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토 트레이너 「끙, 회식인가~~~!」 미모토 트레이너 「타토 씨, 나 지금 코마자키로 가려고──하긴 하는데... 정말 그쪽에 안 가 봐도 되겠어?」 타토 트레이너 「네?」 미모토 트레이너 「JBC 주니어, 보고 있었지? 이그잼플 쨩은 지금...」 타토 트레이너 「아...」
〈우마톡―.〉
타토 트레이너 「... 제가 가면 그 아이는 상처받을 거예요.」 타토 트레이너 「그 아이가 강한 점은... 자신의 달리기를 믿는다는 거죠. 교과서에 나올 법한, 뻔하지만 성실하고 올곧은 주법을.」 타토 트레이너 「하지만 지금 저를 만나면, 저 같은 사람들의 응원을 믿고 달린 게 헛되다고 생각해 버릴지도... 몰라요.」
미모토 트레이너 「... 이 바보가...」
타토 트레이너 「... 저도 포 이그잼플의 달리기를 믿고 있어요. 포 이그잼플은 분명, 훌륭하고 실력 있는 트레이너를 만나면... 반드시 성공할 재목이에요.」 타토 트레이너 「... 저 같은 초짜가 아니라, 그 다리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니까──」 미모토 트레이너 「너, 우마톡 계속 울리고 있는데.」
트레이너가 없는 우마무스메는 어려운 길을 걷는 법. 피식 웃는 레이니·왈츠의 모습을 보면서 다이고는 느리게 눈을 깜빡였다.
"그렇긴 해도, 혼자서만 할 수 있는 것도 있으니까."
그런 게 정확히 뭘까, 라고 물어볼 때 확실히 대답할 수는 없어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다이고는 믿었다. 같은 곳을 지향하는 사람이 늘어갈수록 그 의견도 많아지는 법, 혼자 사색해서 얻는 것은 분명히 있다, 그럼 그것 역시 나쁜 건 아니겠지.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는 것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었지만.
"안 볼 이유도 없지!"
간단하게 대답한 다이고는, 현실적이고 느긋하다는 레이니·왈츠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그런가? 그럴지도 모르겠네."
말이 끝나고 나서, 파란색 길에 도착했을 때 점차 레이니·왈츠는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곤 대충 보일 테니 그대로 보고 있으라며, 정돈되지 않은 길을 달려나갔다. 길이 고르지 않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 쪽이 진심이기 때문일까. 달리기는 투박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한계를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그 한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한 움직임. 한계가 어디인지 이제야 처음 달리기를 본 다이고는 알 수 없었지만, 보자마자 느껴지는 것은 그러했다. 다이고는 제자리에 서서, 허리춤에 손을 걸친 채 달리기를 쳐다본다.
⠀다른 누군가가 알려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자신 스스로만이 알 수 있는 답안지도 있다. 아니, 레이니·왈츠와 같은 고독한 늑대일수록, 자신 스스로가 내는 해답만을 믿어야 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어지는 순간, 무너지기 마련이니까. - ⠀오히려 앞만 보고 달려나가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달리는 듯한 모습에도 스피드는... 묘했다. 불안정한 자세와 함께 매우 빠르다고는 할 수 없는 어정쩡한 달리기가 이어지다가, 크게 호흡을 들이쉬고 내뱉는듯한 움직임이 단 한 번 있었다. 불안정한 자세가 점점 각을 잡은 듯한 정석적인 스텝으로 변하고, 이전에 비해 속도가 달라진다. 다이고는 아마도 볼 수 없겠지만, 이리저리 어느 한 점에 시선을 올바르게 두지 못하던 레이니·왈츠가, 앞을 보기 시작한 것도 그 쯤일것이다... ⠀점점, 빠르게 속도를 올려,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를 내어보인 레이니·왈츠는 500m쯤을 속력을 유지하며 달려나가다 천천히 속도를 줄이다 멈춰선다. 그리고 뒤를 돌아 다이고가 있는 장소를 쳐다보다가 “아, 달리기 전에 연락처 받을걸.” 따위의 혼잣말을 중얼거린 것이다.
초반은 투박하다. 정갈하지 못한 것을 투박하다고 해야 한다면 그렇게 말해야만 할 정도의 달리기였다. 그리고 사력을 다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비해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는 게 특이점일까. 여기까지만 보면 아마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저 정도겠지' 혹은 '이런 달리기를 보여주기 싫어서 그렇게 거절을 했던 걸까?'와 같은. 그러나 그런 생각이 들기 전,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함인지는 몰라도 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경계의 한 호흡이 있었다. 처음에 보여주었던 투박함이 전부 사라진 건 아니지만 점차 안정적으로 변해갔다. 세련되지는 않았어도 충분히 형태를 갖춘 주법, 그에 맞춰 속도 역시 빨라졌다.
"점점 빨라지는구만."
점점 더, 그리고 아마 지금 이 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속의 달리기를 보여주던 레이니·왈츠는 어느새 저만치 작아진 점이 되어가고 있었다. 작아지는 속도가 줄어드는 걸로 봐서 속도를 줄이고 있는 것 같은데, 다 뛴 건가? 싶으면서도 혹시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걱정도 조금 해 본다. 그래봤자 레이니·왈츠가 달린 거리를 뒤따라가 도착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거고.
"응?"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저만치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갈대가 흔들리는 소리에 섞에 들리는 목소리.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잘 봤어-! 고마워---!!"
이거 어째 여기서 훌쩍 사라져 버리는 흐름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달리기를 보여줬으니 인사는 해야겠다 싶어 다이고는 입에 손을 가져다 대고 소리친 뒤에 손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