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 ─ 시작하자마자... 무시무시한 속도로 치고 나가는 마사바 콩코드! 해설 ─ 저 속도는 깜짝 놀랐습니다! 모터스포츠인 줄 알았네요. 중계 ─ 절대로 선두를 놓지 않겠다는 의지인가? 아무래도 오늘은 모든 것을 불태워 달리려는 모양입니다.
중계 ─ 그 뒤를 메이사 프로키온, 퍼펙트 원더, 유키무라 모모카, 그리고 언그레이 데이즈가 잇따라 쫓고 있습니다. 중계 ─ 뒤에서 이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레이니 왈츠! 해설 ─ 아무래도 경기장 상태가 상태이니만큼 후방 포지션을 꺼리는 모습이죠? 해설 ─ 차가운 진흙을 먹고 싶은 우마무스메는 없을 테니까요.
중계 ─ 이어서 순서대로 바나나나, 미즈토키카타쿠리코, 키마구레 에스커. 중계 ─ 도로마미레 퀸, 시작이 좋지 않았는지 낮은 페이스로 달리고 있습니다. 중계 ─ 그 뒤로 엔터 더 피존, 리걸리 아시게, 언더커버. 중계 ─ 잇따라 나카요시 칩과 케구링이 나란히 서고, 최후미는 실크 데이라이트입니다.
비밀이랄 것도 없는 사실을 하나 이야기하려 한다. 사실 자신의 신체는 비나 눈을 본능적으로 꺼려한다. 물론 적응훈련을 몇번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그 감각이 둔해지는 현상은 어김없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었다. 사바캔때도 동일했으며, 오늘 또한 그리 하였다. 하지만, 역시 이대로라면 조금 아쉽지 않을까. 모두가 저리 최선을 다하거늘, 자신의 달리기는 그렇게 좋아 보이는 상태가 아니였다. 오늘을 위해 훈련했거늘.
중계 ─ 언더커버가 태세를 가다듬고 후방에서 치고 올라옵니다! 중계 ─ 엄청난 추월을 선보이며, 한없이 멀어져 가는 마사바 콩코드를 가까스로 바라본다! 중계 ─ 하지만 선두는 여전히 마사바 콩코드로 유지 중! 감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속도 아니다... 중계 ─ 마사바 콩코드는, 가속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건 무슨 생각인가!?
해설 ─ 마치 이륙을 위한 속도로 달리는 듯하네요. 해설 ─ 빗속이든 진흙탕 속이든, 제트 엔진은 바람을 갈망하니까요! 중계 ─ 마찬가지로 도주하는 엔터 더 피존, 그리고 리걸리 아시게 또한 선두를 따라잡기는 역부족!
중계 ─ 퍼펙트 원더와 메이사 프로키온, 그리고 유키무라 모모카는 과속하지 않고 상황을 살핍니다. 중계 ─ 언그레이 데이즈와 레이니 왈츠 역시 속도를 유지.
중계 ─ 한편 후미에서는 케구링이 흐트러진 호흡을 되찾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계 ─ 도로마미레 퀸 앞에 놓인 것은 진흙밭, 행운의 여신이 좀처럼 도와주지 않습니다! 해설 ─ 지금은 진가가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후반 폭발력과 뒷심을 믿어 보는 수밖에요!
무릎이 좋지 않은 게 느껴진다. 불량 마장을 만드는 날씨는 내 무릎도 짓눌러서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아지랑이가 울렁거리는 뙤약볕의 운동장을 달리던 기억이라던가. 안 좋은 인대를 딛고 서서 호통을 듣던 기억이라던가. 다리가 재기불능이 되던 때의 기억 말이다.
그래, 무릎 이야기를 하면 자연스레 딸려나오는 이야기. 왜 다쳤는지를 메이사에게는 의도적으로 숨기던 이유.
그건 내가 우마무스메와 마찬가지로 달리던 사람이고, 달리기를 아주 좋아하던 사람이었으며, 이제는 운명에 꺾여 골방에 단독으로 처박혀 있다가, 내가 질투해 마지않는 녀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로 인해 너희들이 달리는 걸 보노라면 불쾌감을 넘어서 질투하게 되어서, 허공에다 내 청춘을 도려내라고 절규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내가 그런 나약한 인간이라는 걸 메이사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왜냐면, 걔는 아이고 나는 어른이며, 제자이고 선생이며, 의지하는 쪽이고 의지가 되어야 하는 쪽이기 때문이다. 어른이 애처럼 굴면 어떻게 되는지를 나는 코치를 보고서 잘 알았다.
그래서 다 자라지 않은 어른임에도 어른인 체 애를 썼다. 입을 다물고 늘 옆에 있어주려고 했다.
하지만 동시에, 어쩐지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되면 다 털어놓고 훨훨 사라지고 싶기도 했다. 플라네타리움에서, 우리가 가장 안정적이고 행복할 때에 다 털어놓고 어디론가 종적을 감추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더 실망하지 않도록.
넌 한심한 나여도 괜찮다고 했고, 나도 네가 1착하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원래 결과가 나오기 이전의 마음은 낙관적인 법이다.
중계 ─ 마사바 콩코드, 역시 뒤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중계 ─ 어쩌면 자기 뒤에서 어떤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신경쓰지 않는 듯이...! 중계 ─ 그저 속도를 내는 데만 집중합니다! 중계 ─ 그렇게, 레이스에서는 「가장 빠른 것만이 진리」라고... 외치는 듯합니다!!
중계 ─ 코너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우마무스메들, 뒤의 상황은 어떨까! 중계 ─ 한참을 떨어진 거리에서 퍼펙트 원더, '아직'이라고 되뇌는 듯 힘을 아끼고 있습니다. 중계 ─ 그 뒤로 언더커버와 메이사 프로키온, 케구링, 유키무라 모모카. 중계 ─ 조금 떨어져서 도로마미레 퀸입니다!
해설 ─ 원치 않았을 상황이겠는데요, 이렇게 몸싸움을 하면 서로 피곤해질 뿐이거든요! 해설 ─ 특히 체력 안배가 중요한 이런 장거리에서는, 무리에 휘말리는 순간 페이스를 잃는 길로 직행하죠. 해설 ─ 아마도 제발 서로 떨어져 달라고 간절히 빌고 있을 겁니다. 중계 ─ 그리고 그 난전 사이에서 능숙하게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유키무라 모모카!
중계 ─ 뒤쪽으로는 실크 데이라이트와 언그레이 데이즈가 바짝 붙어 달리고 있습니다. 중계 ─ 언그레이 데이즈, 코너링 과정에서 잠깐 미끄러지는 듯했으나... 중계 ─ 실크 데이라이트와의 충돌을 피하고 유연하게 등 뒤에 숨어 달립니다! 중계 ─ 키마구레 에스커는 거의 최후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