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이를 악문 소리가 나직이, 스트레인지의 어느 뒷골목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늘 속에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어느 방랑자에게서 들리는 목소리였다. 가만히 바라보면, 그는 참혹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을 그의 최후로 맞이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참혹한 몰골이.
회색 트레이닝복 바지에는 무언가 무수하게 스치고 지나간 너덜너덜한 흔적들 외에도 무언가 꿰뚫린 자국과 그 주변으로 번져나온 핏자국이 선명했으며, 벽을 짚고 있는 팔도 그렇게 성한 몰골이라 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배에 두 군데 꿰뚫린 자국이 있었는데, 이 스트레인지에서 한 7mm 두께의 길다란 꼬챙이를 주무기로 사용하고 다니는 미친 놈이 있는 게 아니고서야 누가 봐도 그가 입은 상처는- 소총의 총알에 입은 총상이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몸을 일으켜 걷기는커녕 그대로 쓰러져 아무것도 하지 못할 부상. 그러나 이 방랑자는 일어나 걷고 있었다. 이것은 그의 초인적인 의지 외에도, 그의 능력이 중력을 제어하는 것이기에 가능했던 일로- 지금 그는 그의 몸무게를 거의 깃털 수준으로 낮추어놓았기에, 관통상을 입은 두 다리로도 간신히 자신의 몸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악물고, 성운은 몸을 가눌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가볍게 만든 몸을 힘들여 한발짝 한발짝 떼어놓았다. 바람은 또 왜 이리 오늘따라 얄궃게 거센지. 그 부피에 비해 극히 가벼워진 몸은 작은 산들바람에도 쉽게 휘청였다.
그리고 일순간, 한 줄기 돌풍이 예고도 없이 불어왔고, 성운의 몸은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뒤로 밀려나려 했다. 안돼, 조금만 더 가면 스트레인지를 벗어나서 구급차를 부를 수 있는데··· 구급차만 탄다면, 알터로 가서 알터에 딸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성운은 날려가지 않기 위해, 능력을 해제해 자신의 몸무게를 원래대로 되돌려 몸이 날려가는 것을 버티려고 했다.
“으으윽.”
그리고 그의 온전한 몸무게가 실린 총상 입은 다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비명을 내질렀다. 성운의 정신으로 견뎌낼 수 있는 수준의 고통이었으나, 성운의 육체로 견뎌낼 수 있는 수준의 고통은 아니었다. 성운의 무릎이 그 자리에서 풀썩 꺾였다. 땅을 짚은 팔에서도 이어 격통이 밀려왔다.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땅에 짚은 비참한 자세로, 성운은 한동안 사지에 몰려오는 고통에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버텼다. 그리고 다시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 했다. 무언가··· 무언가 짚고 일어설 게 있다면 좋겠는데···
태오가 자취하는 오피스텔은 철옹성이라고 불렸다. 야경이 아름답고 슬세권이 아예 건물 내부에 포함된 아주 좋은 여건이라 한 번 뭔가 사오면 나가지 않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소나키네시스를 응용한 신소재로 하여금 총을 쏴도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방음 효과에, 바깥에서는 안을 쳐다볼 수 없는 특수한 유리창 덕분에 입주자들의 신변을 철저히 보호하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몇 배로 예민한 태오는 이 철옹성에서는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거주자들도 서로의 얼굴을 마주치지 않는 이상 모를 정도로 신변 보호가 탄탄한 덕분이다.
마음을 놓을 수 있으니 뭐든 할 수 있다. 태오는 평소와 다르게 침대가 아니라 발코니로 향하는 미닫이 창문 근처 벽에 붙어 있었다. 벽에는 종이테이프로 붙인 커다란 종이가 있었다. 사람 크기만한 흰 종이에는 벌써 여러 단어를 써둔 게 보인다. 샹그릴라, 그림자, 제로, 제로원 프로젝트, 유토피아 프로젝트……. 여러 단어 밑에는 자세히 보지 않는 이상 도저히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빽빽한 글씨들이 주문처럼 빼곡히 적혀 있었다.
─ 퍼스트클래스 하나 이상의 배신 혹은 협조 (가설 검증 완료, 사실로 판명) ─ 열등생-엘리트 간의 갈등 (?) ─ 샹그릴라의 용도는 혼란을 위함이 아니다?
평소에는 하지 않던 충동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해야만 했던 일이고, 오늘 쇠뿔도 단 김에 빼고자 했다. 태오는 마카를 휘갈겼다. 4학구, 8월 말, 크리에이터……. 수학 공식보다 더 난잡하게 써낸 글씨와 함께 고민을 거듭하듯 마카가 벽을 툭툭 두드리며 일정한 장소에 점을 찍는다. 그리고 두 개의 단어에 원을 친다.
그림자 후배
이 일련의 사건들이 모두 괜찮은 것인가? 고작 1년 만에 너무나도 많은 일이 생겼다. 이렇게 단기적으로 여러 일이 터질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자신은 고등학교 3학년이지만 밑의 아이들은 그 모든 사건을 끌어안고 1년, 혹은 2년을 더 버텨야 한다. 성장의 밑받침이 될 거라고 속 편히 넘겨보려 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엔 예상보다 균열은 빨리 찾아올 것 같았다. 태오는 후배 하나를 떠올렸다. 한아지다. 처음 볼 때부터 겉과 속이 다르지 않아 속 편히 사는구나 싶었던 후배였고, 저렇게 살다가 한 번 물들면 끝없이 물들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을 품은 적이 있었다. 속 편한 모습 그대로 물들면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겠지! 아무리 사람이 따뜻해도 피도 따뜻한 법이다. 그 후배를 가장 최후의 보루로 삼았건만, 최근 죄다 흔들리는 것 같다. 예감이 좋지 않다.
그림자가 바라는 것은 이것도 있는 건가? 이것도 예상한 건지, 아니면 얻어걸린 건지. 어느 쪽이든 몰아가기 하나는 잘 할 테니 앞으로 약점이라도 하나 잡히면 전체가 흔들릴 위기는 숱하게 있을 것이 분명하다. 태오는 다른 것도 적어갔다. 분열. 퍼스트클래스로 비롯된 어리석은 분열이 결국 휘말리는 학생마저 갈라놓는다. 분명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 본인은 어쩔 수 없었다며 참회하거나, 죽거나, 아니면 짓밟거나 하겠지. 인간이란 그런 존재니까. 하여튼 인간들이란 하루도 찢어지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족속들인지……. 개인의 사정 따위 알 게 뭔지. 태오는 앞머리를 헝클듯 쓸어 넘기며 혀를 찼다.
"……."
생각해 보니 나도 똑같지. 하루라도 찢지 않으면 좀이 쑤셨던 것은. 개인의 사정에 지나치게 얽매여 지금까지 호소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태오는 마지막으로 적어내릴 것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다. 그리고 기이한 단어를 하나 적고는, 문을 확 열어 젖혔다. 슬슬 가을이 오려는지 어제보다는 덜 더운 공기가 몸을 감싼다. 태오는 밖으로 나서 문을 닫고는 야경을 바라보며 비치해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담뱃갑을 꺼내 툭툭 털더니, 연초 하나를 입에 물었다. 미성년자의 흡연은 옳지 못하다지만 알 게 뭔가? 인첨공은 이미 옳지 못한 곳인데.
"어차피 남의 일이지."
반 년도 안 남은 사람이 신경 써봤자 달라지는 것 없지. 분열되면 양지도 결국 음지와 다를 바 없단 뜻이리라. 그러면 나야 좋지. 스스로의 속을 굳이 읽지 않기로 했다. 비참할 뿐이니까. 창백한 연기가 어스름히 피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