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는 관중들의 환호성에서 눈을 뜬다.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본다. 케이지에 든 동물처럼 빠져나올 수 없게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전기울타리가 보인다. 또한 자신의 모습을 중계하듯 나노머신 드론이 떠다니는 것이 느껴졌다. 이곳은... 투기장??? 마카오에서의 악몽인가... 으.. 머리야.. 꿈일텐데 왜 머리가 아프지? 어리벙벙한 순간도 잠시, 눈 앞에 있는 상대에 입을 연다.
"오야... 니 와 여기있는데?"
투기장이라면... 분명 따른 상대가 있어야 할텐데? 그 기묘한 문신남이라거나.. 하지만 눈 앞에 이는 상대는 조디악이다. 같은 꿈? 의념 공명? 막 그런 건가?
아무튼... 뭐... 이것도 기회겠지?
"뭐 됐다. 투기장 꿈이라면 투기장 꿈 답게 함 싸워보자."
토고는 총을 꺼낸다. 당근총이라는 게 위협적으로 느껴지진 않겠지만, 토고 본인의 레벨이나 스탯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을 느낄 것이다. 토고는 먼저 오라는 듯이 턱을 까닥거리며 도발해온다.
눈 앞으로 날아오는 불꽃의 화살. 그리고 위로 도약이라... 토고의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였다. 화살을 피하는 동안에 공중에서 사격을 가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피해봐야 말짱도루묵. 신속을 살린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피해는 입겠지. 그렇다면 차라리... 호응을 해주는 편이 더 낫겠제! 주변 필드는 전기 울타리, 좁은 지형. 좋아. 한 번 해볼까. 토고는 자신의 발 아래에 당근탄을 쏴 거대 당근을 만들어낸다.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는 거대한 당근벽의 운동에너지와 자신의 도약을 더해 화염 화살을 피하며 공중으로 자신 또한 도약한다.
"여, 이런 곳에서 다 보네? 반갑데이."
공중에서 토고는 버지니아 핫 칠리 버스터를 사용하며 조디악에게 탄환의 세례를 퍼붓는다.
"노잼이면 꿀잼으로 만들면 되는기제. 안 그러나?"
- 래빗 캐럿 건의 캐럿활성탄을 자신의 발 아래에 사용하여 순간적으로 솟아나는 당근의 추진력을 이용해 도약으로 플레어 샷을 피할게. 그 후 공중에서 버지니아 핫 칠리 버스터의 탄환을 퍼붓기.
저것까지 예상해서 일부러 이렇게 뛰어올랐는데... 토고는 여기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느냐? 살을 온전히 보존하는가? ....토고의 선택은... 내려졌다. 살을 주고 뼈를 취하겠다. 토고의 방어구인 여명의 여행자. 기이한 가죽과 강철과도 같은 효과로 플레어샷의 데미지를 경감시키길 바라며.. 토고는 진동하는 의념을 지닌 탄환인 분노-크래셔를 사용하여 그의 방어를 뚫으려고 한다.
탄환이 발사되고 자신의 몸을 불태우듯한 작열감과 함께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꿈이라고 해도 이 정도까지 아플 줄이야.. 아니, 꿈이면 아프지 말라고!! 도약 후 바닥에 착지하는 것까진 좋았으나 데미지를 입은 건 상당히 아프다. 대신에 상대방도 피해를 입었을테니까 서로 도찐개찐인가? 그랬음 좋겠는데..
"뭐 어차피 꿈이니까 괜찮지 않겠나? 죽도록 함 싸워보자고."
-여명의 여행자의 효과로 플레어샷의 피해 감소를 노리고 분노-크래셔로 조디의 방어를 뚫으려고 할게. 그 후 바닥에 착지...
후우, 공중에서 내려오며 라이더 킥이라? 그것도 내 손을 향해.. 토고는 호드 콜레오의 시야를 통해 조디의 행동을 관찰했다. 또 다시 선택의 시간이다. 선택. 매 순간이 선택의 순간이지만 거너에게 선택이란 삶과 죽음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이다. 피하느냐? 아님 공격하느냐. 캐럿건은 내구도가 약하다. 거기다 내 손을 향한 저 공격을 맞으면? 제대로 공격하긴 힘들겠지.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지금이 최적의 기회다.
...토고는 무기에 념을 담는다. 선택. 선택. 선택! 매 순간의 선택에서 최선을 다 할 수 있기를. 이 선택에 후회를 없기를! 토고는 념을 담은 탄환을 조디에게로 향한다. 자신의 의념 속성인 강화로 의념탄환의 중량을 강화해 좀 더 묵직한 한 방을 내 선택을 녀석에게 알리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