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892065> [상L]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독백 잡담방 -231- :: 984

넛케주

2023-07-12 08:08:56 - 2024-10-07 03:48:04

0 넛케주 (ZUFsqFo3k.)

2023-07-12 (水) 08:08:56

메인위키: https://bit.ly/2UOMF0L
1:1 카톡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5396
뉴비들을 위한 간략한 캐릭터 목록: https://bit.ly/3da6h5D
웹박수: https://pushoong.com/ask/3894969769

[공지] 현실 차원에서의 접속이 확인됩니다. 재밌게 놉시다.
[공지] 방장 звезда́즈베즈다는 항상 보고는 있음.

[규칙]
1. 떠날때에는 확실하게 떠날 것. 컴백 여지에 대한 발언은 허용. 작별은 서로 감정없이 한번정도만 언급하는걸로 깔끔하게 할것.
떠날때 미련가지는 발언 및 감정적 발언은 삼가. 떠날때 말은 지킬 것.

2. 어장이 오래되었다고 상대를 옹호하는 AT금지. 지적의 경우 그 지적의 어투나 커질 파장을 지적하지 않기. 지적이 들어오면 확실히 입장을 밝히고 해결할것.

3.다른 사람들이 동조한다고 해서 방관은 금물. 이상하다고 싶으면 2번규칙에 따라,지적과 수용,해명과정을 거치자.

4. 문제가 생길때는 공과 사를 구분하자. 무조건 우리가 옳다는 생각과 식구감싸기 식의 옹호를 버리자.

5. 아직 내지 않았거나, 어장에서 내린(혹은 데려오지 않은) 캐릭터의 이야기는 자제하자.

6. 모브캐가 비중 높게 독백에서 나올 경우, 위키 등재나 각주 설명을 사용해보자. 또한 모브캐의 암기를 강요하지 말자.

7. 픽크루를 올릴때 반드시 캐릭터명을 명시하도록 하자.

8. 유사시를 위해 0답글에 어장을 세운사람이 누군지 나메를 적어두자.

9. 타작품 언급시 스포일러라는 지적이 하나라도 들어올 시 마스크 처리된다.

10. 특정 작품의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하면 AT로 취급한다. 특히 단순한 감상이나 플레이 이야기가 주가되지 않도록 하자.

11. 특정 작품 기반 AU설정및 썰은 위키내 문서를 활용하자.

※오픈 톡방 컨셉의 상L 이름칸은 오픈 카톡에서 쓰는 닉네임이란 느낌
※오픈 톡방 컨셉이기에 앵커 안 달고 그냥 막 다시면 됩니다.
※세계관은 그냥 모든 차원이 겹치는 컨셉이기에 톡방 자체에 영향만 안 주면 뭐든지 okay (상황극판 룰에 걸리는 일 제외)
※1000 차면 캡틴이 아니어도 다음 어장 세워도 됨.

322 에주 (u3yCbWkTUI)

2023-07-28 (불탄다..!) 00:27:01

유적이란 뭘까

323 아메노하바키리 (u3yCbWkTUI)

2023-07-28 (불탄다..!) 00:29:29

독백에서의 '료': =톡방의 아메노하바키리
독백에서의 '아메노하바키리': 료가 사용하는 무기(에고소드). ≠톡방의 아메노하바키리


경계 임무는 언제나 따분하고 지루하다. 료가 생각한다. 햇살이 따가우니 몸도 축 늘어지는 기분이다.
물기 머금은 습한 바람이 피부를 스치고 지나간다. 빗물 잔뜩 고인 도로를 지나치자 널찍한 골목이 나온다. 일직선으로 뻗어있는 골목 양옆으로 허름한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아니, 허름하다 못해 아예 부서지고 내려앉은 모습이다. 자아내는 풍경이 몹시도 을씨년스럽다.
골목으로 들어가 줄곧 걸어가던 료는, 어느 민가의 부서진 외벽 앞에서 우뚝 멈춰선다. 깨진 틈새에 이끼가 잔뜩 끼어있다. 손 뻗어 금간 곳을 어루만지자 갈라진 페인트가 파스스 부서진다. 잔뜩 변색된 것이 세월의 풍파를 여실히 맞았나 보다.
자신도 이 페인트 껍질처럼, 언젠가는 떨어져나가고 말겠지? 죽음이란 건 멀리 있는 게 아니니.

'온다. 바로 뒤에 하나, 저 멀리 셋.'

그러나 감상에 젖을 시간은 없다. 적습을 알리는 신호다.
뇌리에 스치는 지시를 따라 료가 반사적으로 몸을 돌린다. 골목 저편에서 개 형태의 까만 안개 덩어리가 주둥이를 쩍 벌린 채 달려오고 있었다. 료는 여전히 그것에 시선을 둔 채, 재빨리 검을 뽑는다.
그리고 놈이 시야 안으로 들어오길 기다린다. 놈과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진다. 놈이 당장에 사냥감을 덮쳐 사지를 찢어버릴 기세를 내뿜고 있건만 료는 겁먹지 않는다.
정신을 집중한다. 시간의 흐름이 달라진다. 눈 앞의 광경이 느리게 재생된다. 놈의 거무죽죽한 이빨 사이로 황금빛 구체가 비쳐보인다. 저 코어를 파괴해야만 괴물, 이드를 완전히 죽일 수 있다. 드러난 코어에 검날이 박혀들어간다. 단단한 것을 깨부수는 촉감이 자루를 타고 전해져온다. 조작되었던 시간축도 점차 되돌아온다. 코어를 파괴당한 이드의 몸이 산산히 흩어진다.
숨 돌릴 새도 없다. 하나가 소멸하기 무섭게, 이드 세 마리가 옆쪽 샛길에서 달려나온다. 마찬가지로 입 안에 코어가 있다.
검자루에서 진동이 느껴진다. 료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검을 횡으로 휘두른다. 그 찰나의 순간, 칼날에서 만들어진 검기가 적들을 향해 쇄도해나간다. 이드 셋의 주둥이가 잘려나가며 코어도 모조리 깨져버린다. 세 이드는 단번에 최후를 맞이한다.

'이걸로 끝.'

그제서야 머릿속의 목소리가 상황 종료를 선언한다. 료가 기다렸다는 듯 검을 갈무리한다. 무언가를 베었음에도 그 흔적 하나 남지 않은 칼날이 검집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지만 료는 개의치 않고 마저 걸음을 옮긴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훗날 이드라고 불리게 되는 괴생명체가 지구에 처음 나타났었다. 애초에 그걸 생명체라 부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아무튼 이드들은 본능에 따라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물들을 마구잡이로 습격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현대 병기든 재래식 무기든간에 왠만한 공격은 이드에게 먹히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인간들도 마냥 당하고만 있진 않았는데, 이드와 무기의 융합체인 일명 아르마를 발명해낸 것이다. 곧 아르마는 이드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무나 아르마를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아르마는 오직 소수의 적합한 자질을 지닌 이에게만 반응했다. 그 자질이란 게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내릴 순 없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탄생한 아르마의 주인은 아머먼트라 불리며 귀중한 전력으로 취급받았다. 아머먼트들의 역할은 최전방에서 이드와 맞서는 것.
그리하여 인류는 지금도 이드와의 팽팽한 대치 상태를 이어나가고 있다─

'갑자기 웬 옛날 얘기야? 추억팔이라도 하려고?'

그리고 이 목소리의 주인은 료의 검─아르마 아메노하바키리.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되는 훌륭한 파트너다. 다만 이렇게 사사건건 주인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한마디씩 토다는 게 유일한 문제점이랄까.

'그럴 일이 있슴다.'

마음 속으로 건네는 대꾸가 퍽 싱겁다.
사실 일반적인 아르마들은 아메노하바키리만큼의 지성도, 의사 전달 능력도 갖추지 못한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다. 아머먼트와 연결된 아르마는 주인의 의지와 생각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받기에 언어적 소통이 불필요한 것이다.
그래도 특별한 동료가 있다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다.

'이제 베는 것도 시시하네. 어디 무지막지하게 센 이드 안 나오나?'
'에~ 무서운 소리 하지 마십셔.'

그 특별한 동료와 시시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계속 걷는다. 여유롭다. 항상 몰려다니는 하급 이드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어째 조용하고 한산하기만 하다.

'흠흠, 무서울 게 뭐 있어. 내가 있는데.' 아메노하바키리가 헛기침 소리를 흉내내며 짐짓 거드름을 피워댄다.
'와, 진짜 한 대 때리고 싶슴다.' 질색하는 료.
'네가 지금까지 살아있을 수 있는 것도 전부 내 덕이거든.'
'네, 네.'

료가 하품하며 외투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넣는다. 여기서 반박하면 밑도 끝도 없이 물고 늘어지기 때문에 적당히 맞춰주는 게 좋다. 그래도 그 말이 아주 터무니없는 허풍인 것만은 아니라서 다행인가. 이 맹랑하기 짝이 없는 아르마가 없었다면 저는 진작에 이드 밥이 되었을 거다.

"그러니까 고맙다고 말해도 됨까?"

소리내어 말하는 목소리가 마냥 활기차다. 그럼에도 아메노하바키리는 별 대꾸 않는다.
그럼 그렇지. 이렇게 낯간지러운 말만 꺼냈다 하면 어김없이 침묵을 지키곤 한다. 녀석에게도 육체가 있었다면 지금쯤 잔뜩 부끄러워하고 있었을지도.

'잠깐만, 뒤쪽에서 크리처 타입 하나 접근 중. 주의급 정도 되는 거 같다.'

...그냥 단순히 주변의 이드를 감지하느라 말이 없었던 건가. 아무튼간에 료는 에휴, 한숨을 크게 내쉰다. 교전 준비를 해야겠다.

324 탈주 (VYWZrMlmJU)

2023-07-28 (불탄다..!) 10:24:48

료 사랑해! 료 사랑해!

325 녹스주 (SW0MvFDcw2)

2023-07-28 (불탄다..!) 14:11:35

에고소드 좋아하는 녹주 좋아죽은 채 발견되다......


녹스가 형한테 쓴 편지를 컴션 넣어놓은 상태라 그게 오면 스진을 하려고 했는데... 영 소식이 없네요 (아직 마감기한 안 지남)
하릴없이 녹스는 굴러다니는 중

326 에주 (u3yCbWkTUI)

2023-07-28 (불탄다..!) 15:18:56

>>324 저도 사랑해요
>>325 묻어드려야지

327 녹스주 (SW0MvFDcw2)

2023-07-28 (불탄다..!) 15:20:12

저는 화장이 좋아용

328 녹스주 (SW0MvFDcw2)

2023-07-28 (불탄다..!) 21:04:34

갑작스럽습니다만 버들언니를 제가 먹어도 되나요?
(위키 보고왔다는 뜻)

329 녹스주 (SW0MvFDcw2)

2023-07-28 (불탄다..!) 21:12:45

그리고 쿠키 상태메세지 너무 귀여워서 핫바 먹여주고싶어요

330 탈주 (1B0l7f/QPs)

2023-07-28 (불탄다..!) 21:16:00

노나먹어요

331 녹스주 (SW0MvFDcw2)

2023-07-28 (불탄다..!) 21:17:38

좋아요 이거 아무한테나 안 양보하는 거예요

332 탈주 (/dxHzdBjCM)

2023-07-28 (불탄다..!) 21:17:59

감사합니다 홈뇸뇸

333 에주 (u3yCbWkTUI)

2023-07-28 (불탄다..!) 21:22:03

>>328 맛잇게 드세요

334 녹스주 (SW0MvFDcw2)

2023-07-28 (불탄다..!) 22:26:44

난입하고 싶은데 슬슬 녹스로 역극 소재가 떨어져서 허공만 쳐다보고 있어요......
저택주인님 저택에 뭐 재밌는 것 좀 넣어주세요......

335 탈주 (9GCEE6S/YE)

2023-07-28 (불탄다..!) 22:35:41

고인물병 걸리셧내

336 녹스주 (SW0MvFDcw2)

2023-07-28 (불탄다..!) 22:38:43

아직 새싹 이모지가 버젓이 붙어있음에도......

337 에주 (u3yCbWkTUI)

2023-07-28 (불탄다..!) 22:46:11

새싹에 물 줘야지

338 녹스주 (SW0MvFDcw2)

2023-07-28 (불탄다..!) 22:50:43

339 탈주 (yGBUPOpBlY)

2023-07-28 (불탄다..!) 23:10:30

아쉽게나마 티엠아이 풀어주세요

340 녹스주 (SW0MvFDcw2)

2023-07-28 (불탄다..!) 23:20:53

TMI... 뭐가 있을까요
녹스는 아직 중학생 정도 나이라 키가 작은 편입니다. 나중엔 자라겠지만...

341 에주 (u3yCbWkTUI)

2023-07-28 (불탄다..!) 23:27:46

귀여워
많이먹고 쑥쑥커야한다

342 녹스주 (SW0MvFDcw2)

2023-07-28 (불탄다..!) 23:31:44

과일 많이 먹고 있으니까 쑥쑥 자랄 거예요
아 마?

343 탈주 (esVhy1ICQU)

2023-07-29 (파란날) 00:15:46

황자님 갑자기 대나무처럼 커져서 나타나면 탈주 새짖이 칼라일 로보 다같이 당황스러울듯

344 탈주 (esVhy1ICQU)

2023-07-29 (파란날) 00:17:44

탈주도 티엠아이 풀게요
저는 부대찌개를 좋아합니다

345 녹스주 (DK1iYVihvs)

2023-07-29 (파란날) 11:29:29

.o(진짜 탈주 TMI다......)

346 탈주 (1kNTJVvtt6)

2023-07-29 (파란날) 14:36:08

^^

347 녹스주 (9jGrWUXDPI)

2023-07-30 (내일 월요일) 00:30:35

TMI
고민을 좀 해봤는데 녹스가 세계관 내 기준으로 진보인지 보수인지는 의외로 스포일러입니다.

348 탈주 (9pjqCbCUwQ)

2023-07-30 (내일 월요일) 00:31:44

!
나올때까지 숨참아야지

349 탈주 (iBwf3g.AdA)

2023-07-30 (내일 월요일) 00:46:16

해탈이 신같은 모습 넣어보고 싶다

350 녹스주 (9jGrWUXDPI)

2023-07-30 (내일 월요일) 00:52:56

>>349 (두근두근...)

351 탈주 (6r/pAf19yw)

2023-07-30 (내일 월요일) 00:56:08

>>350 서로 독백 교환식 해요

352 녹스주 (9jGrWUXDPI)

2023-07-30 (내일 월요일) 00:58:41

>>351 좋아요!

353 탈주 (ojBchJJFkc)

2023-07-30 (내일 월요일) 00:59:2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어와 짤이 다르잖아요 큐ㅠㅠㅠㅠ

354 에주 (SD47CzG0PM)

2023-07-30 (내일 월요일) 00:59:41

(?냥짤)

355 탈주 (FT24VgB7P6)

2023-07-30 (내일 월요일) 01:14:31

탈주는 이만... 굿나잇... 안녕 여러분...

356 녹스주 (9jGrWUXDPI)

2023-07-30 (내일 월요일) 19:56:49

녹스예요(※날조입니다)

357 에주 (SD47CzG0PM)

2023-07-30 (내일 월요일) 19:58:01

오늘부터 녹스교 창설합니다
녹스녹스녹스녹스

358 탈주 (7ox0qyR1Ek)

2023-07-30 (내일 월요일) 20:07:00

녹스녹스녹스녹스

359 녹스주 (9jGrWUXDPI)

2023-07-30 (내일 월요일) 20:27:37

녹스: (기겁)

360 탈주 (3K9bRaDlA.)

2023-07-30 (내일 월요일) 20:51:36

왜 그러세요 제가 무서워요 황자님?

361 녹스주 (9jGrWUXDPI)

2023-07-30 (내일 월요일) 21:43:15

>>360 녹스: (꾸닥...)

요즘 얀데레 노래를 들어서 그런가 녹스를 얀데레로 전직시키고 싶어져요
네에 오니쨩 어째서 나를 버린거나노(푹찍

362 탈주 (XyfaNE2TO2)

2023-07-30 (내일 월요일) 21:54:55

핫... 맛있겟다
에유독백 써주세요

363 녹스주 (9jGrWUXDPI)

2023-07-30 (내일 월요일) 21:59:05

>>362 (솔깃......)

364 에주 (SD47CzG0PM)

2023-07-30 (내일 월요일) 21:59:56

재발 해주세요

365 탈주 (XyfaNE2TO2)

2023-07-30 (내일 월요일) 22:00:40

캐들 얀데레 되면 어떤 느낌일까
로보... 얀데레... 어우

366 녹스주 (9jGrWUXDPI)

2023-07-30 (내일 월요일) 22:03:08

제발 해주세요

367 탈주 (XyfaNE2TO2)

2023-07-30 (내일 월요일) 22:06:52

좋아요

368 녹스주 (9jGrWUXDPI)

2023-07-30 (내일 월요일) 22:07:54

이것이 업보...... 카르마......

369 탈주 (mCE.diG/Ds)

2023-07-30 (내일 월요일) 22:44:10

새짖이 좀 노회한 정치인같고 교양있는 말투 쓰게 하고싶다

370 녹스주 (RcbbL0M1Fg)

2023-07-31 (모두 수고..) 15:40:22


mv에 자살한 사체가 나옵니다. 실사는 아니지만 주의.

『 흉기는 저의 사랑이라고요. 』 (DECO*27, だいすき)
(녹스 얀데레(?) IF. BL...인가? 형제애로 생각하고 쓰긴 함. 가스라이팅 + 병적 행동 주의)
(네릭 = 녹스 형)



"......"

불현듯 눈이 떠진다. 모든 세상이 멀리 느껴지고 머리가 핑 돌며 어지럽다. 멍하다. 희뿌연 시야를 깜빡임 몇 번으로 날려버린다. 그러자 멍한 머리에 들어오는 풍경은 본궁, 집무실.

'밤늦게 보고서를 읽다가 잠들었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한낱 황자가 머무는 별궁과는 차원이 다른, 황제의 미래를 허락받은 태자가 살아가는 공간. 나는 그런 본궁에서 잠드는 것이 용인된다. 황태자는 나의 형임에도 불구하고, 형이 총애하는 동생이라는 사실만으로.

'나는 특별하니까.'

그래. 나는 특별하니까.

'네릭을 이렇게나 아끼고 사랑하는 건 나 혼자밖에 없으니까.'

선잠을 맡아준 책상에서 일어나 침대 쪽으로 걸어간다. 내 예상대로 네릭은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잠깐, 자고 있는 게 맞나? 움직임은 없지만 눈을 뜨고 있는걸. 텅 빈 유리같은 눈동자로 허공을 좇고 있다.

'많이 피곤했나봐. 어제 많이 걷게 하기는 했지.'

침대에 걸터앉아 형을 내려다보는 내 얼굴에 안타까움이 피어오른다. 그와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몽글몽글 뭉친다. 사실은 형이 힘든 일 따위는 겪지 않도록 이 방 안에서 편하게 지내고만 하고 싶다. 침대 위에 얌전히 앉아 있으면 마음 상할 일 따윈 아무것도 없을텐데. 그런데도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한 불초라 결국엔 형을 고생시키고야 만다. 이래서야 형한테 미움받는 것도 당연하지.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미움받는 만큼 내가 형을 사랑해주면 되니까.

"기침하셨습니까, 네릭 형님?"

언젠가 당신이 내게 해줬던 것처럼 당신의 머리를 쓸어준다. 사랑을 가득 담아, 부드러운 손길로.

"아직은 더 주무셔도 괜찮습니다. 대회의까진 시간이 많이 남았어요. 제가 부를 때까지 쉬어도 됩니다."

규칙적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자장가만 부르지 않았을 뿐이지 아가를 재우는 행동이나 다름없다. 상대를 향하는 사랑의 크기를 따지자면 자식을 돌보는 어미마저 비할 바 되지 않겠지만?
사랑스러운 손길을 주고 있자니 네릭이 내 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여전히 초점이 맞지 않는 시선이 내가 있는 방향을 더듬는다. 네릭은 입술을 달싹이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그러나 확실하게 말했다.
녹스, 라고.
그것만으로 나의 붕 뜬 세계가 만족에 잠긴다.

"여기 있어요. 당신이 사랑하는 동생이 여기 있답니다."

손을 잡는 것만으론 내 행복이 전달되지 않는다. 나는 형의 몸을 꽉 껴안았다. 몸뚱아리가 내 품 안에서 축 처진다. 나를 완전히 신뢰하여 몸을 맡긴다는 확실한 증거 앞에서 나는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알아줄 거라고 믿었어요. 형님이 제 진심을 깨달아줄 거라고..."

형을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간다.

"... 네릭은 나한테 나쁜 말을 했어요. 그런 말을 한 이유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고. 끝까지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뿐이었잖아요."

'억울했지?' 나는 내 꿈을 포기하면서까지 형을 도와줬는데.
'서운했지?' 당신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었는데.

"하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은 바뀌지 않아요. 나는 네릭을 황위에 올리기 위해 모든 걸 바치면 되는 겁니다. 우리 형님은 요령이 없어서 금방 적을 만들고 마니까... 내가 없으면 안 되는걸요."

후후. 나지막히 웃는다.
내 품 안에서 형이 무언가를 중얼거린다. 뭐라고 하는 거지? 이제 그만하자고 하는 것 같기는 한데... '신경 쓸 필요는 없지.' 형은 이 곳에서 내가 주는 사랑을 받아먹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나의 존재의의.

당신 앞에 놓인 모든 돌덩이를 내가 걷어차줄 테니까.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남기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 언젠가는."

형을 다시 침대 위에 눕혀주었다. 발목에 걸린 족쇄를 조심스레 쓸며, 나는 살짝 웃었다.

"다시 한 번 나를 쓰다듬으며 칭찬해주세요."

371 에주 (8pKFNy/ATE)

2023-07-31 (모두 수고..) 16:12:31

저도 녹스한테 사랑받고싶어요

372 녹스주 (RcbbL0M1Fg)

2023-07-31 (모두 수고..) 16:29:38

>>371 우선 제국 하나를 먹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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