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청윤이는 INFP구나. 나는 뭐더라~ E...NT...아니 F? 뭐더라? 기억 안 나. 그런 잡다한 생각이나 하고 있을 때 쯤 청윤의 목소리가 머리를 때렸다.
"응?"
왜 이런 걸 물어보지. 혹시 뭔가 티가 났나? 머리카락 때문에? 이건 인첨공 아이들이면 누구나... 리라는 웃는 낯으로 재빠르게 지난날을 되짚는다. 기억이 통째로 잘려나간 몇 시간, 그때 무슨 일이 있었나. 청윤은 무엇을 알고 있나? 안다면 어디까지? 내가 곧이 곧대로 말했나? 아니, 그랬다면 저 올곧은 애가 지금까지 그냥 있었을 리는 없다.
"물론이지. 친구들도 생기고 학교 생활도 즐기고~ 이런 게 꿈이었는 걸? 게다가 저지먼트, 상상한 그 이상으로 좋은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늘 도움 받고 배워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모두와 더 많이 친해지고 싶네요~"
거짓말은 아니다. 정말로 그랬으니까. 지금이 행복하지 않으면 뭐가 될까. 그는 분명히 행복했다. 어쨌거나 행복하다. 왜냐면 여기에는.
선로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묶여 있었다. 키가 커져있는 자신이 묶여있었고, 왜인지 모를, 친근하게 느껴지는, 자신에게 친구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잔뜩 묶여있었다. 성운은 울며불며 기관실로 내달렸고, 있는 힘껏 브레이크 레버를 당겼으나, 브레이크 레버는 우습도록 쉽게 부러져나갔다. 네 부모님과 너를 무참하게 망가뜨려 놓고도 아직까지 고작 0레벨인 주제에, 네가 뭘 할 수 있다고! 무슨 염치로 들어와서, 무슨 염치로 나가겠다고!
정면 창이 끔찍한 색채로 차오르는 것을 보며, 성운은 비명에 가까운 고함을 지르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네 잘못이야!
그날 성운은 새벽 다섯 시에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깼고, 성실히 잘 다니던 학교도 결석하고 하루 종일을 엉엉 울었다.
오늘도 시작된 훈련. mg번째 팔을 기억하며, 저울 위에 올려진 물잔을 응시하는 것. 최소 20분에서 30분 이상. 인첨공에 들어온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 순간도 빼놓지 않고 성운의 옆에 있었던 그 가정용 전자저울은 항상 주방에서, 저녁이 되면 책상 위에서 성운과 함께 해온 애증의 친구였다. 성운은 오늘도 타이머를 올려두고 퉁퉁 부은 눈으로 뚫어지게 물컵을 쳐다보았으나, 오늘도 무언가 변하는 것은 없었다. 면벽수행급으로 지겨운 시간이 끝나고, 알람이 울렸다.
오늘도 딱히 저울 눈금은 변하지 않았다. 평소와 똑같아서, 딱히 놀라지도 않았다. 이쯤 되면 슬슬 이능력에 잠재력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무능력자라는 것을 받아들여야지 않겠나. 원래 누렸어야 할 평범한 삶을 죄다 내다버리고 들어온 곳이기에, 매몰비용이 너무 커서 아직도 미련하게 포기하지 못했을 뿐이다. 책상에 저울 받침 모양대로 찍힌 자국이 생겼다는 것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눈치채지 못할 사실이다.
······그거면 되었다! 그때 선배님의 뒷모습을 기억해서 저도 저지먼트에 들어왔어요, 같은 낯부끄러운 이야기를 할 용기도 없고, 기껏 그 모습을 동경해 저지먼트에 들어왔는데, 그 모습에는 발끝은커녕 그 뒷모습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뒤떨어져 버린 초라한 모습을 상세히 보여줄 체면도 없다.
그것은 성운이 기껏 저지먼트 완장을 달았는데도 랑을 감히 찾아가서 저도 저지먼트가 됐어요, 하고 인사드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저, 별달리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한 순간- 그 정도로 기억하고 넘어가주면 다행이리라.
당신을 동경하고 있어요- 같은 말, 이런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해봐야 오히려 기분나쁠 수도 있으니까, 그 동경은 그냥 마음속에 간직해두려고요. 성운은 생각했다.
“별일 아니었으니까 기억이 잘 안 나실 거에요. 그때 멋있으셨어서, 저는 기억하게 됐지만요······.”
"문학에 나올 법한...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라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늘 그렇지는 않더라."
자신이 이루고 싶은 소원은 문학에 나올법한 아름다운 이야기이며 가치가 있는 이야기일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저 작고 작지만 절대로 이룰 수 없는 소망이었다. 물론 용기가 있다면 다른 방향으로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에겐 그런 용기가 없었다. 무엇보다... 정말로 그렇게 소원을 이뤄내면, 필시 자신을 평생 원망할 이가 바로 이 인첨공에 있지 않던가. 자연히 은우는 쓴 웃음소리를 냈다.
한편 경진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은우는 살며시 고개를 갸웃했다. 동기들의 학업을 방해하거나 후배를 억지로 끌고 왔다는 죄책감은 더니까 나름 괜찮지 않냐는 당돌한 말에 그는 결국 크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경진이는 생각보다 꽤 당돌한데? 굳이 말하자면 내가 그렇게 해서 죄책감을 꼭 느껴야 할 이유는 없지만... 확실히 그렇긴 하네. 그것보다는 나은 것 같아. 이런 우연적인 만남도 난 꽤 좋아하거든."
이어 자신의 물음에 대한 대답이 들려오자 은우는 살며시 뒤로 돌아 벚꽃나무를 바라봤다.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진 않았지만, 그는 조용히 미소를 머금었다. 이어 후우 숨을 내뱉으며 자신의 능력을 써서 약한 바람을 그 근방에 불게 만들었다. 바람을 탄 벚꽃잎들은 분홍빛 춤을 추며 주변에서 멤돌았고, 이내 팍 퍼지면서 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색종이 조각마냥, 주변을 아름답게 분홍빛으로 물들였다.
"나는 가족이랑 보고 싶었어. 세은이만이 아니라 가족 전체와 말이야. 하지만, 그건 앞으로 절대로 이룰 수 없는 꿈 중 하나이기도 해. 그러니까... 매년 세은이와 벚꽃을 구경하러 오는데... 그 애는 이미 누구랑 봤다는 것 같거든. 그러니까... 지금은 너랑 같이 보는 것이 좋아. 가끔은 후배와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지."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은우는 경진을 바라봤다. 그리고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그에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