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가 느긋하게 방패를 털어내며 다시 윤성에게 다가오고 있음에도 윤성은 몸을 일으키며 방패를 세우는 것 외엔 다른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
"그야 이제 바이엘느마를 착용하기엔 내가 틈을 주지 않을거니까 어때 이제 좀 후회감이 밀려오나?"
가짜의 조롱에도 답변하지 않은 윤성은 방패를 고정한 팔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가짜와의 거리를 벌리고자 뒷걸음질 치며 비스듬하게 각도를 유지한 방패의 옆으로 시야를 둔 체 가짜를 응시했다 그런 같잖은 시간벌이가 우습다는 듯 가짜는 다시 윤성에게 접근하며 방패를 힘껏 휘두르기 시작했다 방패를 휘두를 때 마다 울려퍼지는 둔탁한 충격음에 윤성이 서서히 밀렸고 가짜는 더욱더 몰아붙이던 중 윤성의 눈이 순간 반짝이자 방패를 자기 몸쪽으로 끌어당기며 쳐내기를 준비했다
"!"
예상대로 윤성이 방패의 면 부분을 세워 아메리칸 히어로 스트라이크를 사용할거라 생각한 가짜가 윤성의 방패를 주시하며 쳐내기를 사용하자 윤성은 가짜의 쳐내기를 예상한듯 페인트 동작을 취하면서 가짜의 허릴 팔로 감아 태클을 걸어 넘어트렸다
방패 쳐내기를 사용하는데 집중하던 가짜는 윤성과 함께 뒤엉키며 넘어졌고 충격을 받은 듯 눈이 흐려진체 부들거리던 가짜는 팔꿈치로 윤성의 등을 내려찍은 뒤 그를 걷어차 거리를 벌렸다
방패로 밀려난 윤성은 휘청거리는 몸을 진정시키고 바로섰다 이마에서 흐르는 피가 턱을 타고 뚝뚝 흘러내렸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방패를 고쳐잡고 다음을 준비했다
가짜 역시 흐려진 시야를 바로잡으며 방패를 치켜세웠다 이 다음 또 다른 자신이 무슨 수를 쓸지 대충 짐작이 되었다 위협적이지만 상관없었다 자신은 그것을 받아칠 수단이 있었으니까
"죽어!!!"
가짜는 발 구르기를 사용하며 힘껏 도약하였고 밑에서 자신을 멍청하게 올려다보는 윤성을 향해 아메리칸 히어로 스트라이크를 다시 사용하여 내려찍었다
쿵 하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탑에 울려퍼지고 누군가는 가짜의 승리를 확신할 법한 그 순간 공격을 그대로 받아낸 윤성의 몸에 칙칙한 푸른색의 화염이 일렁이듯 의념이 넘실거리고 피와 부상으로 점칠된 윤성은 자신을 바라보는 가짜와 눈을 맞춘체 방패를 쥔 팔을 힘껏 뒤로 빼며 의념을 집중했다
"벤데타"
그리고 여기까지 가짜는 예상했다 윤성이 상황을 뒤집을 수가 희열의 벤데타 밖에 없다는 것 역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저것을 적중시켜서 상황이 완전히 뒤집어지진 않겠지만 큰 충격을 받을 것 이고 그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와 역전의 기반을 마련하겠지
윤성이 사용한 희열의 벤데타가 강력한 파동을 퍼트리며 가짜를 덥친 순간 가짜는 바이엘느마의 걸친 세계를 사용하였다 설명하기 힘든 기분나쁜 감각이 몸에 퍼지고 자신의 육신이 이 세계에서 흐려지는 느낌을 받은 가짜는 승리를 확신했다 이것으로 희열의 벤데타로 인한 충격은 사라질 것 이고 체력의 차이를 이용해 윤성을 유리하는 것 만 남았다 생각했다
그리고 가짜가 벤데타를 받아낸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감각이 다리를 시작으로 온 몸으로 스멀스멀 퍼지기 시작했다 눈 앞이 흐려지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희열의 벤데타를 받아냈고 저쪽 윤성은 지쳤으니 자신이 승리했다고 생각했던 가짜는 점점 몸의 통제권이 넘어가는 소름끼치는 느낌에 당황하며 몸을 뒤틀기 시작했다
"뭐야 이게 왜!"
"과거의 나는 저렇게 안일했네요"
그리고 그런 가짜의 앞에 윤성은 실소를 흘리며 다가와 피에 젖은 이마를 닦으며 머릴 쓸어넘겼다
"뭐 어리니까 그럴 수 있어요"
전부 계획대로였다 빠르게 승부를 보기 위해 행동하는 척 하며 먼저 바이엘느마를 착용하게 만들었고 근접하게 붙어 시간을 끌면서 방패를 휘두를 간격을 최대한 줄여 데미지를 감소시켰다 그리고 희열의 벤데타로 역전을 노리는 척 하며 걸친 세계를 쓰도록 유도했다 전부 바이엘느마의 효과로 정신력을 떨어트리면서 끝내 걸친 세계의 효과로 정신력을 바닥으로 만들기 위함이었다
결과적으로 가짜의 정신력은 바닥나버렸고 이제는 마갑의 먹이가 되는 일만 남아버렸다 물론 그 전에 해야할 일이 남긴 했지만 윤성은 여유롭게 가짜를 내려다보며 이죽거렸다
"어리니까 그렇게 분수 모르고 날뛸 수 있지 하지만 댓가는 치뤄야지?"
"!"
끝내 바이엘느마에게 먹힌 가짜가 폭주하기 시작하자 윤성은 고갤 숙여 웃음을 참으면서 인벤토리에서 바이엘느마를 꺼내 장착하였다 묵직한 흑갑이 윤성의 몸을 휘어감았고 여전히 과하게 느껴지는 갑갑한 느낌에 윤성이 피식거리는 사이 폭주하기 시작한 가짜가 윤성을 향해 달려들자 윤성은 방패쳐내기를 사용하여 충격을 받아쳤다
방패 쳐내기에 맞은 가짜가 나가 떨어졌지만 윤성의 몸 역시 비명을 지르는건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폭주하는 가짜의 공격은 점점 매세워지기 시작했고 윤성의 방어도 점점 흐트러졌다 하지만 윤성은 여전히 여유롭게 칙칙한 푸른 눈으로 가짜를 바라보며 조소를 흘리고 있었다
"상대가 과거의 나라서 다행이야"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놈에겐 절대 안지거든"
더 이상 인간의 행동이라고 보기도 힘든 움직임으로 돌진하는 가짜를 바라보는 윤성을 향해 가짜가 방패를 크게 휘두르며 부딫히는 순간 기분나쁜 공기가 가짜를 스쳐지나갔고 휘둘렀던 방패는 허공에 머물었다
이 세계의 자신이 희미해져 가고 현실에 존재하는 육체가 연해지는 기분을 느끼던 윤성은 자신을 통과하듯 지나가는 가짜를 향해 방패를 내려찍었다
.....
"바이엘느마가 흔들리는 한 발자국을 발동시키는건 계산하지 않았지만 뭐 좋은게 좋은거지"
폭주가 끝나고 정신력이 바닥나 폐인마냥 바닥에 널부러진 가짜를 내려다보던 윤성은 친절하게 웃으며 가짜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끌어당겼다
"나 자신에게 죽는다는건 무슨 느낌일까? 다시 만날기회가 있으면 알려줘"
그리고 윤성은 바닥에 찍어 고정한 방패의 반대 편에 가짜의 목을 걸쳐두곤 가짜의 머리 위로 발구르기를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