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었답니다. 당신이 말했던 것처럼. 나의 트레이닝이 전혀 후회되지 않았던 선택이었다고 하더군요. 당연할 수밖에 없었어요. “ “그 아이는 정말로…..레이스에 미쳐있던 아이였으니까. 레이스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
삼관 우마무스메 다이애나 포그린. 그녀는 정말로 레이스 외엔 아무것도 없는 것마냥 행동하는 우마무스메였다. 미즈호는 그런 그녀에게 맞춰 그녀에게 철저한 플랜만을 짜줄 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요구하는 대로인 강인해질수밖에 없는 훈련 플랜을. 정답게 놀러다닌다는 건 다이애나 포그린에게 있을 수 없었다. 미즈호는 가능했지만 그녀에게는 아니었다. 매번 디저트를 사올 때마다 어떤 표정을 지으며 거절했었는지 니시카타 미즈호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미즈호 자신이 사온 디저트를 내치며 매번 이렇게 말했다.
[ 안 돼요, 연습에 방해되잖아. ]
니시카타 미즈호는 여전히 그녀에게 디저트를 건네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그 어떤 칭찬이든 레이스에서의 증명이 아닌 이상 그녀에겐 의미가 없었다.
유키무라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미즈호는 가볍게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고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렇다면 됐어요. 더 이상 다시 질문할 필요도 없겠네요. 원래의 플랜에서 바뀌는 일은 없을테니 안심하시길. “ ”나는 그 아이와 당신들을 동일시 할 생각이 없어요. 그 아이는 그 아이이고 여러분은 여러분이니까. 이는 이미 여러번 말해 본 적이 있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해 두도록 해요. ” “당신들에게는 레이스만이 아니라 일상 역시 있어야 한다는 것을. 때로는 나에게 레이스가 아닌 일상적인 것을 요구해와도 괜찮다는 것을. .....어떤 사소한 거라 해도 괜찮답니다. “
니시카타 미즈호는 그렇개 말하며 유키무라에게 이렇게 말을 꺼냈다.
“……이제는 정말로 다른 분들에게도 물어볼 필요가 있겠네요. ” “유키무라 씨, 확신이 드니 질문하지요. 마사바 씨와 메이사 양 역시 그 방에 들어갔나요? “
그럴것 같았어. 아, 조금 질투날지도. 이제 아무도 그 아이를 잊지 않겠지. 비극적인 스토리까지 곁들여진, 강한 우마무스메. 그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꿈을 걸었을까. 그 아이는 얼마나 많은 레이스에서 사람들의 꿈을 짊어지고 달렸을까. 그 아이가 다쳤다고 했을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울었을까.
나도 잊혀지지 않고 싶어.
당신이 가볍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며, 고개를 끄덕인다.
"너무 깊이 파고드는걸지도 모르겠는데.. 트레이너도 의지해와도 괜찮아."
"그때도 말했지만, 우리 팀에서 누군가가 다친다고 하더라도,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니까. 두려움을 완전히 이겨내라고 널 다그치는게 아니야. 그냥.."
"파자마파티같은 방식으로, 의지해와도 괜찮다는거지."
나는 그렇게 말하며 남은 브로콜리를 입에 밀어넣었다. 맛 없네, 역시.
"아니, 나 혼자 들어갔는데. 걔네는 알아서 잘 놀더라고, 끼어들기도 좀 뭐했고. 트레이너 꽤 잘 자더라니까, 시끄러워도 일어나지도 않았지."
그렇게 말하면서 가볍게 웃었다. 그 정도의 일이잖아.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후회한다고 달라지는건 없어. 즐겁게 살아가는거야. 다쳐서 은퇴했다지만, 그 아이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그 아이에게서 너무 많은 죄책감을 짊어질 필요 없어. 당신도 가끔은 날 의지했으면 해. 그 정도의 별거 아닌 일로 치부한다면, 넌 화낼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나 자신의 죽음을 별거 아닌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우마무스메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일본 제일이라는 꿈을 꾸지 않았더라면 널 대하는 방식이 조금 달랐을까? 머뭇거리면서 어렵게 말을 떼고, 널 위로하며 울었을까? 글쎄, 잘 모르겠어. 그리고는 가방에서 도시락 하나를 꺼내어 당신에게 건넨다.
>>383 “…좋아요. 당신이 원한다면, 그리고 괜찮다면….언제든지 이와 같은 [ 훈련 ] 코스를 짜 줄테니까, 언제든지 편하게 요구해 오도록 해요. 나는 그럴 생각이 언제든지 있으니까요. “ “가령….디저트 카페를 같이 간다거나, 하는 것 말이에요. 저, 그런 코스 잘 짜니까요. “
이것만은 조금 부끄러웠는지 살짝 수줍게 말을 꺼내고는, 미즈호가 유키무라의 말에 고개를 갸웃였다.
“다른 둘은 알아서 잘 놀았다라, 그렇군요…. 너무 일찍 자버렸던 지라 다른 두 분들은 어떠셨을 지 걱정했답니다. “
말은 그렇게 하지만 확인차 다른 둘에게도 질문하러 갈 것이다. 당장 도시락을 건네주러 갈 마사바 씨에게도, 도시락은 아니지만 식사를 하러 갈 메이사 양에게도 빼놓지 않고 물어볼 것이다. 여기서 유일하게 물어보지 않는 것은 그 자리에 없었던 스트라토 씨 뿐이다. 그 아이에게는 따로, 직접 두 눈으로 보게 해줘야 할 것이 있다...... 이것이 그 아이의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건네줄 수는 있지만, 이 도시락이 필요한가요? 마사바 씨는 이미 진행중인 식단이 있을텐데. “
도시락을 건네받으면서도 조금 의문이 있는지 미즈호는 유키무라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렇게 되면 마사바는 사실상 2인분을 먹는 셈이 되는게 아닌가?
"디저트 카페라, 그것도 괜찮겠네. 뭐, 다음날 트레이닝 빡세게 해야 하니까 말야~ ...그런데 여기, 디저트 카페 같은게 있던가."
왜 못 봤던것 같지. 언제 갔던 적이 있던가? 으음...잘 떠오르지 않네.
"뭐야, 남자친구랑은 디저트 카페도 같이 간 적 없어? 역시 어른의 데이트 코스는 야경이 보이는 호텔 라운지 뷔페인가..."
역시 그럴것 같더라. 그렇게 얘기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애들에게도 물어볼 생각이었어? 너무 캐묻지 않는게 좋지 않겠어? 오히려 이것저것 물어봐질지도 모르는데."
뭐, 네가 정 그렇게 물어볼 생각이라면 말리진 않겠지만... 애써 감춰주려고 했는데 소용없게 된걸지도. 밥을 어느새 다 먹었으니, 요거트에 블루베리를 넣었다. 숟가락으로 한입 떠먹으니, 이건 꽤 입에 맞았다. 적어도 마지막 식사는 그럭저럭 먹을만 한 것으로 마무리해서 다행이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