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스트라다무스메 아카미 신사에서 일하는 무녀이자 간판 아가씨. 입만 다물면 귀여운 소녀지만 머릿속이 네크로노미콘이라, 아카미노카미 오오토로누시 신화에 대해 지나치게 혁명적인 세계관 해석으로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는 한편, 어느 정도 광신도 무리를 거느리고 있다. 다들 그녀의 음울하고 서늘한 세계관을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정말로 참치 떼가 해저에서 나타나 온 세상을 바닷속에 집어삼킨다는 예언을 믿는 걸까...
【오프닝 피리어드】 8/28~9/3
아리마 기념도 끝났고, 주니어 시즌의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클래식 시즌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는 여유롭고 누군가에게는 바쁜 연말연시가 되겠군요.
【하츠모데(시작)】 9/1~9/3 (>>1)
클래식 시즌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정월 초하루 참배, 「하츠모데(시작)」가 9월 1일 금요일부터 9월 3일 일요일까지 진행됩니다. 신령님의 점지를 통해 앞으로의 운세를 점치고 인연 토큰을 획득하세요. 【링크】
언그레이 데이즈가 항상 거닐던 해변가. 그녀의 아지트가 되어주었던 해변가.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없다. 코우가 이곳에 온 이유는, 바닷바람을 맞으면 생각이 정리될까 싶어서다. 언그레이 데이즈... 저번 트레이닝의 「실패」 이후, 코우는 수없이 그녀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부 묵묵부답이었다. 아마도, 복잡한 심경이겠지. 하지만 그 일에, 자신의 책임이 아예 없지는 않다 생각하면... 도무지 가만있을 수가 없었다.
문득 시선을 돌려보니, 모래사장에, 익숙한 인영이 보였다.
"..."
몸이 쉬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도, 마주해야겠지. 코우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키 작은 밤색머리 우마무스메를 향해 다가간다.
"...언그레이 양."
그리고, 잔뜩 긴장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표정은 여전히 무뚝뚝하지만, 어딘가 경직되어 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학생에게 이리 막 전달해도 되는 건가? 싶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꺼낸 말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는 다이고였다. 그러다가 아프다는 말에 축 처지는 메이사를 보곤 순간적으로 머리를 쓰다듬으려는 충동이 생겼으나 그만둔다. 대신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는 것으로 대신하면서
"괜찮아,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살다보면 생기는 거지, 어쨌든 지금 팔은 멀쩡... 아무튼 그대로 있으니까 됐어."
메이사가 문 것도 아니고. 그렇게 대답하면서 새전함에 돈을 넣는 메이사를 보던 다이고는 자신 몫의 새전(지폐)를 꺼내 새전함에 집어넣곤 양 손을 모았다.
"올 한 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다들 건강한 모습으로 한 해 잘 보내게 해주십시오!"
말하면 이뤄지지 않는다는 둥의 소리를 해놓곤 대놓고 소원을 입 밖으로 내버리는 건 덤이다. 물론 소원이 하나라고 한 적은 없다.
[ 스트라토 씨 ] [ 늦은 토시코시소바 먹으러 오시지 않으시겠어요? ] [ 장소는 당연히 저의 맨션이랍니다 ]
갑자기 스트라토의 앞으로 보낸 메시지의 정황은 다음과 같다. 어제 마사바와 메이사, 그리고 도쿄 팀의 아이에게 토시코시소바를 대접한 것이 떠올라, 스트라토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에게도 토시코시소바를 만들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은 것이다. 새해 기념 요리를 모든 아이들이 아닌 일부 아이들에게만 대접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즈호는 스트라토에게 개인 우마톡으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내게 되었다.
"걱정이 된답니다, 와주시려나.... "
정갈히 기모노로 갈아입은 채 부엌의 식탁에 앉아, 미즈호는 스트라토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다.
멀쩡하다고 하지 않고 끝을 흐리다가 그대로 있다는 말로 바꾸는 걸 보니 진짜 아픈가보다...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손길에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내가 문 건 아니니까.(?) 좋아. 아무튼 지금은 소원이다 소원.
에— 마사바는 건강해졌지만 그래도 모두가 건강하길, 그리고 학업도 좀 잘 됐으면 좋겠고, 레이스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그래도 달리기에서 이기면 기분은 좋으니 자주 이겼으면 좋겠고, 그리고 그리고... 우마그린의 팔이 빨리 낫길. ...너무 많이 빌면 괘씸하다고 불행을 내려주지 않을까 싶으니 이제 그만해야겠다. 속으로 그렇게 길고 많은 소원을 비는 동안 옆에서는 '말하면 안된다던가 그런 얘기 있지 않나?'라고 말했던 장본인이 큰 소리로 새해 소원을 말하고 있었다. 저기요, 말하면 안된다면서..?
"에~ 아니 정확히 모른다고 그래도 그렇게 말해도 되는 거야??"
정확히 모른다고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큰 소리로? 어이가 없어서 결국 쿡쿡 웃어버리게 된다. 아니 진짜 뭐야~ 우마그린!
배앓이에 몸살감기까지. 이러저러한 일들이 겹쳤지만, 액땜을 했다고 생각하면 분명 이번 해에는 좋은 일들이 있을거다. 아카미 신사. 분명 아카미... 뭐였더라? 어쨌든, 신 님을 모시는 사당, 우리 츠나지의 수호신. 이름을 모르는건 불경한 일일까. 뭐, 상관 없어. 나는 조용히 자리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들려? 나, 정말 많이 노력했는데. 1착하고 싶어. 중앙에 가고 싶어. 모두가 날 잊지 않게 해줄래? 당신처럼 말야.‘
기도를 마치고, 길게 숨을 뱉는다. 감주라도 한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갈까. 하루 정도는 더 쉬고 트레이닝을 해야겠어. 신년도 내겐 특별한 날이 아니니까. 그렇게 생각하는데, 특이한 우마무스메가 내게 말을 건다.
결국 소원은 일종의 바램이다, 그렇다면 입 밖으로 내는 게 오히려 맞을지도 몰라.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하던가? 그런 걸 들었던 기억도 있었기 때문에 다이고는 그냥 말해버린 셈이다. 주변의 시선이 잠시 모이긴 했지만 특이한 사람도 다 있구나~ 싶었을 뿐,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을 거고. 웃는 메이사를 보면서 마찬가지로 웃던 다이고는 이제 다음 볼일을 봐야된다는 듯 손가락으로 오미쿠지를 뽑는 장소를 가리켰다.
[ 후후, 기다리고 있으면서 준비해놓고 있겠답니다 ] [ 서프라이즈도 있으니까 기대해도 좋아요? ] [ 도착하면 바로 벨을 눌러주세요 ]
미즈호는 그렇게 문자를 보낸 뒤 재빨리 자신의 침실에서 거실로 뭔가 커다래보이는 하늘빛 상자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이 상자가 어디에 쓰일지는 곧 스트라토가 도착하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이미 새우튀김은 준비되어 있었기에 소면만 다시 삶으면 되었다. 앞치마를 두른 채 다시금 토시코시소바를 한참 준비하고 있던 그 때, 현관문의 벨이 울리려 하였다.
ー 띵동 -
만약에 그것이 스트라토가 누른 벨이 맞다면, 아니 확인할 필요도 없었으리라. 미즈호는 바로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 밝은 낯빛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오른 손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는 채로 말이다.
무려 신사에서 소원까지 빌었으니 말이야, 낫지 않으면 이제 새전 대신 낙엽을 넣을테니까. 두고 봐라.(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일이니 따라하지 마세요) 속으로 신에게 으름장을 놓은 뒤에야 새전함 앞을 떠났다. 다음 목적지는 우마그린이 가리킨 곳, 바로 오미쿠지를 뽑는 곳이다. 언제봐도 머리가 좀 이상한 듯한 우마무스메가 얼어붙은 해류 어쩌고 하고 있는 그곳.
"좋아, 뭐가 나올까~ 아, 좋은 결과 나온 사람이 붕어빵 사는 거 어때?"
그 뭐냐, 운이 좋은 거니까 주변에 나눠줘야 하지 않겠어? 그렇게 덧붙이지만 사실 그냥 붕어빵이 먹고 싶어졌을 뿐이다. 어차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니 내가 살 수도 있는 거고. 물론 내가 사게 된다면 '운 허접♥ 새해부터 불행하다니 한심 그 자체♥ 작년 업보 그대로 돌려받았죠?'라고 좀 놀려주겠지만. 그렇게 잔뜩 기대하면서 오미쿠지를 뽑는다. 뽑은 결과를 조심스럽게 보자... 그곳엔...
뭔가 준비하고있는게 있는 모양이다. 보통 나는 물질적으로는 풍족하다고 느끼고있었기에, 이렇게 기습적으로 주는게 아니라면 보통은 사양하고는 했다. 물론 이상황에서는 기습이다. 무엇을 받게 될지는 궁금하기는 했다. 요 근래엔 이런식의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는게 마냥 나쁘지만은 않았다. 물론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환영에 감사드립니다. 트레이너."
반기는 얼굴보다도 먼저 오른손에 붕대를 감은 것에 눈이 가는건 어쩔 수 없었다. 다친것인가? 나는 오세치 3단 찬합을 들고는 그대로 미즈호의 집으로 들어갔다. 일단 붕대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해둔다.
입이 두 개라도 할말이 없다. 하지만 너무 침울해하면 사과를 받아야 할 쪽이 오히려 미안해질지도 모른다. 사미다레는 그런 생각에 시무룩한 티 내지 않고자 입가를 우물거리며 아래로 처지려는 입술 바로잡았다. 귀나 꼬리가 처진다거나, 안절부절 못하는 기색만큼은 숨기려야 숨길 수 없었지만.
"어제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어제도 몇 마디 사과를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 해서 재차 사과하지 않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사미다레는 다시금 고개를 꾸벅 깊이 숙였다. 그런데 아래로 숙여진 시야에, 찰나간 움찔하는 코우의 모습이……!
"여, 역시 많이 아프신가요? 어어, 팔다리가 부러지신 건……! 다다다 다 다 당장 구급차를 불러야……!"
그러잖아도 사미다레는 옛적부터 병약했던 친구의 건강 염려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심지어 코우는 인간이었다! 연약한 인간을 우마무스메 셋이서 또각또각…… 해 버렸는데 역시 무사할 리 없다! 시무룩하게 사과하던 것도 깜빡 잊고 야단스럽게 난리를 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말리지 않으면 사미다레는 당장 코우를 안아 들고 신사 밑으로 내려가 버릴 것만 같은 기세였다. 멀대 같은 우마무스메가 허둥지둥 부산을 떠는 모습은 새해 첫날의 흥미진진한 구경거리로 충분하지 않을까.
오미쿠지를 뽑는 곳에 서서 뽑을 준비를 마친 다이고는 좋은 결과가 나온 사람이 붕어빵을 사는 게 어떠냐는 메이사의 제안에 오- 하고 입을 열었다.
"그거 좋은 생각이네, 운세도 좋은데 베푸는 것도 좋지."
흉이라든가 나와버렸는데 붕어빵까지 사야 한다고 하면 아무리 깊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풀이 죽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좀 더 좋은 운세를 뽑은 쪽에서 사는 게 기분이 낫겠다 싶었으므로 다이고는 흔쾌히 동의했다. 그러면 뽑아 볼까, 메이사가 오미쿠지를 뽑는 걸 보고 자신 몫의 오미쿠지를 뽑아 확인하는 다이고, 그 곳에는-
"길이네, 메이사는-"
볼 생각은 아니었지만 조금 당황한 듯 살짝 멈춰 있는 메이사의 목소리도 들렸고, 위에서 충분히 내려다볼 수 있었기 때문에 대강 글씨를 확인한 다이고는 메이사의 어깨에 손을 올리곤 두어 번 두드렸다.
"좋아, 붕어빵은 내가 쏘면 되는 거지? 얼른 부적 사러 가자."
흉을 뽑았으면 액막이 부적을 사야지, 새삼스럽지만 신사의 상술이 아주 두려운 수준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메이사의 기분을 좀 띄워주려는 듯 다이고는 '자자 얼른 갑시다-' 라며 메이사를 살짝씩 부적 매대 쪽으로 밀었다.
>>441 "후후, 편히 자리에 앉아주시면 된답니다. " "때마침 소바가 막 준비되었던 참인지라, 바로 드실 수 있으시겠어요! "
미즈호는 그렇게 말하며 스트라토가 들고있는 오세치 찬합을 슬쩍 보더니, "앉으시겠어요? " 라 덧붙이며 식탁 쪽을 가리켜 보였다. 그리고는 종종걸음으로 거실의 테이블로 다가가, 예의 그 하늘색 상자를 들고 스트라토를 향해 돌아오려 하였다. 상자 안에 또 상자를 집어넣은 게 아니고서야 믿겨지지 않은 크기다...... 니시카타 미즈호는 대체 무엇을 포장해 가지고 온 것인가?
"참, 스트라토 씨. 받아주시겠어요? " "이것이 새해 기념 [ 서프라이즈 ] 랍니다. 그동안 훈련을 잘 따라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에요. "
스트라토나 미즈호가 들기엔 다소 큰 하늘색 상자를 건네보이며, 미즈호가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속으로 하던 생각 중, 안 좋은 결과가 나온 상대에게 하려고 준비해둔 말이 자신에게 그대로 돌아온다. 뭐가 나빴던걸까. 역시 우마그린의 팔을 다치게 내버려둔거? 아니면 또레나의 손이 다칠때까지 상황을 몰아갔던거? 남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거? 세상에 전부 업보 그 자체라 이 결과에 뭐라 반박도 못하겠어.(자연스럽게 쿠소닝겐을 다관절 생물체로 만들려던건 제외하고 있었다)
"으응... 가자아.."
귀와 꼬리가 축 처진채로 부적 매대를 향해 밀려간다. 흐물흐물, 마치 해파리가 된 것 같이. 부적 매대 앞에 서서 형형색색, 다양한 효능의 부적들을 보고 있다가 한군데에서 눈이 멈췄다. 흉을 막아줄 액막이가 아니라— 순산을 기원하는 부적이었다.
"있잖아, 우마그린. 착한 일을 하면 신님도 생각을 바꿔서 이 결과를 길로 바꿔주지 않을까?"
그리고 그 착한 일이란, 또레나와 쿠소닝겐의 사이를 인정하고 순산 부적을 전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해. 홀린듯이 순산 기원 부적을 집어들고 다른 손으로는 서둘러 지갑을 꺼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