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축제 막날이라 다시 노점모-드로 돌아왔지롱! 마지막날이고 재료가 남아도 곤란하니 덤을 가득 얹어주고 있다고~ 마마가 굽고 내가 파는 오징어~ 노점 앞에서 한참 호객행위를 하다가 눈에 띄는 사람이 있어 눈길을 주니, 어라, 아는 사람이다. 손을 크게 흔들어본다.
"어, 햐쿠모 트레이너! 이제 퇴근하시나봐요!"
마츠리 야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편한 복장이다. 유카타를 입는 사람도 있고, 그냥 편한 차림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있고. 각자 패션은 달라도 대체로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 그런지 저런 차림은 눈에 띈다. 그.. 막 퇴근한 회사원같은 느낌이랄까. 지칠대로 지쳐서 '저는 그냥 퇴근중이니까 말걸지 말아주세요'라는 느낌이랄까.... 농담이고 그냥, 정장 차림은 눈에 띈다는거다.
>>0 >>801 노점쪽을 걷고있으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메이사. 하야나미에서 손님으로 마주쳤던 것이 첫 만남. 고개를 숙여 짧은 인사를 하고, 다가가서 권하는 구운 오징어를 구매한다. 떨이라고 하니 어쩐지 사고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하고. 아는 사람이기도 하니 여기선 사주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하나만 사겠습니다."
존댓말. 하야나미에서도 그랬듯이 사석에서 상대방에게 예의를 차렸다. 우마무스메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녀가 트레이너로서 일하고 있을 때뿐. 의도는 좋지만 상대방에겐 조금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지않을까...
원본마 스토리: 어릴 적에는 오사카쪽 목장에서 자라다 2살 즈음 단체로 도호쿠쪽의 목장으로 팔려갔다 특유의 겅중거리는 스텝으로 인해 조련을 맡게 된 중앙 출신 조련사, 하지만 그 조련사가 오히려 언그레이에게 끌려가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말을 잘 듣고 온순한 기질이 있었다고 한다
축벽이 있어서 마방 벽에 다다미를 대놨지만 의외로 마방 안에서는 발차기를 하지 않고 방목장이나 레이스장(...)에서는 자주 했다고 한다. 발차기로 방목장 울타리를 깔끔하게 동강낸 후, 마치 자기가 한 일을 자랑하듯 그 옆에 서 있던 적이 있다. 친해진 구무원과 기수를 종종 가볍게 들이받는 걸로 애정표현을 했다. 아마도.....
"핫하, 옷 핑계를 대다니 네녀석 나약하구나. 펀치기계 앞에서 적절한 의상을 입고 오는 것도 실력이거든? 이게 너의 본 실력이란 말씀."
깐족거리면서 도발버튼을 누른다. 아, 이거 왜 이렇게 재밌지. 어쩐지 초등학생을 상대로 진심으로 싸우는 한심한 아저씨가 되어버린 것 같긴 하다만... 그것이 내 본질이니까 어쩔 수 없나. 나는 메이사에게 도발키를 잔뜩 누른채로 내 손목을 풀며 펀치기계에 다가섰다.
나의 평소 펀치력은 500... 과연 메이사를 능가할 수 있을까? 아니,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이걸 고른 거긴 한데. 설마 600이 나오겠어?
내가 그렇게! 어린 애 이기는 데에! 진심이겠어?!???!!
나도 품위라는 걸 안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펀치기계를 때렸고.
숫자는 구르고 구르고 굴러... 804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표시한 것이다.
"이. 이게 무슨..."
나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조력자에게 신무기를 선물받아 테스트했다가 어느 공간을 싹다 황무지로 만들어버린 얼굴을 해버렸다... 어이어이 이거 장난 아니잖냐... 이게... 나? 말도 안돼... 생각하며 이마를 짚던 도중, 손에 잡힌 것이 있었다. 그것은 우마미미 머리띠. 아마도 이것이 나에게 우마무스메를 능가하는 힘을 부여한 것일지도 몰랐다... 이것만 있으면 나도 우마라이더가.
>>0 야시장에 도착해 마리야는 익숙한 얼굴을 만나서 구운 오징어를 든채로, 거리를 천천히 걷고있는 중이였다. 마지막날이기에 첫날만큼은 아니더라도 자신처럼 뒤늦게 일이 끝나 여유가 생겨서 축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혼잡함까진 아니더라도 제법 분위기가 시끌시끌했다. 고요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소란스럽지도않게 적당하다.
그런 분위기가 마리야는 조금 마음에 들어서 그저 야시장을 둘러보며 다니는 것만으로도, 살짝 심신에 안정이 오는 듯했다. 이런건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이 중요하다. 이왕 야시장에 왔는데 아무것도 하지않고 걷기만 한다니,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자체로도 마리야에겐 값어치가 있는 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