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에 안겨오며, 등을 토닥이는 손길이, 몹시 따뜻하다. 해주는 말조차도 따뜻해서, 아이처럼 울어버리고 싶다. 그렇지만, 울컥 쏟아질 뻔한 눈물을 간신히 참아낸다. 이제는 슬퍼할 필요 없으니까.
"으응... 나, 많이 힘들었어." "...고마워."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내리며, 가만히 쓰다듬는다. 어떤 때보다도 편안하고 행복하며 기쁘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나도 사랑해, 자기."
이제서야, 여태껏 주었던 사랑을 보답받는 기분이다. 그동안은 좋으면서도 항상 불안했었는데, 공허했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 떠나갈지 모른다는 불안감, 그런 기분을 느끼는 스스로에 대한 공허함. 그 사랑은, 바로 지금 비로소 완벽해졌다. 아픔과 비밀을 나눠 가지고, 영원히 서로만을 바라볼 것을 약속함으로써.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반에이에 전념했기에 다른 전법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레이스를 할 거라면, 처음에 선택했던 것을 그대로 가져가 승부를 낸다. 그렇게 결심했다.
거기에는 불안도 걱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사람들에게 칭찬받았던 나의 달리기. 끝에서부터 치고 올라가면 그에 맞추듯 터지는 함성. 나는 그게 좋았다.
속도가 중시되는 중단거리에서 추입으로 달리는 건 솔직히 독이겠지. 아무리 이득을 본다고 해도 보통 그런 종류의 경주를 가져가는 녀석들은 도주거나 선행. 하지만 그게 어떠냐. 추입은 아득바득 버티며 피어나는 그 모습은. 그저 스퍼트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한판 땄다’는 느낌이잖냐.
그래서다. 내가 추입으로 달리기로 결정한 것은.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내가 추입이라는 전략과 추입으로 달리는 우마무스메를 동경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무엇보다 거친 비바람을 견디고 가장 빛나기 위해 달려나가는 그 모습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마치 기나긴 새벽을 끝내러 오는 첫 열차처럼. 짙게 깔린 어둠을 스스로 빛내며 꿰뚫고 간다.
저 기나긴 더트코스 위에서 강한 녀석들을 바라보며 칼을 갈고 마침내 휘두르는 순간에는 희열마저 느껴진다.
나는 그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마치 총탄처럼 튀어나가는 도주의 로망에 가득찬 달리기는 그 자체로 꿈을 꾸게 만든다.
선행? 더 말할 것도 없지. 가장 먼저 전선에 뛰어드는 모습은 마치 고대의 위대한 전사들을 떠올리게 한다.
선입은 어떻고. 마군 속에 휩쓸리는 순간마저도 그들에게는 전략의 일환이겠지.
하지만 그 무엇도 추입의 아름다움은 이기지 못한다.
그만큼의 감동을 주지 못한다.
몇 번이든 말해주마.
나는 추입이 좋다.
그래서 나는 잊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결과를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으로 더트 위에 섰던 순간, 처음으로 모두를 이긴 그 순간의 두근거림을."도전하는 입장이니까. 탈취는 최소 목표다. 참가하는 전원, 죽여버리고라도 빼앗아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