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겠지. 너라면 그렇게 말할거야. 안다 햐쿠모 마리야. 나는 말하지 않았고, 너역시 굳이 의문을 가지지 않았어. 팀 므두셀라는 애초에 언젠가 무너질것이 예견되어있던 성이다. 원인은 나겠지. 원하는 대로 너의 말을 곡해했으니까. 소통이 없는 팀은 언제나 끝이 좋지 않다. 아마 이대로 끝나는걸지도 모르지.
증명의 길은 언제나 괴로운 법이다. 그 누구도 나를 응원하지 않는 곳에서,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결과로 나를 증명한다. 이번만 해도 그렇지. 중앙에서 온 녀석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이겼다고. 굉장하다고 생각하지 않냐? 물론 2마신 반의 차이로 다른 녀석에게는 졌지만 말이야.
...녀석의 어깨에서 손을 뗀다. 이런 모습은 전혀 나답지 않은데. 분명... 나는 항상이 눈안에 강한 의지를 담아두었는데. 왜 네 눈에 비치는 나는 이리도 초라한거야...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음에 안들어. 이렇게나 초라해진 내가 마음에 안들어서 그만 화를 내고 만다. 아니, 어폐가 있었다. 나는 애초부터 초라했는데. 뭐가 초라해진다는거냐.
조금 떨어진 곳에서 피를 닦아냈다. 묻어나온건 없지만 아무튼 피다. 나는 프로의 세계를 살고 있다. 평생을 싸워가야 하겠지. 이번만 이기면 된다면 그야 몇번이고 망가지더라도 괜찮을거다. 하지만 다음은? 그 다음은? 이기고싶지 않은건가? 나는 정말로 그거면 되는건가? 한번의 승리로 멈춰선다면 그건 후퇴하는거랑 다를바가없다. 그저 그 한번의 승리에 목을매며 바다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게 되는거겠지.
레이스의 신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당당히 미지로 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자만이 신에게 선택받고 세계의 왕이 될 수 있다. 증명이 아닌 승리를 위한길인가.
확언이다. 네가 말했다고. 지금부터의 레이스는, 확실하게 이기게 할 수 있다고. 그 말에 책임을 져라 햐쿠모 마리야.
작년, 그런 말을 들었다. 나는 마크하면 제풀에 지쳐 떨어져나가니 견제조차 할 필요가 없다고. 그 말 그대로다. 제풀에 지쳐 무너질때까지 달리겠지.
"기적을, 요행을 바라라는게 아니야. 레이스는 평등하니까. 더 실력이 있는 놈이 이긴다. 그거뿐이잖아."
"하지만 목표로 잡는것쯤은 괜찮잖아."
나는 무엇을 위해 뛰고 있나 다른 녀석들에게 말한것처럼 분명 '뛸 수 있어서'가 전부는 아니다. 그런 말로는 뛰지 못한다면 멈추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아. 이기기위해서? 더더욱 아니지. 이기지 못하는 길이다. 내가 걷는건 가시밖에 없어. 편자도 없이 맨발로 가야하는 길이다. 분명 고통때문에 멈추고 싶어질때도 있겠지. 무엇보다 이 길에는 적이 없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 뛰나. 분명히 하나 뿐이다. 증명을 위한 것이다. 내가 뛸 수 있음을, 도전할 수 있음을.
진정으로 바라는 자에게는 운명조차 굴복한다는 것을.
"내가 기적을 보여주지."
"네가 말하는 경기가, 모두 나의 이상으로 바뀔때까지."
네가 말했다. 이기게 할 수 있는건 이제부터의 경기 뿐이라고. 그러면 나도 말한다. 그 이제부터의 경기가 모두 바뀌게 될거라고. 그거면 된다. 나의 이름처럼 완벽한 녀석으로 말이야. 네가 말한대로, 지금부터는 이긴다. 너는 다음을 이기게 할 수 있다고 했으니까. 내가 그 경기를 개선문으로 바꿔놓아주마.
일어서라, 흙투성이가 되는것은 익숙한주제에 뭘 멈추어 서있나. 뭘 한번의 패배로 의지가 꺾인것 처럼 굴고있냔 말이다. 저 땅 깊숙하게 박아넣은 뿌리가, 고작해야 바람이 지나가며 일으킨 흙먼지로 뽑힐것같더냐! 레이스의 신이 만든 정석이 어쨌다는거냐. 나의 뭘 알기에 판단하는거냐!!! 아직도 떨려온다. 내 몸 스스로가 멈춰서라고, 포기하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나는 포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