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중 : [1:1/SF/Girls] 𝑪𝒀𝑩𝑬𝑹𝑷𝑼𝑵𝑲: 𝑵𝑰𝑮𝑯𝑻𝑭𝑨𝑳𝑳

0 A caprice for the prodigal ◆h5e760Gq82 (a0Tit.Wr4.)

2024-11-20 (水) 01:26:10

당신의 종착점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터미너스 시티. 예전에는 뭔가 좀더 낭만적인 이름으로 불린 적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이 이름으로 충분하죠. 괜찮은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에 들어오거나 여기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저마다 내면의 어떤 끝을 맞이하게 되니까요.

이전에 다른 이름으로 불렸을 때는, 메가코프들의 연구단지와 휴양지가 같이 들어선 이상하고 재밌는 도시였죠. 연구단지가 위치해 있으면서도 빼어난 자연경관이 깨끗하게 보존되고 있는 터미너스의 해안선은 미국의 앞에 환하게 펼쳐진 미래를 축약해놓은 것만 같았어요.

물론, 그래요, 터미너스 시티의 해안은 여전히 아름답고, 연구단지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제 일을 하고 있어요. 그저 그 전쟁들 이후로, 이 땅의 실질적 통치자가 연방 정부에서 메가코프들로 바뀐 이후로는...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어선 이후로는... 광전자 폭격의 영향으로 미세하게 바뀐 대기 조성이 빚어내는 보라색의 하늘 아래에서는, 더 이상 예전처럼 내일을 명확하고 낙관적으로 내다볼 수 없게 되었을 뿐이죠.

그러나 여전히 터미너스 시티를 원하는 이들은 많아요. 전쟁의 영향을 거의 빗겨간 덕에, 그나마 전쟁 전에 가깝게 살 수 있는 도시는 저 멀리 나이트 시티와 이 터미너스 시티를 빼면 정말로 드무니까요. 두 정부와 메가코프들의 협약으로 인해, 신연방 정부의 헌법과 자유주 연맹의 연맹법 둘 중 어디에도 영향받지 않는 만큼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고, 이 어지간한 카운티만한 도시에는 그만큼 일감도 즐길 거리도 넘쳐나지요. 하지만 주의하세요, 다른 곳보다 더 다양한 일들을 겪을 수 있다는 말은 당신이 더 다양한 방식으로 엿을 먹을 수도 있다는 뜻이죠.

그럼에도 결국, 행운은 과감한 사람에게 미소짓는 법. 그리고 더 이상 물러설 이유가 없는 사람보다 과감한 이는 없는 법이죠.

당신의 종착점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 나레이터

461 타샤주 ◆tncXuTuB1o (rdvA29Jwcw)

2024-12-16 (모두 수고..) 00:21:02

Q. 갑자기요?
A. 네 그냥 갑자기 찔렸어요
Q. 뜬금업내요
A. (쥐구멍)

462 리엔주 ◆UgUc96Awuo (X44s3QxCbw)

2024-12-16 (모두 수고..) 00:52:58

에! (씻고오다가 후다닥달려옴)

(인절미 몹시꾸왑...)
혹시나해서 말하자면 타샤주는 충분히 즐기고 있다고 했지. 나도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줘.
답레는... 타샤주가 그렇게 말해주니 노력해서 줄여볼게(???) (보통 이러다 불어남) (그리고 타샤가 앨범 까봐서 좀 불어날지도 모름)
알라뷰 투.............. 8.8 내가 답레가 늦어진다고 너무 괜한 걱정 하거나 하지 말기를 바라. 그냥 내가 곰손인데다 머릿속에서 글의 흐름(뭔지알지)을 잡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그래...

463 타샤주 ◆tncXuTuB1o (rdvA29Jwcw)

2024-12-16 (모두 수고..) 01:00:58

웅냥냐 (말랑말랑하게 녹음)
씻고 왔구나 어서와잉~ 그리고 바톤터치하여 나도 씻고 오겠다 ☺️

히히 리엔주도 즐기고 있다니 다행이다...! 응, 너무 걱정 안 할게!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앨범ㅋㅋㅋㅋㅋ 내 내가 타샤가 미안합니다 하지만 열어보라고 했잖아 (???) 헤헤 알았어요 리엔주도 편하게 써줘~ 그거 매우 뭔지 잘 아니까 (비슷한 종류의 사람임...) 걱정 말구 즐겁게 놀아요~ 알라뷰해조서 알라뷰 🥰🥰

464 헤이란 - 타샤 ◆UgUc96Awuo (X44s3QxCbw)

2024-12-16 (모두 수고..) 02:53:53

"그렇게 말하면 그 자리에서 다 먹은 거 같잖아. 두고두고 마시다가 오늘 막타친 거라고."

이 술꾼, 하는 타샤의 타박에 헤이란이 어깨를 으쓱한다. 수긍하면 빼박 술꾼이고, 이렇게 부정해도 술꾼의 변명이 되어버리는 게 참 곤란하다. 그리고 술꾼이라는 말이 사실이기도 하다. 방금 막타친 위스키 한 잔 가지고 끝낼 생각이 아니었으니까. 치킨스톡과 양조간장,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한 국물이 끓어오르기 시작하면서 고소한 냄새가 퍼진다. 냉동보관해 놨던 만두를 뜯어다 국물 안으로 집어넣던 헤이란이, 문득 타샤가 던진 다른 말에 손을 잠깐 멈춘다.

"레스토랑..." 그리고 다시 손이 움직인다. "글쎄, 평화로운 삶 같은 것도 막연히나마 생각을 안해본 건 아니지만, 상상이 안 돼서."

그리고 헤이란은 뭐라 더 말을 꺼내려다 입을 다물고, 만두를 다 집어넣고는 분주히 계란을 다른 그릇에 까서 거품기로 풀기 시작했다. 무언가 결판을 내고 싶은 일이 있는데,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했거든.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했다. 지금 그 이야기를 꺼내면 요리도 그만두고 한참 떠들어야 할 판이라.

"이 짓 하다 보면 갑자기 돈이 팍팍 나가는 일이 한번씩 생기고 그러거든. 그런 일을 몇 번 겪다 보니 지출에서 사소한 부분에 좀 까다로워지게 되더라."

당장 이번 주만 해도 티베리온 길더 0.2개짜리를 확정 지출했고, 온전한 티베리온 길더 하나가 사실상 그녀의 손을 떠났다. 이번 주에만 거의 18만 유로달러를 플렉스해버린 셈이다. 더군다나 이건 티베리온 길더의 가치를 단순히 시세 정가로 따졌을 때 이야기지, 티베리온 길더는 그 유용성에 비해 신규발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화폐라 시장에서 항상 정가보다 두 배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게 보통이다.

"오, 그러면 신세 좀 져볼까, 헤헤."

헤이란은 소파로 돌아간 타샤를 힐끔 뒤돌아보곤 다시 냄비로 눈을 돌렸다. 익기 시작한 만두 위로 방금 채썬 파들이 후두둑 떨어지며, 향기의 균형이 맞추어진다. 파가 충분히 익는 동안 계란물과 전분물을 준비해야 하기에, 헤이란은 타샤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금방 되니까."

그리고 타샤의 손은 앨범에 닿았다. 앨범과 함께 나란히 놓여있는 전자 액자가 하나 보인다. 그래, 사진이란 건 보통 클라우드나 샤드에 저장해두는 게 보통이다. 전자 액자는... 안의 샤드가 고장났나, 기계가 고장났나 먹통인 것 같다. 그래서 대신 꺼내본 게, 여기에 나란히 있는 이 실물 앨범. 고색창연하게도 실제 인화지에 인쇄한, 구식 사진들이 보관된 구닥다리 책.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엄격하고도 꼬장꼬장한 인상을 한 중늙은이 여성을 중심으로 예닐곱 명의 아이들이 다닥다닥 모여 찍은 사진.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고 되바라진 인상의 가장 키큰 꼬마 하나가 눈에 띄었는데, 타샤는 하마터면 검은색의 머리카락과, 생기넘치고 활기찬 표정 때문에 그 꼬마를 거의 못 알아볼 뻔했다. 그 검은 더벅머리 사이로 괄괄하게 솟구친 눈매와 주황색 눈동자가 아니었더라면 확실히 못 알아봤을 것이다. 이런저런 유년기의 생일파티라던가, 강보에 감싸인 갓난아기 사진 같은 것을 몇 장 지나, 새까만 머리카락의 어린 리엔 헤이란이 곧 어떤 아카데미 입학식에 참석한 사진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다른 입학식 사진들. 2년에서 3년 정도의 연도 차를 두고, 빙그레■■의 소질이 있어보이는 부드러운 독사웃음을 띈 백금발의 소녀가 하나, 그리고 컬이 부드러운 검은 단발머리를 한 고양이상의 소녀인지 소년인지 속단하기 어려운 사람 하나가 헤이란이 입었던 것과 같은 교복을 입고, 중늙은이 여성과 함께 입학식에 참석해 있는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그 다음 사진. 헤이란이 교복을 입은 채로 만면에 환한 미소를 띄며 백금발 소녀와 검은머리 고양이의 머리를 양팔로 감싸안고 있는 사진이, 행복해보인다.

그러나 다음 사진은 조금 달랐다. 헤이란은 더이상 교복을 입고 있지 않았고, 양 팔을 사이버네틱스로 바꾸어달고 있었기 때문이다. 타샤가 보기에 연식이 꽤 오래된 구형 모델. 그것도 급한 대로 당장 제기능은 하는 중고품을 어딘가에서 싼값에 구해서 장착한 것처럼 보인다. 그 사진의 헤이란은 눈가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붉게 상기된 눈으로, 헤이란은 무언가 굳게 결심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소년소녀들의 입학식 사진이 몇 장 더 뒤따랐다. 진줏빛 머리카락에 평온해 보이는 인상의 소녀, 얘는 진짜 사고 잘 치고 다니겠다 싶은 까불이로 보이는 소년, 젖살도 안 빠진 얼굴 주제에 표정에 칼각이 잡힌 것 같은 소년... 그러나 더 이상 교복을 입은 헤이란이 그들의 머리를 헤드락 걸듯이 감싸쥐는 사진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 장.

백금발의 소녀가 학사모를 손에 쥐고 있는 게 보인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 서린 표정은, 도저히 졸업식을 맞이한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다. 총기도, 독기도 없이, 모든 게 무너져버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사람의 공허한 표정. 그런 그녀의 곁에 그 검은 단발머리 고양이상의 친구는... 없다.

그리고 그때 인덕션의 불이 꺼지는 알람음과 함께, 헤이란이 그릇을 꺼내려고 찬장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요리가 끝난 모양이다.

465 리엔주 ◆UgUc96Awuo (X44s3QxCbw)

2024-12-16 (모두 수고..) 02:57:53

내가 열어보라고 둔게 맞으니 찔려하지 않아도 좋아!
전자액자 이야기는 리엔이 술이 좀 됐을 때 물어보면 괜찮을지도.

>>463 🥺🥺🥺🥺🥺 (자러가기전 꾸왑)

466 타샤주 ◆tncXuTuB1o (BWOg//yQSI)

2024-12-16 (모두 수고..) 03:13:32

우아아아아악 8ㅁ8
우아아아아아악!!! (기절)

조 좋아 형사님을 잔뜩 취하게 만들어야지 (리엔주: 그런뜻이아닌데요) 크아아악 크아아악 8ㅁ8 아 세상에 헤이란... 아카데미 다녔었다가 중퇴한 거구나 🫠 아기 헤이란 안아...

리엔주 자러갔겠지? 푹 자고, 오늘도 화이팅이야! 답레는 곧 올려둘게 ☺️☺️ (꾸와아압 하고 이불 포근포근 덮어주기)

467 리엔주 ◆UgUc96Awuo (4OMuRy5DgQ)

2024-12-16 (모두 수고..) 03:21:25

아무래도 학비가 모자랐으니 말이지. 그래서 리엔은 자기가 열심히 벌어서 동생들만큼은 졸업시켜주고 싶어했는데... 중간에 좀 잘 안됐지 뭐야.

타샤주도, 답레 언제나 고맙지만 졸리거나 피곤하면 타샤주의 휴식 먼저 생각해주기야. (포근포근이불안에서 짱큰호밀식빵)

468 타샤 - 헤이란 ◆tncXuTuB1o (rdvA29Jwcw)

2024-12-16 (모두 수고..) 05:31:22

아무래도 이 꼬맹이는 헤이란의 말을 좀처럼 믿어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지극히 사실이지만 어쩐지 변명처럼 들리는 대꾸가 돌아오자마자 눈을 가느다랗게 떴으니까. 말은 없었어도 표정이 대신 의견을 표명한다. '거짓말 같은데...' 하고.
하지만 그것도 이어지는 말을 듣고 있으면 금세 지나가는 감정이 된다. 뭐라고 말하려는 듯 열리다가 도로 닫히는 상대의 입을 지켜보던 그는 냄비 속으로 우르르 떨어지는 만두를 지켜보다가 곧 짤막히 떠올랐던 질문을 삼켜버렸다. 왜 평화로운 삶을 상상할 수 없어? 같은 말을 건네기엔 한순간 멈추었던 몸짓이 문득 위태로워 보인 탓에. 잘못된 문장이라도 뱉었다가 당신이 칼을 삐끗하여 손가락이라도 다칠까 봐. 물론 사이버웨어니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어쨌든 지금 꺼내기 적절한 건 아닌 것 같아서.

"돈이 팍팍 나가는 일이라면, 병원비? 하긴 그렇겠다. 형사님은 남들보다 비교적 잘 안 다치는 것 같았지만... 델피니움보다 더한 짓 하면서 덤비는 놈들도 많을 테니까. 일하다 보면 말야."

사실 델피니움이 한 짓도 결코 가볍지 않았지만—보통 바이크에 제대로 치이면 최소 복합골절 최대 즉사니까.—불법 개조한 총기나 쓸데없이 파워 출력만 올려놓은 사이버웨어 따위를 장착하고 원수 진 경찰을 노리는 갱단도 많다는 걸 안다. 그리고 델피니움 또한 조만간 그런 흉흉한 물건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시금 접근해올지도 모른다는 것 또한 타샤는 알고 있었다. 이 임무를 받기 전부터 지금까지 줄곧 떠맡고 있는 일 중 하나가 그런 물건들을 제작하는 것이었으니까.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 그의 협력자가 눈 앞의 뱃지쟁이라는 것이고, 작은 아나스타시야는 파트너가 다치게 두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응, 걱정 마."

다소 모호하고 중의적인 대답을 내놓은 타샤는 벌써부터 먹음직스러운 음식 향을 뒤로 한 채 소파 자리로 돌아갔다.

그 앨범을 열게 된 이유에는, 후각적 자극에 허기를 견디지 못하고 요동치는 위장의 주의를 분산시켜 진정시키고자 하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사진들은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마주하기에는 꽤나 무거운 어떤 과거의 조각이었다. 고색창연하게도 실제 인화지에 인쇄한, 구식 사진들이 보관된 구닥다리 책 속의 빛바랜 풍경들.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단체 사진이다. 나이 있는 여성을 중심으로 예닐곱 명의 아이들이 다닥다닥 붙어 찍은 그 사진 속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건 아이들 중에서 가장 큰 키의 검은머리 여자아이였다. 그래, 검은 머리. 타샤가 지척에서 요리하고 있는 형사님의 어린시절을 한번에 알아보지 못한 이유다. 원래 검은 머리였구나. 이때부터 컸네. 키는 타고난 거였나 보다— 잡다한 생각과 함께 한층 대담해진 손가락은 페이지를 하나하나 넘겨나간다.

그 뒤로 마주할 수 있었던 건 헤이란이 아닌 아이들의 사진. 넘어넘어 또다시 익숙한 얼굴이 등장하면 검은머리의 리엔 헤이란은 더 이상 그냥 꼬마가 아니다. 교복을 입은 채 입학식장에 서 있는 어린 학생의 모습을 눈에 담던 타샤의 표정에 한순간 옅은 웃음기가 서렸다. 학교를 다녔었구나. 그니저나 이 교복 어쩐지 좀 익숙한 것 같기도 한데, 어디서 봤지? 그런 생각들을 하며 또 한 장, 두 장. 재차 등장하는 낯선 얼굴. 친구? 아니면 가족? 행복해 보이네. 좋아 보여.

"......?"

—한데 이건 뭐지. 갑자기 사진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리엔 헤이란은 더 이상 교복을 입고 있지 않았고, 행복해 보이지도 않았으며, 무엇보다 양 팔에 연식이 꽤 있는 사이버웨어를 장착 중이었다. 그리고 사이버웨어의 상태보다 더 불안정해보이는 표정. 왜 이런 눈빛을 하고 있지. 훑어보는 속도가 저도 모르게 빨라진다. 두 장, 세 장, 네 장... 페이지를 넘길수록 뭔가가 어긋난 것 같다는 걸 타샤는 어렵잖게 인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기묘함은 마지막 장에 정점을 찍는다. 졸업 사진. 하지만 서 있는 사람은 한 명. 그것도 아주 공허한 얼굴의.

탁.
그는 조심스레 닫은 앨범을 도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뒤 몸을 일으켜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다. 요리가 끝난 모양이다.

"다... 된 거야? 접시라도 놓을까?"

그릇을 꺼내고 있을 헤이란을 지켜보던 타샤는 문득 한 발자국 더 다가서서 헤이란의 등에 이마를 툭 기댄다. 몰래 훔쳐봤으니 무슨 사연이냐고 물을 수도 없고, 그렇다 한들 당장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 지도 모르겠어서. 이마를 기댄 채 가만히 서 있던 그는 문득 고개를 살짝 움직여 당신의 등에 두어 번 머리를 부비고는 떨어졌다.

"......맛있는 냄새가 나. 여기 공기 따뜻하네."

기묘할만치 가까운 거리감이 옮기라도 한 걸까. 만약 그게 아니라면 왜 그랬나.
모른다. 확실한 건 배가 고팠다.

"밥 먹자. ㅎ... 아니, 헤이란... 형사님."

이건 요리를 한 사람이 해야 할 말 아닌가 싶지만서도.

469 타샤주 ◆tncXuTuB1o (rdvA29Jwcw)

2024-12-16 (모두 수고..) 05:38:24

>>467 워째서 ? 이때 깨어있었던 것이죠 ? (짱큰호밀식빵 동글동글 굴리기)(데우기)(한입 먹음)

크 흑... 🫠 너무 슬퍼...... 으흐흐흐흑 형사님 팔이 칼리노프스키 사이버웨어 이전부터 사이버웨어였다는 것도 뭔가 뭔가임 뭔가 있어 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있는 것 같음
최고급 히말라야 솔트는 이런 맛이구나. (대충 맛있고 짭짤하고 눈물콸콸 굿. 이라는 뜻)

헤헤 고마어! 잠을 너무 많이 자서 그런지 정신 자체는 또렷해서 새벽 내로 쓸 수는 있었네 😌
리엔주 이젠 진짜 자고 있겠지 깨있으면 안되는데 (빤히) 아침 힘내고 하루 화이팅이고 느긋하게 주고~ 힘들지 않고 무리할 일 없는 잔잔한 하루 되길!

470 타샤주 ◆tncXuTuB1o (rdvA29Jwcw)

2024-12-16 (모두 수고..) 16:04:26

https://www.neka.cc/composer/13714

터미너스의 저녁놀을 받는 낡은 베란다에서 😌
(2인 사심 픽크루는 알아서 참았는데 이번엔 둘이 허그했으니까 소심하게 하나 풀어놓기)

471 리엔주 ◆UgUc96Awuo (8.q6MTIH4s)

2024-12-16 (모두 수고..) 21:03:53

(귀갓길에 무심코 스레를 켰다가 산화당한 참치.)

파츠도 배경도 어떻게 이리 찰떡만 있나요.
반쯤 if느낌으로 던진걸 덥석 받아준것도 모자라 갓네카까지... 저녁 귀갓길 너무 헹복해.

472 타샤주 ◆tncXuTuB1o (rdvA29Jwcw)

2024-12-16 (모두 수고..) 22:50:33

크악 졸았다 아니 잤다 (비몽사몽)
🫠 리엔주 좋은 밤이야! 퇴근 축하해~!!! (산화당한 리엔주 싹싹 끌어모아 도담도담)
후후 마음에 들었다니 기쁜걸 😌 네카 구경하다가 딱 발견해서 안 만들 수가 없었지 뭐야~ 딱 좋은 타이밍에 등장해준 딱 좋은 네카... 👍

473 리엔주 ◆UgUc96Awuo (Ww76jTTqeA)

2024-12-16 (모두 수고..) 23:05:30

.dice 1 100. = 5

응 마저 자자...! (뽀담뽀담) (일루와잇) (꽉끌어안고 이부자리로 들어가기) 답레.. 어쩌면 오늘은 못 쓸지도 모르겠어...

474 리엔주 ◆UgUc96Awuo (Ww76jTTqeA)

2024-12-16 (모두 수고..) 23:06:44

kyoumeikaitou 센세... 항상 신세 많이 지고 있습니다...

475 타샤주 ◆tncXuTuB1o (rdvA29Jwcw)

2024-12-16 (모두 수고..) 23:11:41

이 다이스 뭐야잇 설마 사.사 인가 🤔

리엔주 안뇽으아 (이부자리 쏙 들어가 파묻히기)(껴안기! 꾸왑!)
응! 답레는 시간 날 때 써주면 되니까~ 편하게 느긋하게 해 줘! 월요일 너무 고생 많았다 (뽀담뽀담)

이 사람 근데
뭘 만드는 것
기대. (두근)

476 리엔주 ◆UgUc96Awuo (Ww76jTTqeA)

2024-12-16 (모두 수고..) 23:14:08

아니, 픽크루를 지금 만들고 있는 건 아니고 저 작가님이 유독 좋아하는 픽크루나 네카 등지에서 자주보이셔서...! 하아 나도 픽크루나 네카 좀 뒤져보면서 뭔가 좀 맛난 거 만들어보고싶은데... 🥺
(흡족하게 인절미 뽀담뽀담.)

477 타샤주 ◆tncXuTuB1o (rdvA29Jwcw)

2024-12-16 (모두 수고..) 23:19:10

앍 그런거였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저 분 유독 맛있는 네카 픽크루 많이 내주시더라고... 아낌없이 베푸는 나무세요... 덕분에 행복해요...

(녹은 인절미 리엔주 손에 붙기) 조만간 여유시간이 생기면 형사님 만들어줘 (?) 픽크루랑 네카 계속 새로운 것들이 나와줘서 구경하는 맛이 있더라구 😌 그걸 즐길 수 있도록 회사는 당장 리엔주에게 크리스마스 유급 휴가 4주를 주도록. (??)

478 헤이란 - 타샤 ◆UgUc96Awuo (Ww76jTTqeA)

2024-12-16 (모두 수고..) 23:38:59

"오 그래, 병원비도 또 한몫 하지. 경찰공무원용 의료보험만 갖고는 커버가 어려울 때가 있거든."

헤이란은 타샤의 말을 여상스레 수긍했다. 그러면서 타샤가 내민 조건을 무심코 어떤 집합 내에 넣어버리는 대답을 하는 사소한 실수를 범했다. 병원비'도'라. 이것저것 불길한 상상의 여지가 많은 말이다.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진 뱃지쟁이들이 열이면 열 메가코프 하나씩을 스폰서로 끼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 하지만... 지금은 이런 것 생각하지 않고, 그냥 엉뚱한 데로 이사오게 된 꼬마랑 옆집 오지랖넓은 이웃 정도로 있고 싶다. 헤이란은 만두국에 계란물을 풀어 익힌 다음, 전분물을 살살 풀며 농도를 맞추어나갔다. 등 뒤에서 그 엉뚱한 데로 이사오게 된 꼬마가, 헤이란이 거기에 두었다는 사실도 잠깐 잊어버린 앨범을 뒤적여보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채지도 못한 채로.

"어, 다 됐지. 기왕 도와줄 거면 이리 와서, 네가 먹을 만큼 뜨면─"

그때, 등에 폭 하고 와닿는 따뜻한 촉감이 있었다. 척추 대신 심겨 있는 쇳덩어리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뼈가 다 느껴질 만큼 깡말랐지만 복실하고 선명한 온기가.

일순간, 코에 걸린 익숙한 만두국 냄새와 함께, 헤이란은 지금 이 순간이 통째로 예전의 암룡성채의 어느 나날로 플래시백된 듯한 기이한 해리감을 느꼈다. 어딘가 얻어맞은 자국을 떠안고, 부당한 고난을 당하고 불합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채로 자신을 뒤에서 끌어안아오던 어떤 감각을 느꼈다. 헤이란은 천천히,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작고 가냘픈 꼬마가 자신을 뒤에서 끌어안고는, 등에 머리를 부비고 있었다. 백 마디 천 마디의 서러운 말을 동작 하나에 눌러담아서 전해주는 것만 같았다. 가슴팍이 콱 하고 쑤셨다. 아, 도와줘야 돼.

이번에는
내가
도울 수 있어
늦지 않았어
도와줄게
이젠
그럴 수 있어
너 괴롭히는 나쁜 놈들
잡아다가
짓뭉개고
찢고
으깨고
부수고
산산조각내서
빨갛게
빨갛게

눈이 노이즈로 흔들리며, 거의 이십여 개에 달하는 단어가 입술 실룩임 몇 번에 담겨 명확하지 않은 기괴한 속삭임이 되어 잡음처럼 흐려진다. 헤이란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려던 손을, 단백질 직조 커버가 벗겨지려던 팔을 들어서는 눈을 질끈 감고 눈두덩을 꾹꾹 눌렀다. 피곤한 사람의 제스쳐처럼 보이도록. ...아니야. 너한테 이러면 안되는데. 그냥, 터미너스 시티의 다른 모든 이들처럼, 길을 잃은 꼬마일 뿐이야. 나는 그저 너에게 운없게도 너와 엮여버린 뱃지쟁이고... 오지랖 넓은 이웃이지... 그러니까 바보처럼 구는 건 나 하나면 충분한데, 너는, 왜. 헤이란은 허리를 숙이면서 타샤에게로 고개를 돌려 시선을 맞췄다.

"...뭐 하고 싶은 말 있어?"

평소와 같은 시선으로... 아니, 평소보다 조금 더 가까워보이는 시선으로, 헤이란은 나직이 말을 건넸다.

"내가 도와줄 게 있다던가..."

479 리엔주 ◆UgUc96Awuo (Ww76jTTqeA)

2024-12-16 (모두 수고..) 23:39:30

그래서 급한대로 픽크루 대신에 답레를...

480 리엔주 ◆UgUc96Awuo (4OMuRy5DgQ)

2024-12-16 (모두 수고..) 23:45:12

답레라기보단 뜨끈뜨끈뇌로 갈긴 아무말이니까 뭐여이게 싶으시면 당근으로 리엔주를 때려주세요. 다시 써옵니다 아마 내일..

481 타샤주 ◆tncXuTuB1o (AVAwE3MY3.)

2024-12-17 (FIRE!) 01:36:02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악
캬아아아아악 (불탐.)

타샤주 또 졸았고 (충격실화) 깨자마자 답레를 보았고 산화하다.
아뇨 너무 좋습니다 아 세상에
세상에
아 😭😭😭😭
이잉 리엔주 피곤했을텐데 답레써다줬어 고생햇써... (쓰담담) 너무 좋아 요 ... 세상에 ...

뻘한데 글자 색상 그라데이션 진짜 자연스럽다 정성이 보여 🥹
지금쯤이면 자러 갔겠지...! 푹 자고, 피로 싹 풀리게 깊이 쉬고 있길! 저는 정신 마저 챙기고 답레를 쓰러 🫡

482 타샤 - 헤이란 ◆tncXuTuB1o (AVAwE3MY3.)

2024-12-17 (FIRE!) 04:10:05

왜 그런 짓을 했느냐— 에 대한 대답은 지금도 찾을 수 없었다. 사진 속 어린아이가 자라면서 겪었을 어떤 일이 본래 새까맸던 머리카락을 새하얗게 만들 만큼 괴로웠다는 것을 막연하게나마 짐작했기 때문일까. 사진 속 낯선 얼굴의 소녀가 짓고 있는 표정에서 느낀 공허함이 당신에게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끼쳤으리라고 어렴풋이 깨달았기 때문일까. 그 모든 것 이전에 병원비만, 이 아니라 '병원비도' 한몫 한다는 말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상상력을 자극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 모르겠다. 개중 어떤 것도 명확한 이유가 아니었고 따라서 어떤 것도 사유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때문에 그저 은근하게 속시끄러운 뱃속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무심코 다가갔을 뿐이다.

상대가 제 행동에 무슨 감정을 느끼고, 한순간 어디까지 흘러갔다 왔어야 했는지는 알지도 못한 채, 부주의하게도.

"응?"

천천히 돌아서 시선을 맞춰오는 헤이란의 눈동자를 마주한 타샤는 두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당신의 정신을 위태롭게 헤집는 데 일조한 주제에, 지독할 만큼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하고 싶은 말..."

그리고 이쯤에서 타샤의 머릿속 알고리즘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 완벽한 오답에 도달한다. 어, 이거 설마. 설마... 들켰나? 앨범 멋대로 열어본 거? 어, 언제 봤...? 이거, 바른대로... 말하라는 뜻...?

"도와... 줄 거..."

실토해야 하나? 아닌가? 잡아떼야 하나? 물음표가 빼곡히 차오른 머릿속이 점차 까맣게 변질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마주보고 있는 눈빛은 날카롭게 진실을 짚어내고자 하는 게 아니라 기묘한 거리감을 곁들인 따스함을 품고 있어서.

"그, 그냥... 병원비도 한몫 한다니까. 그러니까... 아프지 말라고..."

결국 잡아뗐다. 왠지 말하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적어도 지금은. 만약 이미 들킨 뒤라서 무의미한 행동이었을지라도, 그냥 지금은. 지금은... 뻔뻔하게 밥을 얻어먹으러 건너온 맹랑한 옆집 이웃 정도로만 있고 싶다. 따끈한 식사를 앞두고 복잡한 이야기와 생각을 꺼내들고 싶지는 않았다. 어쩌면 당신도 그렇지 않을까. 합리화에 합리화를 거듭한 타샤는 당신의 등 뒤에 놓인 냄비에 걸려 있을 국자로 손을 뻗는다. 그리고 포근한 향이 나는 국물과 만두를 떠서, 제 몫의 그릇에 욕심껏 담아냈다.

"물론 마음대로는 안 되겠지만. 그러는 게... 도와주는 거 아닐까...? 내가 이제 형사님 주치의, 비슷한 거잖아... 라이센스는 없지만 그래도... 나만, 열 수 있으니까..."

자오즈탕의 온기를 받은 그릇이 빠르게 데워지기 시작한다. 타샤는 충분히 덜어낸 제 몫의 그릇을 들고, 헤이란에게 국자를 내밀어보였다.

"......그리고 배고파! 형사님도 얼른 먹을 만큼 덜어서 앉아."

그런 다음 자리에서 곧장 벗어나 식탁에 앉아버리는 것이다. 빠르게 움직이느라 출렁인 국물이 손끝에 묻었다는 걸 알게 된 건 그보다 몇 초가 더 지난 뒤였다. 타샤는 약하게 데어버린 손가락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제 입안에 넣는다.

"...맛있다."

483 타샤주 ◆tncXuTuB1o (AVAwE3MY3.)

2024-12-17 (FIRE!) 16:33:02

중세~근대 뱀파이어 au를 갑자기 보고싶었다.
그래서 썼다. 썰.

헤이란이 뱀파이어인 경우:
폭력조직 델피니움에 잡혀와서 잡일꾼으로 굴려지고 있던 타샤... 어느 날 나타난 뱀파이어 헤이란 (모종의 이유로 피가 모자라져서 이성 잃고 폭주 상태) 이 조직을 싹 쓸어버려서 의도치 않게 구제받고 그대로 헤이란을 따라다니게 되면 좋겠다. 왜 따라다니냐면 갈 곳도 없고 결과적으로 자기 은인이고 뭔가 신경쓰이고 해서... 당신이 내가 있을 곳을 없앴으니 데리고 다녀달라고 하고 대신 자기 피를 매일 일정량 주겠다고 할 듯. 사람 많은 곳에서 전같은 일이 또 생기면 아무리 그쪽이라도 위험하지 않겠냐고, 사전에 방지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면서...
양이 모자랄 때면 딴 사람 유인해오기도 하고 (주로 적당히 죽어도 싼 놈들인데 헤이란한테 이런 지저분한거 먹여도 되나), 동물 피를 구해오기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 처음엔 영 탐탁찮아 하고 따라오지 말라고 하던 헤이란도 시간이 흐를수록 그냥저냥 정도 붙고 해서 대충 옆에 두게 되고... 그런 식의 방랑자 듀오~

타샤가 뱀파이어인 경우:
어떤 시골 마을에 가축이 피가 쏙 빨린 채 죽어나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의뢰를 받아 출동한 뱀파이어 헌터 헤이란. (과 그의 동료인 TCPD... 가 아니라 헌터들) 수사하고 잠복하고를 며칠 반복한 끝에 농장에서 닭 피 빨아먹던 비쩍 마른 뱀파이어 타샤를 잡게 되는데...
원래 뱀파이어는 잡는 즉시 바로 죽이지만 사람 피를 한번도 입에 대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됨+조사 결과 마을 외곽에서 뱀파이어를 사람으로 되돌리는 연구를 하던 박사가 데리고 있던 애라는 게 밝혀져서 연구/연구보조용으로 살려서 데려가면 좋겠다.
이 세계관 뱀파이어는 사람 피를 먹어야만 살아있을 수 있는데 타샤는 좀 허약할지언정 사람 피를 안 먹어도 살아있고, 그게 박사의 연구 결과일 수도 있으니 관찰 차... 이쪽은 원작 포지션 그대로 같기도 하고 반전 같기도 하네 🤔

오후의 망상 au 하나만 떤지고 갑니다... 뜬금없죠? 제가 가끔 이럽니다. 견뎌 (?)
이따 리엔주 퇴근시간에 맞춰서 와야징~ 히히 하루 힘내고 식사 잘 챙겨!

484 리엔주 ◆UgUc96Awuo (kQap3XFNmw)

2024-12-17 (FIRE!) 22:42:25

앙냥냥냥냐. 에유 맛있다... 양쪽 다 맛있어서 어질어질해... 사실 뱀파이어란 말을 헤이란한테 나란히 대보면 조금 생소하긴 해, 나한테 뱀파이어라면 중세 고딕풍 고성에서 로판귀족적인 복장을 차려입은 기품있는 귀족이라는 이미지가 있거든. 👀
그런데 뱀파이어라는 단어를 혈귀로 바꿔보면? (여기서 갑자기 귀칼각을 잰다고?) (하지만 혈귀로 바꾸니 훨씬 상상하기 편하다)

485 타샤주 ◆tncXuTuB1o (AVAwE3MY3.)

2024-12-17 (FIRE!) 22:44:15

우엥 (기어옴)

https://youtu.be/RONdvGDNSjY?si=nTTbK_sIlT9YWQ1R

타샤 짤 때 들었던 노래 중 하나를 올리면서 갱신!
그런데 이제 보니 가사가 형사님 생각도 좀 나네 🤔 이 외로움쟁이들... 고독한 도시의 두 여자들... (느닷없이 형사님 복복하기)

486 리엔주 ◆UgUc96Awuo (kQap3XFNmw)

2024-12-17 (FIRE!) 22:44:56

후자가 진짜맛있는데 타샤가 뱀파이어인 경우 + 뱀파이어는 사람의 피를 먹으면 재생력이 폭증함 + 타샤에게 사람의 피를 먹이면 박사의 연구 성과가 크게 퇴보하거나 영영 되돌릴 수 없이 그냥 흡혈귀로 전락함 + 그런데 전투의 절체절명의 순간에 타샤가 목숨이 위험한 중상을 입음 상황이 머릿속에서 망상폭주했습니다. 미안하다고 울면서 자기 손 단검으로 찢어서 타샤에게 피를 먹이는 헤이란... 예스, 암 싸이코.

487 리엔주 ◆UgUc96Awuo (kQap3XFNmw)

2024-12-17 (FIRE!) 22:45:38

>>485 어머. 기다렸어? (쓰담쓰담) (빗질복복)

488 타샤주 ◆tncXuTuB1o (AVAwE3MY3.)

2024-12-17 (FIRE!) 22:47:14

우와 타이밍 (새로고침 안했다가 레스 숫자 보고 재빠르게 내려옴)
리엔주 안녕~!!! (꾸와아아아아압) 하루 잘 보냈니! 고생 많았어 오늘도!! (핫팩 붙여주기)

>>484 맛있다니 기쁜 ☺☺ 헤헤... 아니 근데ㅋㅋㅋㅋㅋㅋㅋ 화 확실히 그런 이미지가 있지 어라 그런 형사님도 좋은데 (?)
확실히 🤔 내가 쓴 건 둘다 혈귀의 이미지에 가까운 뱀파이어긴 하군... 그치만 리엔주의 머릿속 그 이미지대로의 헤이란도 좋을지도... (갑자기아름다움한도초과로죽음)

489 타샤주 ◆tncXuTuB1o (AVAwE3MY3.)

2024-12-17 (FIRE!) 22:50:58

>>486 >>타샤에게 사람의 피를 먹이면 박사의 연구 성과가 크게 퇴보하거나 영영 되돌릴 수 없이 그냥 흡혈귀로 전락함<<

하 어떻게 이런 데에서 생각이 이렇게 일치하지 역시 뇌에 백도어 깔린 사람들
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아 아 너무 맛있다 ☺☺☺☺ 에헤헤 에헤헤... 으아악 형사님 울지마!! 그치만 피 먹이면 앞으로 미안해야 할 건 타샤인걸 사람피냠냠해야하는데 이제
형사님을
물어버리는...
...
안돼... (동료들에 의한 말뚝 엔딩 생각남)

>>487 ㄴ ㅔ !
기다리기도 기다리긴 했는데 2분 뒤에 갱신한 건 우연이었다 히히 (매끈한 인절미 됨)

490 리엔주 ◆UgUc96Awuo (kQap3XFNmw)

2024-12-17 (FIRE!) 22:53:00

>>489 본편의 역사를 AU에서 이런 식으로 재해석하다니 당신 사람이 맞습니까?(극찬)

아, 씻는다 잘준비한다 뭐한다 해서 늦게 갱신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 오자마자 스레부터 킬걸.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복복복...)

491 리엔주 ◆UgUc96Awuo (kQap3XFNmw)

2024-12-17 (FIRE!) 22:54:45

그리고, 좋은 노래를 추천받았으니 나중에 사용할 테마를 하나 미리 풀어줄게. 내심 헤이란의 전투 테마라고 생각하고 있는 노래야.

492 타샤주 ◆tncXuTuB1o (AVAwE3MY3.)

2024-12-17 (FIRE!) 22:56:07

>>489 후후후 후후후후후후 (뿌듯)(어깨짱많이올라감)

이잉 아니야!! 많이 안 기다렸구 현생이 더 중합니다요 뽀득뽀득 리엔주 됐구나 굿잡입니다 (맞복복복)
이제 코자야지!

493 타샤주 ◆tncXuTuB1o (AVAwE3MY3.)

2024-12-17 (FIRE!) 22:58:30

>>491 대박
와 너무좋은데
와
와................
너무좋은데...? 처음에 동양풍으로 잔잔한 듯 경쾌하게 흘러가다가 갑자기 밴드사운드 나오면서 강렬해지는 게
음악에서 형사님이 보인다... 🤤🤤🤤 잠깐이거너무좋아 리엔주는천재이며나와같이사펑나폴을굴려주고있다
당장 플레이리스트 저 장

494 타샤주 ◆tncXuTuB1o (AVAwE3MY3.)

2024-12-17 (FIRE!) 23:00:42

아니그리고가사 (말잇못)

다가(원하는건다, 바라는건다)
다가(모두나를 떠나가)

특히이부분
미치다

495 리엔주 ◆UgUc96Awuo (Uv9Qft4lpY)

2024-12-17 (FIRE!) 23:03:07

(봑실봑실...) (타샤주 무릎위로 어기적어기적 기어올라가기) 답레... 내일 줘도 될까아... +.+ 하지만 타샤주 나 오래 기다려줬는데

496 리엔주 ◆UgUc96Awuo (Uv9Qft4lpY)

2024-12-17 (FIRE!) 23:04:02

헤헤헤. (가사로 사람 자극하는법을 타샤주에게서 배워버림.)

497 타샤주 ◆tncXuTuB1o (AVAwE3MY3.)

2024-12-17 (FIRE!) 23:09:58

>>495 (무릎에 올라온 리엔주 동글동글하게 쓰담아주기)(뽀!)
응!!! 당연히 내일 줘도 되지~!!! 잠이 우선이다! 그리구 나 그릏게 오래 안기다렷으니깐은 넘 마음쓰지 말구요 푹 쉬어!! (뵥뵥뵥복복복)

>>496 크윽 내가 호랑이를 키웠구나 (쓰러짐)
8ㅁ8 흑흑 그치만 너무조아
너무...
최고...

498 리엔주 ◆UgUc96Awuo (Uv9Qft4lpY)

2024-12-17 (FIRE!) 23:15:20

(뽱실)

499 타샤주 ◆tncXuTuB1o (AVAwE3MY3.)

2024-12-17 (FIRE!) 23:28:00

>>498 (자장자장)(이불 덮어주기)

500 적절한 수면은 매우 중요합니다. ◆tncXuTuB1o (eIuj66.R/g)

2024-12-18 (水) 15:28:53

https://www.neka.cc/composer/10920

- 거기 어린이. 왜 안 자고 돌아다녀?
"......방이..."
- 방이 뭐.
"너무... 좋, 아서... 그리고 넓어서..."
- 좋으면 들어가서 디비 자면 되지 왜 싸돌아다니냐고.
"......무서워."
- 이젠 하다하다 별— 후. 그래서 뭘 어떻게 해달라는 건데.
"......같이... 자면... 안 돼...?"
- 어, 안 돼. 그 나이 먹었으면 혼자 자야지. 그리고 나 바빠. 정리할 거 있어서 나갔다 와야 돼."
"훌쩍."
- ...아오 씨 진짜, 이래서 애들은.

...

"여긴 뭐 하는 곳이야...?"
- 작업실. 미네르바, 자장가든 백색소음이든 뭐 아무거나 잠 잘 올 만한 거 틀어.
"미네, 르바?"
- 내 AI야. 아, 이거 또 음성 인식 잘 안 되네. 미네르바!
<MINERVA: 좋은 저녁입니다. 닥터.>
- 자장가나 백색소음 같은 거 찾아서 틀으라고.
<MINERVA: 평소에 찾지 않으시던 음악이네요. 오늘은 일찍 잠드실 예정인가요?>
- 아니, 나 말고 애 재울거야. 그리고 에스프레소 한 잔 내려 줘.
<MINERVA: 입력 완료.>

<MINERVA: 플레이리스트를 재구성 중입니다.>
<MINERVA: 캡슐 커피 잔량을 확인 중입니다. 확인 완료. 추출을 시작합니다.>

곧 어딘가에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진한 커피 향이 작업실 안을 메우기 시작한다.

"...닥터는, 왜... 안 자?"
- 일해야 한다고 지금까지 네 번은 더 말했다.
"늦게 자면 빨리 삭는대..."
- 그딴 말은 누구한테 배웠냐.
<MINERVA: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주장입니다. 어린이 손님께서 아주 영특하시네요.>
- 시끄럽다.
<MINERVA: 커피가 준비되었습니다. 닥터.>
- 쯧, 이게 조수인지 웬수인지... 트레이에 올려서 작업대 있는 쪽으로 가져와.
<MINERVA: 입력 완료.>

...

<MINERVA: 방명록 모드를 시작합니다. 어린이 손님, 손님의 성함을 알려주세요.>
"어? 성함, 이 뭔데?"
<MINERVA: 성함. 타인의 이름을 높여 부르는 단어입니다. 다른 말로 명칭이라고도 하죠.>
"난... 이름이 없는데."
- 왜 잡담질이야. 미네르바, 걔 잠 깨우지 말고 작업 보조해.
<MINERVA: 어린이 손님의 성함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할 수 없습니다.>
- 됐으니까 일이나 하라고.
"이름... 없으면 안 돼?"

...

- ......미네르바.
<MINERVA: 네, 닥터.>
- 데이터베이스에 쟤 등록해. '타샤' 로.
<MINERVA: 입력되었습니다. '타샤',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었습니다. 앞으로 이와 동일한 명칭은 중복 등록할 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방명록 모드를 종료합니다.>
"타샤?"
- 응. 이제 네 이름이다. 뭐, 대충 부를 건 있어야 하니까.
"타샤..."
- 그래 타샤. 이제 제발 좀 자라. 일찍 자야 빨리 낫지.
"으응. 잘 자."

501 리엔주 ◆UgUc96Awuo (jLWw0CC6JU)

2024-12-18 (水) 20:52:57

오늘은 야근 없는 날...인데 집에 오자마자 이 사람은 무엇을 했는가.
답레 썼음 x
디비 잤음 o

자다가 내가 자고있는것을 자각하고 헉하고 깨다. 어버법...

502 리엔주 ◆UgUc96Awuo (jLWw0CC6JU)

2024-12-18 (水) 20:56:28

(적절한 수면은 매우 중요하다는 나메가 리엔주를 매우 패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애써 외면.)
삭막하고, 따뜻하구나.
인간미 쪽은 미네르바가 근소하게 더 낫군(박사님께매우실례되는발언하기)

503 타샤주 ◆tncXuTuB1o (eIuj66.R/g)

2024-12-18 (水) 21:02:01

>>501 (디비 잠 2인) 리엔주 안녕! 피곤했구나 🥺 그럴만도 하지 수요일은 원래 그런 것... 푹 잤을까? 하루 고생 많았어 오늘도 ☺️

>>50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익 (나메 때림)(?)
아 와중에 감상이 너무 웃기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놈의 닥터 칼리... 아주 그냥 그냥 😒

504 리엔주 ◆UgUc96Awuo (jLWw0CC6JU)

2024-12-18 (水) 21:12:03

>>503 (마눌고양이는 손시릴 때 지 꼬리를 꾹꾹이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당신 무릎에 하겠습니다.)
(무릎 위에서 꾹꾹꾹꾹꾹꾹꾹이)
타샤 픽크루는... 하아... 쓰으읍... 뭔가 동정심 표현하는 데에 익숙하지도 않고 내가 그런 데에 약간 거리낌이 있기도 하지만...(왠지 동정심을 갖는다는 게 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단 말이지) 그 인간미에 이슈가 있는 칼리노프스키 박사님이 어떤 기분으로 타샤를 데려왔는지는 잘 알 것 같아...

505 타샤주 ◆tncXuTuB1o (eIuj66.R/g)

2024-12-18 (水) 21:32:59

>>504 (귀여워)(마눌고양이의 손이 시리지 않도록 히터 같이 틀어주기) 꺄악 꾹꾹이 🥹 이잉 감동이야 잠이 싹 날아간다!!!!

와중에 리엔주 섬세하고 배려깊잖아 🥹🥹 그런 생각도 해주다니 이 사람... 멋져...
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그렇지 😌 후후 어쩐지 지나치기 힘든 강아지 눈이라네~

506 헤이란 - 타샤 ◆UgUc96Awuo (jLWw0CC6JU)

2024-12-18 (水) 21:50:10

맞물리지 않았다.
는 말은,
부딪히지 않았다.
와 같은 뜻이다.

원래 자리에서 빠져나와 헛도는 톱니바퀴처럼 두 사람의 생각은 서로 맞물리지 않고 헛돌았고, 그래서 어떤 충돌도 발생하지 않았다. 타샤는 아무래도 들키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하기로 한 모양이고, 그리고 그 생각은 맞았다. 헤이란은 타샤가 앨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때 조금 주의하는 눈으로 그걸 흘낏 바라보긴 했지만, 타샤가 그걸 열어보는 장면은 미처 못 보았다. 그리고 헤이란이 그것을 놓친 만큼이나, 타샤 역시도 순간적으로 헤이란이 감정에 아로새겨진 상처의 어느 지점까지 갔다가 왔는지 못 본 모양이다.

하고 싶은 말 있냐는 헤이란의 말은, 무언가 은근히 추궁하는 형사의 말투가 아니라 그저 걱정 많은 연장자의 말투에 불과했고, 아프지 말라는 타샤의 대답은 일시적으로 불안정성 스파이크를 일으킨 사이버 사이코를 본 리퍼닥의 공포심어린 대답이 아니라 거친 일에 휘말리는 일이 많은 형사를 향한 협력자의 걱정에 불과했다.

헤이란은 씨익, 얼굴 위로 미소를 끌어올리며, 손을 뻗어 타샤의 머리를 다시 한 번 쓰다듬었다.

"괜찮아. 아프는 방법도 잊어버렸는걸."

딴에는 안심시켜주겠다고 한 말인 것 같지만, 맏이로서- 강인한 사람으로서, 무언가를 지탱하는 사람으로서 살아오는 데 익숙한 사람이 할 법한 말이지만, 그걸 잊어버렸다고 한다면 그녀가 받은 고통은 어디로 가는가. 강인한 말에 마음은 결여되어 있었다.

그러나 적어도 그것이 그녀를 영 글러먹게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잃지 말아야 할 것을 잃어버린 사람의 요리라고 한다면 이렇게 포근하진 않을 테니까. 닭 육수 베이스에 후추와 파 향기, 만두에서 우러나온 조화로운 풍미가 배이고, 계란물과 전분물이 풀려 바디감 있는 고소함이 담긴 국물은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것이었다. 국물 사이로 씹히는 만두는 그 맛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만두소의 맛을 그대로 간직한 채로 껍데기에 육수의 맛을 머금어, 라비올리와는 또다른 질감으로 입 속에 든든히 퍼져나간다. 분명히 오랜 세월 동안 누군가의 집밥 노릇을 톡톡히 해온 맛이었다.

"아, 꼬마. 아니, 타샤. 이것도 곁들여서 먹어봐."

하는 말과 함께 타샤의 앞에 빨간색의 기름이 담긴 종지 하나가 툭 놓인다. 헤이란의 그릇에 담긴 만두국은 이미 그걸 한 바퀴 둘렀나 뽀얀 국물 위에 붉은 나선이 그려져 있다. 헤이란은 일인용 소파에 턱 걸터앉아서는 만두국을 한 숟가락 크게 떠먹고는, "아, 됐네. 오랜만에 해서 잘되려나 했는데." 하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헤이란의 제안대로, 기름을 올려서 먹어보면 이 스튜는 전혀 다른 맛으로 변한다. 녹진한 구수함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알싸하고 칼칼한 매운맛이 더해지자, 이것은 집밥에서 갑자기 술안주로 돌변했다.

...그리고 이 인간도 딱 그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언제 챙겨왔는지 맥주잔 3분의 2만한 잔에 얼음을 채워넣고는, 헤헤 웃는 얼굴로 새하얀 도자기 같은 술병을 그 위에 기울이고 있다. 아까도 말했지만, 술꾼 맞다.

507 리엔주 ◆UgUc96Awuo (jLWw0CC6JU)

2024-12-18 (水) 21:50:52

(최근에 블리치 포엠을 정주행했더니 문장 한두 군데에서 묘하게 블리치 냄새가 나요.)

508 타샤주 ◆tncXuTuB1o (rbIGbW4dCs)

2024-12-19 (거의 끝나감) 04:29:41

자다가 내가 자고있는것을 자각하고 헉하고 깨다. << 지금 이거 똑같이 함

아니 왜 잤지??? 어?????...??? 분명 잠을 깨고 리엔주랑 놀 생각에 들떠있었는데...??? 🫠🫠🫠
이 이런 멍충한... 나약한 몸 같으니...!!!!!!!!

🫠
다 답레... 써야지... 8ㅁ8 우엥...

509 타샤 - 헤이란 ◆tncXuTuB1o (rbIGbW4dCs)

2024-12-19 (거의 끝나감) 05:15:48

부드러운 손길과 함께 다가온 말은 단단하지만 차가웠다. 타샤의 시선은 여전히, 어쩌면 당신의 손이 떨어져나간 다음에도 헤이란에게 꽂혀서 떨어질 줄 모른다. 아프는 방법도 잊어버렸다. 나는, 나는 그런 대답을 바란 건 아니었어.

그럼 달리 무슨 대답을 바랐는데?

글쎄. 모르긴 몰라도 강철처럼 강인하기만 한 대답을 원한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커다란 눈동자가 느릿하게 깜빡여지는 눈꺼풀에 가려졌다가 다시 나타난다. 당신이 받은 고통은 어디로 가는가. 아니면 휘발되지 못한 채 가공할 위력의 사이버웨어와 단련된 몸 어딘가에 고여서 그저 곪아가고 있나. 주제넘게도, 타샤는 기어코 헤이란이 궁금해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이것저것 캐물을 용기가 솟은 건 아니었지만. 아, 어쩐지 속이 바짝 타는 것 같다. 따스한 국물을 입에 댔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감정이 드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분명 이 음식은 충분히 포근한데. 리엔 헤이란의 마음 속 무언가가 폭삭 무너진 상태로 껍데기만 겨우 남아있는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든든하고 정감 있는데. 그런데 왜 뭔가 부족한 것 같을까. 기묘한 허전함에 타샤는 헤이란이 그랬듯이 만두국을 큼직하게 푹 떠서 입에 넣었다. 고소하고 녹진하고 편안한 맛이다. 음식을 넣은 타샤의 한쪽 볼은 해바라기씨를 욕심껏 비축한 햄스터처럼 동그랗게 부풀어올라 저작활동에 따라서 조금씩 움직인다.

"마히다."

한 손으로 입가를 가리고 중얼거리는 목소리는 묘하게, 아니 확실하게 만족스러워 보였다.

"응? 그래. 이거... 많이 맵진 않지...?"

부풀었던 볼이 다시 원래의 형태를 찾으면 건네져 오는 붉은색 기름 종지. 타샤는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헤이란의 그릇을 슬쩍 곁눈질하고, 이내 똑같은 모양으로 요리 위에 기름을 뿌렸다. 그리고 또 한 입. 음, 그러네. 이것도 맛있다. 한순간에 자극적인 맛까지 추가된 요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만족스러운 포만감을 주는 동시에 식사의 시작부터 함께했던 기묘한 허전함을 더욱 끌어올린다. 이건 대체 뭘까. 그 정체를 알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잠깐. 뭐야? 방금 전에 위스키 마셨잖아!"

이 사람이 정말— 하고 타박하는 듯한 시선이 하얀 도자기 병에서 헤헤 웃고 있는 상대의 얼굴로 올라간다. 타샤의 눈이 잠시 가늘어진다. 목소리가 없어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는 대충 파악이 가능하다. 술꾼! 막타 쳤다며!

"매일 이렇게 반주하고 그래? 혼자 먹는 술이 무슨 맛이 있다고... 저기 쌓인 병도 그렇고 말이야, 혹시 물 대신 술만 마시는 건 아니지?"

그러나 뒤이은 본론까지 예측이 가능했을지는 모르겠다.

"나도 줘."

어?

"안 주면 리엔 헤이란 경찰 소령의 전담 리퍼닥 권한으로 전량 압수할 거야."

네가 무슨 수로요?
버릇없고 맹랑한 선포와 함께 다가온 얇은 손가락이 헤이란의 유리잔을 톡톡 건드린다. 아주 조그마한 울림이 팅팅, 하고 공간의 여백을 메웠다.

510 타샤주 ◆tncXuTuB1o (rbIGbW4dCs)

2024-12-19 (거의 끝나감) 05:17:39

(리엔주와 보낼 수 있었던 저녁시간을 날린 것에 대해 강렬한 원통함을 느끼는 중)
8ㅁ8...
미 미아내... 일찍 와줬는데 내가... 크허헝 아쉬워 끼에엑 인간은 왜 잠의 노예인가 🫠

리엔주 지금쯤 푹 자고 있겠지? 잘 자고 오늘도 힘내자! 오늘내일 지나면 또 주말이니까...!

511 타샤주 ◆tncXuTuB1o (U0x1Xk7sm2)

2024-12-19 (거의 끝나감) 10:09:18

금붕어 타샤주
질문 하려다가 잊어버리길 3일 차... 드디어 다시 기억이 나다
잊기 전에 질문 남겨두고 간다! 리엔주 편할 때 답변해줘~

1. 형사님 팔 외피 재질이나 내부 부품들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일까, 아니면 구하기 어려운 (가격이 많이 나가는, 또는 일반적인 시장에서 구매가 불가능한) 것들일까? 나노머신은 일단 못 구할 거라고 막연히 생각 중이긴 한데 🤔

2. 터미너스 나이트 보드빌에 테키로서 의뢰를 받기 위해 참가하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타샤가 곧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할 예정인데,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알음알음 특이한 픽서의 토크쇼 소문을 듣고 거기에 참가해보려고 한다 < 대충 이런 간단한 (?) 경로로도 나이트 보드빌에 접근할 수 있으려나 🤔 뭔가 터미너스 나이트 보드빌은 잘 나가는 사람들이 주로 보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 같아서... 실제 경력은 있지만 이력서에 쓸 경력은 없는 타샤는 참가가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3. 이건 그냥 문득 든 생각인데 타샤가 공병 갖다 팔아도 되냐고 물어보면 형사님 반응 어떨까 (...)(전혀 예정되지 않은 행동입니다... 그냥 아르바이트 얘기 하다보니 급 궁금해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