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쉬는 것도 괴로웠고 지금처럼 기흉이 재발하면 고통때문에 차라리 모든게 끝나버렸으면 하고 보냈던 시간이 있었다. 어린나이에 사는게 힘들다는 말을 나는 할 수가 있는 입장이었다. 그렇기에, 언그레이가 달리지 못했던 심정을 이야기 하는것에도 이해가 간다. 지금은 그것을 극복한것이 무척이나 부럽다.
자신을 부럽지 않아해도 된다라. 그게 제일 어렵다. 그것과 비교해 아무것도 없는 자신이 비참하다고 말하기는 싫다. 하지만 이 한계가 나는 사무치게만 느껴졌다. 자신은 성장조차 느리다. 벽이 있는것처럼. 그럼에도,
"적어도, 마구로기념까지는 달려볼 생각이에요. 분명 또 달리려고 한다면 더 돌이킬수도 없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은 애초부터 무리를 해서 여기까지 왔다.
"비록 1착은 더이상 기대할수도 없지만, 바라는 성층권도 닿을수는 없지만."
또 한번 쓰러지더라도 이번에는 이렇게는 좌절하지는 않고. 그냥 결과에 수긍하듯,
"하루살이라도 날아갈 곳은 있겠죠, 그렇게 믿는 달림을 해볼 수 밖에는 없겠어요."
내가 달렸다는 기억을 남길수있는 달리기를 해보자.
"비관적인말이지만. 꺾인건 아니랍니다. 만약 당신이 이렇게 말해주지 않았다면 여기서 주저앉았을거니까."
구명조끼와 수영복 차림으로 해변 위를 둥둥 떠다니는 마사바가 내뱉은 말이었다. 이런건 특훈이 아니야! 라는 태클이 걸려올지 모르겠지만 해파리는 물에 강하다. 그리고 코노와다 스테이크스는 비가 온다고 했으니 비오는 G-III 첫 경험을 하기에 앞서 수속성 강화는 중요한 거야. 바다의 잔물결에 반짝거리는 햇빛이 눈부시고 예쁘다. 떠내려 갈 것 같다면 걱정 마시오, 마사바는 구명조끼에 끈을 연결해서 설마 잠에 골아 떨어지더라도 멀리 나아가지 않도록 육지에 묶어뒀으니까!
참고로 말 하는 건데 나 수영 할 줄 안다? 구명조끼 입은건 자기 편하려구 입은거야. 응응.
사실, 말 할 수 있는 것이야 많다. 절망하지 않아도 된다고, 당신이 그렇게 평생 있지 않을 거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자신도 확신 못할 약속을 할 수도 있고. 이렇게 병원에 있을 수 있는것만으로도, 축복받은 것이라... 자신의 울분을 터뜨릴 수도 있고.
하지만, 그런다고 상황이 바뀌어질까, 더 나아질까. 당신이 힘든 것이 괜찮아질까. 그렇게 말하면, 그것은 또 아니였기에.
"... 하루살이가 아이라, 니는. 위대한 비행기제."
패배한다고, 네가 그렇게 달린 사실이 잊혀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와, 언더커버와, 선두권을 두고 다투었다는 그 사실은, 변치 않을 것이다. 내가 그때 다시 선두를 차지했을 때, 너와 힘싸움을 할때, 그때 내가 보던 것은 메이사도, 다른 누구도 아닌, 스트라토 너였기에. 그렇기에 기분이 좋았던 거야.
"... 무리는 하지 말고, 쉬는 것도 괘안으이께. 마구로서도... 다 같이 좋은 승부를, 내보제이."
이번 합숙에서 중점적으로 기르려고 하는 것은 바로 지구력이다. 지금의 상태에서 쓸 수 있는 몸의 한계를 넘어선 달리기… 마지막 코너를 돌고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폭주하는 몸을 내 의지대로 쓸 수 있도록 만들어야만 했다. 따라서 지구력이 필요하다. 거구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힘을 미완성인 육체가 버티지 못해 그렇게 되는 것이라면 더더욱 닳을 필요가 있다. 마치 무에타이 선수들처럼. 우마무스메의 다리는 유리나 마찬가지. 이것도 부정해버리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에이를 하던 시절에도 많은 우마무스메들이 다리를 문제로 은퇴하는 것을 봐왔고 실제로 나 역시 반에이를 그만둔 시점에서는 육체적으로 극단에 달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평소대로 하드 트레이닝이라면 1cm만 더 나아가더라도 완전히 부숴지는 유리 벽 위를 초고속으로 달려가는 것과 그다지 차이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런 식으로 반동이 더 커다란 달리기를 한다면… 아마 확실하게 죽는다. 지금은 400m. 이것 조차도 몸이 [아슬아슬하게 작은 부상으로 끝나는 한계]다. 실제로 부상까지 이어지지 않는 걸 전제로 한다면 절반이하로도 떨어지겠지. 다른 유능한 녀석들이랑은 다르다. 그러니… 최대한 버텨야 한다.
“흐읍…!!!”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과거의 일]이다. 다행히 썰매도 추도 가져올 수 있었으니… 썰매의 중량은 .dice 1 5. = 4t. 하나 하나는 훈련에 쓰이는 거대 타이어보다는 훨씬 가볍다. 다만 이 썰매의 장점은 사이즈. 실제 인간이 탑승할 정도로 작은 사이즈라 여럿을 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추에 따른 무게 조절이 된다!!! .dice 2 4. = 3개. 이번 훈련에서 선택한 개수다. 200m마다 추를 하나씩 늘린다. 결과적으로 이번 훈련이 끝나면 쓰러져서 잘 수 있도록. 이걸 달고, 모래밭을 아침부터 밤까지 달린다.
“느아아아아아아악!!!!!!!!!!”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하루에 하나씩만 쓰던 평소와는 다른 하중. 그것도 무게 추 때문인지 실제로 느껴지는 건 못해도 서너배는 되는 기분이다. 그래!!! 오랜만에 자극이 온다아아아아!!!!!!!!!!
어김없이 일찍 도착한 언그레이를 보고, 코우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인사한다. 저번 사바캔에서 아쉬운 점이었다면 역시 스태미나겠지. 비가 와서 경기장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일단 수영부터 해볼까?" "준비운동 안 했으면 먼저 해두고."
스태미나를 기르는 데는 수영이 제격이다. 평영부터 시작해 크롤, 배영, 접영까지. 츠나센에서 하던, 평소와 같은 수영 트레이닝이지만, 이번에는 실내 수영장이 아닌 바다다. 바다를 살펴보면, 수면 어느 지점에 일정 간격으로 깃발 꽂힌 부표들이 떠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빨간 깃발 보이지?" "평영으로 저기까지 헤엄쳐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돼."
빨간 깃발 부표와의 거리는 약 200m, 즉 왕복 400m 가량이다. 빠르게 통과하려 하기보다는 스태미나를 기른다는 감각으로 헤엄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다리는 좀 어때?"
설명을 마치고선 바다에서 시선을 떼고, 언그레이를 바라본다. 그녀의 다리 상태는 이제 트레이닝 전에 필수로 확인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