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거리를 앞둔 여고생들의 열의는 무시무시하다. 그것이 평범한 2박 3일 수학여행이 아니라 장기 합숙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밖에! 트레이닝을 하는 데 있어선 엄격하던 사미다레마저도 이 파격적인 상황을 마다할 수는 없었다……. 어느새 두 손은 가슴 앞에 꼭 쥔 자세로부터 기대감이 여실히 엿보인다. 긍정의 답이 돌아오자 사미다레는 열렬히 고갯짓을 했다.
"우, 우와……. 재밌는 거 정말 많다. 두 개 사서 물싸움 하면…… 재밌을 것 같아. ……앗, 역시 물총도 따로 살까?"
이야기하면 할수록 준비하고 싶은 것들이 휙휙 늘어나고 있다. 이러다가 이야기가 점점 흘러서 캠핑 장비에 망원경까지 챙겨가게 될지도……. 재잘재잘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빠르게 흘러간다. 메이사에게 똑바로 향해 있던 귀가 불현듯 울리는 안내방송을 듣고 옆으로 쫑긋 돌아갔다.
"앗, 으응. 가자……!"
서둘러 내리는 문 앞에 서고 나서 조금 뒤 열차가 정지했다. 우르르 내리는 인파에 섞여―내리는 도중 메이사를 놓치지 않도록 메이사의 옷깃을 슬며시 붙잡으려 했을 것이다.― 역에 내린다. 그리고 두리번거리며 지금의 위치를 확인한 후 메이사와 함께 백화점을 향해 나아간다. 가야 할 거리가 멀든 가깝든, 우마무스메의 걸음으로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으리라.
"그러면, 일단은 수영복부터 볼까……?"
백화점 입구 부근에 있는 안내 게시판을 살피면서 사미다레가 그렇게 말했다. 매장 위치가…… 아, 여기다.
인파에 섞여 내리는 사이, 서로를 놓치게 될까 살짝 걱정이 된다. 조심스레 옷깃을 잡는 느낌에 작게 '후히히-'하고 웃으면서 인파를 빠져나간다. 백화점까지 가는 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아마 우마무스메라 그런 걸지도.
"음- 그럴까나. 일단 오늘의 목표니까 말이지."
물론 다른 것도 사겠지만.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백화점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목표로 하는 매장을 찾아 걷고 또 걷는다. 사실 여름 시즌이라 그런지, 여성 의류를 취급하는 층에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에 수영복이 보인다. 오오, 굉장해~
"와- 진짜 많다. 어디부터 볼까? 사-미 마음에 드는 거 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천천히 주변부터 둘러본다. 음~ 이 매장은 좀 어른스러운 분위기인 수영복이 많네. 엣, 이거 천 면적이 너무 적은 거 아닌가??? 조금 당황스러운 디자인도 있네... 그나저나, 애초에 어떤 수영복을 살지도 딱히 안 정해놨네... 막연히 귀여우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투피스가 좋을까... 원피스도 버리긴 어려운데. 비키니는 어떨라나. 아니면 래쉬가드? 으음, 모처럼이니까 래쉬가드보단 귀여운 쪽이 좋은데.
>>69-7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이고를 가볍게 들어올린다니까... 자꾸 다이고를 한 손으로 들어 안은 광공 레이니와 아방남 다이고... 같은 거 생각해 버려요 암튼 그런 의미에서 다이고는 여자친구를 한 팔로 들어 올릴 수 있는 로망을 위해... 수련했습니까?(?)
안으로 들어선 둘을 반기는 것은 시원한 실내 냉방과, 여름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여기저기 전시된 상품들이다. 때마침 시즌은 여름 중에서도 물놀이와 휴양을 즐기기엔 적격인 시기. 수영복이나 물놀이 용품들은 깊이 찾아들어가지 않아도 될 위치에 본격적으로 진열되어 있었다. 수영복을 사자며 기세 좋게 나올 때까진 잘 몰랐는데, 곳곳에 놓인 늘씬한 마네킹들과 수영복들을 보려니 조금, 눈이 어질거릴 것만 같다……!
"으음, 아직……. 어떤 걸 살지, 미리 생각해 둘걸 그랬어……."
그렇게 말하며 두리번 거리는데, 가장 먼저 눈이 마주친 게 아찔한 디자인의 비키?니?다. ……아니, 이거 맨키니잖아……. 사미다레는 순식간에 눈이 죽어서 그것을 외면했다……. 그러다가 그중 괜찮아 보이는 걸 하나 발견했다. 사미다레는 그것을 들어 보이며 슬며시 물었다.
"이, 이건 어때? 좀 귀여운 것 같아……."
집어든 옷의 사이즈가 본인과는 전혀 맞지 않는 걸 봐선 제 것으로 고른 건 아닌 모양이다. 그렇게 말하며 들어 보이는 옷은, 희끗한 하늘색에 노란 꽃 바탕이 그려진 투피스 수영복이었다. 메이사와 제법 어울리지 않을까 하고.
하늘색과 노란 꽃 바탕의 투피스, 귀엽네~ 이거 맘에 든다. 일단 찜해둘까. 머리속 위시리스트에 저장 완료~ 사이즈를 보니 아무래도 내 거 맞지? 사-미가 입기엔 좀 작아보이고.. 골라준걸까나, 고마워라. 그럼 나도 보답으로 사-미한테 어울릴만한 걸 찾아볼까! 눈에 불을 켜고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어, 이거 사-미한테 어울릴거 같은데! 어때?"
이 정도면 무난한 디자인인거 같기도 하고. 좀 아찔한 디자인의 수영복이 많은 이 매장에서 그나마 수수하고 평범하다고 해야할까... 우리가 입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해야할까.... 바로 집어서 사-미를 향해 들어보이며 물어본다. 어떨까나~ 사미도 마음에 들어하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