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493 홍... 다른게 아니고 미룰 수 없는 일이 여러개 겹쳐서 지금 며칠째 이것에만 시달리는 것이라서용..... 무엇보다도 일상을 중도에 끊는 건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바가 아니라서 하란주만 괜찮으시다면 천천히나마 이어가보고 싶어용 ㅜㅡㅜ 물론 늘어진다 싶으면 마무리할지언정 몇 턴 안에 끝내거나 차라리 여기서 마무리하는 식으로 제 욕심을 걷어낼 수는 있습니닷......... 부디 편하신 쪽으로....
냉정한 목소리에 재하는 고개를 치들었다. 몰입하던 감정의 선이 잠시 끊기니 머리가 순식간에 차갑게 식는다. 다시금 상승세로 치든 검을, 아니, 나뭇가지를 보며 재하는 서서히 속눈썹을 위로 올렸다. 파마전율에 대한 것은 그 당시와 소문으로밖에 알지 못했으니 지금의 단어 하나하나가 금보다 더 값졌다.
"!"
재하의 눈이 이채로 빛났다. 울분을 토하듯 외치는 모든 말이 자신을 꿰뚫고 있었다. 저것이 진정 초절정의 경지인가! 막아세울 묘리를 알려주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있었다. 꽃이되 가지를 매단 고목 그 자체인 존재! 재하는 끝내 그런 존재가 되고자 이 경지에 오르지 아니하였던가!
수라선 광염 - 부채를 활짝 펼쳐내 기를 두르고 적의 공격을 방어합니다.
재하는 부채를 펼쳐 공격을 방어하더니 몸을 부르르 떨었다. 본능에서 오는 공포는 어찌할 도리 없다! 그렇지만 이겨내야만 했다. 천천히, 천천히 다시금 몰입하자. 전장에서도 이리 떨다가 죽을 것인가? 아니다! 이는 남궁지원만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전장에 나서면 이런 자들과 수도없이 싸워야 하니 그 또한 예비하는 것이다. 재하는 이어지는 가르침에 깨달음을 얻었는지 눈을 크게 뜨다 고개를 끄덕이더니, 부채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형이자 남궁지원이고, 남궁지원이자 파마전율이며, 파마전율이자 상공이되, 상공이자…….
상공이자……?
천앵 산앵 - 부채에 새겨진 벚꽃잎이 현실에 구현됩니다. 각각의 꽃잎은 내기를 품은채로 주변에 흩날립니다.
"이 비천한 소마, 가르침을, 깨달음을… 얻었나이다."
수라선 수라천하도 - 부채를 휘둘러 위대한 공능을 일으킵니다. 공포심을 일으키는 불타오르는 붉은 하늘과 피와 시체로 가득한 땅을 현세에 불러옵니다.
재하는 부채를 털었다. 삽시간에 세상은 어두워지고, 호수를 새빨갛게 물들인다. 시체가 떠오른다. 마른 가지에 바람이 아닌 불길이 치솟아 잿더미를 만든다. 재하가 그려낸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재료는 그였다. 원하는 수를 숨겨내고 선물하고 싶었다. 그렇게 무엇보다 아름다운 것을 바라자.
천앵 낙앵 - 내공을 30 소모합니다. 수백개의 벚꽃잎을 아주 빠르게 하늘에서 떨어뜨립니다. 벚꽃잎은 모두 기가 서린 검과 같은 효과를 지닙니다.
재하는 부채를 휘둘렀다. 그리고 깨달음 얻은 듯 환히 미소 지었다. 남궁지원을 보되 모용중원을 보나, 무엇을 보든 애정은 뒤틀려있으니 깊이 빠져든 꼴 분간할 수 없다.
"이리, 이리하면 되는 것일까요? 이리하면 아주 약간이나마 이룰 수 있을까요……?"
이렇게 하면 그 사람을, 그 사람을……. 가죽 틈새에 손가락 하나라도 들어갈 틈이 생기는 걸까. 살살 파고들어 그 안을 비집고 그 인두겁 함께 뒤집어 써 한 인물이 될 수 있을까, 그 내부의 살을, 근막을, 뼈를, 혈관과 그 사람을 구성하는 하나하나를 모조리 눈에 담고 소유할 수 있을까. 고이 그림으로 남기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함께 떨어져야만 한다. 그리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 것이다. 그렇지 아니할 리가 없다…….
세상이 아찔하다. 일생 입에 담아본 멀쩡한 피라곤 자신이 뱉어낸 것밖에 없었는데 타인의 것 이리도 노골적으로 받아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손톱이 어깨에 새빨간 초승달같은 흔적을 남기고, 입술을 타고 실체화된 고통이 흐른 뒤 재하는 인정하게 됐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이 아니면 안 된다. 오로지 당신만이 재하를 채울 수 있다. 모난 부분을 완벽히 끼워 맞추고 비로소 어떤 것으로도 웃지 못하던 포사를 웃게 만든 찢긴 비단과도 같은 존재. 아니, 그 비단을 제공하여 무한히 찢어줄 황제와도 같은 존재다. 증오하되 연모한자! 그런 귀한 당신이 떠나갈까, 재하는 갈급하게 굴면서도 동시에 머리를 굴렸다. 붙잡아야만 한다.
"참이지요? 사랑하는 게지요……?"
눈을 마주하자 황홀한 미소 너머로 달콤한 목소리가 흘렀다. 언제 소리를 질렀냐는 듯 다시금 사근사근하니 고운 목소리다. 당신이 무엇보다 좋아하는 것과 끔찍하게 여기는 것을 둘 다 가졌으니 내가 이루어주겠다는 양, 초승달처럼 가느다란 호선을 긋는 눈이 머리카락 탓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요요히 빛난다. 그리고 마주안던 손길이 느릿느릿 오르더니, 당신의 목덜미를 손가락 끝을 세워 가볍게 쓸어내고자 했다.
"청풍……."
황홀경에 다다르다 못해 기이하던 미소에 한층 무언가 더 그려진다. 뺨에 복사꽃 피어나고, 표정은 이미 누그러진지 오래다. 오히려 누그러지다 못해 사랑에 잔뜩 절여지고 말았다. 재하는 제 아랫입술을 저도 모르게 슬쩍 잇새로 깨물며 미소 지었다. 예상보다 더 큰 자극을 받은 듯 가벼이 떨리는 숨 뒤로 환희에 가득 찬 듯한 목소리가 바들바들 새어 나왔다.
"연모하여요. 이런 상공을 소마가 연모하고 마음 깊이 품고 있으니, 인간 중에서는 오로지 상공께서만 이 옥아의 목을 비틀어 꺾을 수 있고, 그 시체까지 손에 쥘 수 있답니다……. 다른 누가 어찌 얻겠사와요. 그렇지요?"
품에 고개를 파묻으려 하니 피가 얼굴에 다시금 범벅지듯 묻는다 세웠던 손가락 빙글 돌리듯 당신의 뒷목 더듬는다. 시선 마주치는 가느다란 호선 긋는 눈 뒤로 발간 혀가 피에 적셔진 자신의 입술을 훑었다.
"그러니 약조해주시어요…… 옥아를 내어드렸으니, 떠나지 아니하겠다고. 이 옥아에게 감복하여 애정 쏟아주시며 그 날것의 속내까지 모조리 고해주시어요. 삼키지 않고 모두 뱉어도 좋으니까. 하잘것없으나 무엇보다 귀히 여김받는 당신의 옥아에게 증거를 주시어요."
추잡한 욕망을 삼킬 수 있는 것은 같은 추잡한 욕망 가진 사람 뿐이니까. 이 목줄 채웠으니 당신에게 이리 구는 것 당연하다. 재하는 당신의 품에서 여전히 갈급한 시선을 맞춘다. 주변이 어찌 되든, 당신의 상태가 어떠하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듯, 순수하게 사랑에 빠진 듯한 눈길과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당신을 향했다. 더 속삭이고 싶다. 삼키고 싶다. 저 무너지는 탑에 합세하고 인두겁을 뒤적거리며 안을 헤집고 싶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그렇지만 밤은 짧겠지……. 다시금 강조하듯 입술 조곤조곤 움직였다. "부디." 이 날 잊지 아니할 증거가 필요하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