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선에 대한 질문을 의도적으로 회피했다. 회피하면 해피해진다. 굳이 이 좋은 날에 혼활을 떠올려야 할까!
아!!!! 마츠리에서 어느 아리땁고 돈 많은 아가씨와 운명적인 손끝터치로 인연이 이어질 수는 없는 거냐!!!! 왜 사람은 혼활을 해야 하는 거야!
라는 마음 속의 절규는 한쪽으로 밀어두기. 말마따나 좋은 날이니까. 라고 하려 했는데.
마~하❤️라는 말에 철저히 붕괴되고 말았다. 단전에서부터 내공이 역류하는 기분이다...! 아, 진짜, 아!! 미친!! 왜 했지!!!!!!!!!! 가, 가면라이더 마하는 그래도 멋있지만... 아아아아아악! 그걸 학생들 여럿한테 들키고 내가 왜 그런 일을 한 거지! 술 그만 마셔야 한다고 정말......!!!!!!!!!!!!!!!!!!!!!!!!!!!!!!!!!!!!!!!!!!!!!
나는 가로수에 머리를 처박고 길바닥에서 벌레처럼 꿈틀거리다 수치심으로 시뻘개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는 게 할 수 있는 고작이었다...
잠시간의 회복시간 후.
"...오냐, 내기라고 했지."
"내가 이기면 그 영상을 지우고 네가 이기면 4만엔으로 한도를 늘려주마. 어때!"
아직 귀는 새빨간 채로 의기양양하게, 총 한 번 잡아본 적 없으면서 내기에 올라타버리는 내가 있었다. 역시 팀 프리지아야, 도발키 누르는 솜씨는 챌린저다!
>>456 자신을 반겨주는 미즈호가 생수 두 병을 든 채로 맞은편에 앉자, 다이고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걸까 생각해본다. 물론 그런 고민을 하더라도 미즈호의 입에서 어떠한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별 의미가 없지만. 잠시 뜸을 들이는 미즈호를 따라서 입을 다물고 있던 다이고는 트레이너와 우마무스메의 관계에 대해 미즈호가 물어오자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라는 듯 흐음, 하는 소리른 냈다.
"트레이너와 우마무스메의 관계 말임까..."
자신이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는 사실 레이니와의 관계 하나 뿐이다. 옳은지 그른지는 모르겠지만.
"으음, 구체적으로 말하려면 길겠지만. 일단 서로를 믿어줌으로써 이어지는 관계라고 생각함다."
"와-오. 진짜 애벌레같다❤️ 약 맞고 꿈틀거리는 송충이같아❤️ 개웃겨❤️ 한심해❤️ 있지있지~ 선생님~ 학생한테 약점잡힌 소감은 어때~? 지금 어떤 기분?"
하필 붙은 곳이 또 가로수라서 진짜로 그렇게 보이는걸. 이것도 찍을까? 싶었지만 귀찮으니까 그만두자. 대신 히죽히죽 웃으면서, 시뻘건 얼굴을 가리는 몬다이를 놀리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호오, 자신만만하네? 좋아. 내가 지면 영상은 깔끔하게 지울게. 하지만 과연 이길 수 있을까~?"
그동안 마츠리에서 갈고 닦아온 내 사격 실력(한없이 0에 가깝다)을 이길 수 있을까? 뭐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이런 내기 재밌으니까. 그리고 어차피 이런 건 실력보다 운이라서 괜찮아! 자신만만한 미소와 자신만만한 걸음으로 당당하게 노점 앞으로 향했다.
".......................................................내가 애를 너무 버릇없이 키웠나..........."
선생님한테 지갑이 뭐야 지갑이. 애벌레 송충이 이런 말은 또 어디서 배워왔고! 마! 니 마-사바같은 불량한 칭긔랑 붙어다니는 거 아니지! 으이! 같은 꼰대의 마음을 가까스로 억누른다. 게슴츠레 뜬 눈으로 '이 녀석 언젠가 예절교육을 시켜야만...' 하고 생각하면서도 지갑의 역할을 다 한 나는,
나의 명예와 위신, 더 땅에 떨어질 것도 없지만 바닥의 바닥까지는 면하기 위해, 총을 들었다...
공기총이 쏘는 것은 비비탄, 출력은 약해보이고 코르크처럼 타격 면적이 큰 것도 아니거니와, 영점조절은 안돼있다시피한데. 뭐, 다 감으로 쏘는 거지!
■공다운 선택을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나의 🏅대 승 리🏅 메이사가 맞춘 것의 두배 가량을 맞췄다. 둘을 합쳐서 받을 수 있는 상품은... 작은 키링, 초콜렛, 어느 부스에서 쓸 수 있는 카키고오리 1회권 정도. 보상 짜구만!
뭐, 형편없는 보상이라도 승리는 승리니까 티배깅이나 한 번 할까!
"와하하핫, 보았느냐! 이게 어른의 실력이라는 거라고. 방아쇠의 무게를 모르는 녀석은 절대로 나를 이길 수 없어!"
아까 송충이처럼 꿈틀거리던 게 언제냐는듯 나는 크겔겔겔 우하하하 풉킥풉킥 도발키를 연타했다. 그러느라 마하❤️ 영상에 대해 전부 까먹어버리긴 했지만.
"후, 개운하다. 자. 그러면 이제 뭘 할까. 금붕어건지기도 있고, 농구공 던지기도 있고, 회전목■도 있는데."
그냥 보이길래 찝었지만 여기도 내기가 걸린다면 좀 곤란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역으로 내가 내기를 제시하는 수밖에! 메이사가 낚일만한 게 뭐가 있을까.
나의 머리는 위기상황에만 빛나는지, 주변을 스캔한 끝에 메이사가 혹할만한 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십대 청소년이라면 들뜬 마음에 꼭 해보는 물건인데.
"진 사람은 저거 쓰고 다니기 어떠냐!?"
그렇게 내가 가리킨 거는 동물귀 머리띠. 그 중 몇은 공기 펌프가 달려있어 귀가 깡총거리며 올라가기까지 하는 것. 강아지 고양이 토끼 너구리 양... 가리지 않고 많은 것들을 취급하고 있었다. 메이사는 뭘로 할까, 역시 ■랄견이니까 강아지인가... 라고 생각하며, 견적을 내고자 바라보았으나.
메이사의 머리 위에는 이미 어엿한 우마미미가 자라있었다.
뭐지. 언제... 언제 자란거지. 뭐야. 너 언제부터 우마무스메였냐고.
우마무스메라는 사실을 종종 까먹네. 우마무스메가 강아지 귀 달아도 되는 건가? 갑자기 심각해져서는 머리띠 진열대를 바라보다, 하나 남은 히또미미 머리띠를 찾았다.
"너는 저 히또미미를 다는 거야."
* 농구는 .dice 1 2. = 2 10번 돌려서 1(성공)이 많은 사람이 이기는 거 어떤가요?
>>493 "………” "사람 대 사람, 이군요. " 그 아이도 저를 사람으로 봐 주었다면, 저는 올바른 [ 지도 ] 를 할 수 있었을까요? 다이고의 말에 그렇냐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니시카타 미즈호의 낯빛은 좋지 않다. 확실히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또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일까?
"그냥.......메이사 양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다 보니 그렇게 되었답니다. 무엇부터 잘못된 것인지 돌이켜 보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
왜 그런 질문을 하였냐는 다이고의 질문에 미즈호는 그저 어깨를 으쓱이고는 깊게 숨을 들이쉰 뒤, 천천히 말을 늘어놓기 시작하였다.
”저는 중앙에 있을 적에 동등한 존재가 아니라, 담당을 비추기 위한 [ 도구 ] 에 불과했었어요. 하지만 이곳 츠나지의 아이들은, 메이사 양은 이인삼각을 강조하더군요. 나란히 같이 향하는 이인삼각의 관계를. 어쩌면 전혀 다른 것을 보고 있어서 이 문제가 일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그래서 저는, 레이니 씨에게 트레이너는 [ 사람 ] 이 맞냐고 여쭤보았어요. ”
사실, 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언급이 빠져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이것 하나로 명확히 알아차릴 수 있다.
"동등한 [ 사람 ] 이 맞다면......저는 지금까지 메이사 양과 서로의 관계를 완전히 다르게 보고 있었다는 것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