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너실로 들어가 보면 오늘도 일찍 출근한 몇몇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다.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익숙한 얼굴이라면 안경과 긴 머리가 눈에 들어오는 코우가 아닐까, 코우의 팀원들은 오늘 레이스에 출주할 예정일까? 그런 궁금증이 들어 인사가 끝난 직후 다이고는 자리에 앉는 대신 코우 쪽으로 다가갔다.
>>236 "미승리전이라, 후후. 그럼 [ 유키무라 모모카 ] 란 아이에게 집중하셔야 겠네요. 그 아이가 이번에 저희 팀에서 출전할 아이랍니다. "
이번에 팀 프러시안에서 조건전에 참여하는 무스메는 유키무라 모모카 뿐, 나머지 세 명은 모두 일반전에 참여한다. 이번 경기를 끝으로 미즈호의 손에서 떠나는 아이도 있었기에, 가능하다면 일반전을 보고자 했다. 자신의 팀으로써 그 아이가 뛰는 마지막 경기는 꼭 지켜보고 싶었으니까.
"저는 이번에 일반전을 보러갈 생각이랍니다. 아쉽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서로 다른 경기를 관람하게 되겠네요. 시라기 씨. "
대상 경주가 아니고서야 이런 부분은 어쩔수 없다. 미즈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이고에게 대답했다.
팀 프러시안에서 유일하게 조건전에 참여하는 아이, 미승리전이라는 이름인 만큼 임하는 각오는 다를 것이다. 성공했을 때 느낄 감정과 실패했을 때의 감정이 뒤섞일 만한 장소에 가는 건 무슨 생각이었을까. 어쨌든, 다이고는 수첩을 펼쳐 팀원의 이름을 확인한 뒤, 명부를 통해 생김새까지도 기억해두었다.
"어쩔 수 없는 일임다, 그래도 애들마다 한 명씩은 가서 봐줄 수 있다는 게 어딤까."
트레이너가 혼자 뿐이라면 어쩔 수 없이 두 레이스 중 하나에는 참관할 수 없다, 트레이너가 함께 있는 것과 없는 건 꽤 심리적인 영향을 미치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둘 다 다른 쪽으로 가보는 게 나을지도. 미승리전 자체에 흥미가 있기도 했고.
"경기까지는 시간이 꽤 있으니까, 미리 한번 가보실 생각임까? 대기실도 봐두면 좋을 것 같고-"
오늘은, 클래식 시즌에서의 첫 실전이 개최되는 날. 그동안의 트레이닝이 빛을 발하는 날이다. 이번 레이스에서 눈여겨볼 아이는 단연 언그레이 데이즈. 비록 일반전일지라도, 그녀가 데뷔전에서 우승했던 것처럼, 반드시 1착을 거머쥐었으면 좋겠다. 코우는 일찌감치 출근해서 업무를 보다가, 시라기 트레이너가 말을 걸어오면, 그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243 "후후, 당연히 그래야지요. 모름지기 담당 트레이너라면 아이들의 대기실까지 찾아가서 케어해 주어야 하는 법이니까요. "
미리 한번 가볼 생각이냐는 다이고의 말에 미즈호는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었다. 가능하다면 아이들과 레이스가 시작할 때까지 함께 있어줄 생각이었다. 트레이닝이나 관심이 소홀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건 사양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드디어 건강해진 뒤 마사바의 첫 경기이기도 하니까. 그 아이의 곁에서 같이 있어 줄 생각이었다.
"미승리전에는 아마 유키무라 씨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많이 나올 거에요. 그 아이들에게도 시선을 주시는 것도 도움이 될 거랍니다. 어떤 주법인지, 어떻게 나아가려 하는지.... 그런 것들을 일일이 파악해 분석하는 게 트레이너의 일이니까요. 분명 도움이 되실 거에요. "
이것은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아닌 시라기 다이고 그에게 하는 말이었다. 후일 담당이 생길지도 모르는 그에게 하는 조언. 주법을 파악하는 것은 트레이닝에 있어서 기본이다.
"뭐어, 위험하므는 어케든 발악하기는 허겠제. 헌디 먼저 누가 뭐 하지 않는 이상은 낸 그래 폭력적이지는 않응게 안심혀, 안심."
"랄까, 껴안고 싶어하는 아그들 왤케 많은교... 낸중에, 낸중에."
손사래를 치면서 당신이 원하는 것에 답하나, 완전한 거절은 아닌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 음... 있제, 모모카씨."
"데뷔전서 승리 몬헌 아를 한심하다 이야기하므는 그거는 즉 여 있는 사람의 9분지 1 제외하고 전부 한심하다는 기데이. 지방? 지방이라 캐서 쉬울 거라 생각혔으므는 오산이여. 여서도 중앙서 내려온 아들도 있고, 악기바리로 따내는 아그들도 있제. 내도... 진짜 기적에 기적이 겹쳐서 겨우 우승혔고, 그 후 한달간은 다리 움직이지도 몬혔으야."
"내가 보는 니는, 딱 그거라. 우마무스메로써, 보통의 꿈. 그리고 보통의 희망을 갖고 있는 아."
"뭐, 틀렸으며는 내가 잘못 본기겄지마는..."
당신이 묻자, 그녀는 한숨을 쉰다.
"달리기가 즐겁나라."
"내는 있제. 그런 꿈은 커녕, 아예 달리기조차 벅찼으야, 어릴 적에는."
"이 다릿몽둥이는 약해빠져사서 계속 아파오고, 그 탓에 키도 제대로 몬 컷어야. 이제 와서야 쪼매 나아진기제. 그래사서, 즐거워야, 지금은."
"혼자서 달리므는, 그 바람이 내 머릿결을 타고 빠져나가믄서 주는 시원함이 좋고."
"둘이서 달리므는, 내가 이 아와 좋은 승부를 낼수 있을까, 그것이 짜릿허고."
"누군가가 뒤에서 쫓아오면, 그 아리한 느낌, 뒤에서 째리보는 그 느낌이 긴장되고."
"누군가가 앞에서 가고 있으므는, 내 현재 단련으로 따라붙을 수 있을까, 제낄수 있을까 기대되어야."
"...어릴적에는, 못했응게."
하늘을 보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내는, 1착이라는 거는 사실 쪼매 뜬구름 잡는 소리라 생각하고 있어야. 이게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지도 안하고."
"기양... 이래 달릴수 있는것만으로도 좋아서. 아예 뒤쳐져서 실수도 안혔는디 꼼빼이로 들어오는 그때보다야, 훨 나응게."
"뭐어, 여튼. 내 얘기는 여꺼정 하제이. 뭐 내가 뭐든간에 딱히 상관은 없는 말 아인교, 그제?"
"니가 뭐 천하의 나쁜놈이고, 내를 뭐 잡아 묵는다거나 그런다 카므는 내 잘못이것제. 근디..."
"그게 뭔 상관이고. 지금의 내는, 니를 신뢰하고 있어야. 내가 달린 니는, 여서 끝날 아가 아이라. 언젠가 빵, 하고 터뜨릴... 그런 아라 느껴졌으야."
"아나, BNW의 N도 데뷔전 죽 쒔다는거. W도 죽쒔고. 그이, 조건전 간다고 뭐 한심하니 마니 카지 말어야. 이런 지방? 니 트레이너나, 내 토레나나 중앙출신이여. 방심했다가는 코뼈 뽀가지는 수가 있어야. 황금세대도 분하다 생각하믄서도 축하하는거 안있나. 그 영상 보므는. 그런기라. 그이... 너무 방심하지도 말고, 글타고 너무 힘써도 정작 레이스에서 몬 뛰는 경우가 생겨야. 앞만 보지 말고, 주변을 둘러보는 거도 좋다 생각혀야. 네 토레나헌티 상담도 자주 허고."
당신이 초코를 받고 주머니에 넣는것을 확인하고는 살짝 미소를 짓는다.
"그이. 앞으로 잘 부탁한데이, 라이벌, 모모카씨."
"중요한거는 하나 하나의 결과가 아이라,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 생각하고 있응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