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26083> [All/육성/슬로우/무협] 무림비사武林秘史 - 144 :: 1001

야견주

2023-12-03 00:17:59 - 2023-12-03 18:04:04

0 야견주 (9rXcIV6YrU)

2023-12-03 (내일 월요일) 00:17:59

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표준으로 적용하며, 이에 기속규칙대로 해야한다됩니다.

시트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5835/
수련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802072/
다이스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2093605/
임시스레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1887528/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AC%B4%EB%A6%BC%EB%B9%84%EC%82%AC%E6%AD%A6%E6%9E%97%E7%A7%98%E5%8F%B2
익명 설문지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40d_FakoEwIYj7dHpDGZLWrxfDOqH6WZM-53IcFJCou4k5g/viewform?usp=sf_link

869 재하 - 중원 (kulnRka2YQ)

2023-12-03 (내일 월요일) 16:04:00

북천독수요 소가주는 제 아비를 넘어서는 그야말로 잔악한 찬탈자다. 이는 중원에 파다한 말이니 그 이름 두려운 자는 쉬이 다가가지 말라는 의미일 터다. 재하 또한 그 의미를 익히 알았다. 멀리해야 함 또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감히 그리할 수 없었다. 재하에게 있어서 당신은 형이었다. 그 악명을 알면서도, 한 번 거세게 내치면 될 것을 그리하지 못하고 당신에게 원껏 휘둘릴 기회 내어주듯 망설이다 이리 구는 이유는 소가주라는 악명보다 그저 중원이 형, 이 네 글자가 더 앞섰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 두렵고도 괴롭다. 당신이 자신을 내친다면, 악명대로 소가주로구나 받아들이기 보다 형님께서 내치었단 생각이 덜컥 앞서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삼매진화요 일련의 과정을 눈으로 목도한 재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고분고분 따르고는 있으나 자신에게 일이 있었던 만큼 당신에게도 일이 있던 모양이다. 겨우 한 걸음 따라갔다 생각했거늘 덜컥 멀어진 듯하여 두렵다. 그러나 눈빛에서 두려움이 누그러져만 갔다. 어째서인지는 알 수 없다. 체념인가? 아니, 체념은 아니다. 체념했더라면 도망쳤을 테다. 미련인가? 아마 마련인 듯하다. 당신 만큼이나 원망할 것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는, 그게."

침묵은 길었으나 부동은 짧았다. 재하의 눈이 일렁였다. 반짝거리는 것 같던 눈에는 이내 투명한 물이 고이더니 눈도 채 감지 못한 순간 툭, 하고 무게를 이기지 못하며 눈 서린 바닥에 큼직하게 떨어졌다. 턱도 스치지 못한 물방울은 눈을 깜빡이자 그제야 뺨을 타고 주르르 흐르더니 턱 끝에 고이다 바닥에 다시금 몸 투신했다.

"죄송, 죄송해요. 금방 그칠게요. 죄송해요……."

재하는 황급히 자세를 고치더니 한 손으로는 부채를 쥔 채, 손바닥으로 눈물 어떻게든 밀어내듯 훔치려 애썼다. 많은 의미가 담긴 사과였다. 탓할 이유 없음에도 당신에게 이리 굴어서 죄송하다, 울어서 미안하다, 출신이 이래먹어 죄송하다, 미련이 많아 미안하다, 그렇지만 욕심 내고 싶다, 그리하여서, 앞으로도 동생이란 이름으로 남고 싶은 욕심이 너무 큰지라 죄송하다……. 꾸역꾸역 눈물을 목구멍 속으로 삼켜내어 흐느낌 내지 않으려 들고 세상 서러움 어찌 되었든 밀어내려 들었지만 그럴수록 눈물 줄기는 더 굵어졌다.

"아는, 아는데, 이러면,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 욕심 내면 안 되는데, 그렇지만, 혀, 형이라고……."

세상 만사 아이처럼 목 놓아 울어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되질 않음을 어릴 적부터 알고 있어 참아오기만 하던 것이 쌓였다가 이제야 터진 모양이다. "형이라고 다시 부르고 싶어서……." 기어이 울음 섞여버린 문장 뒤로 재하는 후드득 쏟아지는 눈물을 닦지 못했다. 와중에 겨울 바람은 이곳으로 올 엄두도 못 내니 물리적인 온정 더 서러운 탓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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