가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로 핀잔을 주었다.

"이럴 거 같더라."

크게 궁시렁대는 소리에도 그저 미동없이 품속에서 잠들어버린 타샤를, 헤이란은 착잡한 눈길로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한동안 그렇게 있었다. 그렇게 타샤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헤이란은 자세를 바꾸었다. 타샤의 오금 밑에 반대쪽 팔을 집어넣고, 타샤의 어깨를 붙든 팔을 좀더 탄탄하게 고쳐쥐었다. 불길한 예감은 항상 틀리지를 않는지~ 하고 TCPD의 경관들 사이에 떠도는 출처불명의 한 소절짜리 유행가를 흥얼거리며, 그녀는 타샤를 천천히 안아들었다.

술이 좀 된 몸으로 테라스 난간을 넘어다니고 싶지는 않고(혼자 몸으론 골백 번도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을 안아들고 넘어가는 것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입주자의 허락도 없이 옆집 문을 개방(물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현관 벽에 난 구멍은 바로 그 다음날 고쳤고... 아무래도 손님에게 침대를 내어주는 게 편하겠다고, 헤이란은 결론을 내렸다.

그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다. 한밤중일 수도 있고, 새벽일 수도 있고... 타샤는 육중한 두통과 함께 눈을 떴다. 실내는 쾌적하고도 건조했다. 얇은 섬유로 된 담요가 덮여있어, 몸이 너무 차갑지도 않았다. 아니 몸이 차갑지 않은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게 명백했다. 명백히, 타샤는 지금 자신의 몸이 따뜻하고 탄탄한 무언가에 파묻혀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이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도 주변 사물을 정확히 분간할 수 있는 타샤의 눈을 동원할 필요까지도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어깨를 살며시 감싸안고 있는 익숙하리만치 굵은 팔뚝과, 자신을 옴짝달싹못하게 눌러두고 있는, 타샤의 허리만한- 그리고 트레이닝 팬츠가 입혀져있는 허벅지까지도. 공기 중의 흐릿한 술냄새가 타샤가 넉다운되기까지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데 쓰잘데없는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았다. 나직한 숨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하자면,
애착인형 꼴이 되어있다 이 말이다.

# hr 아래의 부분은, 막레로 받고 후일담 썰풀이해도 되고 아니면 답레를 써도 되고. 타샤주 편할 대로 해줘.

665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23:09:49

((춘잣.))
(푸다닥닥닥 도망감)

666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23:19:55

>>663 보여줄까?
그렇게 대단한 솜씨는 아니지만...

667 리엔주 ◆UgUc96Awuo (tc6X9ZnaTk)

2024-12-29 (내일 월요일) 23:23:06

(한편 vest with harness를 검색하니까 공사현장에서 쓰는 산업용 하네스가 한무더기 나오는 현실을 마주한 리엔주...)

668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0:21:04

몬 살 아 (셀프로 머리를 깬다)
또 잤 어... 답레보고 정신 차리기 이잉 난 바보야 🫠

우와아아아아아악근데껴안고있자나크아아아아악
하아아아아아아너무좋아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665 어디갓!! (뒤늦게 쫓아가본다)(우다다)

>>666 ㄴ ㅔ !!!!!!!!!
🥹🥹🥹

>>667 뭣 하네스
아니 근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영문으로 하네스 치면 산업용 하네스 나오더라... vest strap harness나 vest strap harness costume...? 으로 검색하면 우리가 아는 그게 나오는 것 같아!
는
왜 하네스
하네스?? (눈이반짝반짝)

669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0:25:19

영원히 애착인형으로 남고 싶다 (타샤: 내 의견도 들어)

하 쓰읍 답레를 쓸까 썰풀이를 할까... 조금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일단 머리가 아직 덜 깬 관계로 🫠 좀 더 음미하고 정신 차릴 시간 필요
크악
아악 나 왜 잤어 (머리 깸!)

670 리엔주 ◆UgUc96Awuo (fDLVb2wDMs)

2024-12-30 (모두 수고..) 00:29:48

이게 아직 그리는 중이고 완성할지도 미지수라서... 그림 접은 지 꽤 됐는데 지금 먼지앉은 인튜어스 벽장에서 꺼내서 먼지탁탁털고 그리는 거라. 조금 부끄럽긴 하네. 👀
지금 있어? 중간샷이라도 괜찮다면 잠깐 보여줄까 하는데

아 그거 저번에 보여준거 있잖아요
베스트만 입으면 섭섭해서 거기에 하네스까지 씌우려구
후후후후후.

671 리엔주 ◆UgUc96Awuo (fDLVb2wDMs)

2024-12-30 (모두 수고..) 00:30:49

>>669 잠깐잠깐 자는 거 말고 아예 푹 자기를 시도해보는 건? (쓰담쓰담) 타샤주 이번학기 고생 너무 많이 한 것 같아. 답레 썰풀이 어느 쪽도 환영이니 생각은 천천히 해보구.

672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0:33:03

>>670 괜찮아!!!! 나도 한참 그림 안 그리던 거 나이트폴 시작하고 다시 그린거라 (그래서 모든 그림이 트레틀이다...) 엉망진창인데 리엔주 항상 좋아해줬구... 타블렛 먼지 털고 그려주는 건데 안 좋아할 수 x 벌써 최고인
중간샷? 너무 좋아 응 보여주세요 🥹

그리고 (짤)
배운 사람
배운.사람

673 리엔주 ◆UgUc96Awuo (fDLVb2wDMs)

2024-12-30 (모두 수고..) 00:36:12

https://postimg.cc/9wcKDZGv
선물 스닉픽... 👀

674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0:37:28

>>671 (폭 달라붙어서 쓰담을 만끽한다!) 크흐흑 지금은 다시 깼는데... 조금 더 깨있다가 졸리면 말하구 다시 자러가께 🥺 리엔주와의 시간 아까워 못 자 (이럼안됨)

이히히 🫠 응!!! 하 진짜 답레 최고
타샤 반쯤 잠에 취한 채로 파고들다가 정신 차렸을 거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 바보테키야! 네 업보? 다 얌전히 애착인형이 되세요

675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0:38:24

>>673

676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0:40:58

아니!!!!!!!!!!!
아니!!!!!!!!!!!!!!!!!
아!!!!!

(턱떨어짐)

와
와
리엔주 혹시 천재?? 그런거야???? 우와아아악 너무좋아 너무예뻐 착장도 머리도... 아 땋은머리 🥹🥹🥹🥹🥹🥹🥹

프로포즈참을수없어
아
🥰🥰🥰🥰🥰🥰 타샤야 부럽구나? 이런 사람 이웃으로 들어가서 집에서 밥도 얻어먹고 껴안기기까지 하고 말이야 복에 겨웠군 세금 100배 내도록

677 리엔주 ◆UgUc96Awuo (fDLVb2wDMs)

2024-12-30 (모두 수고..) 00:42:22

코이츠 인간의 언어를 잃은wwwwwwww

그림 그리고 누구한테 리액션 받아보는 이 뿌듯함 오랜만이네.
아 그리고 시간 아깝다고 타샤주 잠 아끼는 거 그거 안돼! 현생 스케줄과 신체 리듬을 우선해주세요. 같이 놀 시간이라면 얼마든지 있잖아. (내가 답레 도자기 깬다고 다 조져서 글치...) 타샤주가 나랑 놀 때 시간에 쫓기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 내일은 저녁 여덟시에나 집 나서고?

답레... 어쩌다 보니 반응할 수 없는 내면묘사 비중이 엄청나게 많아졌는데, 거진 막레라고 생각하고 쓰기도 했고, 타샤의 반응보다는 타샤주에게 얘가 어떤 캐릭터인지 표현할 좋은 문구가 생각나서 그런 묘사 비중이 많아지기도 했어. 반응할 것은 hr 아래에 있는 것뿐이니 차근차근 타샤가 반응할 수 있는 분량만 반응해주세요.
그리고 긁어봤지?

678 리엔주 ◆UgUc96Awuo (fDLVb2wDMs)

2024-12-30 (모두 수고..) 00:45:10

머리는 타샤가 땋아줬다고 생각중이야.
착장은 기대하세요 저기 위에 하네스까지 그릴거니까(욕망의항아리)
리엔 스스로도 알고 있는 것이다. 이 시원하게 망한 머릿결로 그나마 할 수 있는 헤어라고는 단명헤어 브레이드라는 것을...
타샤가 꾹꾹 눌러서 땋아줬겠지 음 상상만으로도 쥬시해.

아니그리고이게뭐야 정말로 감사합니다 제대로 건네어질날을기다리겠습니다 (김칫국물 항아리플립 벌컥벌컥드링킹.)

679 리엔주 ◆UgUc96Awuo (fDLVb2wDMs)

2024-12-30 (모두 수고..) 00:46:30

(그러고 보니 중간세이브는 너무 순딩하게 그려졌군 좀더 눈웃음치는 상인디..) (쓱싹쓱싹)

680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0:51:38

>>677

하아 ... 최 고 ...
늘 하는 말이지만 리엔주는천재이며나와함께나이트폴을굴려주고있다
아!!!! 인간의 말을 잃었어요 완전히 쥐가 되. 볼에 그림을 잔뜩 넣고 해피해지다. 왐냠냠

크흑 그치마안 🥺 이잉... 맞는 말이긴 하지... 나 평소에는 백수 상태라 시간 차고 넘치긴 하지만... 신체리듬은 (눈치)
응 알았써요 졸리면 자러 가께! 하지만 지금은 잠 다 깼다 이것이 수면+답레+선물의 콜라보. 와! 도파민! 커피보다 효과 좋다! (?)

그 내면묘사 너무너무 좋았으니깐 🫠 하아 당연히 긁어봤지 이 사람아 나 너무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어 흐르지 못하게 살짝웃지못하고울었다. 상태... 8ㅁ8 어떤 캐릭터일지 표현 < 이거 최고로 잘 와닿았다 하아아 형사님!!!!! 가슴팍의 상처에 새살솔솔 마데카솔 (타샤를 녹여서 바른?다)(타샤: ??????)

681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0:55:30

>>678 이사람 내가 언젠가 형사님 머리카락 만져주고 싶다는 음험한 욕망을 품은 건 또 어케 알고
너무좋아요
👍

당신의 욕망 응원. 배운사람. 나. 두근두근 농도 2000 상태.
맞아 꾹꾹 눌러서 땋아줬을거야 🥹 열심히 한올한올 골라가며 가능한 예쁘게 땋아줬을 것이다... 땋아주다가 새삼 헤이란이 너무 아름다워서 귀가 좀 빨개졌을지도 😌

아이고 (옆에서 같이 원샷때리고 리엔주 입가 티슈로 톡톡 닦아줌)
후후 후후후 😏😏😏 기대해주세요 (????)

>>679 😲🫡🫠🥰

682 리엔주 ◆UgUc96Awuo (fDLVb2wDMs)

2024-12-30 (모두 수고..) 01:05:38

>>680 (뽀다다다다다다담!) 이렇게 잠이 깨버리면 안되는데.
도파민뿐만 아니라 옥시토신 테라피까지 낭낭하게 해줄테니 기다려줘?

그리고 굳이 녹여서 펴바를 필요 있을까, 옆에만 있어주면 될 텐데.

>>681 그것은 나도 헤이란이 타샤 머리카락 만지는 걸 보고 싶다는 음험한 욕망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야.
우리는 참 많은 부분이 닮았단다 으흐흐 흐흐흐흐흐

헤이란: ?
헤이란: 왜 그래, 타샤. 갑자기 감깃기운이라도 생겼어? (고개 숙여서 타샤 이마에 자기 이마 맞대서 열 재보기)
(((이인간 알면서 이럼)))
헤이란: ...
헤이란: ...후후후. 너도 참 취향 한 번 이상하다니까. 나이 어중간하게 먹은 아줌마가 뭐가 그리 좋다고.

683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1:15:57

>>682 헤헤 헤헤헤헤헤헤헤 헤헤헤헤
좋아!!!! (뽀담받고 해삐하게 기다림의 미학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구멍에 붙은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다니 진압해주고 싶었어 🥹 옆에는 계속 있을테니까...! 이잉 절대 떠나지 않아 찰거머리처럼 붙을거야 (?)

😏👍 배운사람.

타샤: ......다, 다 알면서 이러는, 거지...? (가까워진 거리에 얼굴까지 화끈해짐)
타샤: ...
타샤: 이렇게 하면서 안 좋아하길 바라면... 그게 더 이상한 거지... 무자각, 아니 유자각 플러팅 고수 같으니. 그리고 그런 멘트는 위험해. (?)
타샤: (빤히 보다가 헤이란 손 살짝 끌고 와서 제 뺨을 부빈다)(그러다가 살짝 위치 바꿔서 헤이란 엄지손가락 깨물기)

684 리엔주 ◆UgUc96Awuo (fDLVb2wDMs)

2024-12-30 (모두 수고..) 01:23:59

그것이 뭔가 어느날 갑자기 뙇 나온다거나 몇십분 몇시간뒤 나오는게 아니라 같이 놀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건데 여기서 기다린다고 해버리면! (동공지진)

불을 꺼뜨리는 건, 바로 되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있을 테니까. 그슬린 땅에도 비는 오겠지. 그리고 터미너스 시티에 구름이 아주 자욱하게 꼈군요.

아참 그리고 사실 하나 실토하자면 지금 답레에서 나온 이 상황은...... 사실 타샤주가 첫일상에서 취소했던 상황에서 이어질 수 있는 호감도 폭증 이벤트가 복각된 거였습니다 짜잔
품에 파고들면 리엔 울음섞인 목소리로 잠꼬대하는 거 들을수도있음. (광인)

헤이란: 그을쎄,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는걸. (눈웃음)
헤이란: 넘어온 사람이 나쁜 거야.
헤이란: 그리고 난 네 그 나쁜 점을 썩 싫어하지 않는 것 같아. (뺨 쓰담쓰담해주다가) (움찔.) (코끝깨물!)

타샤주 그렇게 자꾸 띄워주는데 그러면 잡담에서 리엔의 몹시후레행동 나옵니다

685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1:39:24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 그치만! (?) 하지만 알아요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기다림이라는 거... 그러나 언젠가 나올 것이니까? 두근두근하는 감정 조금 즐겨도 괜찮을지도? (노답)

흑흑 🫠 좋아... 타샤가 빗물을 잔뜩 받아서 시원하게 아이스버킷챌린지 아니 이게 아니라 상처에 도포해줄게 😏👍

뭣 근데 이게
이게 복각 이벤트였다고?????? 😲😲😲 와아아아아악 참을 수 없어 참을 수 없어서 지금 답레 쓰고 있었는데 이거 안되겠다 파고드는 거 추가해옵니다 딱 기다려
그럼 이거... 지금... 이 상황 잘 하면... 호감도가 폭증 가능하다는 소리? (어떤 광기가 들림)

타샤: (코끝 깨물려서 움찔!) 아야.
타샤: 진짜 좀 못됐어... 그래서 좋지만.
타샤: 그러니까 헤이란도... 싫어하지 않는 거 말고, 좋아해줘... (손가락 깨문 상태로 오물거리다가 혀끝으로 살살 건드리기)

그근데뭔데요
나궁금해서죽다
후레행동 '줘' 타샤주고 이미 후레행동 썼어 (?)

686 리엔주 ◆UgUc96Awuo (fDLVb2wDMs)

2024-12-30 (모두 수고..) 01:51:16

아니 광기들릴 필요까진 없어..! 호감도는 이미 술의 파워인가 타샤 파워인가 그럭저럭 올라갔구... 파고들 때 나오는 잠꼬대는 떡밥이라고 하기도 뭐한 소소한 옛날 이야기 조각+잠에서 깬 리엔 수치게이지 보너스(?) 정도인걸

헤이란: 글쎄, 누구 때문에 이럴까?
헤이란: (손가락 깨문 채로 살짝 건드리는 타샤 보더니) (주머니에서 전자담배 꺼내서 스읍...)
헤이란: (연기 머금은 채로 입맞춤 시도) (우디향 섞인 꿀향기)

......춘잣 (튀)

687 타샤 - 헤이란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1:52:53

말은 신중하게 해야지, 안 그러면 큰코 다친다. 뼈가 되고 살이 될 조언은 안타깝게도 닿지 못했다. 이 바보같은 테키는 이미 꿈나라로 여행을 떠나버렸으며 그렇기에 민폐를 저지른 수치조차 잊고 저를 받아 안아준 품에 깊이 기대어 새근새근, 작게 오르내리는 가슴팍만이 유일한 동작인 채로 늘어졌으니까. 그러니 당연하게도 궁시렁거리는 헤이란의 목소리마저 닿지 못했을 것이다. 잠든 얼굴은 항상 한꺼풀의 경계심이 덧씌워져 있던 게 벗겨져 유난히 말갛고, 무방비해보였다.

그렇게 이 불청객은 기어코 집주인의 잠자리를 한켠 차지해버리고 만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게 된 건 이른 새벽이었다. 저녁과 밤을 다 보내고, 해가 떠오를까 말까 고민하는 동틀녂. 무거운 눈꺼풀이 느즈막히 들어올려진다.

"으응... 아으, 머리야... ...어?"

의식이 돌아옴과 동시에 몰아닥치는 육중한 두통에 잠긴 목소리로 조그마한 불만을 토해내던 타샤는 문득 제 몸을 감싸고 있는 묘한 촉감과 무게감을 인식하고, 눈을 번쩍 떴다. 쾌적하고도 건조한 실내. 얇지만 포근한 담요. 그리고 그 이상으로 따뜻하고 포근한... 탄탄한... 그러니까 어쩐지 아주 가까운 과거에 껴안겨본 듯 익숙한 타인의 신체가—

"......어...?"

두통과 더불어 과열된 머리는 일시적인 버퍼링을 겪고, 그게 겨우 다 해결될 즈음에는 심장이 미친듯이 쿵쿵대기 시작했다. 결국 이 불청객은 전날 저녁과 다른 이유로 붉어진 얼굴을 한 채 몸을 살살 뒤틀며 친절한 이웃의 수면마저 방해하려 든다. 뭐, 실패했지만. 숙취에 절어서 몸이 흐물흐물한 상태로 이 품에서 빠져나가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니다. 결국 더 파고드는 꼴만 되었으니.

"......형사님. 헤, 헤이란. 헤이란. 일어나 봐..."

꾸물꾸물. 잠을 깨우기엔 한참 모자란 데시벨로 소심하게 중얼대며 애벌레처럼 꼼지락대던 타샤는 문득 시선을 올려 헤이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상대가 잠을 깼든, 그렇지 않았든 어둠 속에서도 형체를 분간하는 것이 가능한 두 눈은 천천히 뚜렷한 이목구비를 훑는다. 콧잔등의 흉터와 짙은 피부색이 그를 강경하게 현실로 끌고 돌아왔다.

이런 미친. 내가 드디어 미쳤구나. 당장 소리 질러서 깨우고 싶다. 부끄러워...!
—그런데 지금 이 사람을 깨우는 게 더 민폐 짓이 아닌가? 이미 취객 짓은 충분히 했는데. 한번 깨면 쉽게 다시 잠들지 못한다는 사람을 깨운다고.

"이, 일어나 줘. 헤이란. 형사님... 리엔 헤이란 형사님..."

아, 몸이 뜨겁다. 숙취 때문인지. 이토록 꼭 붙어있어서 더운 탓인지.

"나 설거지도... 못 했는데..."

688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1:58:05

흐물흐물 물렁물렁 테키와 형사님의 잠꼬대 및 수치게이지 보너스.
말랑이 교환합시다. (???)
헉 근데 이미 좀 올라갔구나 기뻐라 히히히 😌 열심히 치댄 보람이 있었다. 앞으로도 정진할게요 🤭

답레는 이어준다면 편안하게 느긋하게 이어주길 🫠 후 하지만 너무 재밌어보였어요 리엔주는 상황메이킹의 신이야

>>686

타샤: (전자담배 꺼내는 거 보고 손가락 놓아주기)
타샤: (입맞춤 받아들이고 어깨 파르르 떨기)(조심조심 팔 뻗어서 헤이란 목 감싸고 냅다 달라붙기)
타샤: ......단 맛이 나... 그리고 헤이란 맛도...
타샤: .....또 해 줘.

😒
짜샤 (딸램등짝때리고끌고감)(?)

689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1:59:58

아 근데 전자담배도 맵... 겠지? 이걸 생각을 못했네 (안 피워봐서 잘 모름)

단 맛 난다고 하기 전에 매워서 콜록콜록거리면서 눈물 고이는 반응도 추가할게요 ^^ (???)

690 리엔주 ◆UgUc96Awuo (fDLVb2wDMs)

2024-12-30 (모두 수고..) 02:05:43

아니, 담배맛을 재현한 액상 아니면 아예 안 맵고 멘솔+과일맛 혹은 단맛만 나는 것도 많아. 사실상 그게 거의 주류기도 하고. 마○쮸라던가 스프○이트라던가 콜라 같은 기성 달다구리 간식들 향을 이미테이션한 액상도 종종 나오고?

타샤는 말랑한게 맞습니다. 왠지 좀 비쩍 마른 것 같다는 뇌내적폐이미징이 있긴 한데 살은 붙이면 되는거야. (??)
타샤주가 짜란다짜란다짜란다 하니까 내가 자꾸 소파위에서 매우 춤추는 강아지가 되는데 뇌절이 심하다 싶으면 꼭 당근으로 나를 매우 패줘...!

헤이란: (입맞춤 끝내고 남은 연기 고개 돌리고 후우-)
헤이란: 마음에 드니? (눈웃음)
헤이란: 으음, 파티에 늦을 것 같은데- 까짓거 지각 좀 할까.

691 타샤주 ◆tncXuTuB1o (Nmmhgd4lsg)

2024-12-30 (모두 수고..) 02:29:13

헉 진짜?? 왜 안 맵죠? 담배는 무조건 매운 거라고 생각했는데 신세계잖아...?? 🤔 마이x 담배라니 그거 궁금하다... 근데 안 매우면 왜 담배지 (?) 니코틴은 함유되어 있어? 과학기술이란...!

지금은 비쩍 마른 게 맞긴 하지ㅋㅋㅋㅋㅋㅋㅋ 까시에요... 맞아 살은 붙이면 돼 😌 마침 형사님이 요리를 잘하니까 적당히 예쁘게 살 붙은 몸으로 변해보겠어 😏 잘 찌는 체질은 아니라 좀 노력해야겠지만 그래도 비쩍 마른 건 벗어날 수 있을 것... 우후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점이 좋아서 짜란다짜란다 하는 건데!! 저는 자제를 모르는 참치입니다. 당근은 내가 먹을테니 리엔주는 계속 춤춰줘 😁👍

타샤: (빤히 보다가 헤이란 넥타이 매듭 살짝 당겨서 흐트러뜨림)
타샤: ...응. 못된 사람은 가끔 지각 좀 해도 돼.
타샤: (이번엔 이쪽이 먼저 키스!)

(이하 망상은 개인 노트로 옮겨집니다)(?)

692 타샤주 ◆tncXuTuB1o (kf.FTuH67c)

2024-12-30 (모두 수고..) 02:57:56

으어 졸려
나... 자께...

리엔주도 피곤하면 어여 푹 자구, 아침에? 아니면 저녁 즈음에 다시 올게! ☺️ 좋은 밤 좋은 꿈 꾸길!! (오늘 푼 썰이랑 일상 한아름 안고 쿨쿨)

693 헤이란 - 타샤 ◆UgUc96Awuo (fDLVb2wDMs)

2024-12-30 (모두 수고..) 06:42:56

"...미안해..."

빠져나가려다가 오히려 품 속으로 파고드는 꼴이 되었을 때, 순간 타샤의 귀를 스치는 목소리가 있었다. 잠에 깊이 잠긴 목소리가 비틀대고 있었다. 알아듣기도 힘든 웅얼거리는 소리가 무언가 잠꼬대를 하고 있다.

"가라오케, 같이 가자는 약속... 못 지켜서..."

어쩌면, 이 형사가 사시장철 잠 제대로 못 잔 것 같은 기미를 매캐하게 눈밑에 늘어뜨리고 다니는 것은 비단 그녀가 주장한 한번 깨면 다시 잠들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체질 때문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잠들어 있는 그녀의 얼굴은, 왜인지 모르게 슬퍼 보인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그녀가 그렇게 잠꼬대를 하면서 타샤를 좀더 꾹 끌어왔다는 점일까. 타샤의 탈출은 더 요원한 게 되어간다. 일단 깨워야 하는 건 기정사실이고... 확실히 언성을 깨우거나, 뭔가 물리적으로 타격을 가하거나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런데 그때, 정확히는 타샤가 리엔 헤이란 형사님, 하고 그녀의 이름과 직업을 붙여서 불렀을 때, 리엔의 눈이 움찔하는 게 보였다. 피로가 풀리기엔 한참 멀어보이는 눈꺼풀이 움찔하더니, 아직 졸음에 푹 잠겨 있는 호박색 눈동자가 게슴츠레 치떠지는 눈꺼풀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이 보인다. 그 각막 위에 타샤의 안구의 안광이 비쳐보이고, 눈이 한 번 끔벅.

"......?" 한번 더 끔벅. "? ? ?!??!"

리엔은 머리맡의 스탠드로 손을 뻗었고, 소프트웨어가 내장되지 않은 기특한 구식 스탠드는 눈이 부시지 않으면서도 사물을 식별하기엔 충분할 만한 조명을 비추기 시작했다. 잠에서 덜 깬 형사의 나른한 맹수같은 얼굴은 안 어울리는 어안이벙벙한 기색을 띄었다. 그녀는 스탠드를 켰던 손을 머리로 올렸다.

"머리 깨지겠네."

한 차례 된소리를 씹어뱉은 헤이란은, 상황판단이 거의 끝난 듯 자신의 품 안에 속박당하다시피 안겨있던 불운한 테키를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기억을 되짚어보았다. 타샤가 품 안에 쓰러진 시점에서부터 플래시백되기 시작한 기억은, 아, 아마도, 또 경증의 사이버 사이코시스가 발작한 모양이다. 왜인지 그 때부터 품 안에 기댄 타샤를 동생들 중 한 명이라고 멋대로 생각하기 시작한 기분이 드니까. 꿈을 꿀 때와 같은 기분인 것이다. 일의 원인과 결과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고, 눈앞의 모든 일들이 좋을 대로 뭉뚱그려지며 카테고리가 따박따박 나뉘어져 있던 기억과 연상이 가까운 것들끼리 서로 엉겨붙어 눈 앞의 사물이 이것이기도 하고 저것이기도 한...

"...어, 그러니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동생이 술이 되어서 투정을 부리다 잠든 것을 안아들고 들어와서는, 습관적으로 침대 머리맡의 억제제 알약 병을 손에 뒤집어서 두어 알 굴려내어 입안에 던져넣고 물도 없이 그대로 삼켜버리고는 타샤의 옆에 누워서, 십여 년 전의 그때처럼 동생을 꼭 끌어안고 잠에 드는 지점까지 상기하고 나자... 헤이란은, 정말이지 몇 년만에, 거진 십 년만에 얼굴이 홧홧하게 달아오르는 감각을 느꼈다.

"아웃이네 이건."

그리고 이 시점에서야 헤이란의 상황판단이 완전히 끝났고, 헤이란은 타샤의 허리를 짓누르고 있던 허벅지를 타샤의 몸에서 떼며 옆으로 구불러서는 눈과 이마를 손바닥으로 감싸쥐듯이 탁 짚었다. 다른 의미로 큰일난 건 아니지만, 이건 이것대로 충분히 조졌잖냐. 단백질 직조 피부 아래로 잘 익은 감처럼 달아오른 헤이란의 뺨이 보였다.

"그래, 인정할게. 미안해 꼬마 테키씨. 네 조언을 좀 조건부로 수용할 필요가 있겠다. 앞으로 손님 오면 술은 자중하는 걸로..."

694 리엔주 ◆UgUc96Awuo (fDLVb2wDMs)

2024-12-30 (모두 수고..) 06:43:21

자다 깨서 답레 놓고 가는것이에요... (팔랑)

695 타샤 - 헤이란 ◆tncXuTuB1o (kf.FTuH67c)

2024-12-30 (모두 수고..) 09:29:50

의도와 달리 더욱 좁혀진 몸과 몸 사이의 거리를 어쩔 줄 모르고 소리 없는 한탄만 곱씹으며 어물거리고 있던 중, 별안간 귓속을 파고드는 목소리가 있다. 처음에는 그것이 문장인지도 몰랐고, 다음에는 벗어나보겠답시고 바르작거린 게 상대의 잠을 기어코 몰아냈나 하는 기대 반 걱정 반의 감상이 따라온다. 그러나 다시 주의를 집중하고 들어본 헤이란의 말은 그저 수면에서 서서히 깨어나는 사람의 의미 없는 웅얼거림 따위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짙은 슬픔이 배어있는 목소리. 깨달음과 동시에 다시금 시선을 올려 마주본 얼굴은 어쩐지 서글퍼보인다. 안 좋은 꿈이라도 꾸는 걸까. 다만 이건 공포나 분노보다는 다분히 그리움에 가까운 감정인데. 타샤의 머릿속에 문득 몇 시간 전 훔쳐본 앨범에서 발견한 낯설고도 어린 얼굴들이 떠오른다.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 있을 리 없는데도, 그는 헤이란에게 주제넘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당신이 그토록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누구야? 가족? 친구? 어쩌면 꿈속에서 그 사람들을 보고 있는 걸까. 꿈속에서만, 볼 수 있는 걸까. 명확치 않은 발음 탓에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 길 없지만 적어도 그게 타샤를 향한 게 아니라는 것쯤은 확신할 수 있다.

그리고 그쯤에서— 정확히는 헤이란의 이름과 직업을 똑바로 붙여 부르는 순간, 상대의 눈꺼풀이 움찔하는 게 보였다. 곧이어 드러나는 호박색 눈동자에는 여전히 깊은 피로가 깔려 있었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않는다. 천천히 꿈의 껍질을 벗겨내고 현실로 돌아오는 헤이란을 주시하던 타샤는 곧 그의 몸을 단단히 감싼 팔다리가 떨어져나가자 비척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자, 잘 잤어...?"

무슨 말로 운을 떼야 할까. 고민이 무색하게도 어색한 인사만이 던져졌다. 마구 방황하던 타샤의 시선은 짧은 침묵을 완충재 삼은 뒤에야 아주 천천히 헤이란을 향한다. 그런데, 어라?

"......이 사람이 진짜! 영문도 모르고 안겨져서 잔 건 난데 왜 형사님이 부끄러워 하는 거야!"

몇 초 후, 얼떨떨하기만 하던 타샤의 표정이 갑작스럽게 돌변했다. 부끄러운 건지 화가 난 건지 모를 웃긴 표정으로.

"술 취해서 뻗은 사람을 무슨 쿠션처럼 써먹고...! 경찰이 이래도 돼? 가만 보면 어제부터 그랬어! 자꾸 막 껴안고, 머리나 쓰다듬고, 그러면 내가... 내가...!"

횡설수설하던 말이 애매하게 끝맺음되면 타샤는 헤이란에게 바짝 다가선다. 그리고 당신의 손을 치워서 가려져 있는 얼굴을 똑바로 보려고 했다. 만약 치우는 데 성공했다면... 이 민폐덩어리 테키는 그대로 헤이란의 이마에 제 이마를 꽁! 하고 부딪혀버렸을 것이다.

"......아야. 으윽... 진짜 바보 형사님...!"

안다. 진상은 나라는 거. 리엔 헤이란은 그런 자에게도 하룻밤 잠자리마저 베풀어준 아량 넓은 사람이라는 것도. 그런데 당신이 이렇게까지 부끄러워 하니까, 왠지 모르게 심사가 뒤틀려서.

"얼른 잠이나 깨고 출근 준비 해! 난 설거지 할 거야!"

이 와중에 그게 문젠가? 어쨌거나 타샤는 재빠르게 침실을 나서려고 했다. 행동이 제지되거나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채 치워지지 않았을 전날의 흔적—그릇이나 식기들—을 한데 모아 싱크대에 때려넣어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