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가볍게 혀를 찼다. 이미 눈이 반쯤 돌아간 채로 창을 회전시킨다. 한 걸음. 단 한 걸음의 속에서 중원은 수없이 시간을 쪼개어냈다. 어떻게 이길지 고민하는 게 아니었다. 창대를 크게 휘둘러 창대로 막고 찌르려는 공격에 미소를 짓는다.
초식에 갖힌 무인은 능숙할지언정 강력하진 않다. 중원은 굉천군을 떠올린다. 초절정의 순수한 강자, 그의 공격에 가볍게 휩쓸릴 때에도 그는 초식에 얽메이지 않았다. 그보다 더 과거에 보았던 북적의 대장도 그랬다.
초식이란 무공의 형상이다. 이 무공은 이런 움직임을 하며 이런 모습을 할 수 있다고 그 식을 가진 이가 펼쳐주는 그림이다. 그것을 따르며 무인은 무공을 익힌다. 그러나 그 이상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초식에 잡아먹혀선 안된다. 생각해보라. 화석도의 초권은 화석의 단단함을, 후권은 화석도의 강맹함을 다룬다. 북위검 역시 초장은 적을 물리치기 위해 휘두르는 검이나, 그 끝은 완성된 황제의 검을 말한다. 무공에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단지 무공을 펼칠 뿐이다.
번뇌팔보
감정을 버리고, 단지 고요한 존재가 되어.
비취신공
단단하되 둔하지 않으며.
건곤대나이
그 흐름은 곧 내 머리털 한올부터, 발가락 끝까지 조율할 수 있음이라.
"모든 무공을 하나처럼 쓸 수 없다면 모든 무공을 하나로 만들면 그만이다. 네 무공을 하급의 무공이라, 뒤떨어지는 무공이라 여긴다면 너는 초절정의 벽을 넘을 수 없다. 그 수가 지독하게 많아질수록, 초절정의 벽은 지독히 좁아질 것이다."
건곤대나이 건곤대나이
하늘과 땅을 일순 뒤집는다. 중원은 고요한 표정으로, 날아드는 창을 바라보았다. 그 시작이 끝으로 향하는 듯 하다가도, 세상을 빙글 돌리니 다시금 시작에서 움직이는 듯하다. 그 수를 끝으로 중원은 주위의 환영을 거두었다. 꿈 특유의 어지럽고 뭉클한, 그런 풍경이 떠오르자 중원은 수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네 무공 중 진심으로 쓸모있는 것은 무엇이냐. 단지 자기만족과 향상심을 위해 배운 무공을 버려라. 그리고, 네 창을 상승무공으로 두드려라. 그렇다면."
야견은 애꿎은 나뭇가지나 밟아 걷어차고는 투덜거리며 산길을 걸어나간다. 간만의 여행길. 마음가는대로 북쪽으로, 또 서쪽으로 가다보니 이름도 모르는 산길을 걷게 되었다. 인기척도 없는 조용한 산. 나름의 정취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길게 보면 피곤하지 않은가.
“음...?”
그러던 와중, 야견의 코에 닿는 청정한 물향기. 야견은 그 이름대로 후각이 발달한 편이었고, 그 덕에 길을 찾거나 위기를 타개한 적도 꽤 있었다. 물향기를 따라가자 보이는 고즈넉한 호수와 아름다운 풍경. 아아, 뭐라는 동네인지는 모르지만 참 좋군. 한번 내려가서 풍경이나 즐길까. 그러나 야견은 너무나도 긴장을 놓은 탓에 알아채지 못했다. 이미 이곳을 지키는 감시자의 눈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태평하게 호수로 내려가 일광욕이나 즐기려던 야견에게 정중한, 하지만 경계심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무기질한 눈빛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눈도 피부도 하얀 것이 마치 키 큰 밀랍인형 같은데. 거기다 이야길 들어보니 어이구야, 꽤나 귀챃은 장소로 발을 들인 듯 하다.
“한한백가, 한한백가, 들어본 적 있지. 교국의 서생 가문이라고 했었나...?”
굳이 조금 도발하듯 뭉뚱그려 말하기는 했지만, 적을 돌려도 좋을 이들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온갖 괴뢰와 진법, 책략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미치광이 가문이라지. 그러나, 그렇다면 한번 겪어보는 것도 재미 아니겠는가. 현지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도 여행의 묘미니.
튀어나온 태양혈은 상대가 절정의 무인임을 증명한다. 지금 여기에서 싸워도 이길 수는 없는 노릇. 하물며, 나는 짝다리이지 않은가? 상대가 자신을 추살하길 원한다면 도망쳐야겠으나, 아직 그럴 필요는 없지. 달리는 것 또한 기가 차는 일이니. 귀찮은 성격의 무인이구나, 하며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교인이 아닌듯 하여 걱정에 드리는 말씀이옵니다만, 그 앞으로 가는 길은 기관진식과 괴뢰가 가득하여 절정의 무인이여도 몸을 건사한 체 빠져나올 수 없거니와 한한백가의 추적이 따를 것입니다. 그래도 무관하시다면 소마가 막을 도리는 도저히 없으니 뜻대로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