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스트라다무스메 아카미 신사에서 일하는 무녀이자 간판 아가씨. 입만 다물면 귀여운 소녀지만 머릿속이 네크로노미콘이라, 아카미노카미 오오토로누시 신화에 대해 지나치게 혁명적인 세계관 해석으로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는 한편, 어느 정도 광신도 무리를 거느리고 있다. 다들 그녀의 음울하고 서늘한 세계관을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정말로 참치 떼가 해저에서 나타나 온 세상을 바닷속에 집어삼킨다는 예언을 믿는 걸까...
【오프닝 피리어드】 8/28~9/3
아리마 기념도 끝났고, 주니어 시즌의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클래식 시즌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는 여유롭고 누군가에게는 바쁜 연말연시가 되겠군요.
【하츠모데(시작)】 9/1~9/3 (>>1)
클래식 시즌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정월 초하루 참배, 「하츠모데(시작)」가 9월 1일 금요일부터 9월 3일 일요일까지 진행됩니다. 신령님의 점지를 통해 앞으로의 운세를 점치고 인연 토큰을 획득하세요. 【링크】
situplay>1596940087>611 대답이 애매하다는 건, 확실하게 집에 가고 있던 길은 아니란 거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닌...이 사람. 살짝 자유분방한 쪽인가? 화려한 외모탓에 마리야는 무언가 좋지않은 일탈을 하고있지는 않나 잠깐 생각이 들었지만, 그랬다면 이미 조사되서 트레이너 자격을 박탈당했을 거다. 편견은 좋지않다.
마리야는 잠시 곰곰히 생각하더니, 무언가 떠오른 게 있는듯 입을 열었다.
"...한가지 부탁이 있는데, 앞으로 일정이 없으시다면 집 근처까지만 바래다줄 수 있을까요?"
그녀 입장에선 지극히 합리적인 이유로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또 다시 헌팅을 당해서 귀찮은 일이 생기면 그것만큼 최악인 일도 없으니. 피리카 트레이너와 조금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고.
"사례는 언제 한번 밥 한끼 사도록 할테니까요." //다음 막레로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더 잇기도 좀 애매한지라...!
언그레이 데이즈는, 몹시 지친 얼굴이다. 이어지는 말에, 코우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녀에게 트레이닝을 시키려는 게 아니다. 전하지 못한 말을 하기 위함이다. 코우는 한참동안이나 입을 꾹 닫고 있다가, 간신히 목소리를 낸다.
"......미안해." "신경 못 써줘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다. 스스로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혼자 놔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었다. 어줍잖게 개입하면 상처만 깊어질 거라고... 하지만, 그렇기에 외려 상처를 줘버린 건 아닐까. 코우는 무어라 더 할 말을 찾다가, 그냥 입을 다물어버린다. 이 짧은 몇 마디 말들을, 그녀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바닷바람이 차다.
언그레이의 말에, 예상치 못했다는 듯 코우의 표정이 변한다. 무어라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한다. 키 작은 우마무스메를 내려다보는 시선이 잔뜩 흐트러진다. 그녀 역시 불안한 것인지, 무언가를 건네려다 떨어트리고야 만다. 코우는 몸을 숙여, 떨리는 손으로 그걸 집어든다. 봉투 안에 든 서류...
"......"
이런 생각까지... 하고 있었을 줄이야. 서류를 쥔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충격은 잠시뿐이었다. 코우는 고민도 하지 않고, 당장 서류를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모래사장 위로 종이조각이 흩날린다. 마치 처음부터 그런 서류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럴 필요 없어."
나직이 중얼이던 코우는, 곧 언그레이의 앞에 쪼그려앉아, 눈높이를 맞추고선, 그녀의 어깨에 양손을 올리려 한다.
"나는, 언그레이 양을 포기하는 게 아니야." "그럴 생각도 전혀 없어."
그리고 그 눈을 올곧게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을 전한다. 흔들리지 않으며, 단단한 의지를 품은 눈빛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