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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에, 모델지망이라면 솔직히 짚이는 구석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굳이 여기서 누구 이야기를 하는 것도 별로 좋지는 않겠네요. 루나짱이라면 그런 참견 안해도 알아서 잘 할 테고… 음, 전에 봤던 그 포스터에 있던 그 애도 모델 지망…까지는 아니겠죠 역시. 사진은 괜찮게 나왔지만 자세히 보면 그런 쪽으로는 배운 적이 없는 것 같은 풋풋함이 느껴졌던 걸 보면.
“그래도 지금은 그냥 그런 길도 있을까 하는 정도에요. 뭐 같이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역시 아직은 이것저것 하고 싶어서.”
가볍게 던진 아이스크림의 스틱이 정확하게 쓰레기통에 던져졌습니다. 음, 미래의 일은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까요.지금 당장을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앞날이 어떻게 될지 제가 알게 뭐랍니까!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도 죽도록 힘들어서 그만둘까 했던 사람이라구요? 그런데 이제 와서 뭘 고민을 할 자격이 있답니까.
“에에? 동물은 좋아하는데… 음…”
선배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좀의 외의 것이었습니다. 보통 이렇게 처음 만난 사람한테 부탁하나요?! 그래도 말하는 걸 보면 딱히 불편해보이지는 않지만… 음… 홍보모델인가요… 솔직히 말하면, 딱히 거부감이 드는 건 아닙니다. 춤도 그랬지만 모델 일도 딱히 싫어서 그만두었던 건 아니니까요. 오히려 좋아하지만 압박감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만둔 만큼 어떻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미련이 있는 쪽입니다. 그런데 동물 카페의 홍보… 음…
휴식기간을 일부러 끝내면서까지 그런 일을 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 그야 1년도 채 안 되어서 복귀해버리면 그건 그거대로 조금 웃음거리가 될만하지 않나요.
치카게의 말을 긍정하며 카나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부터 어느 하나를 확실하게 하겠다고 정하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물론 자신은 꼭 하고 싶었기 때문에 빠르게 정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이들도 다 그렇게 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충분히 그 생각을 존중하겠다는 듯, 카나타는 침묵을 지키다가 "좋은 꿈을 찾길 바랄게." 라는 말을 조용히 남겼다.
그 와중에 아이스크림 스틱이 쓰레기통에 들어가자 그는 작게 오- 소리를 내면서 치카게를 대단하다는 듯이 바라봤다. 물건을 던져서 쓰레기통에 집어넣는 것은 의외로 많은 계산과 조준이 필요한 작업이 아니던가. 생각보다 실력이 좋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괜히 눈으로 스틱이 날아간 궤도를 쫓았다. 물론 별 의미는 없긴 했지만.
"...페이는 우리 부모님과 이야기를 해줘. ...나는 그저 권유만 할 뿐이야. 애초에 당장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어디까지나 계획만 그렇게 잡고 있고, 자신은 적합한 이를 생각할 뿐이라고 분명하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잠시 팔짱을 끼고 가만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자신의 부모님이라면...
"...하지만 우리 부모님이라면 충분히 노동에 걸맞는 돈을 줄거야. ...다른 것은 몰라도 돈 계산만큼은 철저한 사람들이라서."
적어도 돈을 떼어먹거나 페이를 후려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게 밝히는 카나타의 말은 상당히 진지했다. 가게를 이끄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이고, 돈을 아끼기 위해서 신용을 저버리면 안된다고 늘 말하던 자신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카나타는 필시, 정말로 촬영을 한다면 페이는 적절하게 지급해줄 거라고 생각하면서 치카게에게 이야기했다.
"...적어도 양심없는 어떤 곳들처럼 대충 쿠폰 몇 장 던져주고 끝내진 않을 거야. 그럴 분들이야."
그 때가 오면 또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그냥 가만히 있는 건 별로 취향이 아니기도 하고… 음, 뭐 어떻게든 되겠죠! 그래도 실력은 어느정도 있으니까 조금 페이가 세기는 하겠지만 그거야 뭐 고용주가 신경을 쓸 일이기도 하고 이 선배가 이렇게까지 말하는걸 보면 부모님들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타입은 절대 아니실 테니까요. 믿음… 까지는 아니더라도 뭐 수틀리면 계약서로 이래저래 해버리면 되니까요. 전에도 그랬고.
“아하하… 되게 구체적인 묘사라서 오히려 걱정되네요. 이 동네에서 그렇게 하면 장사 하기 힘들겠지만.”
시골이라 마땅한 비밀이 없다! 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토키와라는 그렇다고 해서 소문이 아예 퍼지지 않는다거나 하는 정도도 아니기도 하니까요. 무엇보다 저도 일단은 이쪽 토박이니까 문제 없지 않을까 싶기는 하네요. …돌아갈까요.
"..유명하잖아. 미성년자라고 부려먹고 돈은 안 주고 적당히 쿠폰 주고 치웠다는 이야기."
아니면 말고. 그렇게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하며 카나타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물론 이 나라 이야기인지, 옆나라 이야기인진 그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본 것 같았기에. 반드시 일본 뉴스만 나오는 것은 아니었으니, 어쩌면 옆나라 이야기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중요한 것은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다시 한 번 그럴 일은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하며 카나타는 그녀의 요청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흔든 후에 QR 코드를 띄웠다.
"...당장의 일은 아니니까 바로 연락이 가는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알았어. 아이디 줄게."
네 아이디도 알려줘.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카나타는 아마 라인 아이디를 교환하려고 했을 것이다. 물론 카나타 쪽에서 먼저 연락을 하는 일은 거의 없다시피 하겠지만. 일감이 정말로 확정되면 그때나 연락을 하지 않을까? 물론 그건 모를 일이었다. 차후에 혹시나 그녀를 찾아야 할 일이 있다면 연락을 할지도 모르는 거니까.
아이디를 그녀에게 준 후에, 그는 핸드폰을 집어넣었다. 슬슬 돌아가보는 것이 좋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카나타는 가만히 창밖을 바라봤다. 슬슬 어둠이 깔리고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정말로 집으로 돌아가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카나타는 부실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려는 듯, 가만히 부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