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 도주 ] 에 걸맞지 않게, [ 도주 ] 각질인 두 우마무스메 모두 종반 코너에 진입하자마자 후방으로 밀려나간 모습입니다. 스트라토 액세서, 다시 가장 후방에서 속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저스트 러브 미, 그 다음 후방에서 간신히 속도를 유지해나가며 버티고 있습니다.
[ 선입 ] 각질인 사미다레 스와브, 슬슬 종반 코너인 이쯤에서 체력을 아끼려는 것일까요? 온 힘을 담아 땅을 박차고 나가고 있습니다만, 다른 둘에게 선두를 양보해주고 말았습니다.
ー 타앗 - !!!!!!
[ 추입 ] 에 걸맞는 각질을 보여주며 퍼펙트 원더, 그 이름답게 퍼펙트한 파워를 보이며 치고 나갑니다! 그 뒤를 언그레이 데이즈, 비슷하게 [ 추입 ] 다운 자세를 보이며 빠른 속도로 따라 나가고 있습니다. 아까보다 더욱 더 빨라진 속도. 하지만 여전히 비슷한 위치에서 달리고 있는 상황. 현재는 퍼펙트 원더가 가장 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파워든 스피드든 어느 한쪽이 좀 더 우세를 보이지 않으면, 쉽게 밀려나갈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금. 마군이 형성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 온 것 같습니다.
다소 당황스러운 상황에 직면한 채, 우마무스메 전원 마지막 직선을 코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골인 지점까지. 이제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자,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제 1회 파인애플 스테이크스. 그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 우마무스메 참가자 전원, .dice 1 100. = 48 을 맨 마지막 줄에 굴리시며 라스트 직선 질주 레스를 작성해 주세요.
자... 정면승부. 근성으로 버티거나, 스피드로 승부를 보아야 할 때. 아니면... 처음에 살짝 스태미나를 깎은 것을 토대로 조금 롱 스퍼트를 하는것도 방안이겠지만... 사실, 파워로는 이길것이라는 예측이 쉬이 들지는 않을 뿐더러 여기서 부딫힌다면 손해를 보는것은 자신이겠지. 너무 흥분한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미 질주를 하기로 결정하였으니, 한번 끝까지 가보자. 일단 스태미나를 아끼기는 했지만... 1600미터는 한계가 한계다.
하지만 이렇게 승부를 걸어오는데, 그냥 포기해버릴수는 없잖아? 거기다 이 짜릿함, 어디서 느껴보겠어. 재미있지 않아? 즐겁지 않아? 이렇게, 마음놓고 달릴수 있는게...!
가속한다. 조금 더 가속한다. 더 길고 더 강하게. 작다고 별 볼일 없을거라 생각했던 녀석은 나의 가속에도 두려워하기는 커녕 더욱 따라붙는다. 그런가. 그런가. 작아도 상관없다는건가!!! 그제서야 다른 녀석들도 보인다. 조금씩 속도를 높이며 따라오려는 회색머리. 전략을 잘 못 세운듯 뒤로 밀려난 선두의 두녀석.
모든 녀석이 아직 승부를 포기 하지 않은 눈이다. 고작해야 모의 레이스인데도. 받아들인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한번에 넘긴다!!! 아슬아슬하게 목에 다가오는 칼날이 더욱 기분 좋은 법이니까 말이지!!!
... 하지만 역시는 역시일까, 마지막의 파워가 부족한 것이 탈일지, 아니면 아직 완성되지 못한 스태미너의 탓일지, 그것도 아니라면 슬슬 고통을 호소하는 다리의 탓일지. 그 순발력은 크게 떨어지고 말았다. 괜찮아, 이렇게 확일할수 있으면 되었어. 다음에는 스태미너를 키우고, 다시 도전해보면 돼. 일단 지금은, 어떻게 달리는지, 어떤 특성이 있는지 보기로 할까.
역시나 잘못된 판단이었을까? 바랐던 만큼 힘이 실리지 않는다. 그 틈을 타 경계하던 둘이 앞서나간다. 쉽게 좁힐 수 없을 것만 같은 거리, 그리고 간격. 그러나 당황하거나 판단을 수정할 수도 없다. 이제는 더 나아갈 거리도 남지 않았으니까, 그저 최선을 다해 떨어진 힘이나마 쏟아붓는 수밖에.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자 결심했던 것도 어느새 까맣게 잊었다. 이러니저리니 해도 사미다레는 결국 질주에 매료된 우마무스메였기에. 이를 악물고, 땅을 팰 것만 같은 기세를 담으며 박차 나아간다.
“잘됐네, 나도 츠나센 다니거든. 가끔씩 보게 되면 인사하자. 스와브 양 처럼 귀여운 아이랑 친구할수 있다니, 꽤 기쁜데.“
나는 배시시 웃었다. 평소같은 빈말이 아니었다. 이렇게 귀여운 아이라면, 정말 친구해도 괜찮을지도. 양손만 만지작거리는게, 쑥스러움을 타는걸까. 조금 너무 거리감 없이 다가간걸지도 모르겠다.
“헤에, 공통점도 있네. 팀은 있어? 나, 미즈호 트레이너네 팀에 소속되어있거든. 원래 팀 같은거, 별로 생각 없었는데... 어떻게 적극적으로 어필 받아서 들어가게 되었네.“
거짓말도 아니었다. 레이스를 위해서 버리고, 버리고, 또 버려왔으니까. 하지만 최근들어, 트레이너와 함께 연습을 하는 시간이 나쁘지 않다고 느껴졌다. 혼자였다면 이루지 못했을 일들도 있으니까. 레이스를 위해서라면 더해야 할까? 아니면 버려야 할까? 그 사이의 밸런스가 중요한가? 아아, 누가 이런 문제의 정답을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있지, 트레이닝은 어떻게 하는 편?”
네 의견도 궁금하고. 널 바라보며 가볍게 묻다가, 꼬리가 마구잡이로 흔들리는 너의 모습에 다시한번 크게 웃어버렸다. 얼굴도 붉게 물든 채로 두 눈을 꼭 감은 네가 너무 귀여워 조금 더 놀려줄 심산이었는데.
“...”
갑자기 두 손이 꼭 잡히자 조금 당황해서, 나도 뺨이 붉어지는게 느껴졌다. 따듯한 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