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스럽게 쏘아붙이며, 네 츳코미에 대답했다. 그리고는 뭐가 그렇게 웃긴지, 소리내어 웃어버렸다. 아, 정말. 편한 밤이네.
”그래, 그런 거 아닐까. 이정도 거리감에서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더 쌓아가면서...“
”언젠간 말 하지 않아도 알게 되겠지. 안그래? 라이벌.“
네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이려 했다. 하지만 역시 부끄럽지 않은건 아니라서, 뺨이 발그레하게 물들었다. 붕붕거리는 꼬리를 다리 사이로 넣어 괜시레 잡으면서.
”삼관을 저지당하고 울지나 마시지. 뭐, 나도 울지 않겠단 얘기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널 미워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할테니까.”
...아아, 부끄러워서 못 참겠다. 시선을 피하며 괜히 녹차나 한 모금 삼켰다. 뜨겁다. 얼굴이? 아니면 녹차가? 모르겠네.
“...”
“내일 응원도.. 갈테니까...”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작게 속삭이곤.
“당연히 알려줄수 있지. 그리고, 뭐, 갚지 않아도 괜찮아. 나도 옛날부터 받은 거 쓰는거라 그렇게 비싸지도 않을걸? 아마도.”
아니다. 이 낚싯대, 무려 5만엔을 넘는 고급스러운 모델이었다. 하지만 유키무라가 초등학생때 어부 아저씨에게 입학 기념으로 받은 것이기에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뭐, 크게 상관 없는걸까. 나는 낚싯대를 들어올렸고, 바늘에서 루어를 빼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잘 알진 못하지만. 진짜 간단해. 그냥 낚싯대엔 이렇게... 낚싯줄에 바늘이 달려있으니까. 이렇게... 밀어 넣듯이 이 가짜 물고기 루어에 바늘을 찔러넣고, 바늘만 뾱 하고 나오게끔 해서.”
천천히 바늘을 루어의 머리에 찔러넣고, 곡선을 그리며 천천히 눌러, 바늘의 끄트머리만 물고기의 등 쪽에 튀어나오게끔 만들었다. 그리고는 일어서서 낚싯대를 던질 채비를 했다.
“이제 낚싯댈 던지기만 하면 끝. 아, 바늘이 다른 사람에게 걸리지 않도록 주변을 잘 확인하고 던져야 해. 누가 찔리거나 옷이 찢어지면 큰일이니까. 그리고, 뭐, 포인트를 잘 겨냥해서, 춉, 하고 다트를 하듯이... 표적에 맞춰서 낚싯줄을 던지는 느낌으로...”
나는 주변을 잘 살펴본 뒤, 바다를 바라보면서, 낚싯대를 머리 위 까지 들어올려, 손목의 반동을 이용해 휙, 하고 낚싯줄을 던졌다. 퐁당, 하고 찌가 바다에 삼켜졌다.
“이러면 이제 남은건 그냥 기다리는거지. 잡히면 좋고, 아니면 말고인 느낌? 뭐, 못 낚으면 재미 없을수도 있으니까... 낚시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줄게. 우리는 지금 부둣가에 있는거잖아? 그러니까, 이 벽의 틈새라던지, 저 방파제 사이의 틈새라던지... 그런 곳을 집으로 삼는 물고기가 있어서.”
“이렇게, 낚싯줄을 천천히 바다에 빠트리면서.... 나는 떨어지는 지렁이다... 힘을 잃은 맛있고 먹기 좋은 물고기다.... 그런 느낌으로 혼연일체, 무아지경이 되면서...”
나는 이번엔 낚싯대를 다시 들어올려, 천천히 부둣가쪽에 붙어 찌를 천천히 아래로 떨구기 시작했다.
“그리고 물고기의 기분이 되면서... 안돼, 죽기 싫어~ 밥이 되고 싶지 않아~ 같은 느낌으로 적당히 휙 휘휙 야생의 느낌으로 움직여 주면... 앗.“
1. 좋아하는 타입은 대체로 귀여운 메르헨풍이지만 아무래도 맞는게 없다보니 차선책인 편하고 심플한 옷 위주로 입는 편. 프로필의 정장마저도 사복인데스. 평소에는 굽이 낮은 단화에 롱스커트나 조금 넉넉한 청바지. 의외로 사복은 집에서 입는거 말고는 달리는 데에는 불편해보이는게 많다.
2. 소란스러운걸 좋아하다보니 보통은 도심지로 가는편. 인도나 중국처럼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함. 유명한 식당은 필수코스인데 사진은 안찍는다요 남은건 먹은 기억 뿐
4. 어릴때는 대놓고 소녀스러웠다요. 성장이 빠르다보니 더 빨리 예쁜옷을 입을 수 있다면서 좋아했음. 근데 목표가 정해지고 그에 못미치니까 분에 차서 성격이 왜곡되면서 결국 지금의 저지능 원더가 되버린데스. 가족들이나 친구 기준으로는 '작고 귀여운'타입이라 더 그랬던 것 같음. 뭘해도 귀엽게만 보는 게 싫은 것. 귀여운건 좋지만.
새로이 츠나센 학원으로 부임하게 된 시부야 무기, 그는 오자마자 츠나센 힉원 중앙 광장에서 기괴한 덤벨을 보게 되는데......
원래라면 그는 새벽부터 학원에 나올 생각은 없었다. 단지 그 본래 성격 중 하나인 모든 것을 미리 확인해두려던 습관이 불쑥 고개를 내민 탓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 일을 겪고 난 후 한동안 그 습관을 묻어둬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본래 날씨는 봄이어도 새벽은 쌀쌀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남자가 멀쩡하게 걸어갈 수 있는 이유는 계절에 맞지 않는 유달리 두꺼운 겉옷 덕이었다. 그는 겉옷 앞섬을 괜스레 한 번 더 여미고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학원에 들어섰다. 만일 누군가 그를 수상한 사람이라 여기고 신고할 것을 대비에 제대로 서류까지 챙겨온 참이었으니 더더욱 두려울 것은 없었다.
다행히 학원 내에는 아직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한동안 학원 내부의 구조를 머릿속에 저장해두며 돌아다녔는데, 그는 이내 위치상 중앙 광장이라 불릴만한 곳에 어떠한 물체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아직 해가 뜨기도 전이었지만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월등히 뛰어났던 눈은 아슬아슬하게 무언가가 그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눈치챘던 것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무언가 물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나면 그게 무엇인지 궁금해하기 마련이다. 물론 시부야 무기 또한 그런 면에서조차 이성적이게 굴 정도로 꽉 막힌 사람은 아니었기에, 중앙 광장에 놓인 물체의 정체를 확인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몸을 돌려 중앙 광장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동안 학원 내부를 돌아다니다 어느덧 해가 떠오를 시간이 되었던 것인지 그가 걸어가는 동안 점차 동이 터 오르기 시작했다. 그 덕에 그는 그 물체의 정체를 보다 빨리 눈치챌 수 있었다. 물론 눈치챘다고 해서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덤벨?"
어지간해선 혼자 있을 때 육성으로 말을 내뱉지 않는 시부야 무기였지만 그조차도 무심코 말로 내뱉을 만큼 뜬금없는 물체였다. 그리고 이내 덤벨 밑에 무언가 깔려있다는 것도 알아챌 수 있었다. 무언가 글씨가 써져있는...
이내 놓여있는 것의 바로 앞까지 당도했고 그는 고개를 가만히 숙여 써져있는 글씨를 읽기 시작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부 계층에 대한 비방 중상에 대하여]
일부 계층에 대한 비방, 그는 그 부분을 읽고 어렴풋이 어떤 학생이 학원 내 부당한 일을 고발하거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이런 것을 놓았다 보다 하고 생각했다. 뒤이어 든 생각은 뭐 그래봤자 그 자신과는 아무 연관도 없으니 그대로 두고 돌아갈까 하는 것이었지만.
[여러분은 현재 작금 일어나고 있는 비방중상에 대해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계십니까? 저는 평소 트레이닝을 하며 현재 비방중상의 대상이 된 트레이너와 친분을 쌓아온 사람입니다만 현 상황에 개탄을 금할 수 없어 이리 부족한 어휘로나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눈은 다음 내용을 읽고 있었고 여기서 그는 다시 한번 생각했다. 정말 어휘력이 부족한 사람은 작금이나 개탄을 금할 수 없다는 표현도 생각해 내지 못할 것이라고. 물론 부족한 어휘로나마 글을 쓰게 되었다는 건 대부분 정말 어휘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공적인 문서에 대부분 들어가는 면목 차림 삼아 넣는 인사말과 같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강함이 죄입니까? 그저 남들보다 강한것이 죄라면 우마무스메인 저희들은 얼마나 큰 죄를 범하고 있단 말입니까!!]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지? 그는 순간, 설마 이 글은 학교 폭력이라던가 하는 계열의 변명문과 같은 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
[저는 최근 어느 교직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변장한 우마무스메니 하는 소문이 일부에서 돌고 있던 것으로 압니다. 허나 한치의 빠짐없이 말합니다. 그는 인간입니다.
그저 세상의 연약함을 아는 훌륭한 교직원입니다.]
무슨 헛소리지. 시부야 무시의 시선이 드물게 엇나갔다. 그리고 덤벨과 대자보의 글씨를 잠시 번갈아보더니 마저 글을 읽어 내려갔다. 아무래도 이 글을 읽기로 한 건 조금 시간 낭비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하면서.
[이곳에 그가 들었던 슬픔의 무게를 두고 갑니다. 이 슬픔을 들 수 있다면 그대 더이상 거짓된 정보에 놀아나지 마시고 진실을 위해 힘께 괴로워해주십시오. 그리고 소리높여 진실을 알려주십시오.
105KG이 아니라 169kg이었다고-]
글이 끝났다. 그러니까... 이 글은 무엇을 위해 쓰인 것이지? 그는 혹시나 싶어 대자보의 뒷면을 슬쩍 돌려보았지만 그곳에는 아무 글씨도 쓰여있지 않았다. 그리고 덤벨과 글의 마지막 문장을 다시 바라보았다.
"... 하."
그는 기가 차다는 듯 한숨을 쉬고 미련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바보 같은 일에 시간을 버렸다고 생각하며 거침없이 중앙 광장을 벗어나가고 있었다. 어쨌든 그에게 있어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알지도 못하는 바보 같은 항쟁 따위 알 바도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그 순간이 시부야 무시의 안에 남아있던 츠나센 학원에 대한 아주 약간의 의욕마저 상실시킨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이었다.
wwwwwww코이츠wwww 살짝 공감되어서 상당히 슬픈wwwww 늙고병든 유키무라주인wwwwww 두시간 더 잤다고 허리가 아프다니 너무 슬픈wwwwwwwww 와따시는 비 오는 날 나가야 하면 상당히 슬픈wwww 축축하고 발이나 바지나 여기저기 젖고 젖은 우산 든 사람들 사이로 출근해야 한다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 경험이 많던www 특히 비가 엄청나게 쏟아질때 퇴근하면 기력이 마이너스가 되는wwww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