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또다시 어느 게이트에 들어갔다. 의뢰를 수행하기 위해 혹은 게이트를 탐색하기 위해, 소문을 확인하기에 위해 등등.. 다양한 목적과 이유가 있겠지만 두 사람은 그것들을 말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게이트에 들어왔다는 것. 토고가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울창한 숲이었다. 대낮인듯 햇살이 내리쬐며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는 딱 좋은 기온의 화창한 날씨의 숲. 사방이 녹음으로 가득 차고 새 울음소리가 귓가를 가볍게 간지르며 숨을 들이마시면 상쾌한 공기가 몸을 씻어내주었다.
"여는 어데고..."
게이트에 들어갈 때마다 항상 어디인지 파악하는 게 참 힘들었다. 습관적으로 토고는 의념을 사용하기 위해 힘을 집중 시켰지만... 의념을 사용할 수 없었다. 게이트의 요동치는 파장에 의해 의념 발동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혹은 여타 다른 이유 때문인지.. 어쨌든, 의념을 쓸 수가 없었다.
강산은 의념을 사용하기 위해 힘을 끄집어냈다. 다만, 튀어나온 것은 의념이 아닌 보라색 빛을 내는 구체 같은 것이었다. 그것은 강산의 몸 주변에서 반딧불이 처럼 떠다니다 금방 사라졌다. 망념이 쌓였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강산은 자연스레 5번 정도 힘을 더 끌어낼 수 있겠다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토고는 그 모습을 보다가 총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의념탄을 쏘기 위해 방아쇠를 당겨본다. 총에서 튀어나간 것은 의념탄이 아닌... 뾰족한 무언가. 탄환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튀어나와 나무에 박혔다. 평소라면 나무도 쓰러뜨려야겠지만, 그 힘이 무척이나 적은 것인지 나무에 박히기만 하고 끝났다. 아무래도 이 게이트에서 우리들의 힘은 한 없이 작아진 것 같았다. 의념과는 다른 힘을 사용해서 게이트를 헤쳐나가야 할 것 같았다.
"아무래도.. 의념 없이.. 해야 할 것 같은데..."
방금의 총성으로 새들이 놀라 날아간 고요한 숲에서 어떠한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고음의 소리는 비명 같기도 했다. 그 소리를 파악하기 위해선 .dice 1 20 .에서 5 이상이 나와야 한다.
강산이 귀를 기울인다. 제일 먼저 귓가에 꽂히는 비명소리는 도와달라고 외치는 여성의 소리였으며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비명 뒤에 가려진 다급한 발 소리 또한 강산은 들을 수 있었다. 대략 3명에서 4명 정도의 군중이 뛰는 소리는 비명을 지른 여성을 쫓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조금 특이한 것이 있다면 사람의 발처럼 평평한 것이 아닌, 짐승의 발처럼 발이 작은 생물이 내는 소리와 비슷했다는 것이다.
마법적 에너지라... 토고의 재족에 고개를 끄덕여보이고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 생각을 정리한다.
"그러면 여러분. 잠시 진정하고 들어보시지요."
그리고 앞에 나서서 목소리를 키워 코볼트들에게 제안한다.
"여러분은 보물을 되찾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이 분을 더 위협할 이유도 없는 것이지요? 제가 이 분을 설득해 여러분의 보물을 되찾아 드리겠습니다."
일단 코볼트들을 돌려보내고 나서 메이레스를 상대하든지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이다. 만약 코볼트들의 보물이 부정한 것이라서 메이레스의 아버지가 이들을 막으려 한 것이라면 이후에 다시 코볼트들을 상대하든지 하면 된다. 어차피 헌터들이 하는 일의 대부분은 몬스터를 상대하고 게이트를 공략하는 것이니. 하지만 메이레스와 그의 아버지가, 정말 그가 의심한대로 연구를 위해 코볼트들에게 먼저 피해를 준 것이라면....
"하지만 만약 보물에 문제가 생겼다면...그땐 제가 이 사람을 다시 여러분들에게 넘기고 이 일에서 빠지겠습니다. 어떻습니까?"
강산은 코볼트의 보물을 되찾아주겠다고 설득한다. 메리에스를 설득해 보물을 되찾고 그 보물을 코볼트들에게 주겠다고. 그러나 코볼트는 자신들의 소중한 보물. 그리고 자신들의 주인을 잃어버렸다. 당장에 분노를 해소하고 싶고 보물을 되찾고 싶고 복수하고 싶은 코볼트의 심금을 울리기엔 강산의 말은 너무나 부족했다. 코볼트들을 강산을 향해 "그르르.. 인간! 거짓말!!!" 이라고 크게 외치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메이레스는 그런 코볼트를 보며 품 속에서 구슬 하나를 꺼내 태양을 향해 높이 들자 메이레스의 모습은 보라색 안개로 둘러싸이고 안개가 걷혔을 땐 메이레스의 모습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부족했나보네..."
토고는 이 상황에서 담담하게 총을 들고 전투를 준비한다.
"그 여편네는 사라졌고... 에효..."
그러다가 토고는 뭔가 생각났는지
"꼭 죽일 필요가 있나? 죽지 않게... 힘조절 쪼매 하믄.. 이야기를 더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강산이 던진 돌은 코볼트의 머리에 명중했다. 다만, 코볼트의 비늘을 뚫고 가기엔 부족했다. 의념을 쓸 수 있었다면 돌팔매질만으로도 머리를 뚫었겠지만... 그 뒤를 이어 토고의 총탄이 쏘아진다. 습관처럼 머리를 노리려다 몸통을 노려 쐈고, 머리를 맞은 코볼트는 총탄의 충격에 의해 몸이 뒤로 날아가 엎어졌다. 다행이 죽지는 않았다. 다만, 아직도 세마리가 남아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쓰읍.. 원래의 힘을 못 내니까 더 골치아프다. 원거리라는 이점도 이러면 쓰기 힘든데... 토고는 다시 한번 조준해서 낫을 든 녀석부터 처리하기로 마음 먹고 총탄을 쏴댄다. 탕! 총성과 함께 날아간 총탄은 코볼트의 몸통을 맞춰냈다. 이윽고 강산의 손에 보라색 구체가 모여들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 그것에 화르륵 불이 붙고 강산은 그것을 쏘아내듯 낫을 든 코볼트와 비늘이 돋보이는 코볼트에게 던졌다. 두 코볼트에게 날아간 불꽃탄은 운 좋게도 명중했으며 그 중 낫을 든 녀석은 토고의 공격에 피해를 받은 상태라 불꽃탄을 견딜 수 없었는지 그대로 타들어갔다. 살이 익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풍겨져왔다.
"크르... 용의 힘을 받은 나! 이 정돈 아무것도 아니다!"
비늘이 돋보이는 녀석은 그 비늘에 용의 힘이 스며들었는지 화염에 저항을 지닌 듯 했다. 갈퀴를 든 녀석은 강산이 마법을 쓰는 것을 보고는 바로 그쪽으로 방향을 틀어 창으로 찌르듯이 강산에게 돌진하였다. .dice 1 20. = 14 (8이하 회피 실패. 회피 실패시 엎어져서 행동 불가능) 한 편 비늘이 돋보이는 코볼트는 주문을 읊으며 집중을 했고 보라색 구체가 손에 모이더니.. 마법의 칼날을 만들어 그것을 무기처럼 손에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