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캐릭터가 있다. 이 캐릭터들이 적과 싸워야 한다. 이때 세 명의 캐릭터 중 지휘 기술을 가진 캐릭터가 A, 나머지를 B, C라고 칭해보자. A는 검을 다루고, 중량이 있는 대신 강력한 방어력을 가진 방어구를 가지고 있다. 이 경우 가디언 시스템적으로 이 캐릭터의 포지션은 워리어로 판정할 수 있다. B 역시 같은 칼을 다루지만 B의 기술들은 상대에게 강력한 대미지를 가할 수 있는 참격계통의 기술이다. 그런 면모로 인해 방어력이 어느정도 낮은 축에 속한다. 이 경우 이 캐릭터의 포지션은 랜스로 판정할 수 있다. C의 경우는 활을 사용한다. 적의 기술을 차단하거나 적의 이동속도를 낮추거나, 필드를 변형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또 낮은 확률로 적의 약점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 역시 가지고 있다. 이렇다면 이 캐릭터의 포지션은 랜스/서포터의 두 가지 포지션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지만.. 지금은 정석 조합을 예시로 하기 위해 서포터로 판정한다고 해보자.
자. 지금 우리 눈 앞에 적이 있다. 1대1로 상대할 수 있는 약한 적이라기보다는 다수로 상대해야 하는 강력한 적이다. 이 적의 공격 패턴은 아직 우리는 모른다. 왜냐면 C는 적의 기술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은 가지고 있지만 적의 기술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견제로 첫 공격을 확인하거나, 적에게 우선 공격권을 넘겨주고 적의 패턴을 확인하는 것 역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의 장점은 적에게 대미지를 입히며 시작할 수 있다는 것과, 공격으로 인한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단점으로는 적이 개인이 아니거나 특별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면 역공을 당할 수 있는 점을 생각해야하고,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아군의 진영이 붕괴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적의 첫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 적이 무기를 들고 있다는 묘사가 있고, 이 무기가 어떻게 사용되는가는 아직 알지 못한다. 혹시 모르지 않나. 적이 고대 선민종족의 가디언이라 평범하게 보였던 검에서 로켓분사가 일어나 칼이 우리들을 공격할지? 이런 첫 공격을 통해 적의 공격 방식이나 형태를 관찰할 수 있단 것은 이후 적의 특정 패턴을 제외한, 평균적인 패턴을 살피는 데에 효과적이다.
자. 첫 번째에서 가장 먼저 적을 살피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외관적인 설명, 기술을 통한 판단, 첫 공격을 내어주거나 선공을 통해 흐름을 쥐는 것. 이것을 알게 되었다? 축하한다. 일단 당신은 지휘의 ㅈ도 모르는 놈들보다 한 걸음은 앞서간 셈이다. 그럼 이제 자세한 행동으로 가보자. 우리의 A는 선공 대신 적이 선공을 취하는지 살피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A의 방어구에는 강력한 충격을 1회 방어해주는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A는 자신이 공격을 맞으며 대미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15 정도의 망념을 추가해 건강을 강화하고, 단순히 반격보다는 막아내는 것을 기본 골자로 삼는다. 그러면서 B와 C에게 지휘를 통해 명령을 한다. B에게는 선공을 포기하는 대신 적의 공격 흐름을 막아내는 기술이 있다. A가 첫 공격을 막아내는 즉시, B는 A가 막은 공격을 향해 검을 휘두른다. 검이 적의 무기를 휘감고 쳐낸다. 골렘의 자세가 비틀어진다. 그럼 그 동안 C는 무엇을 할까? 적을 공격할까? 정답일 수도 있지만, 정답이 아니기도 하다. C는 이런 선택을 한다. 적의 몸집은 거대하고, A가 의도적으로 선공을 주었음에도 속도가 어느정도 느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는 만약 적의 공격이 빠르다면 필드를 변형시켜 아군의 행동이 유리하게 변형시키고 적의 공격이 느리다면 오히려 적의 이동속도를 늦출 것을 지휘한다. 그리고 확인 결과, 적의 공격속도가 느렸다. 그래서 C는 이동속도를 낮추는 것을 선택한다. 이제 A는 첫 공격을 막아냈고, B와의 연계를 통해 적의 공격 흐름을 늦출 수 있었다. 그리고 C는 이것에 훌륭히 보조하여 적의 기동력을 일부 차단했다. 자. 여기까지 해냈을 때 우리가 지난 턴은 단 하나밖에 지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NPC들이 전투에 능숙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캡틴의 이런 시스템을 NPC는 기본적으로 주입을 받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물론 NPC는 공포나 감정의 변화, 또는 특별한 계기를 통해 자신들의 행동을 바꾸거나 변화할 수 있겠다. 그러나 플레이어들은 다르다. 레스주들은 기본적으로 NPC와는 달리 캐릭터의 주인끼리 대화를 할 수 있고, 기술을 숨기거나 하지 않더라도 위키나 무언가를 통해 지휘관 격인 캐릭터 외에도 다른 캐릭터들끼리도 연계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행동하기 이전에 지휘관 캐릭터들은 이런 효과들을 잘 생각해야만 한다. 그래서 지휘관 캐릭터들은 의뢰를 자주 나가보거나, 자신의 영성을 통해 이런 이런 상황에서 이런 기술을 쓰면 무슨 효과가 있을까? 같은 판단을 자주 해보는 쪽이 좋다. 이런 행동을 통해 지휘의 숙련도를 얻기도 하니 말이다.
단순하게 지휘가 '달려들어!' '막아!' '길을 뚫어!' '감싸!' 로 귀결되어선 안 된다. 물론 이것 역시 지휘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세계관이 영웅서가라는 점을 참고하자. 적들도 이런 지휘는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적과 우리가 다른 것은 우리도, 적도 서로의 상태창까지 하나하나 볼 수는 없단 점. 이 점을 이용해야한다. 기술은 단순히 우리가 쓸 수 있는 가짓수가 아니라, 적과의 싸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패로도 사용할 수 있다. 심지어 정말 쓰레기 같아 보이는 기술조차도, 상황에 따라선 쓸모 있는 패가 될 수도 있다.
캐릭터들이 지휘에서 가지는 굉장한 장점이라면 서로 전지적인 관점(메타적 시점)에서 주인들끼리 얘기를 직통으로 나눌 수 있고 또한 상태창이 풀 공개 되어 있기 때문에 각자의 특징을 완벽하게 숙지할 수 있음으로. 서로간의 특징을 이해한 상태에서 의사를 하나로 모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란거지?
개인적으로 리소스는 적절할 때 사용해서 전체적인 손실이 지나치게 커지기 전에 히트 시키는게 낫다고 생각하거든. 이게 아끼고 아낀 끝에 피해 누적이 심해서 판세가 너무 기울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리면 그 불리해진 상황속에선 더 이상 선택하거나 배쨀 여유가 없으니 아껴버린 비장의 카드를 반강제로 급하게 써야 되는 상황이 오고 그럼 여유가 있는 상대측은 받아도 여력이 있거나 혹은 심지어는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판세 차이가 많이나서 지는 경우가 내가 달리 하는 전략? 아니면 수읽기 게임? 에선 상당히 많았음.