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그대가 싫증이 날 만큼 머리가 아플 만큼 언제라도 모든 것에 있으니까 이건 말야, 사랑이야 아아 그보다 정확한 단어가 좋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오래된 낱말 언제까지나 붙어 있구나 저 가지에서 시든 잎은 「Deaf Leaf」 - 星野源
【가을 피리어드】 1턴: 11/13 ~ 11/26
순식간에 몰아친 추위로 츠나지의 나무에 붙어 있던 마른 잎들이 모두 떨어져 버렸습니다. 겨울을 착실히 준비하는 거리에는 벌써부터 털옷과 풀빵이 보이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18), 산마캔(11/25)
【츠나페스】 11/13 ~ 11/24 (situplay>1597006077>1-2)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츠나센의 온갖 진기명기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문화제!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문화 경연의 장이지만, 사실은 동아리끼리 목숨을 걸고 살벌한 경쟁을 펼치는 전쟁터이기도 하죠... ▶ 미스 츠나센 & 츠나센 제일의 트레이너 선발대회: 11/18 ~ 11/19 【링크】
코를 훌쩍였다. 선홍빛의 쇠붙이 냄새가 코 안쪽에서 감돈다. 어느새 추워진 날씨때문인지, 건조해서인지, 아니면 코 안쪽이 연약해서인지. 지독한 감기에 걸려 어느정도 낫고는 있었지만 코피가 이따금씩 흘러내렸다. 코를 손등으로 지긋이 누르면서, 가방 안쪽에서 티슈를 꺼내어 팽 하고 풀고는 쓰레기통에 휴지를 던져넣었다. 감기에 걸린것도 오랜만이네. 몸 관리를 좀 더 잘 했어야 하는데. 오랜만에 온 학교는 츠나페스 기간이라, 제법 북적였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천천히 걷다가, 으슥한 곳에 있는 노점을 발견했고. 흥미가 동해서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
"...헤에, 여기, 뭐하는 곳이야? 장신구 가게? 아니면, 점도 봐주나?"
코를 조금 훌쩍이면서, 당신에게서 시선을 돌려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을 보았다. 붉은 공단 위에 곱게 놓여있는, 보석으로 이루어진 장신구들. 가격만 괜찮으면 하나쯤 사서, 나냐에게 선물해주는것도 괜찮으려나.
코를 훌쩍이면서 우마톡 전송 버튼을 눌렀다. 레이스때 본게 마지막이었던가. 하지만 그 이후로 감기도 그렇고, 몸 상태도 안좋았어서 이래저래 보지 못했지. 바다의 집 사건 이후로 화해하지도 못했으니까. 연극을 준비하던 교실인지, 잡다한 소품이 늘어져 있고, 그 외에는 대부분 텅 비어있었다. 의자 몇 개가 놓여져 있을 뿐. 연극 연습이나 소품 제작을 한다고 다 치워놓은걸까. 뭐, 누구 자리도 아닌것 같으니, 잠깐 앉아서 나냐랑 이야기좀 한다고 싫어하진 않겠지. 나는 털썩 의자에 앉아서 다시금 코를 훌쩍였다.
[보고싶어]
다시, 메세지 하나를 보내며. 오면 사과하자. 그리고 꼭 안아주자. 괜히 감기 옮기면 안되니까. 주섬주섬 검은색 마스크를 꺼내어 쓰면서, 두툼한 검정색 양털 후리스의 지퍼를 끝까지 잠가 올렸다. 춥네.
화해를 시도하려 하긴 했지만, 사실 그 싸움 이후에 바로 레이스에 출전한다는 소식을 들은 후에는 화해를 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었다. 사실 연인은 고사하고 자신이 아는 사람이 그렇게 무리를 한다는데 좋아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위닝 라이브때도 백댄서를 한 후에는... 아니, 백댄서로 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왔다고 생각은 하지만... 표정이 좋지는 않았지. 그리고 그 후에 보인 감기로 인한 결석 소식에는 참 운명의 장난과도 같이 느껴졌었다. 실제로 그녀의 집 앞까지 몇번 가보기도 했지만, 문 옆에 붙어있는 그 초인종 버튼 하나를 누르지 못하고 기숙사로 돌아오고 말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아직 자신의 왼쪽 약지에는, 그녀가 준 반지가 빛을 잃지 않고 있었다.
"...하아...하아...하아..."
살짝 빠른 걸음으로 도달한 그곳. 살짝, 급하게 온 것일까. 아직 회복이 다 끝나지도 않았건만 하고싶은 이야기라고 하기에, 역시 불안해지고 마는 그녀였다.
사실,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 있지는 않았으니까 이렇게 빨리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유키무라와 연락을 계속 못했다는 것도 사실이니까.
"... 어, 오랜만이구마."
걱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아는가. 당신이 얼마나 괜찮다고 한들, 자신으로써는 그 위험성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인걸. 당신을 마주안아주면서, 조용히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걱정스런 표정으로 당신을 본다. 산마캔의 결과도 결과지만, 그 후의 행보가 너무나도 걱정되었으니까.
"...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매."
이 말을 꺼내기 까지, 언그레이 데이즈는 조금 망설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역시 불안하다. 무슨 이야기일지.
너는 오랜만이라고 말하면서, 나를 안아준다. 불안했었다. 너를 안아도 되는거였을까. 이래저래 하고싶은 말들도, 어떻게 그것들을 전할지도 열심히 생각해봤었는데... 그런 것들이 전부, 안심감과 함께 눈이 녹듯 사그라든다. 네가 나를 걱정스런 표정으로 보자, 눈을 휘어 예쁘게 미소지었다. 괜찮다는듯이. 조금 코를 훌쩍이긴 했지만,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지 않았느냐고 묻는 네게, 진지한 표정으로.
"...내가 미안하제... 니를 먼저 납득을 시키고, 니가 오해하지 않구로 말을 해야혔는디..."
"내가, 거서 니를 먼저 도담아 주고 나서 이야기를 할 거를 그랬으야. 니가 기절했을 적에 한거는 차치하고, 니가 먼저 깨었을때... 니를 그래 몰아가뿌므는 안될 거였으야."
"그이... 진짜, 미안혀. 내가 잘몬혔으야."
그렇게 이야기하는 언그레이 데이즈의 얼굴은 흙빛이였다. 그 커뮤니케이션 미스로, 당신이 더 고집을 부린 것이 아니였을까. 자신이 이야기하는 말이 맞는지 틀린지에 대한 것이 아닌, 그 말을 듣는 당신의 기분도 더 생각했어야 했건만. 당신이 어떻게 해야 했을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너무 고민한 결과 당신이 그 당시,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생각을 넘겨버리고 마는 실책을 저지르고 만 것이다.
"... 내도, 보고 싶었으야. 근디...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너무나도 무서워가꼬... 니가 내를 내쳐버릴까 싶어가꼬 말이제... 더, 용기를 낼걸 그랬구마."
물이 포함되어 있어서 태양빛이 강한 데나 강한 빛을 내는 스탠드 밑에 전시했다가 강한 빛과 열에 의해 말라서 금가는 대참사 발생할수 있다. 그렇다고 물을 직접 묻히면 그것도 안 좋을 수 있다. 어두운 데 보관하는 걸 권장. 수돗물은 화학약품 있어서 닿으면 안됨.. 화장품이나 땀에 무지 약해서 화장 다 하고 제일 마지막에 착용해야 한다.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네가 레몬을 썰어 건네주자, 차에 천천히 넣고는, 다시금 한 모금 삼켰다. 새콤한게, 건조했던 혀에 좋은 자극이 되어 다가온다. 어쩔 수 없이 표정을 조금 찡그리게 되는거는 있지만, 기분 좋은 신맛과 함께 꿀의 단맛까지. 생강의 향과 온기가 같이 퍼져나가서. 응, 좋은 차네.
"난... 니랑 함께, 같은 목표로 걸어가보고 싶어야. 조금, 조금씩 마음에 안드는 말이 나올수도 있고,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이 나올 수도 있어야. 하지만... 같이, 서로서로 발을 맞출라 카다 보므는... 그러므는, 아주 최고의 결과는 못 나올 수도 있지마는, 최선의 결과는 낼수 있지 안하나."
"나도 그래.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같이 발을 맞춰서 걸어가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어."
"너를, 너를... 가둔다거나, 나만 바라보고 살게 하거나, 그런 걸 바란게.. 아니었어. 믿어줬으면 좋겠어."
"그저 질투가 났을 뿐이야. 헤어지는게 싫고, 다른 사람과 입을 맞추거나, 껴안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는게 싫듯이."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더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는것처럼 되어버려서."
"그래서, 싸웠어. 산마캔도 그래서 나갔고. 뭐, 결국 10착으로 침몰하고, 감기까지 걸려서 컨디션도 안좋아졌다만..."
긴 말을 차분하게 마치면서. 하핫, 하고. 분위기를 조금 끌어올리고자 짧게 웃었다. 하고 싶은 말들은 이걸로 전부 했다. 사과도, 감춰두었던 내 감정들도, 전부 네게 보여주었다. 어쩐지 후련한 기분이었다. 땀에 젖은 이불을 빠져나와, 따듯한 물로 샤워를 마친 뒤, 부드러운 밥을 먹고, 약과 함께 물 한컵을 삼킨 뒤에, 깨끗하고 부드러운 침대로 들어가, 햇빛 아래에서 편하게 잠에 드는 느낌과 닮았을까.
네 엉뚱한 말에, 그만 크게 웃어버렸다. 한참을 웃느라, 중간중간 기침을 몇번씩 뱉어내면서도 도저히 멈출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웃다가. 간신히 진정하고서야,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고, 휴지를 꺼내어 코를 팽 하고 푼 뒤, 휴지를 쓰레기통에 집어 넣으며 하아, 하고 크게 숨을 내뱉고는.
"진짜 재밌네, 그쪽. 맘에 안드는 사람한테 레몬 던지고 그러는거야?"
키득거리면서 장난스럽게 물었고. 아, 맞아, 뭐라고 부르면 돼? 하고 덧붙이고는.
"어쩐지 별로 안 내켜 보이네. 무난한 친구관계는 재미 없어서, 흥미 없어?"
기분이 나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쪽에서 흥미가 동한 눈빛으로.
"그럼, 무슨 관계 하고 싶은데?"
"아, 연인 관계는 빼고. 나, 사귀는 사람 있으니까."
키득거리면서, 어서 얘기해보라는듯 빤히 당신을 바라보았다.
"응, 고마워. 잘 부탁할게."
"근데, 노점 완전 본격적이네. 기성품만 파는 줄 알았는데, 신기하네... 이쪽 일도 하고 있는거야? 트레이너랑 같이?"
정말 곤란한 에피소드였다. 동생들이 자신들이 좋냐 모모카가 좋냐 할때 바로 대답 못했다고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 내가, 친구랑 그런 짓을 하겠나. 니랑만 혀야. 글고... 니가 내 동생한테꺼정 질투하지는 안헐터이께."
"아가 힘들어하면 도닥여 줄 수는 있어야. 그렇지만, 그렇지마는... 사랑한다 카고, 입맞추고 하는거는... 니 전용이라."
질투가 난다는 것은 사실 언그레이 데이즈로써는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였다. 진짜 아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사람만 본다면 모를까. 유키무라가 그렇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에. 그리고... 그런 생각이 날때는 자신의 왼손 약지만 보면 그런 생각은 사라지기에.
자신을 싫어할까, 두려웠던 때도 있지만...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할까, 같은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았던 것이였다.
"... 딱 그 싸운 직후에... 많은 일이 있었제."
"뭐 히다이씨랑 토레나가 싸웠다던가... 그 후에 또 토레나랑 이야기하다가 또 쪼매 틀어졌던 때도 있고... 진짜, 되는 일이 없는걸까 느꼈제."
나 너무 많은 일이 잇엇어 힘들다진짜
"... 그래도, 그럼에도...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모르잖여. 내를 응원할라꼬, 거 온 사람들은 말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