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미래는 알수 없으니까. 앞으로 어떤 레이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 부상을 입고 내가 먼저 널 떠나버리진 않을까. 많은 것을 버렸듯이. 어쩌면 네가 홀연히, 피어났다 사라지는 선인장 위 꽃처럼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지. 하지만... 이 약속은 결코 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막연한 희망임을 알면서도. 결코 부서지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영원히, 아이이고 싶어.’
흘러가는 순간을 두 손으로 붙잡을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네게 옅은 웃음으로 화답하면서.
“그렇다면 내가 정해줄까?”
나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고.
“네 미래는 분명히, 네가 바라는 미래일거야. 그걸 찾을 수 있을것이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어른이 될 수 있을거야.”
추상적인 말이었지만, 진심을 담은 응원이었다. 네 미래는 행복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일을 마침내 이뤄내고, 상처를 끌어안고 사는 법을.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누군가와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행복한 미래를 온전히 네 스스로 그려내는 미래를 살았으면 좋겠다.
진지한 이야기를 하면 밥맛이 떨어진다는 너의 말에 작게 미소지었고, 고기를 제법 맛있게 구우면서, 너의 접시에 먼저 놓아주며.
“그러니까 뒷세계에서... 어둠을 틈타서 슈슉 하고 해치우지 않을까..?”
“그런 무시무시한 세계에 몸담았는데 흉터 하나 없는 저런 깨끗한 몸에, 미인에다가 병약한척 하는걸 보면 분명 어마어마한 실력자일거야...”
“일본 더비는 가장 운이 좋은 우마무스메가 우승한다는 말도 있으니까. 쉽지 않지, G3여도... 대상 경주라는건.”
아, 달리고 싶다. 그렇게 작게 덧붙이면서, 키득이며 웃었다.
“팀 적으로는 좋지 않은걸수도 있겠네. 마사바 양도, 진심으로 임할테니까.”
“하지만 포기하지 않을거야. 꿈을 걸고 레이스에 나와서, 모두 전력으로 맞부딪히는거니까...”
“악역은 익숙한걸. 그리고..“
”...그 아이라면, 웃어주지 않을까. 져도, 이겨도. 언그레이 양 처럼.“
조금은 옅게 웃었다. 삼관 우마무스메라는 위업을 달성한다는 것은, 진심을 건 사투 끝에 세 번의 승리를 쟁취해낸다는 것. 자신이 얼마나 강한 우마무스메인지 증명한다는 것. 그렇기에, 대충 뛸 생각은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것이 상대에게 실례일 테니까. 나는 네가 손가락을 걸어주자, 부드럽게 웃었다.
”꼭 거기서 만나.“
마구로 기념에서도. 그리고, 중앙에서도 만날 수 있다면...
“그런가. 하긴, 나도 내가 막 주변에 나 귀엽지? 하면서 애교부리는건.. 으와, 상상 안되긴 하네.“
으엑, 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장난스럽게 웃다가.
”정말, 좀 더 자신감을 가지면 좋을텐데. 혹시 모르지? 같은 우마무스메 끼리라면 상관없을수도 있고. 트레이너라면 졸업 하고 만나도 괜찮잖아?“
조금 들뜬 톤으로 이야기하다가... 앗, 하고 입을 틀어막았다.
”저저저저기이? 내가 막 그런.... 걸 좋아하는건 아니니까?? 으악, 창피해...“
큰일났다. 전에 마사바에게도 그런 책을 읽는걸 들켜서 잔뜩 놀림받았었는데. 으, 부끄러운걸...
“응, 적당히 들고 갈 테니까. 다같이 나눠먹기에 충분할 정도로만.”
“그리고 괜찮아~ 같이 있는게 즐거워서 가는거니까. 너무 걱정 안해도 돼. 할게 없으면 할게 없는대로 쉴 수 있고. 즐거우니까.”
네가 햄스터 잠옷 안에 더 들어가자, 하아, 정말 귀엽긴. 하고 말하는것을 참지 못했다.
“...오?“
네가 아이템을 쓰자... 고루시가 갑자기 동전을 던지더니, 내 캐릭터는 그것을 줍기 위해 역돌진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차이가 벌어질만한 상황.
”아, 역전 당해버리는걸까?“
조작 패드를 빙글빙글 돌려보지만, 이녀석 상당히 돈이 좋은듯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렇게 조금 뒤에야 나는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었고, 나는 아이템을 집어들고 사용했다!
"무울론 그 원더씨를 이기는 기 먼저겄제... 갸는 진짜 치트 아인가 싶을 정도로 크이 말여. 뭐어, 니라므는 좋은 승부를 낼수는 있겄지마는... 우얘 될지 모르는기 승부 아이가."
".... 당연이. 거서 만나제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는다. 이 도전자의 눈빛. 당신에게 보고 싶던, 그 눈빛이다. 당신에게 반하게 된, 굴하지 않는 눈빛.
"... 그제? 비슷한기라. 누가 내처럼 해가꼬 귀여운 척 하므는... 으으."
소름이 돋는지 잠시 떤다.
"... 모습이 말이제, 모습이. 내도 내 초딩처럼 보인다는 거는 알어야. 뭐어..."
"실은 니 처음 만났을때부터 그런 짠가 싶기는 혔지마는?"
웃는다. 당신을 처음 만난것은, 그 레이스가 아니라 그 이전의... 뭐였더라? 데이트... 방... 뭐시기였는데. 거기에 휘말려서.
...물론 자신도 쪼매 놀라기는 했지만, 그런 건 인정해줘야 하지 않겠나. 물론 그것이 트레이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모를까...
... 물론 그런 경향이 없지는 않았다. 그것이 미즈호 언니가 먼저 이야기한건지 토레나가 이야기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내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런 내기는 그만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밤색머리 우마무스메의 솔직한 심정이였다. 승부는 승부로써, 짜릿함을 즐기는 것인데, 결과가 전부인 것처럼 그런 일을 하면 자신들이 쇼를 위한 동물같지 않은가.
순식간에 역전된 게임. 고루시가 이것이 나의 도주경로다! 하면서 백덤블링을 하고 있었다. 왜? 나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직진만 누르고 있는데...?
사실 직진 버튼만 누르고 있기에 아마도 대쉬 버튼이나 그런 것을 쓴다면야 당신도 따라붙을 수 있겠...지. 아마도. 아마도가 붙은 것은 고루시라서이다. 고루시라면 아무것도 안 눌러도 멋대로 이길것 같다. 추입을 하라고 했는데 도주로 뛰어서 이겨버린 게임 내 고루시는 유명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