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린이 신성이라는 존재를 마주했을 때. 린은 그 순간을 백지 예언서라는 물품을 사용한 순간으로 인식합니다. 죽음과 심판, 그 자체를 다스리는 신. 자신의 아버지. 어린 왕 쥬도를 만났을 때. 그 때의 신성은 마치 온 몸을 죄여오는 밧줄처럼 린은 구속하고, 무릎 꿇게 만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왕이라는 그의 신명과, 죽음이라는 요소가 만나 린이 그리 인식하도록 만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두번째. 린은 신성이라는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날 받았던 모든 것들이 실은 바람 앞 촛불처럼. 폭풍우 속 작은 통나무처럼. 아주 미미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불경하면서도, 지독한 사실이었으니까요.
하늘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거대한 빛은 태양의 빛과는 다른 성질을 지녔습니다. 눈으로 보기를 바란다면 볼 수 있으나, 그 빛의 근원을 바라보려 한다면 눈이 녹아버릴 것이 분명했습니다. 온 몸의 피로와 고통은, 단지 저 멀리서 들려오는 악기 소리와 노랫소리에 휘말려 사라졌습니다. 짧은 언어로, 신을 찬미하기 시작한 저 목소리에 의해 거대한 신성이 이곳 전체를 휘감았고 그 장엄한 기적에 단지 린은 그 예배를 마주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 ......
그리고 그것은, 린의 신. 어린 왕 쥬도에게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신성, 그것을 바라고, 그것을 퍼트리길 원하며, 그로써 존재하길 증명하고자 했던 신에게 있어 자신의 신성과 이 신의 신성을 비교한다는 것은 불꽃 앞에서 촛불의 빛을 논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쥬도는, 자신의 감정과 소감을 가감없이 내뱉었습니다.
- 위대한 신격이로구나.
그저 감탄스럽기에. 신으로써, 같은 신에게 보내는 찬사는.
- 이런 존재라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아도 되겠지.
영원토록 남을 수 있으리라는 소망의 염원. 그 한 마디 뿐이었습니다.
>>480 " 내가 그 흉선이다만. "
꼽추는 검을 휘휘 젓다가 그대로 자리를 떠납니다.
" 손님 대접 안 받겠단 사람에게 주인 대접 할 필요 없지. "
>>482 베로니카는 단지 짧은 언어로 대답합니다.
[ 괜찮아요. ]
활력도 적고, 꽤 지친 듯 하였지만 말입니다. Tip. 지금처럼 무언가를 해내거나, 하지 못한다면 베로니카를 만날 시간은 더욱 뒤가 될 것입니다. 어쩌면 한 시나리오가 끝난 뒤가 될 수도 있겠죠.
[그동안... 내가 뭐가 문제였는지 생각해봤어.] [또라이 기질도 좀 억제하려 해보고, 이것저것 수련도 해보려고 하고, 그러다 다 잘 안 되고.] [너한테 널 위해 뭔가 했다고 말하려 했는데, 뭔가 한 게 없으니까 연락하기가 힘들더라고. 아무리 염치 없는 나라도, 아무 것도 안 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었거든.] [하지만 미안해. 그게 아니었던 거 같아. 앞으로는... 자주 이야기할게.] [어쨌든, 오늘은 나에게 가르침을 줄 지도 모를 사람을 찾았어. 확실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뭔가 한거 같아.]
" 만약. 내가 아니더라도 우리 기사단에 대한 다른 이야기들을 찾는다면.. 내게 알려줬음 해. "
천천히. 그는 대답을 이어갑니다.
" 많은 이야기가 아니어도 좋아. 짧은 이야기라도, 아니면 긴 이야기라도 좋으니. 만약 그런 이야기들을 찾는다면... 그래. 이 곳에 맡겨주면. 내가 답을 주도록 할게. "
그는 아까 두 사람이 있었던, 늘어진 소 카페를 보며 이야기합니다.
" 부탁해도 괜찮을까? "
>>487 아카가미 이오시카의 시선. 그 시선을 바란다는 말에 그는 허리를 쭉 펴고, 준혁의 눈을 바라보다가. 불가능할 것을 바란다는 듯이 천천히 고갤 젓습니다.
" 무리이외다. "
말합니다.
" 내 눈은 무엇도 보지 않고, 오직 모든 것을 따로 볼 수 있어야만 하지요. 남들의 눈엔 이 찻잔과 차를 합쳐 차茶라고 보지만 내 눈으로 본다면 이것은 물과 잎, 찻잔과 재질. 이러한 것으로 나뉘어 보아야만 가능한 법이오. "
이오시카는 조용하게 준혁을 바라봅니다. 여전하게도, 준혁의 시야는 어지럽게 그의 본모습을 비춰주지 않습니다. 분명 처음 본 순간에는 그의 얼굴과 모습이 보였음에도, 준혁이 그를 인식하는 순간 그것은 단지 뭉그려진 특징에, 얼굴이 되었을 뿐이니까요. 지금의 준혁이 그 모습을 뱀으로 보듯 말입니다.
" 눈으로 보이는 것도 제대로 구분 못하는 사람이 어찌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살피겠다 하시오. 내 시야? 이런 것쯤은, 바란다면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것일 뿐이지요. "
처음으로, 이오시카는 웃음을 흘립니다.
" 이런 시야보다 더 큰 시야라면 모를까. 내 눈으로 닿을 수 있는 곳은 커봐야 한 기업의 장일 뿐이외다. 현준혁. 더 높은 곳을 보려는 이가 아래를 살피는 눈을 가질 필요가 있으시오? "
툭, 툭, 그는 무릎을 두드리며 말을 잇습니다.
" 노인네를 시험할 목적이라면 이만하면 되지 않겠는지요. 이제, 제대로 원하는 것을 말해봅시다. "
진행후기 방심했는데 원기옥 얻어맞고 어벙벙 아니 쥬도님 내가 잘할게 미안해.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랬어. 쥬도의 신성과 성당에서 느낀 거대한 신성의 느낌과 그 차이를 표현한거 보고 무릎 꿇었습니다. 내가 손이 좀더 빨랐다면 진행 끝나기 전에 쓸수 있었지도모르는데 그냥 미련만 잔뜩 남았음,,,
현준혁은 용감하게 아카가미 가문의 본당에 들어갔지만 먼저 대면하게 된 이오시카로 부터 다른 사람에게 지령을 내리는 자가 어떤 시선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언뜻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너 개인은 무엇을 원하느냐 라는 아카가미의 질문에 현준혁은 그 시선을 바란다고 하였지만 이오시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지 아래를 볼 필요가 있을까? 라는 답변을 해주었죠
현준혁은 여명길드에 대해 언급하는걸 실례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을 잘 맞이해주는 이오시카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까 두려워 하고 있는거죠 다만 현준혁의 시야가 대상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간파한 이오시카가 과연 현준혁이 여명길드를 아카가미 가문의 힘을 빌려 도와주고 싶어 한다는 것을 과연 모를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