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내가 아지와 접점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아지가 저런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성가시게 파고들지 않고, 탐색하지 않으며, 적당히 던진 거짓말조차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인다. 물론 내 태도에 맞서지 않고 알아서 납득해준다는 점도 제법 비중 높은 이유다. 그렇지 않았으면 지금까지 내 주변과 내 폰에 아지가 있었을 리 없다. 이름조차 뇌리에 새겨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혼자 서운해하다, 혼자 납득하고 기분이 풀려 박수까지 치는 아지를 물끄러미 보다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앞으로 바빠질 건데, 보고 만나는 건 부실에서만으로 충분해."
오늘은 그저 우연이 겹쳐 빈 시간에 아지가 연락을 해서 나왔을 뿐이다. 커리큘럼이 있었다면 그걸 우선했을 거다. 나는.
냅킨을 건네주어 빈 손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아지가 입가를 닦는 모습은 건네주고 아주 잠깐 보았다. 이제 남은 까눌레를 집을까. 아니면 커피를 좀 더 마실까. 잠시 멍하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이, 쉴 줄 모르는 아지의 질문이 이어졌다.
훈련을 어떻게 하느냐...
"...이론과 실전 번갈아가면서 해. 관련 세미나 듣거나 모형으로 수술 실습을 하거나."
수술 실습을 말할 땐 플라스틱 포크를 들어 티라미수를 그 모형인 양 푹 찔러 스윽 갈랐다. 진짜 메스로 긋는 것처럼 깨끗이 갈라지진 않았지만 묘사로는 충분했다. 자른 조각을 들어 입에 넣곤 가볍게 씹어 삼키고서 대답을 덧붙였다.
"나는 심적인 부분도 필요한 것 같아서, 심리 진단이나 지정된 악기 다루는 것도 병행하고 있어."
그러고보니 아지에게 첼로에 대한 걸 말해준 적이 있었나. 모르겠다. 포크를 내려놓고 남은 까눌레를 집으려다가 아지를 봤다.
무언가 스쳐지나갔다. 아니 그건 당연하지. 이런 번화가인데 당연히 사람이든 물건이든 스쳐지나가겠지. 지금도 내 곁을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쩐지 뒤를 돌아 그 그림자를 쫓게 되는 것은, 너무 하얬기에. 눈도 이보다 하얗지는 못한다 싶을 정도로 순백이어서.
뒤를 돌아본 지금 그 흔적조차 남지 않았지만. 그건 참 놀라웠다. 그리 하얗건만. 지나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건만.
청윤이의 공리주의 강의 타임! 칼 포퍼가 제시한 사상인 소극적 공리주의는 부정적 공리주의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 사회의 행복을 늘리자는 일반적인 공리주의와는 다르게 소극적 공리주의는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줄이는 것으로 행복을 늘리자는 이론이야. '행복이란게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으니 좀 더 직관적이고 알기 쉬운 불행을 줄이자', '그럭저럭 행복한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심각한 불행에 고통받는 사람을 구제하는 게 우선시돼야 한다'로서 나왔지만 애초에 사회에 문제가 있으면 그 사회를 고치질 못하고 일차원적인 땜빵만 반복할 수 있다는 비판, 정작 사람의 행복이 중요하지 않으니 불행하지만 않으면 되지 않냐? 그러니까 다 죽은자가 되면 불행이 0이 되는게 아니냐는 끔찍한 결론이 계속해서 도출되고 그렇다고 약하게 적용하면 일반적인 공리주의랑 도대체 뭐가 다르냐는 비판에 사실상 망해버린 사상이 되고 말았지.
아, 그러고보니 만약 여기서 쉬려는 생각이었다면 자신처럼 어딘가에 앉아서 각자의 시간을 가졌겠지? 순찰을 나가려고 했었다는 여학생의 말에 살짝 휘둥그레졌던 눈은 바로 납득한듯 끄덕이는 고개에 가려졌다.
"아무리 그래도 혼자 다니는건 위험할 검다. 요즘 때가 어느 땐데, 강하고 어쩌고를 떠나서 사람이면 언제나 위험에 처할수 있지 말임다?"
라고, 어지간히 위험한게 아닌 이상은 눈길 한번 안줄법한 사람이 그리 말해봤자 설득력 없겠지만... 게다가 그런 사뭇 진지한 말을 과자나 와삭거리면서 하는데 곧이 곧대로 듣는게 더 이상할 테다.
과자부스러기를 머금었던 끝머리가 '배불러!'를 외칠 즈음, 얼른 챙기고서 나갈채비를 하려는듯 보이던 여학생이 그녀의 말에 멈춰서다가도 확실히 과자에 대한 거절의사를 보이자 어깨를 으쓱이곤 도로 품에 안고서 봉지 안을 휘적거렸다.
"뭔가 신경쓰이는 거라도 있으심까? 즈는 왜 안나가는지라던가?"
아마 비둘기도 참새도 탐낼만한 잿빛 포대에 흩날리는 영롱한 과자별을 유심히 본거겠지만... 항상 다 먹고 나갈채비를 할 때야 깨닫는 그녀에겐 아직은 먼 감각이었다. 그래도 일면부지...라기엔 같은 부원으로서 면식정도는 있을 여학생이 상냥하게도 그럼 머리 끝에 붙은 부스러기를 떼어주려던 것까지 눈치를 못챌 정도는 아니었다.
"왈라비?!?"
그게 비명이라면 비명인가? 아무리 바닥에 쓸릴듯 길다 해도 결국 자신의 머리카락, 아무리 감각세포가 없다 해도 미세하게 움직이거나 당겨지는 느낌을 모를리 없던 그녀가 한껏 몸을 움츠리는 동안 갑자칩 하나가 튀어나와 빙글 돌고선 도로 들어갔다.
"오오... 오오... 오... 쩜다. 오백원만큼 쩜다."
분명 지저분하게 쓸려있을 자신의 머리카락 끝이 한결 청결해지자 감탄사를 흘려놓았다. 보통은 본인의 칠칠맞음을 부끄러워하는게 정상이겠지만
>>0 오늘의 훈련은 모처럼 인텔리 훈련! 이라고 해도, 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찾아보는 것 뿐이지만. 마음 먹고나서는 바로 도서관으로 직행해봤는데... 무려, 교내 도서관은 처음 와보는 것이었지만 과연 상당한 수준의 규모였다... 게다가 내가 통지받은 키네시스류 능력은 비교적 흔한 느낌이라 꽤나 많은 자료를 구할 수 있었던 것도 상당히 좋은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대충 살펴본 뒤 이것저것 유익해보인다, 혹은 재밌어보인다 싶은 책들을 품 안에 그러모아 가져와서는 책상 위에 우르르 쌓아버린다. 자, 이제 이걸 모두 정독하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는 거다. 으음~ 역시 조금 많지 않나 싶긴 하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런 마음 가짐으로 하나 하나 읽어보기 시작하는데...
"...저어- 오늘 도서관 문 닫을 시간인데요..." "으왓...! 깜빡 잠들어 버렸다. 헤헤..."
훈련은 커녕 잠만 잔뜩 자고 돌아왔다... 신성한 책들 앞에서 졸아버린 것이 조금 미안한 마음에 당번이랑 함께 남아 책정리까지 도와주고나서 마지막으로 나와버렸다. 꽤나 몸 쓰는 일이었다... 그럼 결국은 또 피지컬 훈련인 거냐! 좋게 생각하자. 지식 대신에 요즘 부족했던 숙면을 얻었다고... 응! 그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