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당신의 말에 소녀는 미묘한 얼굴을 합니다. 눈썹을 모으며 미간을 미미하게 찡그리지만, 적의가 있는 건 아닙니다. 그보다는... 아주 기묘한 것을 마주했으면서, 동시에 이해한다는 듯한 낯이군요. 이내 소녀는 표정을 풀며 에휴, 하고는 장난스러운 느낌의 과장된 한숨을 내쉽니다. 손을 들어 뒷목을 긁적이며 입을 엽니다.
"역시 세상은 넓고 사람은 다양하다더니... 인생에서 천재를 둘이나 만나볼 줄은 몰랐네요. 가르치는 법은 둘이 한참 다른 것 같긴 하지만요."
투덜거리는 듯한 목소립니다. 무언가를 떠올리기라도 하는지, 당신에게서 초점이 살짝 비껴나갑니다. 내리떴던 눈동자가 당신의 목소리에 다시 당신에게로 고정됩니다. 목가를 매만지던 손이 잠시 멈춥니다. 시선이 당신의 얼굴에서, 활을 집은 손으로 옮겨갑니다. 아이처럼 잔망스럽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습니다. 숨조차 죽이고 활 쏘는 동작을 낱낱이 해부라도 하듯 집요히 쫓는 그 모습은 완연한 무인의 것입니다. 화살이 중앙을 뚫고, 당신이 마저 이었던 말을 끝마치고 나서야 소녀는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뜹니다. 직전에 보았던 것을 복기라도 하듯 손가락 끝이 움찔거립니다.
"...역시 그래야겠죠."
소녀는 다시금 한숨을 내쉽니다. 축 늘어진 어깨나 삐죽이는 입술이 조금 망연자실해 보이기도 합니다. 갈 길이 멀기도 하지, 하고 중얼거립니다. 그러나 이내 소녀는 기운을 차린 듯 활을 쥐지 않은 손으로 주먹을 쥡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지금만큼 검을 다루기 전에도 연습은 엄청 많이 했으니까... 그만큼 연습하면 뭐라도 되겠죠!"
애초에 천재를 동기로 두고도 기죽지 않고 노력했던 소녀입니다. 이제 와 포기한다느니 실망한다느니 하는 건 성미에 맞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따라하기란 소녀에게 그 무엇보다도 쉬운 일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니 할 수 있을 겁니다. 소녀는 다시금 활 쥔 손을 들어보입니다. 화살은 걸지 않은 챕니다만 쥔 것처럼 과녁을 겨눠봅니다. 보았던 동작을 그대로 몸에 아로새기듯 흉내냅니다. 힘을 생각보다 많이 빼고, 활을 조금 더 위로 올리고, 숨을 죽이고.
그리고 줄을 놓습니다. 물론 걸린 것이 없으니 날아가는 것 역시 없습니다. 그러나 소녀의 머릿속에는 어떠한 깨달음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걸 놓치기 전에 소녀는 재빨리 화살을 다시 활시위에 겁니다. 다시 힘을 빼고, 존재감을 죽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