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서리가 내리고 츠나지의 하늘은 깊어지며, 밤하늘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수많은 별이 빛을 발하는 머나먼 심연 저편의 다른 우주까지 거리를 헤아릴 수도 있을 만큼...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4), 산마캔(11/11)
【다랑어자리 유성군】 10/30 ~ 11/10 (situplay>1596993074>1)
「캠핑 시즌」의 듣기 좋은 변명일 수는 있지만, 츠나지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다랑어자리 유성군이 곧 시작됩니다. 별빛에 많은 관심을 지닌 사람이나 우마무스메라면 텐트와 망원경을 들고 한적한 공터로 향하지 않을 수 없겠죠. ▶ 유성우 진행: 11/4 ~ 11/5 【링크】
한창 때의 여학생의 기분이란 사소한 일로도 떡상과 떡락을 반복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내 기분그래프는 떡상뿐! 한참 고공비행 중이란 말이죠. 사소한 불행이나 자잘한 사건사고는 그냥 웃으면서 슬쩍 넘겨버릴 수 있을 정도로. 아니 정말로. 프리지아가 정식 팀이 되고, 유우가도 계속계속 같이 있어준다고 했으니까 기분이 안 좋을리가 없지. 슬그머니 올라가는 입꼬리를 슬며시 양손으로, 뺨을 감싸는 척 내리면서 무심코 시선을 돌린다. 아무렇지도 않게 주변을 둘러보는 척, 환기하려는 느낌이었는데—
"—와-오...."
둘러보던 시야에 포착된 아무리봐도 이상한 무언가. 나무 위에 뭔가가 있어. 아, 물론 나도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큰일이었던 적이 있긴 했지만, 저건 좀 다른 느낌인데.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뱉으면서 다시 찬찬히 살펴본다. 느릿한 걸음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다시 올려다본 나무 위에는, 역시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
"...니시카타 트레이너...?"
아무리 기분이 쭉쭉 올라가 있어도, 이런 기상천외(?)한 걸 보면 놀랄 수밖에 없는데요...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감았다가 다시 뜬다. 사라지지 않는군.... 허깨비는 아닌가봐... 혹시 뭔가.. 뭐지... 오늘 카페테리아 정식에 뭔가 섞여 있어서 내가 환각을 보나? 하지만 분홍색 티라노도 하늘을 나는 무시무시한 스파게티도 보이지 않아. 그럼 그냥 이게 현실인가본데...
일단 재밌어 보이니까, 사진 찍어둘까.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찰칵거리는 소리가 좀 크긴 하지만 그 정도로 깨진 않겠지. 아니 깰라나? 그나저나 머리가 이상하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좀 다른 벡터로 이상해진건가. 야성과 본능에 눈을 떠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거 아니냐고 누군가가 외치는 듯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고, 잘못 들은걸까.
>>5 찰칵, 찰칵 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림에도 불구하고 이 고릴.....아니 니시카타 미즈호는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거짓말이 아니라, 아주 웅크려서 잘 자고 있다. 어떻게 무게중심을 잡고 자고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혹시 수련이라도 하고 있는 것일까????? 이것도 수련의 방법중 하나이기라도 하는 것일까???? 아무튼간에, 아주아주 곤히 자고 있으니, 이대로 좀 더 골려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찰칵찰칵 소리 꽤 큰데도 안 깨네? 그보다 어떻게 여기서 자고 있는거야 솜씨 되게 좋네... 역시 고릴라야...하는 소리가 오버랩되는 기분이지만 착각이겠지. 아무튼 생각보다 깊게 잠든 것 같다. 니시카타 트레이너에게 이런 면도 있었구나...
근데 기모노 입고 저길 어떻게 올라간거야 진짜? 그런 의문을 품으면서 나는 잠시 무언가를 찾으러 자리를 떴다.
니시카타 트레이너의 안락한 보금자리(아마도)로 돌아온 내 손에는 체육창고에서 몰래 빌린 라인기, 골판지, 매직 등이 들려 있었다. 들었다고 할까, 라인기 위에 대충 얹어놓고 끌고 왔지만. 라인기로 나무 주변에 하얀 선을 그리고, 매직으로 골판지에 무언가를 쓴다. 그리고 그것을 선에 맞춰서 바닥에 놓았다.
[야생 고릴라 보호구역] 해당 지역은 고릴라 서식지로 관련 법령에 의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무단으로 침입하거나 서식지를 훼손하거나 고릴라를 밀렵하는 경우 관련 법령에 의거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먹이를 주지 마세요!] 야생 고릴라에게 먹이를 주면 야생성을 잃고 민가로 내려와 사람과의 충돌이 일어나게 됩니다. 고릴라를 위해 먹이를 주지 마세요. 눈으로만 봐주세요.
"...흠, 좋아. 이 정도면 니시카타도 방해받지 않고 편히 쉴 수 있겠지..."
뿌듯하네. 급조한 것 치고는 꽤 괜찮은 퀄리티야. 나지도 않은 땀을 훔치는 척하며 살짝 떨어진 곳에서 뿌듯하게 보다가 인증사진을 찍었다. 이 보호구역이 츠나센의 랜드마크가 될지도 모르겠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