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같은 내면의 비명은 처절하게 묵살되었다. 뭐, 이런 걸 한다고 해도, 그가 원했던 성하제- 혜우와 함께 올라가는 무대가 어디 가는 게 아니긴 하다만. 메이드&버틀러 카페 1일차. 그래도 한번 해봤다고, 제법 잘한다. 요리는 애초부터 자신있는 취미였었고 카페 에인절스에서도 절찬받은 내용인지라 문제될 바 없고, 접객도 해본 가락(?)이 있어, 아직도 온통 얼굴이 새빨간 신입 메이드 처지를 못 벗어나긴 했으나 그래도 나름대로 동료들에게 폐 끼치지 않을 정도는 된다.
다만, 조그만 체격이 눈에 안 띄니 이럴 때에는 득을 볼지도 모르겠다-는 안일한 사고는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 되어 성운을 짓눌렀다. 온통 부끄러운 얼굴의 조막만한 메이드가 통통 뛰어다니며 일을 보는 게 귀여워보였는지 지명을 종종 받기도 하고, 제법 바쁘게 돌아다니게 된 탓이다. ─기왕 이렇게 입을 거라면, 혜우랑 둘이서 있고 싶은데.
그때 저만치서 혜우와 눈이 마주쳤다.
성운은 문득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성운은 혜우와 시선을 맞춘 채로, 사뿐사뿐 옆걸음을 쳐서 다른 이들의 눈이 잘 닿지 않을 구석으로 움직였다. 그리고는··· 성운은 치맛자락을 잡고 살며시, 몇 센티미터 정도 들어올렸다. 애초에 밑에 바지도 단정하게 받쳐입고 있겠다 딱히 문제될 것도 없긴 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서 살며시, 아래에 받쳐입은 호박바지가 함부로 내비치지 않을 만큼, 그러면서도 허벅지의 가터벨트는 잘 보일 만큼.
그러니까 이건 별 의미가 아니다. 이 옷을 처음 입었을 때 혜우가 저지른 곤란한 장난에 대한 앙갚음 겸해서, 그냥 15주년 때 같이 입고 나갔던 그 좀 망측한 커플룩이 생각나서였다. 이번에는 다른 이유에서 이렇게 입게 됐지만, 문득 그때 생각나? 하는 의미에서 살짝 날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하는 철없는 장난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성운은 히히 웃고는, 메이드 일을 하기 위해 다시 사람들 사이로 도도도 도망가 버렸다.
···잠시 뒤 백룸에서 문득 자기 행동이 어쩌면 좀 망측하게 보일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전신 홍당무가 된 채 얼굴을 싸쥐고 주저앉아 있는 빨간칠라는 못본 걸로 하자.
그러고보니 요즘은 이런 메이드&집사카페 같은 것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하던가? 더이상 화면 속에서만 보는 풍경이 아니게 된 것에 대해서 그녀는 흥미로움 반, 심각함 반의 상태로 열심히 부원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진지한 모습을 보면 평소의 그녀 같으면서도 어딘가 살짝 분위기가 달랐을까,
>>574 (복복복.) 오늘은 별 내용 없을 테니까요. 바디캠으로 찍은게 노이즈덩어리인 거 보고 머리싸쥐면서 그러면 누구한테 도와달라고 해야 되지? 혜우눈 또, 뭔가 알고 있다는 듯이 굳이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하지만... 하면서 머리아파하고 있다가 혜우가 성운이네 집에 온다는 소리에 공실로 비워뒀던 방 깔끔하게 싹 단장해놓는 정도 내용일까요.
(...까지 적다가, 문득 성하제라서 성운이네 집 보고 한창 기가 막혀하고 있는 유호란 여사와 성운이, 혜우, 유준씨가 맞닥뜨리는 몹쓸 얼리액세스 상견례 상황이 생각났지만 일단 생각만 해두고 곳간에 얌전히 넣어둠.)
둘 중의 하나, 양자택일인 것처럼 보였지만, 아니 한때는 실제로 그랬겠지만, 이제 그것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하나의 인과관계로 묶인 불가분의 순서에 불과한 것 같다. 네 생명신호가 끊어지지 않더라도 그가 만족하고 떠나가기에는 너는 불행에서 너무 멀어진 것처럼 보이니까. 지금에서 네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가장 비참한 형태로 사라지지 않는다면 결코 그가 만족할 수 없을 테다.
당했다!
성운은 머리를 싸쥐었다. 하나도 성한 영상이 없었다. 바디캠 내부에 저장된 파일은 물론이고, 비밀 채널에 스트리밍해두는 영상을 백업한 파일도, 죄다 당했다. 그 빨간 머리카락의 여자와 그 거구의 남자, 분명히 찍었다. 몸에 달린 바디캠의 렌즈에 분명히 들어올 수밖에 없는 앵글이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은 영상에 담겼으되 담기지 않았다. 그것이 무슨 말인가─ 동영상에 담긴 그들의 모습이, 마치 고약한 해킹이라도 당한 듯 각종 노이즈와 글리치에 가려져서 단 1픽셀도 그 모습이며 제대로 된 형상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소리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분명히 나눈 그 이야기들 대신, 귀를 따갑게 만드는 소름돋는 노이즈만이 그 자리에 대신 녹음되어 있었다. 저지먼트의 권한으로 조회한 주변 CCTV에는 아예 한술 더 떠서 그들의 모습이 아예 찍혀있지 않았다. 다음날 다시 찾아가 그 주변을 샅샅이 뒤져봐도, 뭔가 단서가 될 만한 게 남아있지 않다.
이래서는 다른 저지먼트 부원에게 도와달라고 할 수도 없잖아···!
알지도 못하는 이상한 노이즈 덩어리가 쓰러져있는 혜우 근처에 끼어있는 장면을 갖고는, 부원들을 설득할 수가 없다···! 다른 증거도 없고, 피해자인 혜우는 피습 직후에 완전히 회복했고(이것은 물론 성운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증거라고는 내 증언뿐이야···! 청이에게 이걸 보여주고 사람을 찾아내어달라는 말 같은 것은 할 수 없다. 서연이에게 이 물건의 기억을 읽어달라고 내밀 변변한 물건도 하나 없다. 물론 청에게 대략적인 인상착의 정도를 알려주고, 서연에게 그 현장의 기억을 읽어달라고 하면 또 모르겠지만··· 한창 성하제로 바쁜 와중에 그런 소리를 할 수는 없어··· 아니면 이경이에게 부탁해야 하나? 아니, 이경이도 요즘 자기 커리큘럼이나 스케줄로 바빠보이고, 아니면 태오 선배······ 그 사람도 나만큼이나 혜우에게 도움을 줄 자격이 있는 사람이지만, 왠지 태오 선배 뒤에 있는 그 어르신이라는 존재가 꺼림칙해. 부장님이나 부부장님은······ 이런 모자란 증거를 들고 그러잖아도 공사다망하신 부장님과 부부장님을 귀찮게 해드린다니 언어도단이야. 무엇보다 혜우는··· 굳이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알게 될 거라고 하고 있고··· 마치 뭔가 깨닫기라도 한 것처럼··· 무엇을··· 혜우는 무엇을 느끼고 있는 걸까······?
성운은 퀭하게 다크서클이 내려앉은 눈으로 고개를 들어 모니터를 쏘아보았다. 정지되어 있는 화면 한가운데, 노이즈덩어리를 안고 있는 노이즈덩어리가 자신을 비웃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인첨공의 그늘이 드높은 벽이 되어 그의 앞에 서있었다. 성운은 인상을 왁 구겼다. 이 사람이고 저 사람이고 머리털 빨간 여자들은 왜 이렇게 사람 인생을 힘겹게 만들지 못해 안달이지? ···아, 보라는 빼고.
지금 성하제고 뭐고 다 뒤로 하고 스트레인지에 뛰어들어 수색하고 다녀보면 뭔가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혜우랑 같이 할 수 있게 된 성하제인데. ······그러기는 싫어.
그때, 마치 마음이 통하기라도 한 듯이 전화기의 알람이 띠링 하고 울렸다. 핸드폰에 손을 뻗어보니, 이름 대신에 하트 하나만 박아놓은 연락처에서 메시지가 도착해있었다. 전화기로 눈길을 힐끔 주자 그게 허공에 붕 떠오르더니 성운에게 이상적인 눈높이와 거리로 부드럽게 날아든다. 잠금을 풀고 내용을 확인하자, 거기엔 아예 짐을 싸들고 성운의 아지트에 잠깐 머무르겠다는 혜우의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일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요 몇 달간, 요 몇 주간, 요 며칠간 그를 괴롭혀온 심장이 꽉 조이는 듯한 박동과는 다른 종류의 박동이었다. 성운은 머릿속에서 잠깐 지긋지긋한 생각들을 치워놓기로 했다. 그래야만 했고, 그러고 싶었다.
<[ 아, 조금만 기다려 ] <[ 공실은 많으니까, 방 하나를 깨끗이 치워둘게 ]
성운은 발을 뻗어 컴퓨터 전원을 껐다. 거실 한켠에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던 청소도구들이 둥실둥실 날아올라 허공을 가로질러 성운의 옆에 부유했다. 성운은 의자를 톡 박차고, 거실 바닥 위를 살짝 떠서 가볍게 허공을 가로질렀다. 성하제 무대장치를 리라랑 협의하기로 했었다던가. 리라에게··· 괜찮다면, 몇 가지 부탁을 더 해볼 수 있을지도. 이런저런 방범장치라던가, 위치 추적 수단이라던가, 부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 지금은 수비로 일관하자. 성하제만. 성하제만 무사히 넘기자. 그러고 나서라도 늦지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