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위해서 우리는 만난 거야 계절을 맘껏 쓰고 버리며 살자 밤하늘도 가을도 빼앗지 못할 당신은 영원한 내 사랑이에요 「キラーチューン」 - 東京事変
【가을 피리어드】 1턴: 10/30 ~ 11/12
첫 서리가 내리고 츠나지의 하늘은 깊어지며, 밤하늘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수많은 별이 빛을 발하는 머나먼 심연 저편의 다른 우주까지 거리를 헤아릴 수도 있을 만큼...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4), 산마캔(11/11)
【다랑어자리 유성군】 10/30 ~ 11/10 (>>1)
「캠핑 시즌」의 듣기 좋은 변명일 수는 있지만, 츠나지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다랑어자리 유성군이 곧 시작됩니다. 별빛에 많은 관심을 지닌 사람이나 우마무스메라면 텐트와 망원경을 들고 한적한 공터로 향하지 않을 수 없겠죠. ▶ 유성우 진행: 11/4 ~ 11/5 【링크】
어촌 사람이라고 해서 이런 진귀한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토박이이기에 이런 상황이 더 낯설달지……. 이 지역 사람들은 적어도 갈매기한테 쪼일 만한 일을 굳이 만들지 않으니까 말이다. 당황스러운 장면에 넋 놓은 것도 그 풍경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사미다레는 멍하니 눈 깜빡거리며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이,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정확히 어떻게 해야 도와줄 수 있을지 모르면서도 다급한 목소리에 절로 걸음이 빨라진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갈매기 떼에 파묻히다시피 한 누군가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지 뭔가! 하지만 몸은 시시각각 하얀 갈매기 떼에 가까워지고 있는데도 머리는 여전히 굳어 있다! 어, 어쩌지. 그리 생각해봤자 우마무스메의 발은 빠르니 시커먼 아저씨(아마도?)의 앞에 도달하기는 순식간이었다. 원래 생각이나 고민이 많은 사람에게는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 해답이라고 했던가, 사미다레는 막상 상황이 닥치자 무엇이라도 하게 되었다.
"으, 아앗, 에, 에비……!"
재빨리 팔을 붕붕 휘저으며 갈매기를 위협한 것이다. 되지도 않을 허접한 호통과 함께. 모르긴 몰라도 사미다레는 제법 덩치가 큰 적이었으니 잠깐의 위협은 유효할 테다. 이내 사미다레는 곧장 입었던 겉옷을 벗어 시커먼 아저씨의 머리 위에 푹 덮어주려고 했다. 일단 갈매기를 열받게 한 사람이 시야에 안 보이게 되면 조금 화가 가라앉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었다.
나는 사랑하면 가족이 된다. 애인은 남들이 하는 이야기를 따라한 것 뿐. 메이사가 다른 트레이너한테 가는 걸 전제로 연장한 계약이다. 슬프겠지만, 보내줄 수 있다. 난 사랑한다고 폭력을 쓰는 녀석을 용서할 수 없다. 참는 비위 자체가 없다. 넌 내가 니시카타에게 고백한 걸 의도적으로 최악을 만들었다 생각하지만, 그건 내 최선이었다. 놀랍게도 모두의 의견을 참고해서 종합한 결과, 내 머릿속에서 나온 최선이 그거였다. 난 내 애인이 남이랑 껴안는대도 내가 뭐라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게 돌아오면 책임을 묻지 않고 그냥 같이 살 거다. 난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의미를 찾기는 힘들다. 하지만 의미없는 삶이더래도 히키코모리로 가족의 돈을 축내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후회없다. 난 남들을 신경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최선만 궁리하느니 최악이라도 저지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내가 소중한 적 없었으니까.
왜 내 정반대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네가 나처럼 살아본 적 없고 내가 너처럼 살아본 적 없기 때문이겠지.
단 하나 닮은 거라면 최악을 고르는 경향성 뿐이다.
"모모카야, 됐다."
최악을 고르는 동지.
"됐다."
"내가 말했제, 니 것 좀 고치라고, 니 할 말만 하는 거."
"니시카타가 맞은 건 내가 상관할 바 아니래믄서 내 마음엔 귀 기울이란 기를 내가 어케 받아들여야 하나?"
"경중이 뒤바뀌었다이가. 사람이 맞으면 뛰어가고봐이지 니는 맘에 귀기울이고 있을기가?"
"니랑 내는 한참 다르다. 아마 평생 이해하기 힘들끼다. 내는 맴보다는 몸이다.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믄 맴에 귀 기울일 틈도 없다. 누가 맞았다카믄 그게 젤 중요한 기야. 사귄다만다, 그런 거 내한텐 아무 상관이가 없다. 그니까 니는 내랑 다른 놈이다."
"마, 니가 내를 고쳐쓰기엔 내가 너무 답없는 놈인갑다. 미안타."
"...미안하다."
말하면서도 내 표정이 안 좋은 걸 느낀다. 난 이게 최선이라고 믿는다. 근데 마음은 좋지 않다.
퍼펙트 원더는 순식간에 이전과 같은 얼굴로 돌아갔다. 한껏 자신감에 넘치는 듯한 표정으로 눈앞에 선 남자의 이름을 불렀다. 언젠가 했던 것 처럼. ...하지만 그런것은 오래가지 못했다. 저번 레이스에서 그녀는 자신이 매미 유충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저 자기가 열심히 하고 있을 뿐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락한 땅속에 파묻혀서 성충이 되는 날만을 기다리며 가만히 있을 뿐. 게다가 퍼펙트 원더는 이미 너무 긴 시간을 안락함 속에 있었다.
"...아니 미안하다. 좀 이래저래 있었으니까 말이야."
그녀는 뇌에 쌓인 젖산이 온몸에 퍼져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몇일동안 뇌를 혹사하며 눈꺼풀이 떨릴때까지 그때의 경기를 다시 보았다. 그리고 결국은 퍼져서 이꼴이다. 한 순간도 그녀는 마사바 콩코드를 앞서나가지 못했다. 경기를 다시 볼때마다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되는 것 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있을까. 다리의 감각이 사라졌다. 그녀는 이제 자신이 일어서있는지 앉아있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한때는 비척거리며 두 팔로 바닥을 짚으며 겨우겨우 일어설 수 있었다. 그래도 보이는 거울 속의 자신이 한심해보여서 다시 경기가 끝난 순간처럼 악을 쓰며 난동을 피우고 다시 잠에 든다. 최근 그녀의 일상은 그것의 반복이었다. 한 번 다시 볼때마다 온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뭐 걱정하지 마라. 몇일 자고 나면 괜찮아지겠지. ...다음 레이스에는 나갈 수 있을거야."
레이니와 친한 건 알겠지만 그러면 레이니 쪽을 놀리는 게 뭔가 논리상 맞지 않아? (그렇다고 레이니를 놀리라는 생각은 아니었다)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반성문을 보며 하는 말을 듣는다.
"파손된 물건이 적고, 다른 손님들이 다치지 않아서." "바다의 집 자체도 츠나지에서 관리하는 쪽에 가깝고, 그 섬 자체가 츠나센에서 매번 가는 장소잖아."
유키무라가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려서 일이 더 커지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누구 한 명이 기절하지 않았다면 어디까지 갔을지... 영상을 통해 본 모습은 상당히 살벌해서. 다이고는 유키무라를 빤히 쳐다보았다.
"아니, 아직 안 맞췄어."
둔한 사람이긴 했지만 저 미소가 갑자기 밝아진 미소는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아서. 담백하게 대답한 다이고는 입가를 매만지다가 말을 이어갔다.
"그래, 반성문 쓰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 "누구랑 사귀고 있는데?"
메이사 때와는 달랐다, 메이사가 히다이를 걷어찼을 땐, 메이사가 납득하고도 남을 만한 이유가 넘쳤지만. 지금은 그게 명확하지가 않았다. 싸움을 시작한 건 유키무라가 맞는 것 같지만. 더 큰 상해를 입은 쪽도 유키무라고. 쌍방이 서로에게 상해를 입힌 상황에서, 감정적인 골까지 남아있겠지. 여기선 조금 분위기를...
"어떻게 보일지 정도는 알긴 하는데..." "이거 괜찮은걸까 몰라, 자꾸 듣다 보니까 나중에 문제 생길 거 같고."
물론, 그 정도는 감안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부모님을 뵐 때 어떤 시련이 와도 견딜 각오는 하고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주변에서 쏟아질지도 모르는 시선은 조금 걱정된다. 레이니가 자신을 좋아한다면 상관없는 일이긴 해도. 그런 생각을 하다가 갑작스레 처음 봤을 때처럼 자신의 이름을 우렁차게 부르는 원더에게 깜짝 놀란 다이고였지만, 다시 조금 가라앉는 듯한 모습에 원더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원더."
원더가 훈련하는 모습을 자주 본 것도 아니고(아니, 거의 없다), 어떤 식으로 이미지를 만드는지, 어떤 식으로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하려고 하는지조차 몰랐기 때문에, 다이고는 원더를 올려다보며 그리 물었다. 아마 아무것도 없이 단순히 마주쳤다면 그렇구나, 그럼 기대할게! 하고 지나쳤겠지만... 지금은 손에 들린 레이스 지표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생각이 튀는 것이다.
동그랗던 레이니의 눈이 다시 감긴다. 그것과 함께 들려오는 말에 나는 잠자코 고개를 숙인 채로 있었다.
이 명당은 조용하다. 그렇다고 적막한 곳은 결코 아니고. 멀리서 적당한 정도로 들리는 아이들의 소리와, 나뭇잎이 바람에 떠밀려 사각거리는 소리와 때로는 산새들의 울음도 섞여 차분한 분위기를 만드는 곳이라고 할까. 대화하는 상대도 그렇다. 사납게 쏟아지는 장대비가 아니라, 차분하게 창가를 적시는 가랑비처럼. 빠른 대답을 요구하는 게 아닌, 천천히 돌아볼 기회를 주는 방식의 대화. 앞선 사례들과 다르게, 지금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느긋하게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볼 시간이 주어진다고 할까, 그런 기분이다. 천천히 들여다보며, 처음보는 그 감정이 뭔지 이해하고, 이름을 붙이고, 오롯이 받아들이기 좋은 분위기라고 할까.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는 두번째로 그것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아, 그래. 바다의 집에서는 다소 거친 분위기 속에서, 전혀 원하지 않던 이해를 해버렸었지만. 그래서 화풀이를 해버렸지만. 지금이라면 다를지도 모른다.
"......그렇네." "그런 다양한 점까지 해서, 좋아하지. ...트레이너니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일단 이리저리 바뀌는 바람이 우리의 머리카락을 여러번 훑고 지나갈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천천히 대답했다.
".....바다의 집에서 싸웠던 건, 유키무라도 '유우가'라고 불러서였어."
아무에게도 정확하게 털어놓지 않은, 싸움의 이유도.
"그냥, 알잖아. 그 기분... 레이니는 알겠지만, [우리]는 알지만 유키무라는 모를테니까. 그래서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막막해서 조용히 있었는데. ...갑자기 유우가랑 어떤 일들을 했었는지, 말하기 시작하니까..."
>>335 생각이 튄다. 아무 말 없이 문에서 살짝 떨어졌다. 문을 사이에 두고 조그마한 틈새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무래도 불가능할테니까. 들어와보라는 뜻이기도 했다. 끼익 하고 문이 활짝 열렸다. 새까만 부실 안에는 한껏 늘어놓은 지금까지의 레이스 기록이며 데이터들이 산처럼 쌓여있었다. 해봤냐고 묻는 질문에 답하듯이 광기로 대답했다. 몇번이고 피를 흘렸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몇번이고 피를 흘렸다. 나아가기 위해서.
"요즘은 눈이 잘 안떠지더라."
나아가기로 결정했으니까. 그럼에도 나아가기로 결정했으니까. 친구에게 부끄러운 달리기를, 트레이너의 말을 거짓으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 할 수 있는 것은 전부 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 내가 내린 결론은 오직 한가지였다. 지금까지 반쯤 뜨고 있던 눈을 크게 뜬다.
눈에, 정신에, 육체에 현재 존재하는 '가장 완벽한 레이스'를 새겼다. 몇시간이고, 몇백시간이고, 몇 천시간이고. 지금까지 했던 [나]의 이론을 지우고 [미래의 전략]을 위해서.
단순하다. 레이스를 즐길 수없게 되어버렸다. 그러니 이유를 둔다면 '이기기 위해서'. 그래서 인간성을 버리기로 했다. 그럼에도 인간의 가치관을 가지고 가기로. 그렇게 정했다. 수를 읽으며 하는 추입이 아니라, 초속에 가까운 전략으로 승부한다.
"이제 겨우 한걸음을 갈 수 있게 되었어."
그래서다. 그래서 조금 쉬기로 했다. 레이스가 끝난 후부터 직므까지 계속해서 달린 탓에 그게 몇일이 되었을 뿐이지.
>>341 말없이 문에서 물러서는 원더를 보다가, 그게 안으로 들어오라는 뜻임을 뒤늦게 알아채고 발걸음을 옮긴다. 컴컴한 부실 내부를 제대로 확인하는 데까지 시간이 약간 걸렸지만. 그래도 금방 익숙해진 눈으로 살핀 부실 안은 온통 데이터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자신의 손에 들린 이 자료 역시... 이처럼 쓰이기 위해 출력된 것임을 분명히 알 수 있었기에, 다이고는 원더를 올려다보았다.
"놀랐어."
전부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두 번째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는 안다. 앞에 있는 한 사람만 넘어서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달리는 게 2등의 운명처럼 보이기도 했다. 지금 너는 두 번째에서 첫 번째로 나아가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구나.
"진짜로." "내가 너무 성급하게 널 판단했나 봐, 사과할게."
살짝 고갤 숙이며, 원더에게 사과한 다음에야, 다이고는 다시 부실 안을 돌아보았다.
"그래서 쉬겠다고 한 거구나, 누가 말하지 않아도... 전력으로 계속 뛰고 있었어."
레이스는 끝났지만 여전히, 그 자리로부터 계속 달리고 있었구나 싶어, 다이고는 입가를 가리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정제되지 않은 투박함이 이런 노력에서도 드러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어느 정도 한계를 파악하고 쉬기로 결정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