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경진은 그 답에 자신의 옆에서 능력을 연산중이던 선배를 바라보았다. 육안으로 보이는 능력이 자신의 능력이 먹혀드는지 확인하기 가장 쉬우니, 커리큘럼에서 불러들이는 학생들은 거의 다 그런 부류였다. 눈 앞의 학생이 능력 전개중이던 것은 경진의 눈에는 변화 미미해 보였다만, 그 학생은 자신의 신체 일부와도 같던 능력이 제어가 약화되며 연산력 약해지는 것을 몸소 느낄수 있었다. 소소한 차이였다만.
속았다― 라고 생각이 든 것은, 당연하게도 정신을 차린 뒤였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후는 물론, 모든 것이 끝난 뒤였다. 그건 이미 많은 일이 지나가고, 많은 것을 당했음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나는 단순히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 번쩍 정신이 들자마자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듯이 목덜미에 손을 붙여 어루만졌다. 많은 신체부위 중에서도 무의식적으로, 하필이면 목을 만지게 될 정도로 소름끼치는 경험이었다. 과연 나의 인생 중에서 최고로 추악하다...라고까지는 못하겠지만, 어쨌든 다신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끔찍한 기분. 마치 내가 내가 아니게 된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단 말이다. 누구든 좋아할 리가 없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한다면 아직 목숨은 온전히 붙어있는 듯했고 다시 내가 나로 돌아왔다는 거겠지. 그렇지만, 역시 나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월...?!"
시야가 점점 돌아오자 눈 앞에서 제일 먼저 볼 수 있던 것은, 바닥에 주저 앉아 힘을 잃은 동 월의 모습이었다. 완전한 전의상실이다. 시간은 또 얼마나 흘렀는지, 설상가상으로 인부들이 복수라도 다짐하듯 인원을 꽉 채워서 여길 향해 밀려오고 있는 것도 보인다. 무언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 그런 생각에 등골이 얼어붙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엇에 당한 거지? 왜 저런 꼴이 된거지? 이젠 어떡해야 하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짐작가는 것만큼은 하나 있었다.
'내 탓이다... 내가 경솔하게 뒤를 돌아본 탓에 동 월이...!'
그것 말고는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었다. 그도 그럴게 지금까진 모든 것이 괜찮지 않았던가. 작전은 그야말로 단순했다. 그저 옥상을 향해 달려서 레펠을 타고 탈출한다- 단, 뒤를 돌아보지 않고서. 그것만이 유일한 룰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룰을 깨버렸다.
"젠장...!!"
내가 좀 더 빨랐더라면, 눈치 있었더라면, 그런 목소리에 현혹되지 않았더라면. ...그러나 그럴 수 있었을까? 방금 전, 다시 똑같은 시간으로 되돌아간다고 해도 뒤돌아보지 않을 거란 확신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건―
"...하?"
무언가가 베이는 소리가 들어 질끈 감았던 눈을 뜨고 고개를 똑바로 든다. 그러자 눈 앞에선 머리가, 하늘을 날았다. 분명 봤었던 풍경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니다. 이런 짓을 할만한 녀석을 알고있다. ―동 월이었다! 놈은 다시 자신의 두 발로 걸으며 인부의 머리와 몸을 분리시키고 있었다. 뭐야, 설 수 있었잖아. 사람 놀라게 하고 있기는. 정신을 차리고 제 할일을 하는 녀석은, 곧 나에게도 다가와 나에게 내려가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기색은 뭔가 달랐다. 특히 이 눈빛. 내가 아는 방금 전의 월 녀석은 아니었다.
"어... 응!"
화난 걸까. 그럴 만도 하다. 불청객인 나때문에 일이 지독하게 꼬여버렸으니 말이다. 잘 모르긴 몰라도 얘도 분명 끔찍한 경험을 당했겠지. 나는 수긍하는 것밖에는 할 것이 없어. 고개를 끄덕이며 힘차게 대답했다. 아무래도 나가면 제대로 사과 해야 둬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레펠을 준비한다. 강하를 위해 레펠을 차고 벼랑 위에 선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과연 까마득한 높이에 침부터 꿀꺽 삼켜진다... 미약한 전류가 몸을 훑고 지나가는 것 같다. 야... 정말 여기서 떨어지는 거야? 아무리 나라도 이런 높이에서 자유낙하는 해본 적 없다고.
"동 월, 준비 됐어?"
무의식중에 여기서 뛰어도 된다는 허락을 맡고 싶어서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다른 변덕이었을까... 나는 새차게 얼굴을 때려오는 바람을 견디며 월 녀석에게 고개를 돌려 물었다.
약 3년 전, 차일드 에러가 사회에 불만을 가지고 대낮 시가지에서 호버 택시를 훔쳐 몰아 돌진해 자폭테러를 감행한 사건. 밤인은 상가 유리창을 들이받은 뒤 사제 폭탄을 터뜨렸으며, 현장에서 범인을 포함한 아홉 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 다섯 명이 크게 다쳤다. 이후 두 명이 치료 중 사망했다. 엘리트 토막 살인 사건 이후 벌어진 일이라 사회의 분위기가 험악하던 찰나 벌어진 사건이거니와 범인이 레벨 2의 차일드 에러라는 사실이 밝혀져 세간의 많은 공분을 불러 일으키며 열등생과 엘리트 사이의 갈등을 깊어지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랑의 얼굴이 슥 다가와서 성운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피자, 저도 모르게 긴장했는지 성운의 눈이 조금 커지고, 뺨이 조금 상기된다. 그래도 시선도 피하지 않고, 고개도 뒤로 빼지 않고 눈만 깜빡이며 성운은 랑을 마주보았다. 그리고 랑이 마침내 기억을 떠올리고, 자신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데 성공하자(주어가 누락된 바람에 제삼자가 들으면 오해하기 딱 좋은 말이었다는 것은 잠깐 제쳐두자) 성운은 그제서야 시선을 조금 내리며
“네, 그때······.”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이제 보니 그렇다. 확실히 키를 생각해보면 인첨공 전체를 뒤져봐도 이만큼 키가 작은 친구는 드물다. 그 이후로 전혀 안 자란 듯싶다. 전혀 변하지도 않았다. 아니, 하나 변한 게 있긴 하다. 그 녀석의 어깨에 분명 그때엔 없었던 코뿔소가 새겨진 녹색 완장이 걸려 있다는 사실이다. 그때 별 일이 아니면 너도 기억 못 하고 있겠지- 하는 랑의 말에, 성운의 시선이 문득 나랑의 어깨로 한번 튀더니, 자기 어깨를 힐끔 보고는, 쑥쓰러운 듯 시선을 다시 내리깔았다. 별달리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한 순간, 그 정도면 족하다고 자기 스스로 계속 되뇌었는데, 그래도, 역시, 어째서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야 다시 만나게 되었는지 정도는 전하고 싶어서. 성운은 용기를 내어서 시선을 다시 들어올려, 랑과 눈을 맞추려 했다.
그러나 랑의 눈 대신 막대사탕이 쏙 내밀어져 오자, 성운은 우선 선배의 호의를 먼저 받아들기로 했다. “아,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랑이 건네주는 칭찬에, 막대사탕 너머로 시선을 또 피하다가, 다시 랑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숨을 고르고는 입을 열었다.
“······선배의 뒤를 따라가고 싶었거든요.”
선배를 기억하고 있는 것도, 전에 없던 완장을 찬 것도, 거기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그래서였어요. 내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될지 알게 될 것 같아서- 다행히 TMI가 횡설수설 쏟아져나오는 일 없이, 성운은 다시 막대사탕 포장 껍질로 시선을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막대사탕 포장을 까는 것은 성공하고 있지 못한 듯하다. 꼬인 부분을 반대로 뒤트는 것까진 좋았는데 그 뒤로 손톱으로 아무리 박박 긁어도 포장이 벗겨지지를 않고 있다. 무슨 사과나무 갉는 친칠라 같다.
물론 그녀 스스로 그것들을 접한지 얼마 안되어 본 목적으로서 즐긴다는 명목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지럽게 나열된 수식보다도, 늘 제멋대로인 분자구조보다도 더 복잡하게만 느껴졌다. 그것들은 대부분 정확한 답을 도출했지만, 사람의 감정은 언제나 생각 외의 결과를 내놓기만 할 뿐이었다. 어쩌면 번번히 자신의 예상을 빗나가버림에 악이 받쳐서 더 달려드는 걸수도 있고, 그렇기에 더 호기심을 가지게 된 거였다면 그것도 나름 즐기는 것이라 할수야 있겠다만...
"오~ 성장소설이나 서정시임까~ 나쁘지 않지여.
어쩌면 필연, 어쩌면 우연을 기회로 만난 소년 소녀들이 서로 갈등을 빚기도 하고, 상처를 보듬어가며 역경을 이겨내는 이야기라던가...
떠난 이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다가오는 인연에 두근거리는 감정을 풀어낸 글귀 같은 것도 좋지 말임다."
그렇다고 그것이 불쾌하진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알고 싶어서일까? 자신 역시 공감이란 것을 하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그것이 책에서 늘 강조하던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일까? 그녀 말고는 누구도 모를 일이었다.
"오...?"
어떤 의미에서의 놀라움이었을까? 머리카락에 하나 둘 내려앉는 꽃잎을 떼어주기 위한 당신의 손길? 아니면 생각보다 흔쾌하게 수락해오는 당신의 결정? 어느쪽이든 호의를 마다할 리가 없는 그녀였다.
장난스럽게 빈 손을 내밀어오는 당신의 표정은 확실히 자신보다 더 아가씨 같다는 느낌이 들었을까, 조심스럽게 맞잡고나니 알수 없는 감각이 다시금 트이기 시작했다.
"......~"
마냥 공허하기만 했던 보랏빛 눈동자에 빛무리가 잠깐 일렁이다 사라졌다. 어딘가 익숙한 감각이었지만, 그 출처는 뒤섞인 기억들 탓에 정확하지 않았다.
"아직 미숙하지만, 열과 성을 다해 에스코트 해드리겠습니다. 아가씨,"
스스로도 느낄수 있는 미약한 열감, 조금은 다른 사람들처럼 차분하게 웃어보일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조금이겠지만,
"...방금건 좀 닭살 돋았나여?"
멋쩍은듯 봉투를 말아쥐고 있는 손으로 자신의 뺨을 긁적였다. 아마 온기가 거기서부터 시작되었을 거라 생각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