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여름이다! 바다다! 특훈이다!! 우마무스메도, 트레이너도 나름의 방식으로 특훈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를 한참, 이제 얼마 뒤면 다시 츠나센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전에! 모두를 데리고 한 번 즐겨보자는 생각으로, 다이고는 트레이너들뿐만 아니라 바다의 집 등 섬에 있는 사람들의 협조를 구한 뒤, 우마무스메들을 불러모았다.
"다들 모였지? 좋아! 지금부터 준비된 코스에 대해 설명할게."
가장 넓은 모래사장에 있는 출발선에서 동시에 시작!
첫 구간은 그저 넓은 모래사장을 달리면 된다, 가볍게 워밍업한다는 느낌으로 달려라!
두 번째 구간은 바위가 많으니 조심해서 달릴 것! 급하게 달리다 다치면 바로 탈락이니 조심! 바위 사이에 제대로 된 길이 있고, 트레이너들이 안내하고 있으니 절대! 다른 길로 빠져서 다치지 말 것! 다치면 우리 다음번에 못 뛰러 올지도 모른다!
바위투성이 길을 넘어가면 등장하는, 담력 시험 코스로도 쓰였던 숲길이 등장! 부담 없이 다닐 수 있게 미리 다듬어 두긴 했지만 나무뿌리나 나뭇가지 등으로 인해 속도를 내긴 힘들다! 중간중간 이정표가 있으니 잘 확인할 것! 참고로 이정표는 만져보면 고정되어 있지 않으니까 말이지, 건드리면 방향이 바뀔지도 모른다?? 어느 쪽으로든 빠져나올 수 있으니까 걱정은 마라!
네 번째 코스엔 바다의 집이 있다! 바다의 집 앞에서 제비를 뽑고, 거기에 쓰인 여름 특선 메뉴를 먹어치워라! 아마 빙수나 음료 종류가 대부분일 거야. 급하게 먹으면 체하거나 머리 시리니까 알아서 먹고! 다 먹은 팀부터 이어 달린다!
"대망의 마지막! 저기 모래 언덕 위에 꽂힌 깃발 두 개 보이지? 저 깃발을 다시 출발점으로 가져오기만 하면 끝! 모래 언덕이니까 오르기 힘들다는 건 감안해 두고! 올라가는 길은 딱히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 지름길이 있을지도 모르지."
참고로 먼저 뽑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다시 여기까지 가져와야 해, 손에 쥔다고 끝이 아니니까... 그 점 유의하고! 절대 다치면 안 된다!" "중도 포기를 원하면 구간별로 대기중인 트레이너들을 찾아가! 같이 있다가 천천히 돌아올 거야!"
"그리고, 우승자한테는 당연히 상품이 있다!"
그렇게 이야기하며 다이고는 아이스 박스에서 고급져 보이는 상자 하나를 꺼냈다.
"뭔지 궁금하지? 안에 있는 거 보고 싶으면 열심히 달려!"
자, 제자리에 서시고! 삐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다이고는 호루라기에서 입을 뗐다. 특훈 실시 전, 미리 다이고는 트레이너들에게 부탁했다.
"각자 미리 구간별로 대기해주시면 됨다, 할 건 길이 어디 있는지, 그리고 다치는 아이가 없는지를 중심으로 보시고. 중도 포기자가 나오면 같이 좀 있어주시다가, 구간에 남은 아이들이 없을 때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시면 됨다."
“그렇네, 내년도 있구나... 사실 내년은커녕, 당장 내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이고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런 걸로 해둘까.”
후후. 그러면, 내일 열심히 찾아봐야겠네. 라고 덧붙이면서, 비밀 해변가를 만들면 할 것을 생각해 본다. 내년에 보면 재미있도록, 뭐라도 파묻어둘까.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라던가. 그런 소소한 것들.
“...다이고.”
수첩 안의 영수증들로, 괜찮다는 답이 돌아오지 않을 것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어쩌면 무거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 또한. 하지만, 막상 생각해 온 것을 실제로 들으니, 여기서 어떻게 말을 해야, 내 어설픔이 당신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도저히 모르겠어서, 이름을 부르고도 잠시동안 가만히 있다가, 자유로운 한 팔을 당신의 얼굴을 향해 뻗어, 검지 손가락으로 볼을 장난스럽게 콕, 찔렀다.
“나, 다이고처럼 위로 같은 건 잘 못 하지만, 듣는 건 잘할 수 있어. ...다이고도 내 이야기, 들어줬는걸.” “...그러니까, 내 얼굴, 보면서 말해준다면, 좋겠는데.”
마미레는 숙소 방으로 들어가려 키를 찾아 주머니를 뒤지다, 그대로 멈춘다. 당황하며 온 주머니를 더듬고, 뒤집어 까도 모래만 나오는 것에 곤란한 얼굴이 된다. 신나게 놀다 보니 숙소 키를 잃어버렸을까. 같은 방 아이들은 연락도 받지 않으니,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멀리 배를 타보러 간다 했었던가. 들어갈 방법이 없으니 마미레는 모래사장에 바짝 엎드려 모래를 파헤치며 열쇠를 찾는다. 그러던 도중 근처를 지나고 있는 너를 본다. 물끄러미 널 보다간,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달콤한 입맞춤이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독점욕과 소유욕, 갈망으로 가득 찬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게, 몹시 기쁘다...
"좋아." "나도 물어보고 싶은 게 많거든."
이어지는 제안에는, 가볍게 미소지으며 긍정한다. 생각해보면 서로의 과거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지. 먼저 말해주는 게 아니라면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남들은 절대로 모를 사실을 알고 싶다. 전부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
"내가 도쿄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알고 싶어?"
과거를 드러내는 건 조금 아픈 일이 되겠지만, 이젠 그런 고통도 감수할 수 있다. 자신의 모든 상처를 온전히 드러내어, 그녀의 것이 되고 싶다.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대답해 보지만, 말은 쉽게 이어지지 않는다. 잠시간 이어진 침묵과는 반대로 계속해서 천천히 나아가던 발걸음을 나무라듯, 볼을 콕 찌르는 감각에 다이고는 레이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듣는 건 잘할 수 있다고, 얼굴 보면서 말해주면 좋겠다는 목소리에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네 쪽으로 몸을 틀었다.
"...알겠어."
그렇게 눈을 맞춘 뒤에야,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가 천천히 들었다.
"전부 이야기 해 줄게." "어디부터 이야기하면 좋을까... 트레이너 일을 하기 전에, 나 배우 했었다?."
잠시 멈췄던 발걸음이 다시 움직이지만, 손은 여전히 붙잡은 채고, 시선은 네게 향해 있어서 속도는 아주 느렸다. 그야, 걷는 것보다는 너와 이야기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
>>670 “네, 코우 씨가 도쿄에서 어떻게 지내셨는지, 알고 싶어요. “ “코우 씨에게 누님이 계시다는 것은 알고 있으니까요. “
야나기하라가 두 명인 것 정도는 중앙 트레센에서 활동한 트레이너라면 얼추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한 명은 여자고, 다른 한명은 지금 눈 앞에 있는 사람이란 것도. 둘 모두 걸출한 아이들을 여럿 배출해낸 트레이너라는 것, 그 밖에 자세한 사정은 잘 알고 있지 않다. 코우가 자신의 교토 시절이 어땠는지 잘 모르고 있듯이. 자신의 교토 시절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이니까. 이제는 모든 비밀을 당신의 것으로 만들어 주고 싶어요.
“저는 외동으로 자라와서 그런지 몰라도, 형제가 있는 기분이 뭔지 잘 모른답니다. “ “누님이 있는 기분은 어떤 기분인가요, 코우 씨? “
사이가 좋은지, 나쁜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물어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물어본 것이었다. 지나치게 역린을 건드리지 않는 거라면 좋겠지만…..글쎄, 과연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