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거체에 한 줄기 검격이 가해지고 당연할 법한 결과가 이어졌다. 조금도 긁히지 않은 거체에서 태백을 내려보던 신선은 조심히 점창파의 일대제자의 평에 '후예의 후손들이 다 이런 편인가.' 하고 적어두었다. 기록을 새긴 후 가볍게 검을 곱씹으니 조금 보이는 것이 있다. 본능적인지 모르지만 검끝이 뻗어나가는 것뿐 아니라 미미하게 여러 방향을 그리고 있다는 것. 신선은 그것을 보았기에 천천히 구름을 불러들여 태백의 형상을 그려내었다.
[ 자 보아라. ]
곧 신선은 구름으로 태백의 움직임을 재현했다. 재빠르고, 뻗어나가는 한 줄기 빛은 사일이라는 말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일반적인 무림인이라면 그렇게 보았겠지. 하지만 초절정에 도달하여 차츰 화경으로 향하는 그의 눈에는 보였다. 마치 여러 요소들을 한 검에 담으니 그 사일의 검이 조금 굳은 것을 말이다.
[ 점창의 무공은 망설임을 배제한다. 그것은 검으로 하여금 태양을 쏘고자 하는 낙일자落日者의 무공이니. 태양에 닿는 것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고자 함이다. ]
그렇게 말하며 신선은 거체를 천천히 일으켰다. 정면을 본 채로 사일과는 다른 한 줄기의 검을 찔러넣는다. 아마도, 태백의 눈으로도 쫓을 수 있는 느린 검. 그러나 검의 속도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찌른다. 닿는다. 그것만을 담은 한 줄기 검.
[ 만 가지 묘리는 필요가 없다. 만 가지 검로는 필요가 없다. 후예의 화살은 쏘는 것과 반드시 맞는 것만을 상정할 뿐이다. 그렇다면 연자여. 그대의 무에 무슨 길이 필요하겠는가. ]
신선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꿈의 세계가 진동하고, 거대한 파동처럼 태백에게 향했지만 위해하지 않았다.
[ 닿으면 그만이다. 찌른다. 곧 닿는다. 그대의 손에서 검이 출수되었다면 닿는다는 확신으로 내지르면 된다. 검을 춤추어 적의 공격을 막고 검을 눌러 적의 경로를 막을 필요가 있는가. 마음을 향할 위치를 앎으로 하여금 그대의 검은 완성될 것이야. ]
모든 무협 설정에서 점창파는 올곧음을 말해용. 갈대가 바람에 휘부낄 때 부스러질지언정 숙이지 않는다. 점창의 도란 곧 갈대의 것처럼 무림의 일들 속에도 곧게 뻗는 것을 말한다고용. 점창파의 사일검법이 극쾌로 칭해지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어용. 망설임 없이, 자신의 도를 믿을 수 있으므로 검을 쏘아낼 수 있다. 그러니 망설임이 있는 다른 무에는 사일을 쫓을 수밖에 없다고용.
그래서 점창을 쏘아진 화살로도 표현하고 독종으로도 표현하기도 하고 괴짜처럼 표현하기도 해용.
손끝에서 뻗어진 검격은 그 흔적일랑 남기지 않고 대지의 품에 섞여 사라져간다. 그녀가 바라본것은 안에 담긴 의지가 다르더라도 자신의 검이었기에 그것에 단긴 이상을 깨닫지는 못했다. 허나 이미 몇 천번을 휘둘렀던 검이다. 몇 만번을 쫓았던 검로다. 지금의 검으로는 그 한번의 찌르기에 닿을 수 없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검에 매진해온 시간이 무의미해진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태백은 뛰어난 아이였다. 배운것은 곧잘 해내고 정파무림의 후기지수답게 올곧은 성격으로 사람을 대하였기에 오성은 한참 부족했으나 딱딱함에 있어서는 낙일자와 그다지 다른것이 없지 않은가 싶을 정도로. 팔이 멀쩡했다면 지금쯤 벽을 넘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말은 농담뿐이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녀를 봐온 사람이라면 아주 가끔씩은 입에 담는 주제였다.
다만 뛰어난 아이는 그만큼 쉽게 절망한다. 본인이 가장 뛰어나다고 믿어 의심치 않기에 쉽게 오만에 빠지고 이윽고는 갈길을 잃어 이도저도 아닌것을 길이라 믿어의심치 않고 입마의 문앞에서 이 문을 열고가면 조화를 이룰 것이라 믿기도 한다. 태백역시 그러했다. 몇번을 해도 뛰어넘을 수 없는 경지, 지금의 수준에서는 익힐 수 있는만큼의 심법과 비급을 수련했으나 무림인이라면 바라는 것은 이 정도까지의 성취가 아니었다. 고작해야 이 정도의 성취가 아니었다.
답은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았다. 신선께서 기묘한 연으로 몰락을 앞둔 도인에게 가르침을 주셨으니 이 이상을 바라는 것은 역겨운 탐욕이요 경계해야 할 오만이었었기에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삼재의 이치를 떠올렸다. 천하에서 가장 기초적인 검. 모든 검은 그곳에서 시작된다. 종횡으로 베고 찌르며 검의 움직임을 알기위한 그 단순한 움직임 안에 내가 추구해야할 것이 있었다. 그렇기에 입문. 모든 길에 들어서기위한 통과점.
중요한 것들은 문득 생각나 끓어오르는 법. 해가 떠오른다. 지난 밤 골짜기 바닥을 헤집고 온 태양이 하늘을 향해 기어오르나 길었던 잠을 깨우는 봄의 아침 햇살이 아닌 오전의 시작을 알리는 여름의 맹렬한 불꽃이었다.
열양공 - 5성 열검
천공혈에서부터 발끝까지. 꿈의 세계에 울려퍼진 잔잔한 파동이 태백의 몸을 스치고 그제서야 태백은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뜬다. 천명이란 거스를 수 없음이 아닌 마땅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니. 시조께서 아홉 태양을 떨어뜨리셨음은 마땅히 이루어야할 도리를 다한 것이니 활 시위에 걸린 뜻이 무엇인지는 쉬이 짐작할 수 없으나, 의지만은 어렴풋이 알 수 있으리라.
"빈도가 이제서야 눈이 띄었기에 가르침을 받을 준비가 되었사옵니다.'
마주한 거체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거대했으나 살벌하지 않았다. 미물이 자연의 이치를 논할 수 없기에.
태백은 선악을 논하나 악의 이유를 모른다. 악을 알지 못하기에 부르짖는 선함이 올곧을 수 없다. 때로는 순수한 선의가 누군가에게는 곧 악이 될 수 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관념적으로 악을 증오하니 이는 광인의 행태였다. 허나 그러면 어떤가! 악을 증오하고 선을 행함은 정파무림의 후기지수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도리이니!
단 한번의 만남으로 미혹을 떨쳐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허나 단 한번의 가르침으로 한걸음을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쏘아진 화살이 다른 생각을 하던가!
태백의 검이 움직인다. 사일검법은 첫 초식이 검이 아닌 암기술인만큼 검법으로서의 첫 초식을 논한다면 분명 이것 말고는 없으리.
사일검법 - 2성 일수초현(日輸初現)
꿈속이기에 끌어올릴 수 있는 내공을 끌어올려 내지르는 가장 기본적인 찌르기.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그 속도만큼은 가히 천하쌍쾌에 걸맞는다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녀가 바라는 경지에 있는 자들이라면 그 완성도를 간단히 알아차릴 수 있을정도로 조잡하다. 잘 쳐줘야 일류에서 할 수 있는 정도. 벽을 넘기엔 아직 한참멀었으나 이전과는 달리 망설임을 줄여 올곧게 나아가는 모습은 아주 조금은 나아졌다 볼 수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