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앞선건가... 스퍼트를 위해 힘을 준것이 독이 되어버렸다. 너무 깊게 박힌 오른발은 되려 균형을 잃게 만들었고 되려 실속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었다. 실속을 회복시키기 위해 발을 내딛은 것은 더 안좋은 판단이었나. 결국은 원래의 속도를 회복하지 못하고 4착으로 마무리하고 말았다.
"다음은!!!! 없다!!!"
울분에 못이겨 소리를 지른다. ...한번 정도는 승리의 미주에 취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설렁설렁 걸어오는 밤색머리의 우마무스메는 크기도 그렇게 크지 않아서 그렇게 협박하려 오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물론 이 139cm(쩜육붙이라고)의 작은 우마무스메를 보고도 놀라는 우마무스메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어린 녀석이라 보는 것이 꽤 자주 있던 일이였다. 벙찐 모습을 잠시 지켜본다. 음, 한달이 지나기는 했으니 기억을 못하는 것도 어쩔수 없는 일이려나, 하면서 자기 소개를 다시하려던 와중에 당신이 이름을 불러준다.
"어, 나니와서 온 우마무스메, 언그레이 데이즈. 전에 그 미즈호 언냐랑 이짜 토레나랑 청문횐가 했을때도 만났지 않았나."
그때 마지막에 와서 갑자기 말을 하던 것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기에, 다시금 이야기를 하지만 거기서 자신의 존재감은 없지 않았을까 생각을 한다.
"아, 전혀 한심안혀야. 우마무스메므는 승부욕 있는거이 당연한거 아이가. 이기므는 즐겁고 지므는 분한기 당연한기제. 이미 용서한지 오래여, 오래. 오히려 열심히 노력허고 있는거 보이는구마."
당신의 식도락을 가르키며 어깨를 으쓱인다.
"아, 옆에 잠시 앉아도 되제? 한 10분만 얘기하다 내도 식당 가야허고 말이제."
정말로 신경쓰지 않는듯 손을 살래살래 쳐가면서 원하는건 없다고 말하고 있는 밤색머리의 우마무스메였다.
>>948 "뭐얼, 너짜의 그 폭발력은 진짜 대단하지 않았나. 근디 확실히 초반에 거의 쌍둥이 마냥 똑같이 간거는 아직도 의아허기는 혀야. 내가 니랑 같이 달리는게 많아사서 이래 된길지 확인은 혀봐야겄구마. 헌디 이번에 끝에 심이 제대로 안나왔제. 그므는 중반의 스퍼트를 조금 오래 끄는것도 괘아는 방법이 아일까 싶고..."
자신이 본 이번 레이스의 데이터로 벌써부터 스와브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는 언그레이 데이즈.
이것만큼은 진심인 사과였다. 그때 꽤 재밌게 이야기 나눴는데, 잊어버렸네. 이런 습관, 정말 안 좋은데. 사실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싶어서 주는게 아니었다. 불필요한 트러블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나쁜 생각을 마음속으로 주절거리며 혼자 생각하는것도 그만두자. 나는 천천히 당신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그러고보니까, 이짜 토레나라.
"...야나기하라 트레이너 말하는거야? 이짜라니, 꽤 신기하게 부르네. 꼭 아기같아서 귀여운걸."
작게 웃으면서 네게 이야기했다.
"...그런가. 용서해줘서 고마워."
나였다면 너처럼 용서 못해줬을테니까.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리다가, 살짝 옆쪽으로 비키며 네가 앉을 자리를 내어주었다. 그리고는, 옆에 둔 가방 안으로 손을 넣어, 도시락 통을 다시 꺼내었다.
"괜찮으면 먹을래? 별로 맛은 없지만 몸엔 좋은데."
오후에 먹을것 말고도, 저녁에 먹을 것 까지 미리 만들어왔으니까. 하나를 줘도 큰 무리는 되지 않았다. 저녁도 여기서 대충 먹고 트레이닝을 하려고 했는데, 집에 들러서 저녁을 먹고 다시 워밍업 겸 학원으로 돌아오는것도 크게 나쁘진 않았으니, 전혀 문제될 것 없었다.
트레이너의 일은 다양하다. 정확히는 트레이너라면 누구나 할 만한 일(우마무스메들의 관리라든가, 일정 확인이라든가)뿐만 아니라 교직원으로서 츠나센의 시설을 확인하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노후되거나 한 부분을 찾아내서 보고를 해야 보수가 되니까, 또... 통금 시간을 넘어서 돌아다니거나 하는 아이들을 돌려보내고, 부지 내에 수상한 사람이 있지는 않은가 살피는 것도 일이다.
"오늘도 별 일 없는 하루-"
휘파람을 불며 주변을 둘러보고 걷던 다이고의 눈에 무언가가 보였다. 저것은...마치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듯한, 그리고 붉은 빛을 내는 점... 이 무슨 초자연적인 현상인가!
"...당연히 아니겠지, 실례함다- 여기서 뭐 하심까?"
그 현상(?)은 담배로 인해 발생하는, 이른바 흡연이라는 것이어서, 다이고는 그 연기를 내뿜은 사람에게 다가가 어깨를 붙잡으려고 했다.
>>969 뭐... 그 자동이라는 게 와인따개 정도 레벨의 자동화기기이긴 하지만 말이야......
>>977 (문과캡틴) 사실 이 스레드 만들 때 옆 마을... 안카자카시의 스레들을 보고 많이 공부했는데 그쪽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빼앗지 않으면서도(이게 중요), 육성물로서 최소한의 구성요건을 갖춘 선이 어디 있을지 연구를 많이 했거든 지금도 꽤 복잡하긴 하지만 여기서 더 덜어내면 재미라는 게 없어지는 수준의.
운동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을 말해보자. 누군가는 부상이라고 말하겠고, 누군가는 피땀흐르는 훈련이라고 하겠지만, 나는 다르게 말하고 싶다.'짝지어서 실습 시간을 갖겠습니다―.'그래, 담당 우마무스메가 없는 내가 처하는 상황이자, 그런 상황에 처한 우마무스메의 옆에서 어색한 시간을 보내도록 만드는 끔찍한 말이다. 하여간, 오늘도 라포라고는 전혀 형성되지 않은, 일면식도 없는 녀석을 지도하느라 속이 많이 탔단 말이다. 그러니 퇴근하기 전의 한 대 쯤은 괜찮지 않겠어?
'따악 한 대만 태우고 간다.'
라고 딱, 딱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빠는 순간이었다. 솥뚜껑같은 손이 턱하고 부실한 어깨를 붙잡고, 길게 빨아들인 숨만큼 쌓인 담뱃재가 손에 떨어졌다.
"앗 뜨! 뜨! 아뜨뜨... 하~씨 뜨거!"
그리고 아직도 긴 꽁초가 더트의 질척한 땅바닥에 떨어져 젖어든다. 나는 그걸 허망하게 바라보다가, 모닝차주처럼 눈썹을 팍 세우고 뒤를 사납게 돌아보았다!
거대하군! 눈썹은 언제 그랬냐는 듯 온순해졌다.
"정말 큰일날 뻔 했다니까요. 누가 여기다! 아직도 불이 붙어있는 꽁초를 막 떨구고 말이야, 어?! 제가 겁이 많아서 누군갈 불러올까했는데 마침 잘됐습니다. 이런 불량한 녀석 정말 두고볼 수가 없지 않습니까? 하~ 나참. 우마무스메라는 녀석들이 말야. 어? 어? 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